어젯밤 일기예보는 적중했다.

새벽 4시쯤 세상을 환하게 만든 번개와 천둥소리에 놀라 잠을 깼다. ‘돌격, 앞으로라는 호령에 맞춰 비는 맹렬하게 세상을 향해서 돌진하는 중이다. 올여름은 아직 태풍은 오지 않았는데 폭우와의 힘겨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세상은 끈적끈적하고 습한 날들의 연속이다.

오후에 폭우가 할퀴고 간 화단을 정리했다.

물에 잠겨 썩은 쪽파를 뽑아내고, 키가 훌쩍 자라고 열매는 영글지 않는 방울토마토를 뽑아버렸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태풍도 안 왔는데 폭우의 위력이 대단하다. 평상시에 좋은 먹거리를 제공해주는 텃밭 겸 화단이기에 이 모든 것을 감내해야 한다.

올여름 폭우는 우리에게 인내를 가르치고 자연에 순응하도록 요구한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면 세상의 질서는 파괴되지 않을까? 위대한 자연 앞에 고개를 숙인다.

 

 

어둠 속에 몸을 뒤척이다 잠에서 깼다.

선잠을 잔 것은 아니지만 몸이 찌뿌둥하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어 묶은 후 화장실을 다녀왔다. 조카가 할머니 드시라고 사 온 순대를 어젯밤 늦게 막걸리와 먹었었다. 막걸리 한 대접이 새벽에 나를 깨운 것이다. 자다 깼는데 또 자기는 뭐하고 해서 법정 스님의 텅 빈 충만을 읽는다. 새벽의 고요함은 책을 읽기에 더없이 좋다.

이제 내 귀는 대숲을 스쳐오는 바람소리 속에서, 맑게 흐르는 산골의 시냇물에서, 혹은 숲에서 우짖는 새소리에서, 비발디나 바흐의 가락보다 더 그윽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빈방에 홀로 앉아 있으면 모든 것이 넉넉하고 충만하다. 텅 비어 있으므로 오히려 가득 찼을 때보다도 더 충만한 것이다.”

 

 

열린 창문으로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

온갖 소음에 사로잡혀 사는 도시의 삶에 문득 찾아온 반가운 소리다. 우리 집은 아파트가 아니라 오래된 단독주택이다. 텃밭이 있고 화분이 즐비하게 있는 넓은 마당이 있다. 텃밭에는 봄부터 심은 상추, 부추, 열무, 대파, 당근, 가지, 방울토마토, 고추, 쪽파 등이 자라고 있다. 30개가 넘는 화분은 각양각색의 꽃들로 마당은 언제나 녹음이 가득하다.

마당 한쪽에 자리 잡고 서 있는 터줏대감 감나무는 집을 보호하듯 그윽한 시선으로 마당을 내려다보고 있다. 가끔 새들도 찾아와 감나무 가지에 앉아 있곤 한다. 회색 도시 속 우리 집은 갈 곳 없는 풀벌레와 새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겨울이 오기 전까지는 아늑한 공간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옛 그림을 본 적이 있다.

나귀를 타고 눈 속에 피어난 매화를 찾아다니는 그림이다. 그림을 보면 어딘가에 피었을 매화를 찾아 무작정 떠나는 옛 선인들의 운치와 멋을 엿볼 수 있다. 폭우 속에도 꽃은 핀다. 비록 굵은 빗줄기에 맞아 꽃잎이 시들고 강풍에 꽃대가 꺾여도 화분의 선인장 꽃과 란타나 꽃은 피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보이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물을 주면서도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았다. 생전 처음 겪는 일처럼 폭우 속에 피어난 화분의 꽃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그 순간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눈이 생겼다. 가지마다 꽃이 피어나는 모습과 색이 다른 꽃을 피우는 아름다움을 비로소 보게 되어 기쁘다.

 

 

뭉게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점심을 먹고 어머니 방 침대 정리를 시작했다. 지금보다 낮은 매트리스로 교환하는 작업이다. 한다고 다짐만 하다 며칠이 지났다. 이불과 베개를 걷어내고 무겁고 높은 매트리스를 들어낸다. 벽과 침대 틈의 먼지를 쓸고 걸레질을 한다. 캠핑용 매트리스를 가져와 공기를 넣고 침대 크기에 맞게 조절한다. 매트 위를 얇은 이불로 덮고 베개를 놓으면 침대 정리가 끝이 난다.

날을 흐리지만 바람은 시원하다.

