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8,000m 안나푸르나

 

 

지구상에서 해발 8,000 미터가 넘는 산은 모두 14개라고 한다.
히말라야 산맥과 카라코람 산맥에 위치하고 있는 이 고산들을 일컬어 14좌라고 부른다.

14좌 외에도 해발 8,000 미터가 넘지만 주봉과 산줄기가 같다고 해서 14좌에서는 제외된 얄룽캉(8,505m)과 로체샤르(8,400m)를 더해 16좌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지난 1월 18일 월요일 무료한(??) 점심시간에 대전의 메가박스를 찾았다.

2016년 들어 처음으로 영화관을 찾은 것으로 황정민 주연의 '히말라야'를 보기 위해서였다.

 

남들이 한창 일할때 딴짓(??)하는 나의 취미는 영화보는 재미를 더하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위대한 도전

황정민(엄홍길 대장 역)과 휴먼원정대의 감동 실화를 영화 '히말라야'로 만든 것이다.

 

MBC에서 방영된 엄홍길 대장이 이끈 휴먼원정대 스토리를 다큐멘터리로 본 적이 있었다.

그때도 두 눈에서 눈물이 마르질 않았는데 '히말라야'라는 영화를 보는 동안 눈물이 계속 흘러 내렸다.

 

 

 

 

'히말라야'라는 영화를 본 후

내가 잊고 있었던 한가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현장독서이다.

현장독서는 여행지에 관련된 책을 가지고 가서 그 곳에서 책을 읽는 것을 말한다.

 

 

 

 

2015년 10월 23일 ~10월 31일까지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ABC) 트래킹을 준비하면서

현장독서를 위해 '최초의 8,000m 안나푸르나' 책을 구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었다.

 

책이 있는 곳을 알았을때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난 뒤였다.

 

아쉽게도 출발당일까지 책을 받지 못하여

'반고흐, 영혼의 편지'를 대신 가져 갔었고,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ABC) 트래킹 일정동안 읽게 된것이다.

 

 

 

 

중고서적도 없었다.

한국에서는 이미 책이 절판되어 판매를 하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최초의 8,000m 안나푸르나'를 구할 방법이 생겼던 것이다.

 

짧지만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요조(신수진)라는 사람을 내가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가족끼리 왜 이래'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OST가 너무나 좋았었다.

그래서 누가 이다지도 편안하게 노래를 부르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바로 요조였던 것이다.

 

 

 

 

그 이후 트위터의 팔로우를 신청했었고

작년 9월 그녀가 책방을 연다는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 이름이 '책방무사'다.

 

 

 

 

얼마 후

서울에 올라갔을때 '책방무사'에 가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대중들은 요조가 책방을 하는지도 잘 모르는 시기였다.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은 '책방무사'

여러가지 꾸미느라 분주했었고, 난 그곳에서 그녀를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날 '책방무사'내가 처음으로 책방에 들어선 사람이었다.

아직까지 책 종류는 다양하지 않아서 내가 원하는 책은 없었다.

 

요조

기타

등등

 

그래서 요조의 책을 구매했다.

카드단말기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현금을 내고 요조에게 직접 잔돈을 받았다.

 

그리고 요조가 직접 타 준 매실차를 받아들고 '책방무사'를 나왔다.

이것이 요조와의 인연의 시작이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최초의 8,000m 안나푸르나' 책을 찿던 나는

책 찾기를 포기하려고 마음먹었다.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요조의 '책방무사' 트위터 계정으로 위와 같은 글을 남겼다.

 

 

 

얼마지나지 않아 요조가 내 트위터에 답글을 남겼다.

 

그 후 주고 받은 짧은 트위터 글을 통해서

'최초의 8,000m 안나푸르나' 책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물론,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을 떠나기 전까지

책을 받아 보지는 못했지만 요조에게 이 기회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14개 아니 16개의 8000미터 이상의 고봉들은

이미 1950년 6월 30일 안나푸르나를 시작으로 1950년대와 1960년대 초반에 이르러 모두 등정을 마쳤다.

 

 

 

 

여성산악인 오은선 대장이

13개좌의 등반을 마치고 안나푸르나만을 마지막에 등정하여

여성으로는 세계최초의 14좌 완등에 성공했다.

 

 

 

 

오은선대장과 함께

나는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ABC) 트래킹을 함께 다녀왔다.


사진만 찍고

발자국만 남기고

시간만 죽이고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ABC) 트래킹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2015년 10월 31일 새벽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공항 리무진버스를 타고 대전 집으로 돌아왔다.

 

내 방에 들어서자 간이 책상위에 놓여진 소포가 눈에 들어왔다.

