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8편 - "꺼띠호(개때 루피스)?"

 

 

"꺼띠호(개때 루피스)?"는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얼마예요?"를 의미합니다.

 

ABC트래킹이 끝나는 네팔에서의 마지막 8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일정은 카투만두 - 베트남 노이바이공항(경유) - 인천공항 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네팔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습니다.

엊그제 ABC트랭킹이 시작되었던 것 같은데... 오늘이 마지막날입니다.

 

그래서 더 슬픕니다. 흑흑~

 

 

 

 

네팔에서 가장 편안한 잠자리를 갖춘 안나푸르나 호텔입니다.

 

하지만, 저는 새벽 5시에 일어났습니다.

현장독서의 마지막날이라서 읽지 못한 페이지를 다 읽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기대어 책을 읽다가 호텔 로비로 나왔습니다.

 

 

 

 

새벽시간이라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호텔 로비가 책 읽기에 딱 좋은 명당인 것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아침을 먹으로 갔습니다.

 

네팔에서의 마지막 아침식사입니다.

네팔음식은 아니지만 배 불리 먹었습니다.

 

 

 

 

아침 8시 30분

호텔 로비에 다시 모인 우리 일행은 카두만두 타멜지구로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습니다.

 

 

 

 

 

우리가 찾은 곳은 강진의 악몽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지만

 

 

 

 

지난 6월 15일 재개장을 한

각종 문화유적과 사원들이 위치한 수도 카트만두 바크타푸르에 위치하고 있는 더르바르 광장입니다.

 

 

 

 

현재는 인근에 위치한 왕궁, 조각상, 힌두교 사원 등이

비교적 말끔해진 모습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네팔에서는 지난 4월 25일 리히터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났고

8700여명이 숨지고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국가 수익의 상당 부분을 관광 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네팔이기에

더르바르 광장의 재건이 무엇보다도 우선시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 일행은 더르바르 광장에서 시장구경을 하면서 타멜지구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네팔 시장은 짐꾼, 수레, 릭샤, 오토바이 등이 뒤엉켜

비켜가기 힘들 정도로 붐비는 장소이지만 네팔인들의 삶의 공간이기에도 합니다.

 

 

 

 

대부분의 외국 관광객에겐 지저분한 거리와 각종 소음으로 시끄럽게만 느끼겠지만

나는 그 길을 걸으면서 네팔인들의 삶을 느껴보았습니다.

 

 

 

 

네팔 시장의 수많은 다양한 물건중에서도 나뭇잎 접시와 릭샤가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인도와 네팔에서 1년여동안 해외봉사활동을 하며 지내온 제 삶속에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소중한 물건들을 다시 만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릭샤를 보면 인간은 육체노동을 통해 인생을 사는 것이 가장 정직하고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됩니다.

 

 

 

 

나뭇잎 접시는 친환경적인 접시입니다. 원시부족과 생활하면서 매끼니 사용했던 접시입니다.

접시 위에 물을 살짝 뿌린 후, 음식을 담아 먹으면 됩니다. 다 먹은 후에는 손으로 돌돌말아 소에게 주면 소가 아주 맛있게 먹습니다.

잊혀졌던 소중한 감정의 추억이 다시 살아나게 되어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일행은 시장을 지나 드디어 외국관광객들의 성지인 타멜지구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곳에서 짧지만 소중한 자유시간을 드디어 갖게 되었습니다.

1시간 30분동안 선물도 사고 구경도 해야 합니다. 마음이 바쁩니다.

 

먼저, 이정수 도전자와 김종률 도전자의 선물을 사러 함께 타멜지구의 상점들을 방문했습니다.

흥정은 제 몫이니까요~ㅋㅋ...

 

 

 

 

상점에 들어서면 네팔말로 자신있게 말하면 됩니다.

 

 "꺼띠호(개때 루피스)? 얼마입니까?"

가격이 얼마라고 말하면 머헝고(비싸요)라고 말하면서 디스카운트 디누스(깍아주세요)를 외치면서 흥정을 해야 합니다.

 

주고 받는 가격 흥정속에 가격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흥정을 하면서 두 분에게 선물을 사 드렸습니다.

흥정은 세계 어느곳이나 재미있다고 다시한번 생각되었습니다.

 

 

 

 

실제로 더르바르 광장에서 시장을 통해 타멜지구로 오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네팔 전통 피리를 10달러(1000NPR)를 주고 김진희 셰르파가 사셨습니다.

그후... 조금더 시장을 걸어가고 있는데 5달러(500NPR)의 가격으로 신승민 셰르파가 샀다고 들었습니다.

 

타멜지구에 거의 다 왔을때, 계속 쫓아오는 네팔 현지상인에게 제가 1달러(100NPR)라고 말했더니 OK하더군요. ㅋㅋ

기본적으로 타멜지구의 상점에서는 외국인들에게 현지 가격에 5배 ~ 20배를 더 높여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로 주의해야 합니다.

 

 

 

 

모두가 선물을 사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저는 현지 음식을 사러 타멜지구와 외곽거리를 걸어다녔습니다.

 

꼭 우리 일행들에게 네팔 음식들을 소개해 주고 싶었습니다.

 

 

 

 

첫번째 음식은 튀김인데 사실은 저도 처음 맛본 음식입니다.

정확한 이름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이름을 물어보니 림키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1개당 15NPR(150원)입니다.

6개를 샀습니다. 겉은 바싹하지만 맛은 진짜로 별로였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모습이 네팔의 상점의 모습입니다.

 

튀김요리인 림키를 먹으니 갈증이 나서 상점에 들어가

아주르 턴다바니 디누스(실례합니다. 차가운 물 주세요)라고 외쳤습니다.

 

 

 

 

외국인이 네팔어로 말을 하니

처음에 당황해하시다가 웃으시면서 냉장고에서 차가운 생수페트병을 꺼내주셨습니다.

 

1리터 생수병의 가격은

타멜지구에서는 40NPR(400원)이지만 외곽지역에서는 20NPR(200원) 입니다.

시원하고 물맛도 아주 좋았습니다.

 

 

 

 

두번째 음식은 제가 좋아하는 네팔음식 중 하나입니다.

이름은 사모사입니다.

 

 

 

 

사모사는 감자와 야채, 카레 등을 넣은 삼각형 모양의 튀김을 말하는데

네팔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간식입니다.

 

처음 찾아갔을때 사모사를 빗고 있어서 25분후에 다시 찾아가서 샀습니다.

 

 

 

 

사모사 1개의 가격은 10NPR(100원)입니다.

10개를 샀습니다.

 

저렴하면서도 영양가가 아주 높습니다.

그리고 맛있습니다.

 

 

세번째 음식은 제가 좋아하는 네팔음식입니다.

이름은 모모입니다.

모모는 우리나라의 만두와 비슷합니다.

 

 

 

 

야채 보다는 돼지고기와 양고기 등 육류 소가 많이 들어 있는 모모는 네팔에서 가장 인기있는 음식입니다.

 

 

 

 

모모는 매콤한 소스에 찍어먹거나 소스를 모모가 담긴 접시에 부어서 먹으면 됩니다.

 

 

 

 

처음에 들어갔을때는 반죽을 빗고 있어서 30분후에 다시 찾은 곳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1인분에 60NPR(600원)입니다.

워낙 좋아하는 거라서 3인분을 샀습니다.

 

 

 

 

어설픈 제 네팔말로 현지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곳이기도 합니다.

 

 

 

 

네팔 음식을 사러 돌아다니다가

수공예품 팔찌를 파는 상점을 찾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ABC트래킹을 하면서

지나는 곳마다 수공예품을 많이 사셨지만... 전 사지 않았습니다.

 

저는 선물용이 아닌 제가 사용하려고 이곳에서 수공예품 팔찌를 샀습니다.

 

 

 

 

위 사진은 1개에 20NPR(200원) 입니다.

30개 샀습니다.

 

아래 사진은 1개에 100NPR(1,000원) 입니다.

ABC트래킹 지역보다 80%저렴하게 구입했습니다.

 

 

 

 

누가 식당이라고 생각하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냄새만으로 식당임을 알았습니다.

 

네번째 음식은 인도와 네팔에서 사는 1년여동안 아침, 저녁으로 끊임없이 먹었던 음식 짜파티입니다.

먹으면서 제가 가장 많이 외쳤던 말이 있습니다.

 

"밥먹고 싶다. ㅋㅋ"

 

 

 

 

기름을 두르지 않는 팬에 반죽한 밀가루를 얹어서 굽습니다.

구운 짜파티를 커리에 찍어 먹으면 됩니다.

 

1개당 20NPR(200원) 입니다.

3개 샀습니다.

포장을 해 달라고 했더니 아쉽게도 커리는 주지 않았습니다.

 

 

 

 

다섯번째 음식은 현지인 발음이 상당히 이상했지만 이름은 푸리타라고 합니다.

 

모양은 짜파티와 비슷하지만 안에 감자가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밀가루 전병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커리에 찍어 먹으면 아주 맛있습니다.

포장을 해 가는 관계로 커리는 주지 않았습니다. 흑흑~!!

 

1개에 30NPR입니다.

짜파티를 이미 샀기에 1개만 샀습니다.

 

맛이 좋았습니다.

 

 

 

 

네팔음식을 양손가득 들고

타멜지구의 모임장소로 이동하던 중에 과일쥬스 장사를 만났습니다.

