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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2편 - "자네 자네"
"자네 자네"는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출발, 시작"을 의미합니다.
본격적인 ABC트래킹이 시작된 2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포카라 - 칸데(ABC트래킹 시작) - 오스트리아캠프 - 포타나 - 데우랄리 - 톨카 - 란두룩
으로 진행된 ABC트래킹 후기 2편 - "자네 자네"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네팔에서의 둘쨋날이 밝았습니다.
시차때문인지 새벽 3시 조금 지난 시각에 기상을 했습니다. 한국시간으로는 오전 6시가 넘은 시간입니다.
룸메이트인 박종의 셰르파와 새벽녘 별도 구경을 하면서 룸외부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셔봅니다.
남들이 보면 새벽에 미친놈 소리듣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주 즐거우면서 조금은 소란스럽게 아침을 맞았습니다.
어둠이 거치면서 Fish Tail Lodge 다이닝룸 옆 야외전망대에서 마차푸차레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차푸차레는 세계 3대 미봉 중 하나로서 '생선꼬리'라는 뜻으로 네팔인이 신성시여겨 등반을 할 수 없는 봉우리 입니다.
저희가 묵은 Fish Tail Lodge는 마차푸차레의 뜻을 품고 있는 휴양지입니다.
뷔페식으로 네팔에서의 두끼째를 해결하고 카고백과 배낭에 짐을 꾸려
아침 7시 40분 Fish Tail Lodge 전용뗏목을 타고 나와 준비된 봉고 차량으로 ABC트래킹을 위해 칸데로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룰루랄라~~
어제(첫날)와 다르게 오늘은 차량 3대로 나뉘어 ABC트래킹이 시작되는 칸데로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여유로운 차량탑승 공간과 주변풍경에 만족하면서 이동이 시작된 10여분 후... 갑작스럽게 차가 멈춰 섰습니다.
우리는 이유도 모른체 즐거운 마음으로 차에서 내렸습니다.
지나가는 양떼의 모습도 보고 사과도 구매하면서 마을 이곳저곳을 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 멀리 보이는 안나푸르나 산맥(왼쪽)과 마차푸차레(오른쪽)의 모습에 감탄하며 우둑커니 서서 감상을 했습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멈추는 것이 반복되다보니
뭔가 일이 생겼구나 모두들 걱정의 눈빛이 역력했습니다.
오은선 대장을 비롯해 우리가 탄 봉고가 시동이 꺼지더니 중간 중간 계속해서 멈추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다른 2대의 차량을 먼저 보내고 우리가 탄 차량은 도로 한 쪽에 멈춰서 버렸습니다.
차는 멈췄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주 자연스럽게 인근의 차집(??)에 들어가 밀크티 5잔을 시켰습니다.
15년이 지났지만... 1년이 넘게 인도와 네팔에서 제 삶을 살았던 것이 저에게 자연스러움을 준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네팔에서의 첫 차인 밀크 티(인도식으로는 짜이)를 현지식으로 뜨겁게 대접을 했습니다. 1잔에 30NPR로...
밀크 티를 마시고 2분이면 온다는 차량(?? 실제로 20분 걸림)을 기다리는 동안...
정말로 희귀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바로 장례식입니다.
저는 인도와 네팔에 살면서 여러번의 결혼식과 장례식을 경험했었습니다. 그래서 별로 색다른 것이 없었는데...
함께한 오은선 대장님은 10여년의 등반과정 중에서 처음 보신다면 놀라셨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네팔의 장례문화(화장)에 대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1. 유가족들이 시신을 들여오는 것으로 장례문화는 시작됩니다.(시신은 붉은색 계열의 옷을 입힌니다.)
2. '화장을 한다'는 것은 우리들의 몸이 자연의 다섯가지 원소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공간, 공기, 불, 물, 흙)
3. 시신을 들고 생의 흐름을 나타내는 시계방향으로 세바퀴 돌고 난 후 화장대 중아에 올려 놓습니다.