이번엔 현장독서가 아니라 현장방문 후 독서를 해야 한다.

 

가슴이 설렌다.

 

 

 

 

모리스 에르족이 쓴 이 책 '최초의 8000미터 안나푸르나'

인류가 최초로 8000미터 이상의 고봉 등정에 성공한 1950년도의 등정기를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1951년 프랑스에서 초판이 발간된 이후 현재까지 무려 1500만부 이상이 팔려나간 수퍼 베스트셀러다.


등반에서는 싸우는 상대도 없고 심판도 없다.

단지 나 자신과의 싸움이 있을 뿐이다. 산을 오르는 것은 경기가 아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6편 - "수버딘"

 

 

"수버딘"은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좋은 하루되세요"를 의미합니다.

 

 

 

 

ABC트래킹이 시작된 6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일정은 도반 - 뱀부 - 위시누아 - 아래시누아 - 촘롱 - 지누난다 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전날밤 광란의 파티에도 불구하고 이른 기상을 했습니다.

아마도 하산길이고 모두들 고소증이 없어졌기에 한결 편안해 보였습니다.

 

 

 

 

ABC트레킹 내내 한국어, 네팔어, 영어를 섞어 가면서

저랑 가장 많이 장난을 쳤던 탠디와 모닝셀카를 찍어봅니다.

 

뉘집 아들들인지 모르지만... 둘다 참 잘생겼습니다. ㅎㅎ

 

 

 

 

맥주 캔, 소주 페트병, 사발면 용기, 초코파이 포장지, 감자칩 용기 등

아침을 먹으러 다이닝룸에 들어가다 전날의 흔적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배꼽빠지게 웃던 광경이 다시 떠오릅니다.

 


 

 

 

북어국이 나왔습니다.

아침은 어제밤 광란의 파티를 고려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감사합니다.

속 제대로 풀었습니다.

 

 

 

 

도반에서 단체사진을 찍을 후 뱀부를 향해 출발을 시작했습니다.

 

어느때보다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박정옥 도전자도 무난하게 걷고 계십니다.

 

 

 

 

뱀부로 오는 숲에서 원숭이의 날카로운 고함소리와 요란한 행동을 직접 보았습니다.

정말로 특이한 광경이었습니다.

 

 

 

 

뱀부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합니다.

 

 

 

 

우리 음식을 위해 COOK 어시스턴트가 운반하는 석유난로를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어가 보였습니다. 알고보니 Made in Korea 였습니다.

네팔인들이 한국산이 최고로 좋다고 말합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뱀부에서 위시누아까지는 급경사지의 돌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헉헉... 숨이차는 것은 누구나 똑 같습니다.

 

 

 

 

현지 가이드 셰르파도 힘들어하는 것은 매 한가지입니다.

아무리 하산길이라도 오르막은 있기에 모두들 표정이 좋지는 않습니다.

 

 

 

 

오은선 대장과 제가 선두로 가다보니

아침 일찍 먼저 출발했던 우리 일행의 포터들과 쉼터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가지고 있던 사탕도 나누어주고 오은선 대장과 제가 번갈아가며 처음으로 포터들과 사진도 찍었습니다.

 

 

 

 

아무리 금전적인 보상을 한다고 하지만...

현지에서 바라본 포터들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비스따리 자누스(조심해서 천천히 오세요)는 말만 되풀이 해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시한번 그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아침부터 날씨는 흐렸습니다.

그래서 시계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차푸차레가 보이는 이곳을 쉽게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풍경으로 남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포터들이 먼저 출발을 하고 잠시 후

오은선 대장과 저의 뒤를 따라오던 선두그룹이 이곳에 도착을 했습니다.

 

 

 

 

갑자기 현지 가이드 셰르파인 조르지가 네팔 노래를 하며 춤을 추는 것입니다.

신명나는 음악에 모두들 처음엔 웃고만 있다가 이윽고 함께 춤을 췄습니다.

 

행복은 우리 주변의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오늘밤 만찬에서의 춤의 향현이 재현되기를 기대하며

아쉬움을 뒤로하고 위시누아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모두의 발걸음이 너무 빨라 위시누아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전망 좋은 장소에서 한사람 한사람 번갈아 가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주다가... 제가 뚝 한마디 던졌습니다.

 

배경이 외국이 아니라 외국인 배경이라고...

 

 

 

 

이말에 모두 웃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외국인을 배경으로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한참을 앉자만 있던 이 외국인(백인 여성)이 카메라로 우리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두 함께 모여 원을 그리며 빙빙돌면서 동영상을 찍어 주었습니다. 참... 재미있는 광경이었습니다.