 

 

 

 

인도에서는 차가운 요구르트 음료인 라씨가 유명하지만

네팔은 신선한 과일을 즉석에서 갈아주는 과일쥬스가 유명합니다.

 

 

 

 

주저없이 주문을 했습니다.

레몬과 파인애플을 믹서기에 넣습니다.

거름망을 통해 나온 쥬스를 컵에 따라 줍니다.

 

 

 

 

1잔에 100NPR(1,000원) 입니다.

새콤시큼하니 아주 시원하고 맛있습니다.

 

 

 

 

타멜지구 블랙야크 매장에서 다시 모인 우리일행은 걸어서 안나푸르나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네팔에서의 마지막 짐을 꾸려야 합니다.

하나둘씩 카고백이 옮겨지고 안나푸르나 호텔에서의 체크아웃이 끝났습니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버스를 타고 호텔을 벗어난 우리 일행은

네팔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점심은 우리나라 '미소야' 같은 음식점이었습니다.

 

네팔음식은 어제 저녁 달밧트 1끼 먹었습니다.

이번 일정에 가장 크게 실망되는 부분입니다.

 

 

 

 

식당관계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제가 금쪽같은 시간을 투자해서 산 림키, 사모사, 모모, 짜파티, 푸리타 등 네팔음식을 골고루 나누어 먹었습니다.

 

맛있습니다.

진작에 이런 네팔 음식들을 먹어야 했습니다. 아쉽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트리부번 공항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그동안 환했던 사람들의 얼굴에는 진한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이제는 정말로 떠날시간입니다.

 

 

 

 

끝까지 함께했던 현지 셰르파인 밍마와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탑승 수속을 했습니다.

 

 

 

 

이렇게 네팔에서의 시간은 끝이 났습니다.

 

 

 

 

네팔 현지시간 오후 4시 53분

우리를 태운 KE696 항공기 네팔 카투만두 트리뷰번 공항에서 이륙을 했습니다.

 

 

 

 

ABC트래킹 일정으로 보냈던

네팔에서의 아쉬운 순간들을 맥주와 기내식으로 달래봅니다.

 

 

 

 

최근 네팔 내 석유 부족 사태로 인해 항공사들이 네팔에서 급유를 받지 못하여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서 중간 급유를 하게 되었습니다.

 

97년도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1달가량 해외봉사활동을 했었습니다.

뛰어내리고 싶었지만... 급유가 진행되는 동안 1시간 정도 기내에서 대기를 하였습니다.

 

 

 

 

급유를 마친 비행기는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을 이륙하여

인천공항에 10월 31일 토요일 새벽 3시 43분에 도착을 했습니다.

 

내 인생에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든 ABC트래킹의 모든 일정이 끝이 났습니다.

 

ABC트래킹 후기 1편부터 8편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마칩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7편 - "볼리 배똥올라"

 

 

"볼리 빼똥올라"는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다음에 또 만납시다"를 의미합니다.

 

 

 

 

실질적으로 ABC트래킹이 끝나는 7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일정은 지누난다 - 시와이 - 포카라 - 카투만두 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날이 밝았습니다.

다른것이 있다면 비가 내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오전이면 실질적인 ABC트래킹을 끝납니다.

그리고 우리 일행은 현지 스텝들과 헤어져 카두만두로 가야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하늘도 우리의 허전한 마음을 알아채고 비를 내려주신 듯 합니다.

종교인은 아니지만, 하느님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은 미역국으로 밥 두공기나 국에 말아 먹었습니다.

저는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힘이 납니다.

 

 

 

 

비가오고 있기 때문에...

 

 

 

 

 우산을 들거나 우비를 입고 시와이로 출발을 시작합니다.

 

 

 

 

ABC트래킹 3일째 지났던 산사태지역을 다시 지나게 되었습니다.

 

 

 

 

 비가오니...

더 주의해서 걸어가야 합니다.

 

 

 

 

하산을 시작한 지 1시간 30분만에

뉴브릿지게스트하우스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합니다.

비는 여전히 소리없이 계속해서 내립니다.

작별을 아쉬워하는 듯 조금씩 울고 있는 듯합니다.

 

 

 

 

비오는 날과 우기(4월~9월)에는

상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주카(거머리)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날 2~3명이 주카(거머리)의 공격을 받으셨습니다.

아프지 않기때문에 바로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선두그룹, 중간그룹, 후미그룹으로 나뉘어 다시 출발을 합니다.

 

 

 

 

모두들 침묵속에서 발걸음만 부산하게 움직이면서 이동을 하고 있습니다.

타카일리호텔(롯지)를 지나 행렬은 계속해서 시와이로 향합니다.

 

 

 

 

아쉬워서... 아쉬워서... 모두들 말이 없어진 듯 합니다.

 

 

 

 

지누난다를 출발한지 3시간 20분만에

오은선 대장과 저를 포함한 선두그룹이 시와이에 도착을 했습니다.

 

시와이의 마리나 레스토랑(롯지)에서 간식을 먹으며 곧이어 도착할 사람들을 기다렸습니다.

점심식사 장소인 아래 롯지로 이동을 했습니다.

 

 

 

 

에베레스트 맥주를 한병 샀습니다.

컵에 따라 벌컥벌컥 들이켰습니다.

 

 

 

 

점심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모두들 가슴속에 말못할 묘한 감정이 솟아드는 것 같습니다.

 

 

 

 

ABC트래킹의 마지막 식사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잔치국수입니다.

 

 

 

 

원래 냉면으로 준비를 했는데...

비가 와서 부랴부랴 메뉴를 바꿨다고 합니다.

 

잔치국수 육수의 맛은 끝내줬습니다.

COOK에게 감사합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팁 전달식이 있었습니다.

아니 그들에겐 팁이 아니라 임금입니다.

 

1인당 70$를 걷어서

포터, COOK 어시스턴트, COOK, 가이드 셰르파, 어시스턴트 셰르파, 밍마 셰르파 에게 임금체계에 맞춰 임금을 나눠주는 것입니다.

 

특히... 너무나도 고생한 포터들이 제일 적은 임금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그들에게 너무 미안하게 생각되었고, 헤어질때 고개를 들어 그들을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정말로 ABC 트래킹이 모두 끝났습니다.

모두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지금 당장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가 이루워지지 않는다고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마십시요.

 

다른꽃보다 먼저 피어난 꽃이 더 먼저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아실겁니다.

이 사실을 아시다면, 세상 어떤 일이든 그리 급히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ABC트래킹을 마친 후, 인생이란 경기는 스피드보다 완주가 중요한 법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시와이에서는 지프로 나야폴까지 이동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역시 울퉁불퉁 비포장 산길에는 지프가 최고입니다만

우리가 탄 지프 지붕에서 카고백 하나가 추락했습니다.

 

 

 

 

카고백을 제대로 묶지 않아서 발생한 사건인데

카고백의 주인은 다름아닌 이상철 셰르파였습니다.

 

 

 

 

뜻하지 않은 지프의 카고백 추락사건으로

우리가 탄 지프가 제일 늦게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두들 그냥 지나친

모디콜라 철교가 있는 브리탄티(BIRETHANTI) Tourist Check-Post에 들리게 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네팔 히말라야(안나푸르나) 트래킹을 위해서는 지역에 따라 Permit(허가서)을 받아야 하고,

 

 

 

 

트래킹하는 여행자의 인적 사항과 코스 등의 정보를 기재한 TIMS(트래킹 정보관리시스템)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의 ABC트래킹은 포타나(2일째 스토리에서 확인)에서 체크인 된 것이고

이곳 브리탄티에서 체크 아웃된 것입니다.

 

 

 

 

브리탄티 Tourist Check-Post 일정으로 일행보다 늦게 나야폴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곳 나야폴에서는 버스로 포카라공항까지 이동을 할 예정입니다.

 

 

 

 

버스안에 타고 있는 일행들의 표정이 어둡습니다.

다시 카투만두로 돌아간다는 기쁨보다 이곳을 떠난다는 아쉬움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비속에 우리가 타고 있던 버스는

꼬불꼬불한 포장길과 비포장길을 번갈아 가면서 힘차게 달려 2시간만에 포카라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공항까지 같이와서 끝까지 카고백을 날라주었던

두 명의 가이드 셰르파에게 제 모자와 손수건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그들과 공유한 마지막 순간의 기억입니다.

 

 

 

 

 

이곳 포카라공항에서 2대의 비행기 나뉘어져

우리 일행은 카두만두로 향했습니다.

 

 

 

 

굿바이 포카라~!!!

 

 

 

 

30여분의 짧은 비행을 마치고

우리 일행은 카투만두에 도착을 했습니다.

 

 

 

 

공항에서 미리 마련된 버스를 타고

카두만두에서의 숙박지인 5성급 안나푸르나 호텔에 도착을 했습니다.

 

 

 

 

한글로 방명록에 글을 남겨봅니다.

 

뚜벅이가 꿈꾸는 세상

문성식 3007호에 숙박하다.

 

사진만 찍고

발자국만 남기고

시간만 죽이고

 

ABC를 다녀와 호텔에 묵다.

모든 여행자는 공정여행 이전에 책임여행을 해야 한다.

 

 

 

 

오늘도 변함없이 눈빠지게 기다리는 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방배정입니다.

방배정이 끝나고 각자의 룸으로 들어가서 샤워를 마치고 다시 홀로 모일 예정입니다.

