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에서 내린 시간 오전 9시 나는 기차 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궁리하며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을 배회했다. 채 5분도 되지 않은 사이에 무작정 유달산을 향해 골목을 걸었다. 오래된 건물들이 삐뚤빼뚤 제각각의 형태로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길게 서 있었다. 그리고 구석진 곳에 노란색 리무진 택시가 건물 가까이에 주차되어 있었다. 지치지 않고 쉼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가진 한정성의 짧은 목포여행이 시작되었다. 배에서 내린 후 두 다리는 날아갈 듯 가벼워 보였지만 배낭을 짊어진 어깨는 천만 근의 쇳덩이가 짓누르는 듯 움츠러들었고 고통스러웠다. 나는 반바지에 반소매 차림으로 맨손으로 계단 난간을 잡고 계단을 올랐다. 노적봉을 뒤로하고 유달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짧은 보폭 다음에는 길고 무더운 땀이..

또다시 길을 나섰다. 막걸리 두 병을 사 들고 어제 걸었던 그 길을 다시 걸어갔다. 내가 빨리 걸으면 걸을수록 남쪽에 떠 있는 해와 점점 가까워졌다. 나를 훑고 지나가는 바람이 긴 머리카락을 흐트러지게 했다. 해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걷고 있는 나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등허리에 땀이 흥건했다. 잠시 쉬었다 가려고 웅장하게 서 있는 느티나무 그늘에 앉았다. 익어가는 대추를 바라보며 뜨거워진 몸의 열기를 식혔다. 그늘을 만들지 못하는 나무는 이미 나무가 아니다. 그늘이 움직인다는 것은 나무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해의 움직임에 따라 나무 그늘의 위치와 모양이 바뀌어야 한다. 길 위를 지키는 사마귀가 있었다. ‘갈막잔등’으로 향하는 언덕길 모퉁이를 돌아서니 한낮의 햇빛을 받아 한층 더 달궈진 콘크리트 위에 권..

여전히 어스름이 깔린 새벽이다 텐트에서 눈을 떴다. 나는 결코 불면의 밤을 보낸 것이 아니다. 새 나라의 어린이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을 뿐이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은 어디인지 나는 지금 어떻게 밤을 보내고 있는지 어둠이 뒤덮고 있는 바다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하늘에 총총한 별들은 무엇을 비추고 있는지……. 그런 게 궁금했을 뿐이다.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일상을 벗어나 나의 행위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다. 나는 대체 어디에 있는가? 그곳에서 무엇을 하는가? 그렇게 새벽을 맞았다. 새벽이슬이 내리고 있다. 물기를 가득 머금은 해풍이 찝찝하게 내 피부에 와 닿는다. 새벽에는 쌀쌀했다. 청명한 가을밤, 별이 이처럼 빛나는 것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검은 어둠 위에 별이 총총한 밤하늘과 대비되어 텐..

달리도는 목포에서 서쪽으로 5.6km 떨어진 섬으로 해안선의 총 연장이 12km인 섬이다. 달리도는 유달산의 '달'자를 따서 부르게 되었다는 설과 섬이 '반달'모양으로 생겨 달동 또는 달도라고 하였다는 설이 있다. 달리도에는 큰마을, 자문기미, 작은마을, 노두건너, 어망자리 등의 5개의 자연마을이 있는데 달리국민학교가 세워지고 난 후 원달, 동명, 도촌, 노두, 어망으로 개명되었다. 달리도 마을버스는 스타리아 11인승, 1대가 운행중이다. 여객선 운행횟수와 동일하게 1일 4회 운행중이다. 경유지는 달리도선착장을 기준으로 알옆에 - 달리1구 복지회관 - 원달마을 - 도촌마을 - 노두마을 - 달리도2구 복지회관 - 어망마을 - 동명마을이다. 섬주민 일반 1,000원인데 만 6세이하, 초중고 학생, 65세 이..

달리도에 도착했다. 내가 걸어야 할 길은 콘크리트로 포장된 해안 길이다.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돌아가면 어느 섬에나 볼 수 있는 그런 조금은 밋밋한 길을 걸었다. 넓은 바다에 지주식 김 양식장이 펼쳐져 있고 해안가 모퉁이를 굽이 돌아가는 길은 인적 없는 쓸쓸한 곡선으로 뻗어 있었다. 새로 지어진 마을회관 파란색·빨간색 양철지붕 이지러진 담벼락 밭에 길게 늘어선 비닐하우스 논의 누렇게 익어가고 있는 벼 길가의 해당화……. 꾹 눌러쓴 모자 아래로 보이는 원달마을은 정적이면서 단출한 풍경이다. 나는 그 길을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었다. 언덕을 올랐다. 희미하게만 보이던 언덕길은 전봇대를 따라 원달마을 뒤편의 ‘갈막잔등’이라 부르는 곳을 른다. 그 길은 가난하고 굴곡진 옛사람들의 삶의 길이었다. 뱃고동 소리가 가..

달리도를 가기 위해서는 목포에서 여객선을 타고 가야 한다. 목포에서 달리도까지 배로 약 5.6km이다. 여객선을 타는 곳은 목포항 국제여객터미널이 아닌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슬로아일랜드를 타야한다. 매표는 2층에서 이루어지며 신분증을 꼭 지참해야 한다. 목포에서 달리도까지는 1일 4회 왕복 운항된다. 슬로아일랜드는 목포 - 달리도 - 장좌도 - 율도 - 외달도까지 갔다가 외달도 - 율도 - 장좌도 - 달리도 - 목포로 돌아온다. 매표할때 왕복으로 끊어야 한다. (승선권에 적힌 날짜나 시간에 상관없이 배를 탈 수 있다.) 요금은 왕복 9,800원인데 들어갈때 5,100원이었고, 나올때 4,700원이었다. (금액 차이는 유류세 할증때문이다) 매표를 마치고 3번 개찰구를 통해 1층으로 내려가서 슬로아일랜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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