 

 

 

 

위시누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아래시누아로 향했습니다.

 

 

 

 

어머... 깜짝이야...

선두에 박정옥 도전자가 계십니다.

이젠 완전히 컨디션을 회복하셨나봅니다.ㅋㅋ

 

 

 

 

아래시누아에 도착을 하니 오전 10시밖에 안 되었습니다.

이런 이런... 선두에서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너무 일찍 왔습니다.

 

 

 

 

저 멀리 촘롱이 보입니다.

오늘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되어 있습니다.

 

 

 

 

시간도 많으니 편안하게 주변을 경치를 감상하며 맥주를 먹자고 제가 말했습니다.

오은선 대장은 먼저 촘롱으로 가겠다고 말을 합니다.

 

ABC트래킹 코스 중 어디가나 한국어 간판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 만큼 한국인이 많이 찾아온다는 뜻이겠지요. 인근의 전망좋은 롯지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의자에 앉자마자... 시원한 투버그 맥주를 시켰습니다.

가격은 비쌉니다. 캔 하나당 600NPR(6,000원)입니다.

 

 

 

 

하지만, 경치도 좋고...

맥주도 시원하고... 꿀꺽... 꿀꺽... 목 넘김이 좋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과 함께 맥주를 먹으니 더 좋습니다.

 ABC트래킹을 하면서 정말로 여유롭게 맥주를 마신 날입니다.

 

 

 

 

이제는 슬슬 점심을 먹기위해 촘롱으로 가야합니다.

아래시누아에서 출렁다리까지는 내리막길입니다.

 

 

 

 

맥주를 마셨더니... 점점 오줌을 싸고 싶어집니다.

생리현상이니... 현지 가이드 셰르파인 풀이랑 둘이서... 밭에다 노상방뇨를 감행합니다.

아주 시원합니다. 혈색이 다시 돌아옵니다.ㅋㅋ

 

중간에 현지 가이드 셰르파인 풀이에게 부탁하여 럼을 4병(작은병)을 샀습니다.

 

 

 

 

점심식사 장소인 촘롱의 칼파나게스트하우스까지는 돌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열악한 시설의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을 그냥 지나치기 힘이 듭니다.

우리내 못 살던 시절이 절로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한걸음 한걸음... 돌계단을 올라서면... 동물들이 인사를 합니다.

물소인 버팔로가 '비스따리 자누스(천천히 걸어가세요)'라고 말을 합니다.

 

 

 

 

집앞에 마실나온 엄마닭과 병아리들이 "나마스테(안녕하세요)'하고 말을 합니다.

저도 그들에게 화답을 합니다. 단야밧 수버딘!(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천천히 계단을 올라 점심식사 장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먼저 도착한 오은선 대장이 닭버섯 볶음을 시켰습니다.

가격은 700NPR입니다. 결코 싼 가격은 아니지만 한번쯤은 롯지식당에서 먹어볼 만 합니다.

 

오늘 점심메뉴는 수제비라고 합니다.

ABC트래킹을 하면서 참으로 많은 종류의 한국음식을 먹습니다.

 

 

 

 

국물이 진한 수제비를 먹고

이제는 오늘의 종착지인 지누난다로 향합니다.

물론 선두에서 말입니다.

 

 

 

 

촘롱에서 지누난다까지는 급경사지의 내리막길입니다.

거리는 짧지만 하산길이라 조심하면서 아주 천천히 걸어갑니다.

 

 

 

 

중간 중간에... 현지 가이드 셰르파와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런...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돌계단을 닭이 가득한 닭장을 지고 올라오는 포터가 있었습니다.

아무리봐도 대단합니다.

 

마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는 듯 보였습니다.

 

 

 

 

생각보다 무지 이른 시간인 오후 2시 50분에 지누난다에 도착을 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사람들마다 환한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앉게된 자리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봅니다.

마치 한 가족이 놀러온 것 같습니다. 보기 좋습니다. 진짜로~!!

 

 

 

 

지누난다에서의 방배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매번 그렇지만... 왜 이순간만큼은 모두들 집중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ㅋㅋ

방배정이 끝난 후... 지누난다 인근의 노천온천을 가기로 했습니다. 노천온천이라... 기대됩니다.

 

 

 

 

걸어서 노천온천까지 20분 이상을 내려가야 합니다. 물론 올라올때는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먼 거리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노천온천행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만... 저를 비롯하여 10여명의 사람들은 노천온천으로 향했습니다.

 

 

 

 

노천온천으로 내려가는 중간에 티켓을 파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입장료는 50NPR입니다.