 

제가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렸던 네팔 전통 식사를 하러 가기 위해서입니다.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다시 안나푸르나 호텔 홀에 모인 우리 일행은

 

 

 

 

네팔 전통식사를 할 카두만두의 식당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습니다.

 

 

 

 

공연도 보면서 네팔 전통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입니다.

 

 

 

 

흐미한 불빛의 입구를 지날때 티카를 찍어줬습니다.

티카(Tika)는 제3의 눈, 마음의 눈, 지혜의 눈을 상징합니다.

 

 

 

 

 

미리 준비된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네팔 전통식이지만...

 

 

 

 

 상당히 고급스럽고

외국인에게 맞춰 약간은 변형된

네팔 전통식 코스요리 식당이었습니다.

 

 

 

 

 

먼저, 럭시(한국 소주와 비슷)와 팝콘이 나왔습니다.

 

두개가 어울리지는 않죠??

하지만 럭시는 정말 맛있습니다.

주전자채 놓고 마셔야 하는데... 리필만 계속해 줍니다.

 

 

 

 

알루(감자)찜 같은 것이 나오면서 공연이 시작됩니다.

 

 

 

 

우리 일행의 테이블과 옆 테이블의 일본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공연에 심취합니다.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색다른 공연이라 빠져들었습니다.

 

 

 

 

공연이 반복되면서... 아주 천천히... 순서대로 달바트(달밧)이 준비됩니다.

 

 

 

 

달(콩스프), 바트(쌀), 따커리(브로컬리 등 야채반찬), 치킨커리, 생선튀김 등이 나왔습니다.

 

인도와 네팔에서 1년여를 원시부족과 함께 생활했던 경험이 있는 제가

일행들의 열렬한 환호속에 현지식 식사법으로 시범을 보였습니다.

 

 

 

 

오른손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마지막 후식으로 나온 더위(요구르트)까지 잊지 못할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제 모습을 보고

현지 가이드 밍마 셰르파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9시가 넘어서 다시 안나푸르나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이곳은 한국이 아니라 네팔이라서 주변 상가들이 늦어도 9시면 다 문을 닫습니다.

소화도 시킬겸 주변을 산책하다가 마땅히 갈 곳이 없어서 다시 호텔로 들어왔습니다.

 

 

 

 

네팔에서의 마지막 밤을 그냥 잘 수 없어서...

저를 포함해 일행 4명이서 호텔 bar로 들어가 럼콕과 맥주를 시켜놓고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호텔 bar의 손님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우리 일행만 남았습니다.

 

제가 영수증을 달라 말한 후,

계산(세금 10%가산, 봉사료 13% 가산된 금액)을 하면서 계산하고 남은 잔돈을 팁으로 주며 말했습니다.

 

12시까지만 먹겠다고... 그러니 그렇게 알라고...ㅋㅋ

어느덧 조용하게 흐르던 음악도 꺼지고 오후 11시 55분쯤 bar를 나왔습니다.

 

아쉽지만... 이제는 자러가야 할 시간입니다.

네팔에서의 마지막 밤도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to be continue.... 마지막 8편이 이어집니다.

바코드의 숲을 걷다.

 

 

주말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지내는 것이 심신에 좋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고독이라는 벗을 깊이 사귀는 일이 잘 사는 삶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에 대전을 출발한 나는

오전 10시쯤 문경새재 도립공원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한적한 주차장에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문경새재 도립공원 안내도를 살펴봤다.

뭐... 여행은 언제나 틈을 만나러 다닌다는 평소 신념처럼

아무생각 없이 이곳에 왔기에 산행코스를 우선 정해야만 했다.

 

 

 

 

주차장-영남제1관문(주흘관)-여궁폭포-혜국사-대궐터-주봉-영봉-꽃밭서들-영남제2관문(조곡관)-영남제1관문(주흘관)-주차장

으로의 산행코스를 정하고 은행나무 사이로 난 문경새재길을 따라 영남제1관문(주흘관)으로 힘찬 발걸음을 옮겼다.

 

 

 

 

문경새재는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 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개로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억새풀이 우거진 고개', 하늘재와 이화령 사이의 고개', '새로 만든 고개' 등의 뜻이 담겨 있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저멀리 석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남쪽의 적을 막기 위하여 숙종 34년(1708)에 설관 하였다는 영남 제1관 또는 주흘관이다.

길이는 동측이 500m, 서측이 400m로 개울물을 흘러 보내는 수구문이 있으며 3개의 관문 중 옛 모습을 가장 잘 지니고 있다.

 

 

 

 

주흘관을 지나 오른쪽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계곡을 따라 여궁폭포로 향하는 숲길은 바코드처럼 쭉 뻗은 전나무가 등산객들을 인도하고 있다.

 

걸어가고 있는 등산객들과 전나무 숲길이 만들어낸 여백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고독이라는 벗과 함께 걷다보니 눈깜짝할 사이에 여궁폭포에 도착했다.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으로 물줄기조차 기대하지 않았는데 가느다란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주변은 온통 메말랐는데... 어떻게 물줄기가... 자연의 신비로움에 다시한번 숙연해진다.

 

 

 

 

높이 20m의 이 장엄한 폭포는 수정같이 맑은 물이 노송의 멋, 기암절벽의 풍치 등과 조화를 이루어 그 경관이 수려하다.

 옛날 7선녀가 구름을 타고와 여기서 목욕을 했다는 곳으로 밑에서 쳐다보면 마치 형상이 여인의 하반신과 같다하여 여궁 또는 여심폭포라 불려지고 있다.

 

 

 

 

여궁폭포를 지나서 주흘산 기슭에 위치한 혜국사가 보이기 시작했다.

앞서가는 등산객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 경사지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혜국사를 지나 아름드리 소나무숲 사이를 따라 오르막을 올라가고 있다.

 

 

 

 

숲길을 걸을때 함부로 밟지 마라.

내가 걷는 발자국이 뒤에 오는 이의 길잡이가 될 것임을 명심하면서 걸어라.

 

 

 

 

혜국사에서 약 1.5㎞ 앞서가는 등산객들의 발자국을 따라 걷고 또 걷다보면

좁은 소로 길이 끝나고 확 트이는 넓은 구릉지가 나오는데 지금은 잡풀과 잡목으로 뒤덮혀 있지만 예전에는 대궐이 있었던 곳으로 전해진다.

대궐터는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행재소(대궐)를 세운 터라는데 이곳에는 샘이 있다.

 

 

 

 

대궐터부터 주봉 하단능선까지는 데크계단을 따라 가야한다.

주흘산에서 일명 죽음의 구간이라고 불리우는 곳이다.

 

 

 

 

혹자들은 900여개, 1,200여개라고 말을 하지만 계단의 수를 세는 것은 무의미하다.

처음엔 굳은 각오로 계단수를 세면서 올라가지만 곧 숨이 차오르고 지치기 시작하면 모든것을 한순간에 잊기 때문이다.

 

 

 

 

죽음의 구간인 데크계단을 쉼없이 올라 주봉 바로 아래에 도착을 했다.

짙은 안개와 간간히 흩날리는 진눈개비로 인해 주변풍광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문경의 진산(鎭山)이기도 한 주흘산은

‘우두머리 의연한 산’이란 한자 뜻 그대로 문경새재의 주산이다.

 

한 예로부터 나라의 기둥이 되는 큰 산(中嶽)으로 우러러

매년 조정에서 향과 축문을 내려 제사를 올리던 신령스런 영산(靈山)으로 받들어 왔다.

 

 

 

 

 

주봉을 지나 영봉까지 능선을 타고 한걸음에 왔다.

 

주흘산 영봉은 높이 1,106m. 소백산맥에 솟아 있다.

서쪽으로 조령천을 사이에 두고 조령산(1,017m)과 마주보며, 포암산(962m)·신선봉(967m)·대미산(1,115m) 등과 함께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경계를 이룬다.

 

 

 

 

주차장에서 영봉까지 2시간밖에 안 걸렸다.

영봉에서 부봉을 거쳐 영남제2관문(조곡관)으로 하산하려 했으나 안개가 더욱 짙어져서 원래 계획대로 꽃밭서덜로 향했다.

 

 

 

 

하산길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식사로 컵라면을 먹었다.

찬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따뜻한 국물이 나도모르게 생각난 것이다.

 

따뜻한 라면국물에 밥도 말아먹고 후식으로 귤과 양갱도 먹었다.

배가 든든하니 발걸음이 한결 더 가벼웠다.

 

 

 

 

산수 수려한 주흘산 깊은 조곡계곡을 따라 하산길이 이어졌다.

 

 

 

 

네 눈은 밝은 해를 알지 못하고,

네 혓바닥은 의로운 말을 하지 못하는구나

눈 없고, 혀 없구나

인간이거든, 눈떠 밝은 세상을 보고

입을 열어 새처럼 노래하라

 

 

 

 

산허리를 돌무더기와 긴 돌로 세워 놓고 그 위에 작고 넓적한 돌을 얹어 마치 장승처럼 세운 곳이 나타났다.

 

 

 

 

이곳이 꽃밭서들인것이다.

오가는 사람들이 소원성취를 위하여 이렇게 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아들을 못 낳는 여인이 여기 와서 빌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다.

 

 

 

 

꽃밭서들을 지나 계곡을 따라 하산하니 영남제2관문(조곡관)이 나왔다.