땀으로 흠뻑 젖은 옷을 벗고 찬물로 샤워를 한다. 샤워 후 선풍기 바람을 즐기며 달콤한 수박을 먹는다. 막힌 코가 뻥 뚫리듯 수박의 시원함이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간다. 이때의 여유로움을 오랫동안 즐긴다. 땀 흘린 뒤의 개운함은 이런 것이다.

 

 

장마전선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다.

아침에 붉은 고추를 따다가 문득 여름은 다 지났구나라고 생각했다. 연약해 보이는 가지에 빨갛게 물들어 주렁주렁 매달린 고추를 보니 결실의 계절이 완연해졌다. 기나긴 장마 뒤에 한껏 부드러워진 햇살을 받으며 봄의 풋풋함과 여름의 신선함은 가을의 충만함으로 변해가고 있다.

연이은 폭우는 더위를 잊게 했다.

야생화같이 짧은 계절, 순식간에 계절이 변해가고 있다. 생각 없이 반복된 일상을 살아가다 보니 세상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을 오늘 아침에서야 알게 되었다. 솔솔 불어오는 아침 바람은 가을임을 더욱 실감하게 만든다.

진정, 가을이구나.

 

 

나무는 여름의 무성한 잎들을 잘 간직하고 있다.

가지가 잎 무게에 휘어질 정도로 수북하게 매달려 있다. 세월이 가면 무성하던 잎들이 맥없이 땅 위로 떨어질 것이다. 올여름엔 태풍이 오지 않았고 폭우 때 바람도 심하게 불지 않아서 잎들은 선명하게 물 들을 것이다.

오늘은 감이 4개나 마당에 떨어졌다. 지붕이나 마당에 둔탁하게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때면 내 가슴이 조마조마해진다. 떨어진 감을 보면 계절의 변화가 실감이 난다. 세월은 속절없이 빨리 흘러간다. 세월은 온다고 안 하고 간다고 표현하는지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다 보니 알게 되었다.

때가 되면 잎이 떨어지듯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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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이다.

어느 순간 찾아온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파리를 쫓아내듯 무더위를 손으로 쫓아낼 수는 없다. 햇빛을 피해 나무 그늘에 서서 바람이 불기를 기다린다. 바람이 불지 않아 연신 손부채를 흔든다. 온몸은 땀범벅이 되지만 시원함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잰걸음으로 인도를 벗어난다.

늘 다니던 도서관 건물에 들어서니 서늘한 바람이 내 몸을 감싼다. 정수기로 가서 시원한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켠다. 이제야 얼굴에 화색이 돌고 몸의 열기가 식기 시작한다. 무더운 한낮에는 도서관에서 에어컨 바람 쐬며 책을 읽는다. 한여름에는 이 맛에 도서관을 찾는다.

 

느릅나무 보호수(대관령면 차항2리)
대관령면 바우파머스몰

 

며칠째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하루의 마감은 안경을 벗고 눈을 감는 순간이다. 평소에는 머리가 베개에 닿으면 바로 잠이 든다. 요즘은 열대야로 한숨도 자지 못하고 몸을 뒤척이고 있다. 더위를 잠시나마 잊으려고 선풍기 바람에 몸을 의지하지만 헛수고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은 열심히 살지 않은 하루에 대한 생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곤 한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세상을 초록빛으로 물들여 놓고 7월은 저물었다.

휴가철의 시작과 함께 건조하고 메마른 날씨가 더욱 더위를 부추기고 있는 8월이 시작되었다. 하늘은 아침부터 흐리고 도시를 둘러싼 산자락엔 먹장구름이 가득한데 기다리던 비는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다. 마당에 어머니가 가꾸는 화분의 꽃들은 각양각색으로 싱그럽게 피어있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죽음의 살기를 느끼며 여름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계절임을 실감 중이다.

 

능소화
해당화

 

타닥타닥 타닥타닥

비가 온다. 빗방울이 지붕에 부딪히는 소리가 열린 창문을 통해 귓가에 들린다. 8월 장마가 시작되었다. 처마 안쪽에 우두커니 서서 지붕을 타고 대아에 떨어지는 물줄기의 정경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비가 만들어낸 소리 이외엔 아무 소리도, 아무 소음도 들리지 않는다. 오직 빗소리만이 세상에 가득하다.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었다.

입추가 지나면서 여름이 가고, 때늦은 폭우가 쏟아지면서 가을이 찾아왔다. 폭우가 동반한 강풍에 아직 익지 못한 감나무 열매가 땅에 내던져졌다. 서럽게 슬픈 모습이고, 허탈하고 허무한 감정이 일었다.

 

비 오는 날 우리집 마당 정경

 

비 오는 거리를 걷는다.

