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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성인봉 산행 - 나리분지, 알봉분지, 신령수, 성인봉 원시림
해발 986.7m의 성인봉은 성스러운 성인의 산이라 하여 성인봉이라 일컬어지며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된 원시림 지역에는 섬피나무, 너도밤나무, 섬고로쇠나무 등 희구수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봄, 여름, 가울, 겨울 각기 다른 천혜의 자연을 선보이며 산악인들을 유혹한다.
육로 일주, 성인봉 산행, 해상 일주, 독도 탐방
울릉도를 여행하는 네 가지 방법이며, 이중에서 오늘은 성인봉 산행에 대해 스토리를 쓰려고 한다.
성인봉을 오르는 주요 등산코스는
나리분지~성인봉, 대원사~성인봉, KBS울릉중계소~성인봉, 안평전~성인봉 네가지 방법이 있다.
이중 가장 수월한 것은 나리분지에서 출발해 성인봉 정상에 올라선 뒤 대원사 입구로 하산해 곧바로 도동에 도착하는 코스이다.
[천부-나리분지 버스시간표]
07:35, 08:15, 09:45, 11:20, 12:35, 14:25, 16:15, 17:20, 18:00
도동/저동에서 일주버스 탑승하여 천부(종점)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나리분지행 버스로 갈아타면 쉽게 나리분지에 갈 수 있다.
울릉도에서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는 특이하게도 칼데라(분화구) 안에 자리잡고 있다.
화산 폭발로 생긴 불화구 안에 화산재가 쌓이면서 오늘날과 같은 나리분지가 만들어졌다.
나리분지는 동서로 1.5km, 남북으로 2km에 이른다. 울릉도에서 나리분지처럼 넓고 평평한 땅을 찾아볼 수 없다.
울릉도 감찰사 이규원도 “둘레가 40여 리나 되어 몇 천 호의 주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나리동이 설읍의 적지”라고 보고했다.
실제로 울릉도 개척시대에는 93가구 500여 명의 주민이 살았다고 한다.
이곳에 정착한 개척민들은 식량 사정이 열악해질 때면 주변에 흔하게 널린 섬말나리의 뿌리를 캐 먹으며 연명하기도 했다.
‘나리’라는 지명도 그런 연유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유난히 ‘라도’(전라도) 사람이 많이 들어와 살던 곳이어서 나리동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꼬불꼬불한 오르막길을 거침없이 달리는 버스는 15분만에 나리분지에 도착을 한다.
울릉도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 중 하나로 나리분지에서 알봉분지를 거쳐 신령수까지 이어진 코스이다.
기후와 지형을 극복하며 살았던 서민의 삶과 문화를 함께 담고 있어 울릉도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숲길이다.
총 길이는 약 4.5km 정도의 숲길이 잘 보존되어 있고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이며
흐린 날의 안개 속은 신화 속으로 접어드는 듯 신비롭고, 코 끝에 스치는 피톤치드향이 진정한 힐링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다.
울릉도 유일의 평원지대인 이곳 나리분지에는 각종 희귀멸종위기의 수목들이 즐비하게 원시림을 형성하고 있다.
원시림이란 오랜기간동안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없고,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아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숲을 말하는 것으로
울릉도 원시림은 성인봉을 중심으로 분포하며, 울릉도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희귀식물들이 많이 자라고 있어서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에는 솔송나무, 섬단풍, 섬피나무 등 울릉도에서만 분포하는 수종들이 있으며, 섬말나리, 큰노루귀 등이 자생하고 있는 산림의 귀중한 자연이 보존되어 있다.
울창한 숲 속 아래 천연기념물 제52호 섬백리향과 울릉국화의 향기가 발걸음 마다 맴돌며 수 많은 희귀 보호식물들이 자생하는 곳이다.
섬백리향은 나무가 우거진 것을 피하여 작은 순군락을 형성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군데군데 작은 군락을 형성하지만 때로는 섬백리향이 자리잡은 가장자리에서 흔히 군락을 형성하므로 이 두 종류를 한군데서 볼 수 있다.