 

 

 

 

누각은 정면이 3칸 측면 2칸이며 좌우에 협문이 2개 있고, 팔작(八作)지붕이다.

 

영남에서 서울로 통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였던 문경 조령의 중간에 위치한 제2관문으로

삼국시대에 축성되었다고 전하나, 확실한 근거는 없다. 일명 조곡관이라 부른다.

 

 

 

 

이곳에서 문경새재를 따라 걸어가면 된다.

 

문경새재하면 박달나무가 군생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깊은 산에는 박달나무가 야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나 새재의 한양 나들이 길가에 자라서 옛 선비의 정취를 돋우웠던 나무이다.

 

 

 

 

평탄한 흙길인 문경새재길을 따라 걷다보니

조곡관과 주흘관의 중간지점인 용연위에 있는 교귀정에 도착했다.

 

교귀정은 새롭게 도임하는 신임감사와

업무를 마치고 이임하여 돌아가는 감사가 관인을 인계인수 하던 곳으로 용추폭포 옆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큰 산줄기인 백두대간(白頭大幹)이 태백산, 소백산을 거쳐 경상도와 충청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죽령을 지나 대미산, 포암산, 주흘산, 조령산, 희양산, 대야산, 청화산, 속리산으로 이어져 소백산맥을 이루어 나간다.

 

이곳이 영남에서 한양으로 통하는 조선시대의 가장 큰길[嶺南大路]이었던 곳이며 옛날의 유지(遺址)로는 원터, 교귀정, 봉수터, 성터, 대궐터 등이 잔존하고 있다.

조령로의 번성을 말해 주듯 조령로변의 마애비는 관찰사, 현감 등의 공적을 새겨 놓았으며, 주흘관 뒤에는 선정비, 불망비, 송덕비가 비군(碑群)을 이루고 있다.

 

 

 

 

주흘산 조령관문 1관문과 2관문 사이에 위치한 조령원터는

고려와 조선조 공용으로 출장하는 관리들에게 숙식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공익시설이다.

 

 

 

 

어느덧 다시 영남제1관문(주흘관)에 다시 도착을 했다.

임진왜란 뒤에 이곳에 3개(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의 관문(사적 제 147호)을 설치하여 국방의 요새로 삼았다고 한다.

 

 

 

 

이번 주흘산 산행이 마무리 되는 시점이다.

 

 

 

 

눈 가고 바람이 왔다.

늘 그렇듯 풍경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

풍경은 옛일을 기억하지 않는다.

늘 이 순간을 살지.

거친 바람 마다하지 않고.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5편 - "아주르 ABC"

 

 

"아주르 ABC"는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실례합니다. 안나푸르나(A) 베이스(B) 캠프(C)"를 의미합니다.

 

  

 

 

ABC트래킹이 시작된 5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ABC에 가는 날입니다. 가슴이 설레어 기분이 들떠 있습니다.

오늘 일정은 MBC - ABC - MBC - 데우랄리 - 히말라야호텔 - 도반 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화장실을 여러번 들락날락한 끝에

먼동이 채 떠오르지 않은 새벽 4시가 조금 지난 시각에 기상을 했습니다.

 

 

 

 

ABC트래킹을 시작한 후 '단순하고 부지런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잉의 시대를 살다온 우리에게 끊임없이 버리고 지독하게 단순해지는 훈련을 시켜주는 듯 합니다.

 

 

 

 

오늘 새벽 새참은 누룽지입니다. 아침식사는 ABC에서 라면을 먹기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자주 누릉지를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고소증과 추위에는 아주 좋은 음식입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뜨거운 누룽지가 시원함을 느끼게 해 줍니다.

 

 

 

 

"아 시원하다."


외국인들이 들으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말을 연신 내뱉습니다.

저 뿐만아니라 누룽지를 드시는 모든 분들의 입에서 똑같은 말이 나옵니다.

 

 

 

 

 

새벽 5시 50분쯤...

ABC로 향하기 직전에 안나푸르나 남봉과 산맥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아름답습니다. 미러리스(위)와 핸드폰(아래)으로 똑같은 사진을 찍어봅니다.

정말로 소중한 것은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습니다.

 

 

 

 

 

드디어 ABC를 향해 힘찬 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은선 대장, 유라시아트렉 서기석 대표, 탠디 현지 어시스턴트 셰르파, 이정수 도전자, 제가 선두에 섰습니다.

 

 

 

 

자네... 자네... (출발... 출발...)

ABC트래킹 후기 2편 제목입니다.

 

그 뒤를 일렬종대를 이루며 나머지 분들이 따라오고 계십니다.

 

 

 

 

비스따리 자누스 (천천히 걸어가세요)

ABC트래킹 후기 2편 제목입니다.


MBC(3,700m)에서 ABC(4,130m)까지는 약 2km정도 거리이지만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평탄해보이는 길조차도 힘겹게 느껴질 뿐입니다.

선두를 제외한 모두 분들이 연신 가뿐숨을 몰아쉬면서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ABC트래킹을 하면서 다시금 느낀 것은

인간은 육체노동으로 사는게 가장 정직하고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삶은 나에게 주어진 것이지만 인생은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오늘 내 인생에 아름다운 마차푸차레와 안나푸르나 산군들을 들여 놓았습니다.

자연이 저에게 준 선물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MBC를 출발한지 1시간이 지났습니다.

오은선 대장과 서기석 유라시아트렉 대표가 먼저 ABC로 향했습니다.


지병이 있으신 이정수 도전자가 다리에 통증을 호소합니다.

상당히 놀랐지만, 잠깐의 휴식을 통해 이내 괜찮아지셨습니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결국 탠디 어시스턴트 셰르파와 제가 이정수 도전자를 호위하면서

선두에서 ABC까지 함께 걷지 않은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살얼음이 언 계곡옆으로 길이 ABC까지 이어집니다.

 

단단한 돌이나 쇠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깨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물은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깨지는 법이 없습니다.

물은 모든 것에 대해서 부드럽고 연한 까닭입니다.

ABC에서 발원한 이 골짜기의 물을 보면 그 앞에 있는 모든 장애물을 대해서

스스로 굽히고 적응함으로써 줄기차게 흘러 드디어 모디콜라가 되는 것입니다.

 

 

 

 

 

저 멀리 ABC가 눈에 들어옵니다.

잠깐씩 멈춰서서 사진도 찍어봅니다. 사진마다 예술작품입니다.

 

 

 

 

걸으면 걸을수록 산소가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드디어 ABC에 도착을 했습니다.

 

 

 

 

MBC에서 출발한지 1시간 30분이 지난 오전 7시 30분!!!

신체 건강한 정상인들도 쉽지 않은 트래킹 코스인데.. 아무런 사고도 없이... 저와 함께 제일 먼저... 이정수 도전자가 도착을 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신 이정수 도전자에게 큰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등산, 등반, 트레킹에는 싸우는 상대도 없고, 심판도 없습니다.

산을 오르는 것은 경기가 아니라 단지, 나 자신과의 싸움이 있을 뿐입니다.

 

 

 

 

 

15년만에 ABC 주변을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인생을 바꾸는 것은 엄청나게 큰 일들이 아니라

평소에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던 사소한 것들이 때로는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대변수로 등장합니다.

 

 

 

 

 

아무런 준비도, 대책도 없이... 젊음의 패기만을 가지고 15년전 이곳 ABC를 방문했습니다.

그날의 그 경험이 지금 제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대변수 역할을 했습니다.

과거의 풍요로운 경험이 오늘을 지탱해주고 미래를 살게 만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ABC가 반가웠던지 오은선 대장이 환화게 웃고 있고,

블랙야크 부부셰르파로 유명한 이상철, 김태양 셰르파는 연신 기념촬영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올라올때까지 ABC의 롯지에서 따뜻한 생강차도 마시면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1시간 정도 더 지난 8시 45분...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걱정했던 박정옥 도전자도 도착을 했습니다.

모든 분들이 ABC에 도착을 한 것입니다. 다행입니다. 한명의 낙오자도 없습니다.

 

 

 

 

 

아침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라면입니다.

찬밥을 비롯해 김치와 깍두기가 테이블에 놓이고 드디어 라면이 나왔습니다.

 

 

 

 

냄새 죽이고... 비줄얼 죽입니다. 라면을 먹는데... 갑작스럽게 ABC가 울음바다가 되어버렸습니다.

혹자는 라면(신라면)이 매워서 그렇다는데... 무탈하게 모두 ABC에 와서 저절로 눈물이 흐른것 같습니다.

 

 아마도 기쁨에 눈물일겁니다.

 

 

 

 

 

ABC 트래킹 일정 중 오은선 대장 선두에서 가장 오랜시간 이동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침식사로 라면을 맛있게 먹은 후 단체사진을 찍으로 이동하기 직전에 오은선 대장과 함께 안나푸르나 산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사진과 ABC에서의 단체사진은 내 인생의 또다른 추억사진으로 남을 것입니다.

 

 

 

 

ABC에서의 추억이 깃든 단체사진을 찍고...

박영석, 신동민, 강기석 추모비가 있는 곳으로 제일 먼저 이동을 했습니다.

 

 

 

 

천상에도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을 그대들이여!


그들앞에 먼저 소주 한잔 따라 올렸습니다.

잠시후, 모든 분들이 모여서 그들을 기리는 묵념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들은 걷지 않은 길을 떠난 사람들입니다.