나뭇가지가 속절없이 흔들리면 내 마음도 같이 흔들거린다. 빗속을 걸으며 사진을 찍고 바람의 떨림에 두둥실 떠다니는 뭉게구름처럼 미지의 곳을 여행하고 다닌다. 방랑의 길은 언제나 즐겁고 소중한 경험이다.

비가 내린 후부터 시간마다 바람의 냄새가 달랐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나무에 맺혀 있던 빗방울이 아래로 떨어진다. 흙이 젖고, 도로가 젖고, 세상이 촉촉해지는 정경이 색다르게 보인다. 문득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싶다. 비 오는 거리의 꿉꿉함보다 커피숍의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껴본다. 창밖의 비를 보고, 빗소리를 들으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비 오는 거리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늘이 온통 짙은 회색빛이다.

먹장구름에서 시작된 비가 내 발끝을 스치고 땅에 떨어진다. 일주일이나 우중충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열대야로 못 자고 깨어 있던 밤의 시간만큼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다.

세상은 얼마 동안 목욕을 하지 않은 걸까?

비가 온 뒤 후텁지근한 공기가 신선하게 느껴지듯 세상의 모든 묵은 때를 깨끗하게 씻어내고 있다. 금방 세상이 깨끗할 것 같았는데 비로 씻어내면 낼수록 세상이라는 욕조는 더욱 더러워지고 있다. 언제쯤 그 목욕이 끝날는지 아직은 알 수가 없다. 세상이 다시 화사한 빛을 발산할 때까지 우리는 굳건히 버텨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비가 갠 후 세상 참 깨끗하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

 

울진 망양정
울진 망양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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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훑어보기 1탄

 

6. 양떼목장

알프스가 아니라 대관령이다.

푸른 하늘에 양떼구름이 유유자적 떠다닌다. 드넓은 바다를 고래가 헤엄치듯 푸른 초원에도 양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수확을 앞둔 인근의 양상추밭, 감자밭과 함께 양떼목장은 알프스의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대관령하면 제일 먼저 양떼목장이 떠오른다.

대관령에는 대관령양떼목장, 대관령하늘목장, 대관령삼양목장, 대관령순수양떼목장, 알프스양떼목장, 바람마을양떼목장 등이 백두대간과 인접한 높은 봉우리로 둘러싸인 낮은 경사면에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양떼목장의 즐길거리는 먹이주기 체험과 산책로 걷기이다.

양은 5월 중순에서 10월 말까지 초지 풀이 자라는 시기에 방목된다. 드넓게 펼쳐진 초지를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풀을 뜯는 양떼를 보게 된다. 먹이주기 체험은 축사 안의 양에게 건초를 주는 체험이다. 양은 배가 부르면 더는 건초를 먹지 않는다.

 

대관령양떼목장

 

7. 티롤빌리지

알프스 테마마을이다.

티롤빌리지는 오스트리아의 티롤지방을 모델로 유럽의 광장문화를 접목했다. 용산리 알펜시아리조트 입구에 있다. 도로와 광장의 레벨 차를 이용해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전형적인 알프스 산악마을의 모습이다.

인형박물관과 노기하우스도 있다.

인형박물관은 국내 유명 인형작가 및 수집·창작한 인형이 10여개의 전시실에 테마별로 전시되어 있다. 연애계 대표 피구어 매니아인 전영록은 특별관을 통해 취미를 공유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라이브공연을 할 수 있는 노기하우스와 희귀앨범 등 개인소장품을 전시하는 개인박물관도 있다.

 

비엔나 인형박물관
티롤하우스
노기하우스

 

8. 눈꽃마을

대관령은 1950년대 우리나라 스키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목장 경사면에서 고로쇠나무로 만든 전통 썰매를 타고 활강했다고 한다. 썰매는 스키를 짧게 만든 것처럼 생겼다. 이는 사냥과 이동의 편리함을 위해서였다. 그 역사적인 장소에서 2018년에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것이다.

대관령은 눈과 얼음의 나라이다.

눈꽃마을은 차양 2리에 있다. 겨우내 눈이 내리면 쌓이기만 하지 녹지 않는다. 백두대간 준령인 황병산 자락이 뒤를 감싸고 있다. 봅슬레이 눈썰매, 스노우래프팅으로 짜릿한 활강을 즐길 수 있다. 전통 썰매, 설피 등과 대관령풍력단지를 조망할 수 있는 눈꽃마을 트래킹도 빠질 수 없는 체험이다.