낮에는 향기를 느끼지 못하지만 밤중에 이 근처를 지날 때는 그 향기의 강함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울릉도 특산의 섬바디가 여기에도 흔히 혼생하고 샘이 터지는 습지에는 고초냉이가 자라지만 근래에는 울릉도의 이곳저곳에 이것을 심고 있다.
고요한 나리분지 숲길을 걷는 기분에 마음이 한결 차분해진다.
신령수까지는 거의 평지코스로 성인봉 등정 뿐만 아니라 원시림 산책으로도 충분한 곳이다.
나리숲길에서 신령수로 향하는 숲길 도중에 투막집이 있다.
집은 울릉도 개척당시에 있던 울릉도 재래의 집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투막집으로 1945년 전후에 건축한 것이다.
이 집은 4칸 일자집으로 지붕을 새로 이었으며, 집 주위를 새로 엮은 우데기를 둘러쳤다.
큰방과 머리방은 귀틀로 되었고, 정지를 사이에 두고 마구간도 귀틀로 설치하였다.
일부 벽에는 통나무 사이에 흙을 채우지 않아 틈사이로 들여다 보기 좋고 통풍도 잘되게 한 특징이 있다.
정지는 바닥을 낮게 하여 부뚝막을 설치하고 내굴로 구들을 놓았다.
통나무를 귀가 어긋나도록 우물 “井”(정) 자 형태로 쌓고, 통나무 사이사이의 틈은 진흙으로 메워 벽체를 만들었다.
이와 비슷한 귀틀집을 강원도에서는 투방집이라 부른다.
울릉도의 투막집과 일반적인 귀틀집이나 투방집과의 두드러진 차이는 ‘우데기’라는 구조물이다.
우데기는 처마 끝부터 땅에 닿는 부분까지 집 둘레에 빙 둘러서 눈과 비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우데기 집은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에 집 안의 활동 공간을 좀더 넓혀줄 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그늘이 져서 집 안이 시원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반면 햇빛이 잘 들지 않는 탓에 집 안이 눅눅하고 어둑하다는 단점도 있다.
나리분지에서 알봉분지까지는 너도밤나무, 해송이 뒤섞인 천연림 속으로 완만한 숲길이 이어진다.
울창한 숲 바닥에는 명이, 큰두루미꽃, 털머위 등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그 중에서도 명이, 곧 산마늘은 울릉도 개척민들의 목숨을 잇게 해준 고마운 나물이다.
맵싸한 맛을 내는 이 나물은 강정(强精)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울릉도의 명이는 강정제가 아니라 구황작물이었다.
굶어 죽은 사람이 많았던 섬 개척 당시 이 나물이라도 캐 먹은 덕택에 목숨을 부지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울릉도 주민들이 ‘산마늘’이라는 원래 이름 대신 ‘명(命)이’라 부르는 것도 이런 사연에서 비롯된다.
신령수 샘터는 사람 손으로 가지런히 쌓은 바위들 틈에서 맑은 샘물이 쉼 없이 흘러내린다.
나리분지, 알봉분지, 신령수까지 이어지는 숲은 너도밤나무 일색이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너도밤나무 밑동 부분이 하나같이 조금씩 휘어졌음을 발견할 수 있다.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거의 한 해의 절반동안이나 두텁게 쌓인 눈의 무게에 짓눌려 아래쪽이 휘어진 것이다.
신령수에서 성인봉으로 향하는 길에서 발견한 섬남성이다.
천남성과의 섬남성은 주로 울릉도 그늘에서 서식하는 식물로서 아주 강한 독성이 있는 식물이다.
옛날에는 극약의 재료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피부에 스치면 강한 알러지가 발생한다는 독성식물이다.
신령수 샘터에서 시원한 물 한모금을 마신 후 휴식을 취해 본다.
완만한 숲길의 트레킹은 이제 끝이 났고 급경사지를 오를 일만 남은 셈이다.
호흡을 크게 쉬고... 한발 한발 목재테크 계단을 올라 알봉전망대로 향했다.