 

 

 

 

 

걷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


노랗게 물든 숲속에 둘로 가라진 길.

이 한 몸 한꺼번에 두 길을 갈 수 없어

섭섭히 여기며 오랫동안 서 있었네

길이 휘어 덤불로 사라지는 곳까지


이윽고 다른 쪽을 걸으니 역시 아름다운 길

풀이 무성하고 인적이 덜해

마음이 그쪽으로 더 끌린 걸까

하기야 지나다닌 흔적으로 말하자면 두 길이 거진 같았었지


그날 아침 두 길 모두 잎이 덮여 있었는데

아직은 아무도 걸은 자국 없었지

어쩌랴, 첫째 길은 훗날 걸을 수 밖에

하지만 길이 길로 통하는 세상이니

그 길을 걷게 될 날 기약 없었네


멀고먼 훗날 어딘가에서

한숨지며 오늘 일을 말하고 있으리라

숲속에서 두 길이 갈라졌는데

인적이 덜한 길을 택했었기에

오늘의 이 운명이 정해졌다고

 

 

 

 

 

짧았던 ABC에서의 순간과 아름다운 산맥들을 뒤로하고 이제는 하산을 해야 합니다.

ABC트래킹을 하면서 내가 배운 것은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냥 사는 것과 건강하게 사는 것은 다릅니다.

삶의 길이는 현대의약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삶의 깊이는 조절할 수 없습니다.


옛 조상들은 밭에 콩을 심을때, 반드시 콩알을 세알씩 심었다고 합니다.

하나는 땅 속의 벌레들을 위해서이고, 또 하나는 새와 짐승들의 몫으로,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벌레, 새, 짐승, 사람은 모두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동반자라는 것을 ABC의 대자연속에서 새삼 되새겨봅니다.

 

 

 

 

 

본격적인 하산길에 접어들었습니다.

물론 오은선 대장, 서기석 유라시아트렉 대표, 제가 선두에 섰습니다.

 

 

 

 

 

고소증은 고도를 낮추면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아마도 모두들 서서히 고소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MBC를 지나 데우랄리까지 거침없이 걸어갔습니다. 그래서 하산길의 사진은 별로 없습니다.

 

 

 

 

 

오후 12시 15분에 데우랄리에 도착을 했습니다.

올라갈때에 비하면 2배의 시간을 단축한 것입니다.

하산길이라 그런지 모두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할 뿐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점심식사로 자장밥을 먹었습니다.

네팔에서... ABC트래킹을 하면서... 정말로 한국음식 제대로 먹고 갑니다.ㅋㅋ

 

 

 

 

점심식사 후... 하산은 계속되었습니다.

이제는 오은선 대장과 저 둘만이 선두에서 거침없이 하산을 하고 있습니다.

 

 

 

 

오후 3시 40분... 사소한 대화를 나누면서 걷다보니 어느덧 오늘의 목적지인 도반에 도착을 했습니다.

가장 먼저 도착해서 제일 먼저 뜨건물로 샤워를 했습니다. 뜨거운 물 이용은 150NPR을 주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방배정이 끝나고... 한두 사람씩 모이다 보니 어느덧 술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그동안 숨겨두었던... 아니 아껴두었던... 한국 소주가 나타났습니다.

이 파티는... 저녁식사 후 늦은 밤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못처럼 환한 얼굴로 큰소리 내면서 웃었던 밤이었습니다.


이제... ABC트래킹 일정도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언제 지나가나 했던 시간들이 벌써 과거형이 되어버렸습니다.


to be continue.... 6편이 이어집니다.

대간의 중심에서 일사천리를 탐하다.

 

 

 

 

황악산은 산림청 및 블랙야크 선정 100대 명산이자, 백두대간의 중심에 우뚝 솟아 높이가 1,111m(일사천리)인지라

이산에 오르면, 원하는 바가 '일사천리'로 이루어진다하여 이를 바라는 염원에 신년산행지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2016년 1월 2일 토요일 오전 7시.

대전시청에서 마모트 랩핑버스를 타고 황악산으로 향했다.

대전토요산악회 분들과 3개월만에 함께하는 2016년 신년산행이다.

 

 

 

 

오전 8시 20분.

금강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우두령에 도착했다.

안전산행을 위해 모두가 모여 신나는 체조의 시간도 가졌다.

 

 

 

 

소머리처럼 생겼다 하여 우두령이라 불리는 산행 들머리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우두령은 소백산맥의 대덕산에서 동쪽으로 가야산 방면으로 뻗는 지맥 중의 국사봉과 수도산과의 안부에 위치한다.

남북방향의 고개로 북사면은 낙동강의 지류인 감천의 상류계곡과 통하고, 남사면은 낙동강의 지류 황강의 상류하곡과 이어진다.

 

 

 

 

오늘 산행은

우두령 ~ 삼성산 ~ 여정봉 ~ 바람재 ~ 신성봉 갈림길 ~ 형제봉 ~ 황악산 ~ 직지사 갈림길 ~ 직지사(주차장)까지 약 14.5km의 코스이다.

 

 

 

 

 

겨울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등산로 양쪽에 늘어선 노송과 참나무가 하늘을 덮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평평하고 완만하며 비단같이 부드러운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니

우두령을 출발한지 1시간도 안되어서 삼성산에 도착을 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엷은 미세먼지로 산맥의 풍경이 맑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백두대간의 중심이라는 말이 무색치 않게 서쪽으로 민주지산, 삼도봉, 덕유산, 남쪽으로 수도산과 가야산이 보였다.

 

 

 

 

높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석산이 아닌 육산이어서

선두, 중간, 후미가 큰 차이없이 산행속도가 비슷하여 여정봉에 다 함께 모이게 되었다.

 

 

 

 

 

눈길에 넘어지면서도 아무런 사고없이 여정봉을 내려오니 저멀리 황악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해발 1,111m 황악산을 중심으로 백운봉, 신선봉, 운수봉이 치솟아 직지사를 포근히 감싸준다.

 

 

 

 

예로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원래는 황학산이라 불렸다고 한다.

높은 봉우리라는 뜻에서 '악(岳)'자를 섰으나, 높은 산임에도 석산이 아닌 육산이어서 흙의 의미를 담은 '황(黃)'자를 붙였다 한다.

 

 

 

 

"아이젠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바람재로 향하는 내리막길에서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다.

 

 

 

 

모두들 짧은 거리라 그냥 내려가기 시작했다.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음지라 그런지 생각보다 무척이나 미끄러웠다.

 

 

 

 

 

"2016년 안전산행을 위하여..."

 

무사히 바람재에 도착한 대전토요산악회 사람들은

케익과 샴페인으로 신년 기념산행을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바람재에서 형제봉까지 1.5km이지만

0.7km를 급경사지를 올라가야 하기에 이번 산행코스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코스이다.

 

천천히 가뿐숨을 고르면서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옮겼다.

 

 

 

 

 

 

형제봉을 지나 황악산 정상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갔다.

옛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이라고 불렀으나 직지사의 현판 및 택리지에는 황악산으로 되어 있다.

 

 

 

 

 

백두대간의 중심인 황악산 정상에서 한동안 말없이 주변을 둘러봤다.

 

우리민족 고유의 지리인식체계이며 백두산에서 시작되어

금강산, 설악산을 거쳐 지리산에 이르는 한반도의 중심 산줄기에 내가 지금 서 있다.

 

 

 

 

왜 보려고 하는가?

왜 들으려 하는가?

왜 알려고 하는가?

왜 생각하려는가?

왜 입을 열려고 하는가?

왜 주먹을 쥐려고 하는가?

.

.

.

하나를 보면 둘을 보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소리를 들으면 뜻을 알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알게 되면 감정이 격하게 마련이다.

생각을 하면 절규하게 마련이다.

주먹을 쥐면 부수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뛰면 몸을 다치게 마련이다.

 

 

 

 

황악산 정상 옆 헬기장에서

겨울의 따뜻한 오후 햇살을 받으며 점심을 먹은 후 생각에 빠졌다.

 

2016년 나의 키워드(key word)는 '희망'이다.

 

'simple life, high thinking'

물질생활을 간소하게 할수록 인간정신은 충족되고 높이 솟을 수 있다.

 

티가 있다는 것은 눈에 티가 끼어 있다는 뜻이며, 밖에 있는 티를 못 보는 것은 마음의 눈에 티가 끼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맑으면, 마음의 거울에 티가 없으면, 눈으로 보는 밖의 객체의 아무리 작은 티도 다 보인다.

 

 

 

 

조금밖에 남지 않은 눈쌓인 등산로를 내려와 직지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계절은 눈쌓인 겨울에서 낙엽이 떨어진 가을로 역행하고 있었다.

 

 

 

 

울창한 소나무, 참나무 숲과 깊은 계곡에 옥같이 맑은 물,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설화가 아름답게만 보였다.

 

 

 

 

 

조선시대 사명대사가 출가하여 득도한 절로 유명한 직지사에 도착을 했다.

겨울이지만 봄날같은 산행이 이렇게 끝났다.

 

 

 

 

2016년 신년산행을 자축하는 즐거운 뒤풀이 시간을 가진 후 우리는 대전으로 출발했다.

 

Happy New Year

2016년 새해에는 행복가득,

사랑가득한 한 해가 되길 희망합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3편 - "데레 미또차"

 

 

"데레 미또차"는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매우 맛있습니다."를 의미합니다.

