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르파와 함께하는 명산100 - 가야산



오늘은 새벽을 여는 사람들과 함께 아침을 맞이했다.

남들보다 일찍깨어 하루를 시작하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 백운동주차장 -



충청 명산100 도전자와 함께 가야산에 왔다.

화창하게 맑은 하늘이 요즘 날씨같지 않게 따뜻하다. 


한마디로 산행하기 아주 좋은 날이다.



- 서정민 셰르파, 김창현 셰르파 그리고 나 -



첫인상은 차가운데

자세히 보면 마음이 따뜻한 남자들


행동은 어설퍼 보이는데

확실하게 모든 일을 처리하는 남자들


되는데로 막무가네로 살것 같은데

꼼꼼하게 인생을 계획하고 사는 남자들


정적인 삶을 좋아할 것 같은데

의외로 동적인 삶을 추구하며 여행을 좋아하는 남자들


우리는 이런 멋진 남자들이다.











- 가야산 만물상 -



멋진 남자들은 망설임없이 만물상으로 향했다.


가야산을 대표하는 천태만상의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잘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자연은 때가 되면 그 깊이를 제대로 보여준다.




- 인생 샷을 찍다 -



가을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듯

살아있는 작은 것들에 있어서도 흔들리는 것이 참 많다.


사소하고 시시한 것들이 모여 하루가 되고

이런 하루가 모여서 인생이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처음부터 완벽한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큰 것에 욕심을 내지 않고 작은 것들에 애정을 쏟는다.


나는 야망이 크지 않기에 내 삶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다.

지금 내 삶에는 작은 것들이 주를 이룬다.





- 가야산 우두봉-



사람들은 점점 문명의 시각으로만 세상을 판단한다.

인터넷, 휴대폰, 원자력, 자동차, 항공기 등 인간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문명들이다.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다.

그 편리함을 위해서는 모든 부수적인 것들의 해로움이 용인되는 세상이 되고 있다.

세상은 꼭 필요하지 않은 과잉공급된 것들로 넘쳐난다.


그 옛날 야생의 시각은 내가 꼭 필요한 것만을 위해 주변자원을 이용했다.

자연과의 조화가 최우선이었고 환경파괴도 거의 없었다.


야생의 시각으로 한발작 더 다가서서 자연을 볼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가야산 우두봉에서 빌어 본다.



- 하산주 -



예전 농부의 새참이었던 막걸리가

지금은 나의 기호식품이 되어 버렸다.


술인데 음료같이 마실 수 있다.


안주가 없어도 한사발 벌컥벌컥 마실 수 있는 것이 막걸리이다.

사발에 한가득 부어 놓은 막걸리만 봐도 흐믓한 미소가 지어진다.


나는 역시 막걸리가 좋다.

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도전기 92, 노인봉 산행



감에 노란 물이 드는것을 보니

어느새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었습니다.


키나발루산 로우봉(4,095.2m) 등정을 한 후

귀국하여 첫번째로 찾은 산이 오대산 노인봉입니다. 





비가 내린다던 일기예보가 무색하게

미세먼지를 제외하면 비교적 화창한 날씨인 일요일 오전에

대전을 출발한 버스가 진고개에 도착을 했습니다.


한여름 가뭄으로 단풍이 멋드러지게 들지는 않았지만

주변 산들은 서서히 형형색색 물이 들고 있습니다.





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도전기 92, 노인봉 산행은

진고개에서 출발하여 노인봉을 거쳐 소금강지구로 하산을 할 예정입니다.





진고개휴게소의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오늘 산행이 쉽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온 후 천천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벌써부터 등산객들로 꽉 채워진 등산로에는 빠져나갈 틈이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휴~!!!






사람들의 행렬을 따라 걸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조금만 가면 고위평탄면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태백산맥을 동~서로 넘는 주요 고개 중 하나인 진고개 고위평탄면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 연곡면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땅이 질어진다고 하는 것과

긴 고개라는 두 가지 유래가 존재하는 진고개를 지나

사람들의 행렬을 따라서 숲길로 들어섰습니다.


잎을 하나둘씩 떨군 나무들이

이곳은 완연한 가을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쉼없이 급경사지의 계단을 올라선 후에야

꼬리에 꼬리를 물던 등산객들을 따돌릴 수 있었습니다.


단풍 구경을 온 게 아니라

사람구경을 하러 온 듯 한 느낌입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으로 대충 훔치고

노인봉으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조심스럽게 암반을 밟고 노인봉 정상에 올랐습니다.


암반으로 이루어진 좁고 위험한 노인봉 정상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표지석 인근에 몰려 있습니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거대 암봉이

멀리서 보면 백발노인의 형상이라 노인봉인것이다.





인증샷을 찍기 위한 기다림은 무모한 듯 보였습니다.

옆 사람에게 부탁을 하여 멀리서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지체할 틈이 없습니다.

계속적으로 등산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서둘러 하산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저 멀리 황병산 자락을 쳐다보았습니다.

쳐다만 보았는데도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않았더라면...


오늘 노인봉 산행은

지친 심신의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노인봉을 내려오면서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은 단풍구경을 포기하자.

그냥 서둘러 하산을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산행을 하는 거다.


숨가뿌게 올라왔으니 쉴수도 있었는데

노인봉 무인관리대피소를 그냥 지나쳤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걷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등산로를 꽉 채우고 있습니다.


앞사람이 한걸음을 멈추면

맨 뒷사람은 몇십초를 멈추었다가 겨우 몇 발자국을 옮길 수 있습니다.





소금강으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아주 아름답습니다.

낙영폭포를 지나서 계곡미를 맛 볼려고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빨강, 노랑, 연두, 녹색의 나무들

바위사이로 흐르는 시원한 계곡물줄기가

한폭의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큰 바위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백운대는

바위능선 위로 금강송이 줄지어 도열을 하고 있습니다.


앞을 가로막는 절벽들이 병풍과도 같습니다.

계곡물들이 바위틈으로 솟아 오릅니다.


이 모든 것이 한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사람 옆모습을 닮은 귀면암이 있는

만물상은 소금강 계곡 내 위치한 기암으로

삼라만상의 온갖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가을 산행의 묘미는 바로 이거구나 싶습니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는

상/하단의 구룡폭포의 물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제2의 금강산이란 이름으로 불리도록 만든 주인공이 구룡폭포입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라면

조용히 눈을 감고 물줄기가 떨어지는 폭포 소리를 들어봐야 합니다.





구룡폭포를 지나 식당암에 도착을 했습니다.


식사와 관련된 옛 이야기가 있는

식당암에서는 많은 등산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거의 다 하산을 했습니다.

잰걸음으로 걷던 나의 발걸음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금강사, 연화담, 십자소를

지나 무릉계에 도착을 했습니다.

오대산 노인봉 산행이 마무리되는 순간입니다.


무릉계 아래로 외소금강이 펼쳐지는데

바위위의 앉아있는 연인이 그야말로 '비경'입니다.





오대산국립공원 소금강분소와 상가지역을 지나

도로를 따라 발걸음을 한 후에 소금강주차장에서 산행을 마무리 했습니다.


단풍과 폭포 물줄기로 인해 심신이 위로 받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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