 

눈꽃마을 유아숲체험 1
눈꽃마을 유아숲체험 2

 

9. 의야지바람마을

의로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횡계2리에 있고 그런 의미로 자연부락명이 생겼다. 바람은 자연의 바람희망의 바람으로 마을 이름을 의야지바람마을이라고 했다. 임진왜란때 경주김씨의 후손이 사부랑이라는 관직을 지냈는데 그 묘가 있는 마을 골짜기를 사부랑골이라고 한다.

·관협업 우수사례 사업지이다.

행정안전부가 공모한 인구감소지역 통합지원사업1호 사업지로 선정되면서 마을의 모습이 점차 바뀌고 있다. KT의 지원을 받아 세계 최초의 5G 시범 마을이 되었다. 지역활력센터가 건립되면서 치즈만들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양 먹이주기, 눈썰매 타기 등 마을관광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부랑골
의야지 향토음식점
의야지바람마을 안내도

 

10. 지르메마을

스키와 황태 발생지이다.

횡계리에 있는 지르메마을은 1960년대 제1 스키장이 개장하면서 스키대회가 처음 열렸다. 마을을 흐르는 송천 주변으로는 황태덕장이 들어섰다. 국내 황태덕장 마을로 가장 유명하며 진부령 아래 용대리보다 먼저 들어선 덕장이다. 또한, 스키와 황태를 주제로 한 벽화 거리도 조성되었다.

겨울바람은 매섭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피난 온 함경도 사람들이 호구지책으로 황태덕장을 꾸렸다. 황태는 하늘이 만들어준다고 한다. 오랜시간 하늘의 날씨에 맡겨야 한다. 황태는 33번의 손이 가야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정성이 들어가야 좋은 황태가 된다.

 

지르메마을 황태촌
지르메마을에서 바라본 능경봉

 

11. 황태

명태는 다양한 이름을 가진다.

싱싱한 생물이면 생태, 새끼때는 노가리, 얼리면 동태, 반쯤 말리면 코다리, 완전히 말리면 북어, 그리고 황태가 있다. 밤이면 추운 날씨에 꽁꽁 얼었다가 낮에는 따뜻해서 녹기를 서너 달을 보내야 황태가 된다.

황태 음식은 대관령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이다.

황태국, 황태미역국, 황태구이, 황태찜 등이 황태를 이용한 음식이다. 횡계리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황태촌, 황태덕장, 황태회관을 모두 가보았다. 황태정식을 주문하면 황태국이 서비스로 나온다. , 콩나물, 두부, 황태를 넣고 푹 끓인 황태국은 시원하며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반찬으로 나오는 황태식해가 별미이다. 개인적으로 황태의 색깔, 황태의 크기, , 반찬 등으로 판단해보면 알배추가 나오는 황태회관이 제일 맛있었다.

 

황태회관 황태정식
황태구이
황태덕장 황태정식 및 황태찜

 

12. 오삼불고기

대관령면 횡계리는 오삼불고기의 원조다.

1970년대 초, 어느 젊은 여인네가 처마가 낮은 납작한 곳에서 어렵게 주점을 운영하면서 살게 되었다. 아이스박스에 오징어를 넣고 판매하다 보니 오징어가 변해 있었다. 그 오징어를 고추장에 발라 연탄불에 구워 팔았던 것이 오삼불고기의 유래가 되었다.

독특한 풍미를 맛볼 수 있다.

전통적인 조리법은 철판에 호일을 깔고 양념된 오징어와 돼지고기를 올려 요리하는 것이다. 고산지대인 횡계의 추운 날씨가 매운 고추장과 궁합이 잘 맞고 오징어와 돼지고기와 만나 창의적인 먹거리를 개발한 것이다.

 

횡계리 오삼불고기 거리
오삼불고기

 

13. 막국수

대표적인 메밀 산지의 막국수를 맛볼 수 있다.

삼교리동치미막국수는 폭설이 내린 3월에 방문했다. 대표메뉴인 동치미막국수와 수육을 먹었다. 면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메밀면 특유의 식감을 느낄 수 있고 동치미육수라 더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수육은 무척 비싸지만 고기의 질이 좋고 쫀득했다.

평범한 가정집같은 분위기다.

국민의 숲 인근에 있는 가시머리식당은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하순에 갔다. 식당 인근 지명인 가시머리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더울때는 막국수가 진리다. 메밀면 위에 김가루가 뿌려지고 무채, 오이채가 올려졌다. 빨간 양념장에 삶은 달걀 반쪽을 올린 후 살얼음 가득한 육수를 부었다. 육수는 깔끔하고 시원했고 메밀면은 쫄깃했다.

두 곳 모두 인제의 막국수와는 사뭇 다른 대관령만의 막국수를 맛보았다.

 

삼교리동치미막국수 및 수육
가시머리식당 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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