 

 

 

 

본격적인 ABC트래킹이 시작된 3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일정은 란드록 - 지누난다 - 촘롱 - 아래시누와 - 위시누아 - 뱀부 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오늘도 룸메이트인 박종의 셰르파와 저의 기상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조용한 새벽녘에 몸의 뒤척임을 감지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말을 합니다. 깼어?? 그럼 불키지 뭐!!

저녁부터 이어진 옆방의 코고는 소리는 새벽까지 계속 요란하게 울립니다.

 

 

 

 

네팔에서의 첫날과 마찬가지로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깨어났습니다.

한국시각으로는 오전 6시가 넘었으니... 아직까지는 몸이 한국시각을 기억하는거 같습니다.

 

층간 및 층벽 소음이 심한 롯지에서 우리의 이른 기상은 곧 알람시계처럼 울려펴집니다.

모두에게 미안합니다. 하지만, 새벽 밤하늘의 별과 웅장한 안나푸르나 산맥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가만히 누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오전 6시쯤 아침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젯밤...

소주, 맥주, 창(네팔 전통술-한국막걸리와 비슷)을 섞어 마신 사람들의 속을 풀어줄 북어국이 나왔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한국에서 해장국은 돈주고 사먹는 음식일 뿐입니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은 후

치카치카... 양치를 하고 있는데 주변이 상당히 소란스럽습니다.

이유는... 저멀리 안나푸르나 산맥이 보이자마자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15년전... 이곳 네팔에서 깨달았던 것이 있습니다.

순간을 놓치면 안됩니다. 순간이 평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V자로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오늘 출발이 아주 좋습니다.

 

 

 


 

우리의 소란스러움이 텐트로 전달된 듯 합니다.

내내 조용한 침묵만을 유지하던 텐트에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출발준비를 마친 나는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굿모닝!!! 나마스테!!! 소리없는 메아리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크게 외칩니다.

 

 

 

 

블랙야크 히말라야 트레킹

오전 7시. 오늘 트래킹의 첫발을 내딛기 전에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대체 왜?? 설렘때문인가요??

 

블랙... 야크... 히말... 라야... (중략) 유라... 시아...
힘찬 구호도 외쳐봅니다. 언제나 마무리는 유라... 시아...가 됩니다. 그 이유는 다녀오신 분들은 다 아시겠죠??

 

 

 

 

 

 

란드룩 마을을 벗어나 포터의 뒤를 이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출렁다리를 건너갑니다.

도처에 산재되어 있는 출렁다리는 ABC트래킹의 색다른 볼 거리를 제공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장난은 금물...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건너기 보다는 몇명씩 분산되어 안전하게 건너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렁다리 만큼 ABC트래킹 도처에서 볼 수 있는 폭포는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웅장하게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의 경의로움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 색다른 분위기의 트래킹이 시작되었습니다.

란드룩과 지누난다의 중간쯤에 위치한 롯지를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이곳 롯지에서 화장실도 가고... 쵸코바, 사탕 등도 먹으면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저는 그냥 휴식을 취하면서 탠디 어시스턴트 셰르파와 셀카를 찍었습니다.

 

 

 

 

어디선가 나타납니다.

어느 롯지나 꼭 있다는 그거... 바로 '개'입니다.

무슨 개들이 낯선 사람이 나타나도 전혀 짖지를 않습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끝까지 초코바를 노려보고 있는 검둥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개실망일겁니다.ㅋㅋ

 

 

 

 

 

휴식을 마치고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작게 들리던 물줄기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립니다. 아마도 큰 물줄기가 있는 듯 합니다.

 

 

 

 

 

아하... 다름아닌 모디콜라였습니다.

모디콜라를 건너기 위해서는 너울이 심한 큰 출렁다리를 건너야 지누난다로 갈 수 있습니다.

사람이 지나갈때마다 출렁다리가 더욱더 거세게 흔들립니다.

개인적으로 스릴이 있다기보다는 놀이동산에서 안전띠 없이 청룡열차를 타는 기분입니다.

 

 

 

 

더 놀라웠던 사실은 모디콜라 옆에서 야영을 하고 있던 외국인을 출렁다리를 건너며서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그들이 보기엔 출렁다리를 건너는 우리가 재미있었을 겁니다.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를 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모두들 안전하게 출렁다리를 건너왔습니다.

짧지만 강력했던 긴강감이 ABC트래킹에 묘미를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출렁다리에서 경사진 계단을 올라섰습니다.

 

 

 

 

 

계곡넘어 산능선에 위치한 지누난다가 눈에 들어옵니다. 다 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습니다. 지진으로 인해 주변 곳곳이 산사태가 발생하여 위험한 곳이 한두곳이 아닙니다.

 

정말로 조심해서 이곳을 지나야 합니다. 다시 긴장감을 느낍니다.

마침내 모두들 안전하게 산사태지역과 계곡의 나무다리를 건넜습니다. 이제부터 안심이 됩니다. 휴~!!!

 

 

 

 

 

 

9시 37분. 란드룩에서 출발한지 2시간 30여분만에 지누난다에 도착을 했습니다.


출렁다리와 산사태지역을 통과하면서 다들 긴장을 했었는지...

지누난다에서 오랜시간 휴식을 취합니다.(사실... 포터의 움직임보다 우리가 빨라서 오래 쉬었습니다.)

 

 

 

 

 

 

뜨거워진 햇살과 급경사지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누난다에서 점심식사 장소인 촘롱까지는 끝없는 오르막입니다. 결코 쉽지많은 않은 길입니다.

 

 

 

 

정말로 개부럽습니다. '개팔자 상팔자'입니다.
돌담위에서 한가롭게 낮잠을 즐기고 있는 개가 오늘따라 왜이리 부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끝이 없어 보이던 오르막에 올라서니...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여기가 촘롱입니다. 한국식으로 잘못 발음하면 촘놈이 되니 유의해야 합니다. ㅎㅎ

(전 참고로 대전광역시민으로 도시놈이지만... 도시촌놈이라 불리우는게 더 좋습니다.)

 

 

 

 

 

그동안 내가 누렸던 모든 물질문명이 주는 즐거움을 잊고

산에서의 간결한 생활이 주는 충만함을 현지인의 수공예품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감동적입니다.

 

  

 

 

 

11시 40분이 조금 지난 후... 촘롱의 KALPANA GUEST HOUSE에 도착을 했습니다.

 

첫날의 제 모습을 보고

이제는 등산화를 벗고 슬리퍼를 신거나... 맨발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모두에게 아주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오늘 점심은 라면입니다.

라면을 먹기 위해서 너무나도 긴 시간(1시간 20분정도)을 기다려야 했지만... 맛있게 끓여준 COOK에게 감사의 말을 남깁니다.

 

데레 미또차... (매우 맛있습니다.)

 

 

 

 

출렁다리까지는 2,980개의 계단(밍마 셰르파의 말에 따르면...)을 내려가야 합니다.

 

 

 

 

 

발음에서 한국식 촌놈과 비슷한 촘롱은 마을 전체에 똥냄새가 아주 많이 퍼져있습니다.ㅋㅋ
그리고 다양한 동물들의 똥이 계단에 분포되어 있기에 아주 주의해서 걸어야만 폭탄이 터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촘롱에서 시누와(아래시누아, 위시누아)까지는 출렁다리를 기준으로 내리막과 오르막의 포물선 길을 따라 걸어야 합니다.

점심을 먹고... 한없이 내려갔다가... 또 한없이 올라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헥헥~~!! 저절로 숨이 찹니다.

 

 

 

 

아래시누아에 도착하기전 조금만 롯지 벤치에 사람들이 열을 맞추어 앉아 있습니다.

무뎌진 발걸음을 중력이 계속해서 끌어당기고... 배낭은 한 없이 무겁게만 느껴지니... 오르막길을 올라오느라 힘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출된 단체사진 행렬에... 사진을 찍어봅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 본사팀의 플랜카드... 역시 기회는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입니다. 굿입니다.~ 굿!!!

 

 

 

 

 

 

 

오후 2시 50분... 아래시누아와 도착을 했습니다.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발의 피로도 다시금 풀어봅니다.

따뜻한 밀크티를 마시면 오랫동안 휴식을 취해 봅니다.

 

 

 

 

 

잠깐동안 현장독서라는 사진을 찍기 위해... 신승민 셰르파와 모든 사람들의 야유를 들으면서 포즈도 취해봅니다.

ABC트래킹을 왔는데... 책을 가져온 것은 저 하나뿐이었습니다. 역시 대단한 뚜벅이입니다. 자화자찬!!!

 

 

 

 

 

아래시누아에서 이제는 다시 이동을 시작합니다. 다시금 오르막에서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모두 지쳤다는 뜻입니다.

생각보다 오늘 뱀부까지의 길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실제로 멀었습니다. 어둠이 주변에 깔리고서야 도착했으니까요!!

 

 

 

 

위시누아에서는 아예 행렬이 나뉘었습니다. 선두, 중간, 후미로... 벌써 오후 4시가 넘었습니다.

위시누아에서 뱀부까지는 2시간 가량 걸린다고 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덜 걸렸지만...

큰일입니다. 현저히 움직임이 더 둔해지고 있는 박정옥 도전자가 걱정입니다.

