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산, 달마고도를 가다.



전라도 등 서해안 지역에 사흘째 폭설이 계속되는 그날에

고속도로 조차도 재설작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안 가본 길은 있어도 이정도의 눈때문에 못 움직인 적은 없다'

당당히 외치는 한 중년남자와 함께 대전을 출발하여 해남에 왔습니다.






강진 무위사IC를 지날때까지도

눈이 그칠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도로는 이미 얼어붙은 빙판길이라

아주 조심스럽게 운전하면서 해남으로 향했습니다.


해가 떴네요. 세상에 이럴수가 있나요??


'여기 해남은 눈이 안와... 얼마나 맑은데!'라고 말하면,

아마 다들 헛소리 말라고 말할 것 같았습니다.


한층 가벼워진 마음으로 달마산 미황사로 향했습니다.







눈 내린 흔적만이 남아있는 숲길을 걸어

달마산 정상인 달마봉을 향해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오후 3시밖에 안되었는데

인적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봐도 아무도 없습니다.

폭설의 여파라 생각됩니다.


정상 바로 아래에 위치한 바위에 올라섰습니다.

이곳에서는 미황사,송지초등학교 서정분교 그리고 저멀리 섬들도 보입니다.






눈 내린 흔적은 있으나

폭설의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는 풍경입니다.


2년동안 달마산 둘레길인 '달마고도'의

기본계획, 실시설계, 시공감리를 거치면서 수없이 찾은 달마산이지만

달마산 정상인 달마봉은 처음으로 올라간다는 중년남자가 제 뒤에 서 있습니다.


그는 자연이 선물한 주변 풍경을 사진으로 담느라 분주합니다.







갑작스럽게 불어온 북서풍을 맞으며

달마산 정상인 달마봉에 올라섰습니다.


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어게인 인증을 해야 하는데 인증용품을 안 가져왔습니다.

조만간 일때문에 또 달마봉에 올라와야 하니 그냥 셀카로 마무리합니다.


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습니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데도

몸을 지탱하기 힘들 정도로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해남군 남단에 치우쳐 긴 암릉으로 솟은

달마산 정상 주변풍경이 오늘따라 더욱 아름답습니다.


바람이 눈구름을 몰고 오고 있습니다.

눈구름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서둘러 능선을 타고 문바위재로 향했습니다.

달마산 남사면쪽은 바람도 안 불고 아주 따뜻했습니다.

시간이 오후 4시를 넘어서
문바위재를 거쳐 미황사로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완도와 다도해를 바라보며 능선 산줄기를 걸어 문바위재에 왔습니다.

문바위재는 신평마을, 떡봉, 미황사로 갈리는 갈림길입니다.


엄청난 바람이 앞을 막고 있었습니다.


문바위재는 능선길 및 하산길이

갑자기 험해지기때문에 항상 조심해서 이동해야 합니다.


중년남자도 이곳에서 엉덩방아를 찧었습니다.





저녁이 되어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낮하고는 다른 날씨이다 보니 무척이나 당황스럽습니다.


새벽까지 15cm 이상이 내린 것 같습니다.


해남에 있는 3일동안

이렇게 많은 눈을 구경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사무실 워크샵의 일환으로 달마고도를 걸은 사진입니다.

전직원 10명 중 8명이 달마고도를 걸었고 2명은 차량픽업을 했습니다.


사무실에서도 한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은데

전국 최고의 숲길 설계 및 시공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태고의 땅을 찾아 큰바람재를 넘는 길

미황사, 산지습지, 너덜, 암자터, 편백나무숲, 수정굴 등이 있습니다.


폭설로 인해서 달마고도 1코스인

미황사 ~ 큰바람재 구간 2.71km만 걸었지만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부득이 이진리로 하산을 했습니다.)

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도전기 98, 응봉산 산행



때늦은 한파가 지나간 듯 합니다.


일부러 벼르거나 마음을 먹었던 날은 아닌데

오늘만큼은 무척이나 포근한 날씨입니다.





얼마남지 않은 명산100 완주를 위해

이른 새벽 대전에서 산악회 버스를 타고 응봉산을 찾았습니다.


응봉산은 울진쪽에서 바라보면

매의 형상을 하고 있어 매봉산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여전히 변함없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서둘러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그들의 이런 모습은 낯설지 않지만

바라다보는 나는 왠지 모를 아쉬움을 느낍니다.


 혼자서 천천히 준비운동을 마치고

등산로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뛰어봐야 벼룩'이란 말이 있습니다.

제 아무리 서둘러서 가봐야 부처님 손바닥안입니다.


저의 가벼운 옷차림에 비해

두꺼운 겨울 옷을 입고 산행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포근하다 못해 너무나도 따뜻한 날입니다.





응봉산 자락에도 간간히 금강소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태백산맥 줄기를 타고 금강산에서부터

경북 울진, 봉화를 거쳐 영덕, 청송 일부에 걸쳐 자라는 소나무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꼬불꼬불한 일반 소나무와는 달리

줄기가 곧바르며 마디가 길고 껍질이 유별나게 붉습니다.





이젠 봄이라고 말하고 싶은 나를 시샘이라도 하듯

응봉산 정상 바로 아래에 다다르니 이곳은 여전히 겨울입니다. 


아이젠을 착용할 정도로 빙판은 아니지만

안전산행을 위해서 해빙기에는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가장 늦게 산행을 시작해서

선두로 응봉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응봉산 정상에는 지금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인증사진을 찍은 후 풍경을 감상하는 동안

하나... 둘... 사람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응봉산은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상당리와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해발고도 998.5m로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지만

가파르고 험하며 자연 그대로의 원시성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응봉산 정상까지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올라왔다면

하산길은 비교적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야 합니다.


정상을 내려서면 한동안은 전화통화를 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안테나가 잘 안 잡힙니다.'





하산길에서도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것은

등산로 이곳저곳에 있는 우수한 형질의 금강소나무입니다.


금강소나무는 결이 곱고 단단하며

켠 뒤에도 크게 굽거나 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 썩지도 않아 예부터 소나무 중에서 최고로 치는 나무입니다.





덕구온천으로의 하산길에는 13개의 교량을 건너게 됩니다.

그중 제일 처음으로 만났던 13교량인 포스교(Forth Railway Bridge)입니다.


뜬금없는 교량때문에 괜시리 답답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간에 산에 13개의 교량을 만들 이유가 꼭 있었을까요?






답답함을 서둘러 벗어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여 덕구온천 원탕에 도착했습니다.

유성이 고향인 나는 온천문화가 아주 친숙하기만 합니다.


덕구온천은 고려말 사냥꾼이 멧돼지를 사냥하다가 발견하였다고 합니다.

섭씨 42도의 온천수가 1년 내내 솟아 나오는 덕구온천 원탕의 현모습 보면서 많은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덕구온천 원탕이 자리한 이곳 깊은 산속까지

 꼭 저렇게 볼품없는 인공구조물들을 크게 만들어야 했는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배낭안에는 물병에 물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지만

효자샘에서 물 한모금을 마시지 않고 그냥 지날칠 수는 없었습니다.


졸졸 흐르는 이 물줄기가

흐르고 흘러 마침내 용소폭포 물줄기가 될것입니다.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온천 산지로 알려진

 덕구계곡 바위에 앉아서 용소폭포와 마당소를 바라보았습니다.


한결 기분이 편안해짐을 느낍니다.





덕구계곡을 따라 계속 걸었습니다.

그 주변에는 금강소나무가 자리하고 있어 주변 조망이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자연조건으로 과거 전설의 고향을 촬영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오늘 난 용감하게 그곳을 걸어 아무 탈없이 하산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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