 

일본을 제외하고는 다른 나라에서 노천온천을 해 본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됩니다. 물론 시설적인 면이야 좋지 않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세개의 큰 탕과 세개의 샤워시설(그냥 파이프에서 물나오는 곳)로 구성된 노천온천은 이미 수많은 외국인들로 발디딜틈이 없었습니다.

 

 

 

 

간단하게 샤워를 마치고 탕안에 들어가니... 온몸에 전기가 찌릿찌릿 옵니다.

유성온천에서 자란 내가 온천욕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는 순간입니다.

현지 가이드 셰르파와 함께 뜨거운 우정을 나눴습니다.

 

 

 

 

30분간의 미지의 자연에서 뜨거운 노천온천을 마치고

노천온천을 즐기던 팬티에 웃옷만 입고 롯지로 향합니다.

 

노천온천에 갈때부터 갈아입을 옷과 수건은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현지 어시스턴트 셰르파인 텐디와 함께 똑같은 복장으로 롯지를 향해 걸어갑니다.

 

처음엔 수줍어하던 탠디가 저를 따라한 것입니다.

ㅎㅎ 누가 현지인이고... 누가 외국인인지... 웃음만 나옵니다.

 

 

 

 

노천온천에서 돌아온 나는... 못처럼 편안하게 휴식을 취해봅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팩을 드디어 사용했습니다.

 

 

 

 

룸에이트인 박종의 셰르파도 함께 팩을 했습니다.

 

얼굴팩을 하고 가만히 롯지 침대에 누워있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깨우는 소리에 일어날때까지 30여분이 흘렀습니다.

 

 

 

 

내일이 ABC트래킹 마지막날이라서 오늘 이곳 지누난다에서 만찬이 열린 것입니다.

 

 

 

 

 

염소를 두마리나 잡았다고 합니다.

 수육형태의 염소고기와 내장무침이 큰 접시에 담겨져 놓아집니다.

 

 

 

 

술잔에 소주, 맥주, 럼등의 술이 따라지고 건배사가 이어집니다.

처음엔 굳어있던 모두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내일이면 함께했던 모든 현지 스텝과의 아쉬운 작별을 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낮에 산 럼을 현지 가이드 셰르파인 풀이에게 주면서 스텝하고 나누어 먹으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해 줄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안되어서 괜시리 기분이 착찹합니다.

 

 

 

 

이날의 만찬은 늦은 저녁까지 현지스텝과 어우러진 화합의 춤공연으로 이어졌습니다.

만남이 있으면 또 헤어짐이 뒤 따르니... 다시한번 말하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to be continue.... 7편이 이어집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5편 - "아주르 ABC"

 

 

"아주르 ABC"는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실례합니다. 안나푸르나(A) 베이스(B) 캠프(C)"를 의미합니다.

 

  

 

 

ABC트래킹이 시작된 5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ABC에 가는 날입니다. 가슴이 설레어 기분이 들떠 있습니다.

오늘 일정은 MBC - ABC - MBC - 데우랄리 - 히말라야호텔 - 도반 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화장실을 여러번 들락날락한 끝에

먼동이 채 떠오르지 않은 새벽 4시가 조금 지난 시각에 기상을 했습니다.

 

 

 

 

ABC트래킹을 시작한 후 '단순하고 부지런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잉의 시대를 살다온 우리에게 끊임없이 버리고 지독하게 단순해지는 훈련을 시켜주는 듯 합니다.

 

 

 

 

오늘 새벽 새참은 누룽지입니다. 아침식사는 ABC에서 라면을 먹기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자주 누릉지를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고소증과 추위에는 아주 좋은 음식입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뜨거운 누룽지가 시원함을 느끼게 해 줍니다.

 

 

 

 

"아 시원하다."


외국인들이 들으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말을 연신 내뱉습니다.

저 뿐만아니라 누룽지를 드시는 모든 분들의 입에서 똑같은 말이 나옵니다.

 

 

 

 

 

새벽 5시 50분쯤...

ABC로 향하기 직전에 안나푸르나 남봉과 산맥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아름답습니다. 미러리스(위)와 핸드폰(아래)으로 똑같은 사진을 찍어봅니다.

정말로 소중한 것은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습니다.

 

 

 

 

 

드디어 ABC를 향해 힘찬 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은선 대장, 유라시아트렉 서기석 대표, 탠디 현지 어시스턴트 셰르파, 이정수 도전자, 제가 선두에 섰습니다.

 

 

 

 

자네... 자네... (출발... 출발...)

ABC트래킹 후기 2편 제목입니다.

 

그 뒤를 일렬종대를 이루며 나머지 분들이 따라오고 계십니다.