 

 

 

 

 

박정옥 도전자는 고산병은 아니지만... 약간의 탈수증세가 있었습니다.

물론 다음날... 고산병으로 여러사람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지만... 이날은 확실히 탈수증세였습니다.

 

현지 가이드 셰르파, 김종률 도전자 그리고 제가 박정옥 도전자와 함께 후미로 천천히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갈길이 멀고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점점 더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은 저 또한 어쩔수 없었습니다.

 

 

 

 

대나무가 많아서 뱀부(bamboo)라고 불리는데... 주변에 대나무가 무성하게 나타나도 뱀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큰일인 것은... 내리막 길은 그나마 본인 스스로 움직이면서 내려오는데...

오르막 길은 전혀 움직일 수 없어, 제가 스틱을 잡고 리어카 끌듯이 끌고 올라오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걷기를 1시간 30분...
서로의 온몸에 식은땀이 흐리고 발걸음이 한없이 무뎌질때 쯤

주변의 어둠을 흐미한 불빛이 비추고 있는 뱀부에 드디어 도착을 했습니다.

 

다왔다. 다왔어!!!

살았다. 살았어!!!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쏟아집니다.

오늘 하루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내일이 걱정됩니다.(실제로 염려가 현실이 되었지만...)

 

 

 

 

방배정을 끝난 후 뜨거운 물로 샤워를 마친 나는... 긴장이 풀렸던지 졸음이 몰려왔습니다.

저녁식사 전후로 간단하게 소주를 마신 후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날 밤 뱀부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습니다.

 

to be continue.... 4편이 이어집니다.

한라산 산행 - 충청 Sherpa와 함께하는 도전

 

 

 

 

 

 

 

 

 

 

 

 

 

 

 

 

 

선발대로 제주에 먼저 도착한 충청세르파 3명(김창현, 문성식, 서정필)이 먼저 서귀포에 도착했습니다.

이중섭 거주지 및 거리, 자구리 해안, 정방폭포, 작가의 산책길 등을 탐방하면서 나른한 오후를 여유있게 보내고 있습니다.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탐방후 숙소인 서귀포수련원 바로 앞에 있는 평화식당이라는 곳에서 전복뚝배기에 한라산 소주한잔 마시면서 일행을 기다립니다.

 

 

 

 

저녁 7시가 넘어서야 "충청 Sherpa와 함께하는 도전" 2015년 마지막 이벤트인 한라산 산행을 위해

4인의 충청 Sherpa(김창현, 문성식, 서정필, 이장원)와 6명의 명산100 도전자(김종률, 민경두 ,박정옥, 배순이, 이승희, 정안수)가 서귀포 수련원에 모였습니다.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서 구입한

회(참방어)

전복

모닥치기

야채와 김

등으로 간단한(??) 만찬을 준비하여 완등 축하파티를 미리 열었습니다.

 

 

 

 

 

 

배순이(98좌), 이승희(99좌) 도전자님은 다음날 명산 100 완주를 백록담에서 하실 예정입니다.

시작을 잘 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끝을 잘 맺는 사람들은 적습니다. 명산100 완주자들은 정말로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12월 16일(수) 6AM.

한라산 산행을 위해 완전군장(??)을 갖춘 10명의 사람들이 새벽부터 서귀포 시내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불꺼진 거리를 헤메는 이유는 단지 아침밥을 먹기 위해서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숙소에서 가까운 식당에서 순대국밥으로 아침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아침을 먹은 후 서귀포 동문로터리에서 버스를 타고 성판악에 도착을 했습니다.

산행준비를 하고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간간히 불고 있는 약간 흐린 날씨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 좋았습니다.

 

 

 

 

 

 

산행이 시작되자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것보다 훨씬 좋기에 기쁜 마음으로 눈을 맞으면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숲속에 들어서니 차가운 바람도 약해지고 몸에서 열도 나고 해서 모두들 두꺼운 겉옷을 벗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이 더 많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등산로 주위에 가득한 조릿대는 이미 눈으로 덮여 한폭의 그림이 되어 버렸습니다.

속밭대피소 바로 아래 삼나무군락지를 지날때는 한박눈으로 변해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도 힘들었습니다.

 

 

 

 

 

 

이윽고 속밭대피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한것도 사실입니다.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아이젠을 착용하고 진달래밭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끝없이 쏟아지는 눈들이 그들의 어깨를 누르는 듯

모두의 발걸음이 조금씩 더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꽃을 심어야 꽃밭에 여백이 생깁니다.

오늘은 눈이 내려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에 여백이 생겼습니다.

 

 

 

 

 

진달래밭에 다달를수록

정면을 똑바로 보기 힘들정도로 차갑고 매서운 바람과 함께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서둘러서 진달래밭으로 향했습니다. 헉헉~ 숨이 차 오릅니다.

 

 

 

 

 

오전 10시 20분.

힘겹게 진달래밭에 도착을 했습니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이 현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기상악화로 통제된 것입니다.

물이 홍수가 된다고 물을 나무랄 수 있나?

흙이 무너져 사태가 난다고 흙을 나무랄 수 있나?

 

 

 

 

 

 

진한 아쉬움이 우리의 가슴속에 남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라산 동능정상으로 발걸음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포기는 우리에게 상당한 힘을 부여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상황을 주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든 원할때 다시 한라산을 찾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으니까요!!!

 

 

 

 

 

 

 

성판악 코스로 다시 하산하면서 새햐안 설산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정상등정을 못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이른 아침에 출발한 성판악 탐방센터에 다시 도착하여 이날의 산행을 정리합니다.

서울에서 오신 도전자분들과 여기서 아쉽지만 작별의 인사를 하면서 다음을 기약해봅니다.

충청세르파 4명(이장원, 김창현, 문성식, 서정필)은 다시 시외버스를 타고 서귀포 수련원에 도착합니다.

 

 

  

 

 

저녁을 해결하기 위하여 서귀포 수련원 근처의 "덕성원"이라는 중국음식점을 방문합니다.

사천짜장, 해물짬뽕, 탕수육 등을 포장하여  숙소인 "서귀포 수련원"에서 충청세르파분 4명이 성대한 만찬과 함께 오붓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2편 - "자네 자네"

 

 

"자네 자네"는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출발, 시작"을 의미합니다.

 

 

 

 

본격적인 ABC트래킹이 시작된 2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포카라 - 칸데(ABC트래킹 시작) - 오스트리아캠프 - 포타나 - 데우랄리 - 톨카 - 란두룩

으로 진행된 ABC트래킹 후기 2편 - "자네 자네"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네팔에서의 둘쨋날이 밝았습니다.

시차때문인지 새벽 3시 조금 지난 시각에 기상을 했습니다. 한국시간으로는 오전 6시가 넘은 시간입니다.

 

 

 

 

 

 

룸메이트인 박종의 셰르파와 새벽녘 별도 구경을 하면서 룸외부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셔봅니다.

남들이 보면 새벽에 미친놈 소리듣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주 즐거우면서 조금은 소란스럽게 아침을 맞았습니다.

 

 

 

 

 

 

어둠이 거치면서 Fish Tail Lodge 다이닝룸 옆 야외전망대에서 마차푸차레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차푸차레는 세계 3대 미봉 중 하나로서 '생선꼬리'라는 뜻으로 네팔인이 신성시여겨 등반을 할 수 없는 봉우리 입니다.

저희가 묵은 Fish Tail Lodge는 마차푸차레의 뜻을 품고 있는 휴양지입니다.

 

 

 

 

 

 

뷔페식으로 네팔에서의 두끼째를 해결하고 카고백과 배낭에 짐을 꾸려

아침 7시 40분 Fish Tail Lodge 전용뗏목을 타고 나와 준비된 봉고 차량으로 ABC트래킹을 위해 칸데로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룰루랄라~~

어제(첫날)와 다르게 오늘은 차량 3대로 나뉘어 ABC트래킹이 시작되는 칸데로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여유로운 차량탑승 공간과 주변풍경에 만족하면서 이동이 시작된 10여분 후... 갑작스럽게 차가 멈춰 섰습니다.

 

 

 

 

 

 

우리는 이유도 모른체 즐거운 마음으로 차에서 내렸습니다.

지나가는 양떼의 모습도 보고 사과도 구매하면서  마을 이곳저곳을 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 멀리 보이는 안나푸르나 산맥(왼쪽)과 마차푸차레(오른쪽)의 모습에 감탄하며 우둑커니 서서 감상을 했습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멈추는 것이 반복되다보니

뭔가 일이 생겼구나 모두들 걱정의 눈빛이 역력했습니다.

 

 

 

 

오은선 대장을 비롯해 우리가 탄 봉고가 시동이 꺼지더니 중간 중간 계속해서 멈추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다른 2대의 차량을 먼저 보내고 우리가 탄 차량은 도로 한 쪽에 멈춰서 버렸습니다.

 

 

 

 

 

 

차는 멈췄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주 자연스럽게 인근의 차집(??)에 들어가 밀크티 5잔을 시켰습니다.

15년이 지났지만... 1년이 넘게 인도와 네팔에서 제 삶을 살았던 것이 저에게 자연스러움을 준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네팔에서의 첫 차인 밀크 티(인도식으로는 짜이)를 현지식으로 뜨겁게 대접을 했습니다. 1잔에 30NPR로...

 

 

 

 

밀크 티를 마시고 2분이면 온다는 차량(?? 실제로 20분 걸림)을 기다리는 동안...