4. 연장자가 돌아가셨을 경우 존경의 표시로 발에 이마를 맞춥니다.(자신의 가장 높은 부분을 상대의 가장 낮은 부분에 맞춥니다.)
5. 마침내 죽은자의 입에 '첫불씨'가 놓여지고 '사제'에 의해 나머지 의식이 진행됩니다.
6. 시신이 다 타면 흰천에 잔해를 싼 다음 강물에 던집니다.(더 좋은 곳으로 갔다고 믿기 때문에 유가족은 울지 않습니다.)
저도 잠시 헷갈렸지만... 이곳은 한국이 아니라 네팔입니다.
당장 내가 어떻게 할 수 없기에 느긋하게 기다리면 됩니다.
2분이면 다른 차량이 온다던 우리 봉고차의 어린 기사가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습니다.
이 모습에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짓고 말았습니다.
20여분이 지난 후 먼저 갔던 다른 봉고차가 다시 우리를 태우러 왔습니다.
카고백을 옮기고 우리가 다시 차량에 탑승해서야 칸데로 이동을 다시 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깨닫지만... 세상은 내가 원하는 데로 바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앞선 차량에 비해 근 40여분 늦게 칸데에 도착을 했습니다.
현지 포터와 가이드 등의 소개를 끝으로 본격적인 ABC트래킹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인근 광고판에 15년전 명성을 떨치던 인도의 무비스타 샤룬캰의 광고가 게시되어 있어 놀랐습니다.
단체사진을 찍고... 본격적으로 ABC트래킹을 시작합니다.
"자네 자네"
(출발... 시작...)
칸데 마을길을 따라 시작된 ABC트래킹은 순조롭게 시작되었습니다.
주변에 대나무로 만들어진 마을의 놀이기구인 그네를 보면서 함박웃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Trekking'이라는 단어는 원래 남아프리카의 네덜란드계 주민인 보어인의 언어 'Trek'에서 왔습니다.
이 말은 '우마차를 타고 여행하다'라는 뜻입니다. 달구지를 타고 정처없이 집단이주한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그후 1960년대 네팔 정부가 히말라야 관광상품으로 내놓으면서 'Trekking'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제 시작이라서 아직까진 모두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습니다.
칸데에서 함께한 검은 개 한마리가 포타나까지 함께 했습니다.
이 검은 개는 경사길에서는 사람보다 더 헥헥거리더니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에서는 헐벌나게 물을 들이키는 개였습니다.
한마디로 개고생 제대로 하는 견공이었습니다.
칸데를 출발한지 1시간 10여분만에 오스트리아 캠프에 도착을 했습니다.
제가 꿈꾸던 트래킹입니다. 충청 백패킹 셰르파인 저로서는 아주 이상적인 트래킹의 모습입니다.
선두 가이드 셰르파인데... 제가 이름을 까먹었습니다.
저에게 네팔말도 잘 알려주고 재미나게 선두에서 트래킹을 같이 했는데... 정말 미안합니다. 제가 기억력이 떨어져서...
참고로... 여동생이 한국에 시집을 와서 아들 1명, 딸 1명을 두고 서울에 산다고 말했습니다.
본인도 꼭 한국에 오고 싶다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근데... 나이는 저보다 6살이나 어렸습니다. ㅋㅋ 제가 동안이죠??
오스트리아 캠프 인근에는 직접 배틀로 숄을 짜서 판매하는곳이 있습니다.
가격은 흥정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올라갈수록 판매하는곳은 많으나 직접 만들어서 파는곳은 없습니다.
오스트리아 캠프를 지나 포타나(해발고도 1,890m)에 11시 25분에 도착을 했습니다.
등산화를 벗고 저만 슬리퍼로 갈아신었습니다. 이것 또한 다 경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날 제 모습을 보고... 다음날부터 많은 분들이 슬리퍼를 준비했습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점심을 먹기전 따뜻한 생강차를 마셔봅니다. 맛이 아주 좋습니다.
생강차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우리 일행의 카고백을 메고 이동하고 있는 포터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정말로 고생이 많아 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포타나에서 한국에 가져갈 선물을 구입합니다.