 

 

 

 

비스따리 자누스 (천천히 걸어가세요)

ABC트래킹 후기 2편 제목입니다.


MBC(3,700m)에서 ABC(4,130m)까지는 약 2km정도 거리이지만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평탄해보이는 길조차도 힘겹게 느껴질 뿐입니다.

선두를 제외한 모두 분들이 연신 가뿐숨을 몰아쉬면서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ABC트래킹을 하면서 다시금 느낀 것은

인간은 육체노동으로 사는게 가장 정직하고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삶은 나에게 주어진 것이지만 인생은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오늘 내 인생에 아름다운 마차푸차레와 안나푸르나 산군들을 들여 놓았습니다.

자연이 저에게 준 선물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MBC를 출발한지 1시간이 지났습니다.

오은선 대장과 서기석 유라시아트렉 대표가 먼저 ABC로 향했습니다.


지병이 있으신 이정수 도전자가 다리에 통증을 호소합니다.

상당히 놀랐지만, 잠깐의 휴식을 통해 이내 괜찮아지셨습니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결국 탠디 어시스턴트 셰르파와 제가 이정수 도전자를 호위하면서

선두에서 ABC까지 함께 걷지 않은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살얼음이 언 계곡옆으로 길이 ABC까지 이어집니다.

 

단단한 돌이나 쇠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깨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물은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깨지는 법이 없습니다.

물은 모든 것에 대해서 부드럽고 연한 까닭입니다.

ABC에서 발원한 이 골짜기의 물을 보면 그 앞에 있는 모든 장애물을 대해서

스스로 굽히고 적응함으로써 줄기차게 흘러 드디어 모디콜라가 되는 것입니다.

 

 

 

 

 

저 멀리 ABC가 눈에 들어옵니다.

잠깐씩 멈춰서서 사진도 찍어봅니다. 사진마다 예술작품입니다.

 

 

 

 

걸으면 걸을수록 산소가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드디어 ABC에 도착을 했습니다.

 

 

 

 

MBC에서 출발한지 1시간 30분이 지난 오전 7시 30분!!!

신체 건강한 정상인들도 쉽지 않은 트래킹 코스인데.. 아무런 사고도 없이... 저와 함께 제일 먼저... 이정수 도전자가 도착을 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신 이정수 도전자에게 큰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등산, 등반, 트레킹에는 싸우는 상대도 없고, 심판도 없습니다.

산을 오르는 것은 경기가 아니라 단지, 나 자신과의 싸움이 있을 뿐입니다.

 

 

 

 

 

15년만에 ABC 주변을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인생을 바꾸는 것은 엄청나게 큰 일들이 아니라

평소에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던 사소한 것들이 때로는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대변수로 등장합니다.

 

 

 

 

 

아무런 준비도, 대책도 없이... 젊음의 패기만을 가지고 15년전 이곳 ABC를 방문했습니다.

그날의 그 경험이 지금 제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대변수 역할을 했습니다.

과거의 풍요로운 경험이 오늘을 지탱해주고 미래를 살게 만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ABC가 반가웠던지 오은선 대장이 환화게 웃고 있고,

블랙야크 부부셰르파로 유명한 이상철, 김태양 셰르파는 연신 기념촬영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올라올때까지 ABC의 롯지에서 따뜻한 생강차도 마시면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1시간 정도 더 지난 8시 45분...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걱정했던 박정옥 도전자도 도착을 했습니다.

모든 분들이 ABC에 도착을 한 것입니다. 다행입니다. 한명의 낙오자도 없습니다.

 

 

 

 

 

아침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라면입니다.

찬밥을 비롯해 김치와 깍두기가 테이블에 놓이고 드디어 라면이 나왔습니다.

 

 

 

 

냄새 죽이고... 비줄얼 죽입니다. 라면을 먹는데... 갑작스럽게 ABC가 울음바다가 되어버렸습니다.

혹자는 라면(신라면)이 매워서 그렇다는데... 무탈하게 모두 ABC에 와서 저절로 눈물이 흐른것 같습니다.

 

 아마도 기쁨에 눈물일겁니다.

 

 

 

 

 

ABC 트래킹 일정 중 오은선 대장 선두에서 가장 오랜시간 이동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침식사로 라면을 맛있게 먹은 후 단체사진을 찍으로 이동하기 직전에 오은선 대장과 함께 안나푸르나 산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사진과 ABC에서의 단체사진은 내 인생의 또다른 추억사진으로 남을 것입니다.

 

 

 

 

ABC에서의 추억이 깃든 단체사진을 찍고...