알봉은 나리분지의 북서쪽에 위치하는 해발 538m인 작은 이중화산이며 정상에는 분화구의 흔적도 남아있다.
20세기 초, 전라도 사람들이 울릉도에 와서 배를 만들 나무를 구하러 산을 올랐다가 알처럼 생긴 봉우리를 발견하여 이때부터 알봉이라고 불렀다.
알봉은 나리분지가 만들어진 후에 형성되었다.
지하에 있던 마그마가 분출하여 화산이 만들어지면서 마그마가 수축하였고, 이로 인해 마그마 위에 있던 화산이 무너져내려 나리분지가 만들어졌다.
그 후 마그마가 나리분지의 틈을 따라 분출 하였는데, 멀리 흐르지 못하고 제자리에 봉긋한 돔의 형태로 알봉을 만들었다.
알봉전망대에서 바라본 주변 봉우리의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성인봉 북서쪽으로 뻗은 봉우리는 미륵산(905m), 형제봉(716m), 송곳산(610m)으로 뻗어 추산몽돌해변 인근의 송곳봉으로 향한다.
송곳산 근처에는 예림원이라는 문자조각공원, 가수 이장희가 살고 있다는 울릉천국, 천부항 등이 있는 곳이다.
다.
알봉전망대를 지나면 완만한 원시림의 능선길을 따라 이동하게 된다.
능선길 한편에는 아픈 속살을 다 드러낸 너도밤나무가 굿굿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너도밤나무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아득한 옛날, 울릉도 주민들이 “밤나무 100그루를 심지 않으면 큰 재앙을 내리겠다”는 산신령의 말에 며칠 밤을 잠 못 이루며 고심했다.
밤나무를 99그루밖에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밤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나무를 하나 채워서 100그루를 심었다.
그것을 눈치챈 산신령이 크게 노해서 벌을 내리려는 순간, 무늬만 밤나무인 그 나무가 “나도 밤나무”라고 외쳤다.
깜짝 놀란 산신령이 그 맹랑한 나무에게 되물었다. “너도 밤나무냐?” 이렇게 해서 너도밤나무라고 불리게 됐다는 재미있는 전설이다.
신령수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성인봉으로 향하는 마지막 계단을 힘찬 발걸음을 디딘다.
이 성인봉 정기가 형제봉, 미륵봉, 나리령 등 크고 작은 울릉도 산봉우리로 뻗어간다.
성인봉 정상 아래의 전망대에서는 알봉분지와 미륵봉, 송곳산과 성인봉 북쪽 기슭의 빽빽한 원시림이 그대로 시야에 들어온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지만, 가을의 절정이면 오색 단풍 숲으로 탈바꿈한 숲의 바다가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게 만든다.
마가목이 울타리처럼 에워싼 전망대에서는 초록색으로 뒤덮인 수해(樹海)와 쪽빛으로 일렁이는 창해(蒼海)가 눈앞에 펼쳐진다.
성인봉을 내려와 대원사로 향하는 하산길은 그야말로 원시림의 숲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큰두루미꽃은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10월이면 붉은 옥구슬 같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성인봉의 등성이와 산비탈에 피고 지는 꽃들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고귀해 보이는 것은 섬말나리이다.
도동 대원사로 향하는 숲길은 이정표만 잘 보면 아무런 문제없이 하산할 수 있다.
원시림의 숲길을 벗어나 대원사로 향하는 길목에 독도전망대 케이블카와 도동항이 한눈에 들어왔다.
독도전망대는 망향봉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다. 푸른 바다와 도동항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망향봉과 행남봉 사이의 좁은 골짜기를 따라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고
포항과 묵호에서 출발한 관광객을 가장 먼저 반기는 곳이며 늘 비좁고 번잡한 곳이라는 뜻의 '도방청'에서 유래된 도동항이다.
나리분지~성인봉~대원사로 이어진 울릉도 성인봉 산행이 끝이났다.
근데... 울릉도 성인봉은 무슨산인지??? 여전히 궁금하다.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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