일부러 저는 뒤에서 구경만 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네팔 현지인이니까요?? 이날 저는 소개료 안 받아 챙겼습니다.ㅎㅎ
'돈네이 커번노비요'
돈 많이 버셨네요... 대박...
오늘 점심 메뉴는 비빔밥입니다.
네팔에 와서도 한국음식을 계속 먹는다는 것이 썩 즐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단체생활이고 한국 단체 트래커들이 그렇게 하니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합니다.
포타나의 점심을 먹은 장소 옆에는 Tourist Check-Post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그냥 지나갑니다.
네팔 히말라야(안나푸르나) 트래킹을 위해서는 지역에 따라 Permit(허가서)을 받아야 하고,
트래킹 하는 여행자의 인적 사항과 코스 등의 정보를 기재한 TIMS(트래킹 정보관리시스템)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 일행은 단체여행객으로 일괄처리되어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난... 두번째이기에 이곳을 유심히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아는 만큼 보이기에...)
점심식사 후...
짧은 거리의 데우랄리까지는 일자의 형렬이 진행되어서 다소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도착한 데우랄리에서는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글귀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모두의 가슴속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 넣어준 글귀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준비해간 초코바와 사탕 등을 현지 포터와 가이드, 셰르파에게 모두 나눠줬습니다.
글귀 하나가 애국심을 고취시켰습니다. 외국에 나오면 다 애국자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데우랄리를 지나면서 내리막길이 시작됩니다.
오르막길에 비해 내리막길이 편하다는 고정관념은 이곳에선 통하지 않습니다.
ABC트래킹은 한국의 100대 명산 등산보다 더 힘들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해발고도가 높으니까요. 조금은 위험스러운 출렁다리를 지나 톨카에 도착을 합니다.
때묻지 않은 네팔 현지인의 옥수수 등 곡물가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됩니다.
한국의 맷돌과 비슷한 도구를 이용하는 모습에 동질감을 느낌니다.
톨카의 어느 롯지 유리창에서 블랙야크 스티커를 발견했습니다. 너무나도 반가웠습니다.
아름답다.... 죽이네...
주변의 아름다운 다랭이논과 밭을 보아도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도 모르게 더 크게 외칩니다.
발걸음이 무거워질수록 오늘의 목적지는 가까워집니다.
물레방앗간을 지나면 란두룩에 도착을 합니다.
오후 4시 30분... 드디어 란드룩 호텔 셰르파에 도착을 했습니다.
ABC트래킹 첫날의 숙박지입니다. 반갑습니다.
주변에 캠핑장도 보입니다.
백패킹 셰르파로서 꼭 캠핑을 해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듭니다.
먼 거리리라 포터분들도 이제서야 도착을 합니다.
아무리 팁을 준다지만... 보기에 너무나도 미안합니다. 한국사람이라 정이 많아서 더 그렇게 생각됩니다.
2인1실 방배정이 끝나고 자기 카고백을 받아 숙소(롯지)에 짐을 풀어봅니다.
제 마모트 트레슬0 침낭이 아주 죽입니다. 구스다운은 아니지만... 아주 아주 따뜻합니다.
트래킹을 비롯해 여행을 아주 많이 다니다보니 짐 무게가 배낭 포함해서 15kg을 넘기지 않습니다.
함께한 모든 사람들이 놀랄정도록 저의 짐은 아주 가볍고 실용적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이게 저의 본 모습입니다.ㅋㅋ
저녁(보쌈)을 먹기 전에... 찬물로 샤워를 마친 제가 네팔 전통술인 창(한국의 막걸리와 비슷)을 시켰습니다.
유라시아트렉의 서기석 대표께서 비위생적이라고 조심하라고 말했지만...
물을 탄 듯... 조금은 밍밍했지만... 현지 네팔인과 같은 삶을 살은 저이기에 괜찮다고 말하고 모두 함께 먹었습니다.
이래서 경험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ㅋㅋ
to be continue.... 3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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