박영석, 신동민, 강기석 추모비가 있는 곳으로 제일 먼저 이동을 했습니다.

 

 

 

 

천상에도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을 그대들이여!


그들앞에 먼저 소주 한잔 따라 올렸습니다.

잠시후, 모든 분들이 모여서 그들을 기리는 묵념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들은 걷지 않은 길을 떠난 사람들입니다.

 

 

 

 

 

걷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


노랗게 물든 숲속에 둘로 가라진 길.

이 한 몸 한꺼번에 두 길을 갈 수 없어

섭섭히 여기며 오랫동안 서 있었네

길이 휘어 덤불로 사라지는 곳까지


이윽고 다른 쪽을 걸으니 역시 아름다운 길

풀이 무성하고 인적이 덜해

마음이 그쪽으로 더 끌린 걸까

하기야 지나다닌 흔적으로 말하자면 두 길이 거진 같았었지


그날 아침 두 길 모두 잎이 덮여 있었는데

아직은 아무도 걸은 자국 없었지

어쩌랴, 첫째 길은 훗날 걸을 수 밖에

하지만 길이 길로 통하는 세상이니

그 길을 걷게 될 날 기약 없었네


멀고먼 훗날 어딘가에서

한숨지며 오늘 일을 말하고 있으리라

숲속에서 두 길이 갈라졌는데

인적이 덜한 길을 택했었기에

오늘의 이 운명이 정해졌다고

 

 

 

 

 

짧았던 ABC에서의 순간과 아름다운 산맥들을 뒤로하고 이제는 하산을 해야 합니다.

ABC트래킹을 하면서 내가 배운 것은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냥 사는 것과 건강하게 사는 것은 다릅니다.

삶의 길이는 현대의약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삶의 깊이는 조절할 수 없습니다.


옛 조상들은 밭에 콩을 심을때, 반드시 콩알을 세알씩 심었다고 합니다.

하나는 땅 속의 벌레들을 위해서이고, 또 하나는 새와 짐승들의 몫으로,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벌레, 새, 짐승, 사람은 모두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동반자라는 것을 ABC의 대자연속에서 새삼 되새겨봅니다.

 

 

 

 

 

본격적인 하산길에 접어들었습니다.

물론 오은선 대장, 서기석 유라시아트렉 대표, 제가 선두에 섰습니다.

 

 

 

 

 

고소증은 고도를 낮추면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아마도 모두들 서서히 고소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MBC를 지나 데우랄리까지 거침없이 걸어갔습니다. 그래서 하산길의 사진은 별로 없습니다.

 

 

 

 

 

오후 12시 15분에 데우랄리에 도착을 했습니다.

올라갈때에 비하면 2배의 시간을 단축한 것입니다.

하산길이라 그런지 모두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할 뿐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점심식사로 자장밥을 먹었습니다.

네팔에서... ABC트래킹을 하면서... 정말로 한국음식 제대로 먹고 갑니다.ㅋㅋ

 

 

 

 

점심식사 후... 하산은 계속되었습니다.

이제는 오은선 대장과 저 둘만이 선두에서 거침없이 하산을 하고 있습니다.

 

 

 

 

오후 3시 40분... 사소한 대화를 나누면서 걷다보니 어느덧 오늘의 목적지인 도반에 도착을 했습니다.

가장 먼저 도착해서 제일 먼저 뜨건물로 샤워를 했습니다. 뜨거운 물 이용은 150NPR을 주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방배정이 끝나고... 한두 사람씩 모이다 보니 어느덧 술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그동안 숨겨두었던... 아니 아껴두었던... 한국 소주가 나타났습니다.

이 파티는... 저녁식사 후 늦은 밤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못처럼 환한 얼굴로 큰소리 내면서 웃었던 밤이었습니다.


이제... ABC트래킹 일정도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언제 지나가나 했던 시간들이 벌써 과거형이 되어버렸습니다.


to be continue.... 6편이 이어집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4편 - "비스따리 자누스"

 

 

"비스따리 자누스"는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천천히 걸어가세요"를 의미합니다.

 

 

 

 

본격적인 ABC트래킹이 시작된 4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일정은 뱀부 - 도반 - 히말라야호텔 - 데우랄리 - MBC 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뱀부에서의 하루가 또 밝았습니다.

오늘은 새벽 4시가 넘은 시간에 기상을 했습니다.

 

 

 

 

걷고 또 걷고... 먹고 또 먹고...

그리고 하룻밤 푹 자고 하다보니 시간이 물 흐르듯 지나갑니다.

