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여행]백운동 별서정원



아침 일찍 대전을 출발하여

강진의 백운동 별서정원에 왔습니다.





2015년에 백운동정원 복원사업 1단계인

'백운동계곡 생태탐방로 개설'에 설계자로 참여했습니다.





동백숲이 우거진 돌담을 따라 걷다보면

물줄기가 계곡을 따라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동백림과 비자나무숲으로 이루어진 그 곳에

백운동(白雲洞)이라 새겨진 바위를 지나면 작은 정원이 눈에 들어옵니다.





담양이 소쇄원, 완도 보길도의 부용동정원과 함께

호남의 3대정원으로 불리우는 백운동정원입니다.





강진에 유배중이던 '다산 정약용'이

월출산을 등산하고 제자들과 백운동정원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는데,


그 아름다움에 반하여 백운동 12경을 짓고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를 그리게 한 뒤

자신의 친필시를 합쳡한 백운첩을 남기게 됩니다.





대문을 들어서면 넓은 마당에 유상곡수연이 있습니다.

유상곡수는 잔을 띄워 보낼 수 있는 아홉 굽이의 작은 물길을 말합니다.







백운동정원 옆을 흐르는 계곡물을 집 안으로 끌여들였습니다.

계곡에서 두번, 내원에서 다섯번, 외원에서 두번을 굽어 흘러 구곡을 이룹니다.


내가 그 옛날로 돌아간다면

상류에서 흘러내리는 물길의 굽이굽이에 앉아

술잔이 오면 술을 마시면서 시를 읆고 싶습니다.





술은 마시지 못하지만

정원한쪽에 피기 시작한 모란꽃을 보면서 시를 읆었습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정선대는 백운동정원에서 독특한 공간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사방이 담장으로 되어 있고, 주변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백운동정원 안에서는 바깥 풍경을 볼 수 없습니다.


정선대에 올라서면 월출산 서남쪽의 옥판봉과 정원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다산이 사랑한 선비들의 쉼터 백운동정원은

황폐하게 영원히 사라질뻔 하다가 다산이 남긴 백운첩 덕분에

300년이 지나 다시 가치를 인정받고 현재 복원되고 있는 중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