정말로 희귀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바로 장례식입니다.

 

저는 인도와 네팔에 살면서 여러번의 결혼식과 장례식을 경험했었습니다. 그래서 별로 색다른 것이 없었는데...

함께한 오은선 대장님은 10여년의 등반과정 중에서 처음 보신다면 놀라셨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네팔의 장례문화(화장)에 대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1. 유가족들이 시신을 들여오는 것으로 장례문화는 시작됩니다.(시신은 붉은색 계열의 옷을 입힌니다.)

2. '화장을 한다'는 것은 우리들의 몸이 자연의 다섯가지 원소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공간, 공기, 불, 물, 흙)

3. 시신을 들고 생의 흐름을 나타내는 시계방향으로 세바퀴 돌고 난 후 화장대 중아에 올려 놓습니다.

4. 연장자가 돌아가셨을 경우 존경의 표시로 발에 이마를 맞춥니다.(자신의 가장 높은 부분을 상대의 가장 낮은 부분에 맞춥니다.)

5. 마침내 죽은자의 입에 '첫불씨'가 놓여지고 '사제'에 의해 나머지 의식이 진행됩니다.

6. 시신이 다 타면 흰천에 잔해를 싼 다음 강물에 던집니다.(더 좋은 곳으로 갔다고 믿기 때문에 유가족은 울지 않습니다.)

 

 

 

 

저도 잠시 헷갈렸지만... 이곳은 한국이 아니라 네팔입니다.

당장 내가 어떻게 할 수 없기에 느긋하게 기다리면 됩니다.

2분이면 다른 차량이 온다던 우리 봉고차의 어린 기사가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습니다.

이 모습에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짓고 말았습니다.

 

 

 

 

20여분이 지난 후 먼저 갔던 다른 봉고차가 다시 우리를 태우러 왔습니다.

카고백을 옮기고 우리가 다시 차량에 탑승해서야 칸데로 이동을 다시 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깨닫지만... 세상은 내가 원하는 데로 바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앞선 차량에 비해 근 40여분 늦게 칸데에 도착을 했습니다.

현지 포터와 가이드 등의 소개를 끝으로 본격적인 ABC트래킹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인근 광고판에 15년전 명성을 떨치던 인도의 무비스타 샤룬캰의 광고가 게시되어 있어 놀랐습니다.

단체사진을 찍고... 본격적으로 ABC트래킹을 시작합니다.

 

"자네 자네"

(출발... 시작...)

 

 

 

 

 

 

칸데 마을길을 따라 시작된 ABC트래킹은 순조롭게 시작되었습니다.

주변에 대나무로 만들어진 마을의 놀이기구인 그네를 보면서 함박웃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Trekking'이라는 단어는 원래 남아프리카의 네덜란드계 주민인 보어인의 언어 'Trek'에서 왔습니다.

이 말은 '우마차를 타고 여행하다'라는 뜻입니다. 달구지를 타고 정처없이 집단이주한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그후 1960년대 네팔 정부가 히말라야 관광상품으로 내놓으면서 'Trekking'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제 시작이라서 아직까진 모두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습니다.

칸데에서 함께한 검은 개 한마리가 포타나까지 함께 했습니다.

이 검은 개는 경사길에서는 사람보다 더 헥헥거리더니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에서는 헐벌나게 물을 들이키는 개였습니다.

한마디로 개고생 제대로 하는 견공이었습니다.

 

 

 

 

 

 

칸데를 출발한지 1시간 10여분만에 오스트리아 캠프에 도착을 했습니다.

제가 꿈꾸던 트래킹입니다. 충청 백패킹 셰르파인 저로서는 아주 이상적인 트래킹의 모습입니다.

 

 

 

 

선두 가이드 셰르파인데... 제가 이름을 까먹었습니다.

저에게 네팔말도 잘 알려주고 재미나게 선두에서 트래킹을 같이 했는데... 정말 미안합니다. 제가 기억력이 떨어져서...

 

참고로... 여동생이 한국에 시집을 와서 아들 1명, 딸 1명을 두고 서울에 산다고 말했습니다.

본인도 꼭 한국에 오고 싶다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근데... 나이는 저보다 6살이나 어렸습니다. ㅋㅋ 제가 동안이죠??

 

 

 

 

오스트리아 캠프 인근에는 직접 배틀로 숄을 짜서 판매하는곳이 있습니다.

가격은 흥정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올라갈수록 판매하는곳은 많으나 직접 만들어서 파는곳은 없습니다.

 

 

 

 

 

 

 

오스트리아 캠프를 지나 포타나(해발고도 1,890m)에 11시 25분에 도착을 했습니다.

 

 

 

 

등산화를 벗고 저만 슬리퍼로 갈아신었습니다. 이것 또한 다 경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날 제 모습을 보고... 다음날부터 많은 분들이 슬리퍼를 준비했습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점심을 먹기전 따뜻한 생강차를 마셔봅니다. 맛이 아주 좋습니다.

 

 

 

 

생강차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우리 일행의 카고백을 메고 이동하고 있는 포터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정말로 고생이 많아 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포타나에서 한국에 가져갈 선물을 구입합니다.

일부러 저는 뒤에서 구경만 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네팔 현지인이니까요?? 이날 저는 소개료 안 받아 챙겼습니다.ㅎㅎ

'돈네이 커번노비요'

돈 많이 버셨네요... 대박...

 

 

 

 

 

 

 

오늘 점심 메뉴는 비빔밥입니다.

네팔에 와서도 한국음식을 계속 먹는다는 것이 썩 즐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단체생활이고 한국 단체 트래커들이 그렇게 하니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합니다.

 

 

 

 

포타나의 점심을 먹은 장소 옆에는 Tourist Check-Post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그냥 지나갑니다.

 

네팔 히말라야(안나푸르나) 트래킹을 위해서는 지역에 따라 Permit(허가서)을 받아야 하고,

트래킹 하는 여행자의 인적 사항과 코스 등의 정보를 기재한 TIMS(트래킹 정보관리시스템)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 일행은 단체여행객으로 일괄처리되어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난... 두번째이기에 이곳을 유심히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아는 만큼 보이기에...)

 

 

 

 

 

점심식사 후...

짧은 거리의 데우랄리까지는 일자의 형렬이 진행되어서 다소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도착한 데우랄리에서는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글귀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모두의 가슴속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 넣어준 글귀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준비해간 초코바와 사탕 등을 현지 포터와 가이드, 셰르파에게 모두 나눠줬습니다.

글귀 하나가 애국심을 고취시켰습니다. 외국에 나오면 다 애국자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데우랄리를 지나면서 내리막길이 시작됩니다.

오르막길에 비해 내리막길이 편하다는 고정관념은 이곳에선 통하지 않습니다.

 

 

 

 

 

 

 

ABC트래킹은 한국의 100대 명산 등산보다 더 힘들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해발고도가 높으니까요. 조금은 위험스러운 출렁다리를 지나 톨카에 도착을 합니다.

 

 

 

 

때묻지 않은 네팔 현지인의 옥수수 등 곡물가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됩니다.

한국의 맷돌과 비슷한 도구를 이용하는 모습에 동질감을 느낌니다.

 

 

 

 

톨카의 어느 롯지 유리창에서 블랙야크 스티커를 발견했습니다. 너무나도 반가웠습니다.

 

 

 

 

 

 

 

 

아름답다.... 죽이네...

주변의 아름다운 다랭이논과 밭을 보아도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도 모르게 더 크게 외칩니다.

 

발걸음이 무거워질수록 오늘의 목적지는 가까워집니다.

 

 

 

 

 

 

물레방앗간을 지나면 란두룩에 도착을 합니다.

 

오후 4시 30분... 드디어 란드룩 호텔 셰르파에 도착을 했습니다.

ABC트래킹 첫날의 숙박지입니다. 반갑습니다.

 

 

 

 

 

주변에 캠핑장도 보입니다.

백패킹 셰르파로서 꼭 캠핑을 해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듭니다.

 

 

 

 

먼 거리리라 포터분들도 이제서야 도착을 합니다.

아무리 팁을 준다지만... 보기에 너무나도 미안합니다. 한국사람이라 정이 많아서 더 그렇게 생각됩니다.

 

 

 

 

2인1실 방배정이 끝나고 자기 카고백을 받아 숙소(롯지)에 짐을 풀어봅니다.

 

제 마모트 트레슬0 침낭이 아주 죽입니다. 구스다운은 아니지만... 아주 아주 따뜻합니다.

트래킹을 비롯해 여행을 아주 많이 다니다보니 짐 무게가 배낭 포함해서 15kg을 넘기지 않습니다.

함께한 모든 사람들이 놀랄정도록 저의 짐은 아주 가볍고 실용적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이게 저의 본 모습입니다.ㅋㅋ

 

 

 

 

 

저녁(보쌈)을 먹기 전에... 찬물로 샤워를 마친 제가 네팔 전통술인 창(한국의 막걸리와 비슷)을 시켰습니다.

 

유라시아트렉의 서기석 대표께서 비위생적이라고 조심하라고 말했지만...

물을 탄 듯... 조금은 밍밍했지만... 현지 네팔인과 같은 삶을 살은 저이기에 괜찮다고 말하고 모두 함께 먹었습니다.

이래서 경험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ㅋㅋ

 

to be continue.... 3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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