 

 

 

 

 

 

새벽부터 COOK이 준비한

따끈따끈한 미역국에 밥을 말아먹고 트래킹 준비를 마쳤습니다.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출발시간이 1시간 정도 당겨졌습니다.
출발장소인 뱀부(2,310m)와 도착장소의 MBC(3,700m)의 고도차가 1,300m이상이 납니다.

 

 

 

 

고도에 적응하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한 하루입니다.

 

 

 

 

땀이 흘러내리자...

계곡에 멈춰서서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휴식을 취해봅니다.

 

 

 

 

 

또한, 마차푸차레를 배경으로 태극기를 들고 사진도 찍어 봅니다.

어제 탈수증세로 상당히 고생한 박정옥 도전자는 아직까지는 몸 상태가 괜찮아 보입니다.

 

다행입니다.

 

 

 

 

 

자연경관이 만들어낸 예술적인 아름다움에 취해 걷다보니

이렇게 뱀부에서 도반까지는 비교적 순조롭게 트랭킹이 진행되었습니다.

 

 

 

 

뱀부에서 출발한지 1시간 50분만인 오전 8시쯤 도반에 도착을 했습니다.

 

 

 

 

깊은 계곡이라 그런지 날이 밝았으나 아직까지 햇볕이 들어오지 않아 쌀쌀했습니다.

트래킹 중에는 가벼운 복장으로 움직이고...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는 땀이 식지 않도록 체온을 유지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반의 이곳 롯지는 다음날 ABC트랭킹 후 하산길에 머물게 됩니다

 

 

 

 

 

해발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한걸음 한걸음 몸의 움직임속에

다들 거친 숨을 몰아쉬고 휴식을 취하는 횟수가 늘어납니다.

 

 

 

 

급하고 절박하면 누구에게서나 괴력간은 힘이 솟구쳐 나옵니다.

그것이 바로 의지입니다. 그 힘이면 세상에 못할 것이 없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걸어갈 수 있습니다.

 

어제보다 몸상태가 현저히 좋아보이는 박정옥 도전자,

현지 가이드 셰르파, 김종률 도전자 등을 뒤에 두고 이제부터는 저만의 속도로 트래킹을 시작했습니다.

 

 

 

 

도반에서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가속을 높여

히말라야 호텔에 도착하니 오전 9시 20분이었습니다.

 

 

 

 

선두그룹인 오은선 대장과 4~5명만이 뜨거운 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방금 도착한 제가... 제가 마실 밀크티를 시키면서 골든벨을 울렸습니다.

이곳의 차 가격은 밀크티 60NPR, 블랙티 70NPR, 진저티(생강차) 80NPR 등 입니다.

전체금액 250NPR(우리나라 돈 대략 3,000원 정도)로 생색 제대로 냈습니다. ㅋㅋ

 

 

 

 

그후로 사람들이 도착할때마다 차를 시켜먹게 되었는데...

조금하는 네팔말로 차를 더 달라고 졸랐더니...

디디, 도라도라(디케디케) 티 디누스 (이모... 차를 조금만 더 주세요.)

환하게 웃으면서 흔쾌히 진저티와 블랙티를 꽁짜로 주웠습니다. 그래서 저만 밀크티, 진저티, 블랙티 3잔을 마셨습니다.

 

단야밧 (감사합니다.)

 

 

 

 

 

 

즐겁게 차를 마시는 동안 해가 모습을 제대로 드러냈습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모두들 밖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너무도 오랫만에 만난 연인을 대하듯... 설레는 마음과 표정으로 일광욕을 즐겼습니다.

 

 

 

 

광합성 작용은 역시 힘을 솟게 만듭니다.

몸이 한껏 충만한 느낌으로 데우랄리로 향합니다.

 

 

 

 

 

ABC트래킹 4일째만에 혼자서 걷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입니다.

침묵은 내 안에 죽어있었다고 생각했던 감각을 예리하게 뒤흔들어 깨우고 있습니다.

 

 

 

 

침묵속에 묵묵히 걷고 있는 저를, 무심히 쳐다보고 있던 선두 가이드 셰르파를 만났습니다.

 

1편에도 소개를 했지만...

저랑 참 많이 같이 다녔는데... 그의 이름을 잊었습니다. 다시한번 미안합니다.

멋지게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11시 25분쯤...

제가 데우랄리에 도착하니 오은선 대장만이 막 도착하여 홀로 쉬고 있었습니다.

 

 

 

 

고요한 침묵속에 더없이 아주 편한 자세로 주변을 즐깁니다.

이게 뚜벅이 스타일입니다.

 

 

 

 

세상을 볼때... 풍경을 볼때...

인간이 가진 욕심을 버리고 바라본다면

마음이 따르는 대로,

아이가 세상을 보는 듯이,

동물이 세상을 보는 듯이,

 그렇게 또 다른 세상이 나에게 열린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사람... 두사람...

사람들이 천천히 데우랄리에 도착을 했습니다.

각자의 방법으로 휴식을 취하면서 사진도 찍어봅니다.

 

제일 마지막으로 박정옥 도전자가 부축을 받으며 도착을 했습니다.

아까와는 다르게 몸상태가 영 아닙니다. 고소증이 심하게 온 것 같습니다. 걱정입니다.

 

 

 

 

 

2시간여 머물렀던 해발고도가 3,230m인 데우랄리에서

점심으로 카레를 먹었습니다. 맛 있었습니다.

 

 

 

 

 

점심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고소증에 괴로운 표정이 역력하게 드러납니다.

 

 

 

 

 

데우랄리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오늘의 목적지인 MBC로 향해 출발을 했습니다.

모두의 발걸음이 이렇게 무겁게 보인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작 적응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비스따리 자누스! 비스따리... 비스따리... (천천히 걸어가세요. 천천히!... 천천히!...)

이제부터는 정말로 아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야 합니다. 고도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데우랄리를 출발한지 5분도 지난지 않아서 우려했던 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박정옥 도전자가 쓰러진 것입니다. 오은선 대장, 유라시아트렉의 서기석 대표, 현지 밍마 셰르파 등이 응급처치를 했습니다.

오은선 대장이 박정옥 도전자와 함께 오기로 하고 무전기로 비상연락망을 가동했습니다.

 

무사히 MBC까지 오기를 바랠뿐입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지 가이드 셰르파와 도전자에게 계속해서 '비스따리'를 외치는 것 뿐이었습니다.

 

 

 

 

 

 

 

모두들 충분한 수분섭취와 잦은 휴식을 취하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갑니다.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가슴이 터질듯한 산소부족의 고통은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고소증을 하나씩 이겨내며 MBC로 향하는 길목에 빙하를 발견했습니다.

붕괴의 위험때문에 더 깊이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빙하를 봤다는 거 하나만으로 모두에겐 흥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몇분을 더 걸은 후에 우리는 MBC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마치 우리의 도착을 기뻐하기라도 하듯이 갑자기 하늘이 열렸습니다. 아마도 천운을 타고난 듯 합니다.

 

 

 

 

순간을 놓치면 평생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손 놀림이 바빠집니다.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이유는 마음의 눈을 위해서 이고,

찰나에 승부를 거는 것은 사진의 발견이 곧 나의 발견이기 때문입니다.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

 

 

 

 

세계 3대 미봉 중 하나인 '마차푸차레'는 '생선꼬리'라는 뜻을 가졌습니다.

 

네팔인이 신성시여겨 등반을 할 수 없는 봉우리로,

전설에 의하면 신 시바와 부인 파르바티의 신혼여행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차푸차레 사진을 연신 찍은 후... 오후 4시 30분쯤...

이정수 도전자와 함께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안나푸르나 남봉이 올려다보이는

MBC SHANKAR GUEST HOUSE에 도착을 했습니다.

 

 

 

 

방배정이 진행되는 동안 다이닝룸에 임시로 모여 추위를 이겨봅니다.

말은 안하고 있지만... 다들 고소증세를 보입니다.

모여있으니 공기가 더 희박합니다. 숨쉬는 것이 고통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체험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전까지 맑았던 주변풍경이 순식간에 하얀 구름같은 안개로 가려졌습니다.

자연은 예측할 수 없기에 더 신비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방배정이 끝나고 김진희, 박종의, 조상현, 신승민 그리고 나

블랙야크 셰르파 5인이 다이닝룸 아래의 5인실 롯지에 묵게 되었습니다.

 

 

 

 

모두들... 점점 말이 없어집니다.

고소증에 좋다는 진저티(생강차)를 마시기도 하고... 약도 먹어습니다. 침낭에 들어가 몸의 온도를 높여보기도 합니다.

 

 

 

 

 

15년전 처음 이곳을 왔을때는 전혀 고소증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저녁식사로 된장국을 먹은 후 약간 어지러움을 느꼈습니다. 산소부족을...ㅋㅋ

 

 

 

 

조금은 늦은 시각이지만...

오은선 대장과 함께 안전하게 박정옥 도전자가 MBC에 도착을 했습니다.

 

 다행입니다.

 

 

 

급변화된 날씨와 고소증으로 오늘은 모두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지금 해야만 하는 일을 행하는 것은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자는거' 이게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었습니다.

  

to be continue.... 5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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