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둘레길 - 속세의 경계에서 고개 넘어 굽이굽이 나를 찾아가는 길

 

 

은혜로운 산, 속리산이 있는 보은은 지형적으로 국토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긴 역사의 시간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와서 공부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어 간 은혜의 땅이기도 합니다.

속리와 이속이 만나는 보은, 탈속과 속세가 절묘하게 만난 상생의 땅이기도 합니다.

 

 

 

 

걸어가는 곳 어디든 소나무, 단풍나무, 대추나무, 사과나무가 풍유롭게 펼쳐져 있습니다.

속리산둘레길 보은구간은 생태와 사람, 마을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으로 등산로, 마을간 옛길, 마을길, 농로, 제방길, 도로가 연결되는 통로입니다.

 

 

 

 

 

지난 11월 27일(금요일) "11월 충청세르파와 함께하는 이벤트 도전행사"로 올해 10월 31일에 처음 개통된 

충청북도 보은군 소재의 "속리산 둘레길" 걷기행사를 개최하였습니다.

흐린날씨에 체감온도가 낮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충청세르파 및 많은 도전자분들께서 친히 참석하시어 행사를 빛내주셨습니다. 

 

 

 

 

 

이번 충청셰르파와 함께하는 이벤트 '속리산둘레길 걷기' 행사에는

권경익(산림청 숲길 자문위원), 송광호 주무관(보은군청), 조정미(속리산둘레길 안내센터장), 추연우 주무관(보은군청)이 함께 자리하셨습니다.

 

사실... 이분들은 제가 인맥을 동원하여 어렵게 모신분들입니다.

보은군청에서는 참가자에게 청청보은 농특산물 선물도 준비해 주셨습니다.

또한, 권경익 님과 조정미 님은 속리산둘레길 걷기 행사 중간중간마다 (숲)길과 마을에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들을 해 주셨습니다.

이 글을 빌어 다시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자 합니다.

 

 

 

 

이날 충청세르파가 진행한 속리산 둘레길 걷기행사 구간은 [보은길 2코스 : 말티재 넘는길] 입니다. 

장안면 대추홍보관 안내센터에서 속리산면 상판리까지의 약 13.5km의 구간 중 솔향공원에서 대추홍보관까지의 약 11km의 구간만 진행합니다.

 

 

 

 

그러고 보니, 속리산둘레길과 인연을 맺은지도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5년여동안 무수히 많은 고난들을 물리치고 끝내 만들어낸 국내 최초 장거리 도보트레일인 '지리산둘레길'에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및 행사안내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속리산 둘레길 걷기 행사를 시작합니다.

둘리공원(둘리의 숲속여행)에서 단체기념촬영 후 말티재 정상으로 향합니다. 

 

 

 

 

2013년 봄으로 기억됩니다.

속리산둘레길 예정노선도를 가지고 수많은 날들을 보은, 괴산, 문경, 상주를 돌아다니면서

예정노선도와 실제의 길이 정말로 속리산둘레길로서 가능한 길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길을 찾아다녔고 헤매이기도 했었습니다.

 

 

 

 

 

세심정은 법주사 탐방지원센터에서 약 3.4 km거리에 있는 휴게소이름인데, 

사실 이 세심정이라는 의미는 속리산의 어원과 관련이 있습니다.

 

"세심정"이란 단어는 세속을 떠나 산에서 마음을 씻는 정자(터)라는 뜻으로 세속을 떠나 마음을 씻는다는 의미입니다. 

속리라는 의미 즉 세속을 멀리하고 속세를 떠난다는 의미의 속리산은

백두대간의 중심으로서 태백산에서 시작한 백두대간은 서쪽을 향해 달리다가 속리산에서 남쪽을 향해 지리산까지 내달립니다.

하늘에서 내린 빗물이 속리산 천왕봉에서 낙동강, 금강, 남한강으로 흘러내리니 이름하여 삼파수가 만들어지는 한남금북정맥의 시작점이며 백두대간의 허리입니다. 

 

예로부터 세속을 여의고 입산한 곳이 바로 이곳 속리산입니다. 속리산 둘레길을 걷는다는 것은

곧, 백두대간 민족생태공원의 주축의 기운을 느끼러 가는 것입니다.

 

 

 

 

 

말티재에서 속리산둘레길 안내센터장인 조정미 선생님의 다양한 이야기 보타리를 풀어놓고 계십니다.

 

속리산둘레길 보은길 2구간(말티재 넘는길)은

평지와 산지, 그리고 물의 조화가 가장 잘 어우러진 구간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말티재 정상에서 꼬부랑길과 만납니다.

 

한글과 불교의 중심에 있었던 신미대사와 세조의 일화가 곳곳에 녹아 있으며 고개 정상에 오르면 솔향이 상쾌합니다.

 

 

 

 

 

갈목리는 마을 주위에 칡덩굴이 많아 갈목이라 하였다고 하는 말이 있으나

길이 갈라지는 목에 위치한 마을이기 때문에 갈목리라 한다고 합니다.

 

1970년대 화전정리사업이 군청지원으로 진행되면서 펜션이 지어지고 현재 10집이 운영중이며,

갈목삼거리 왼쪽에 주막이 있었고, 북실전투에서 도망친 동학도들이 살았던 집(토담펜션 옆집)이 1980년대 수해때 소실되어 사람들도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솔향공원 지나서 오른쪽 골짜기에는 희넘이재가 있으며 서원, 장안, 보은으로 가는 옛길과 반대파를 피해 세조가 걸었던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장소입니다. 

 

말티재에서 갈목숲을 지나 대궐터로 향했습니다.

 

 

 

 

 

말티재 정상에서 내려와 장재마을 대궐터로 향하는 길에 발견한 "장재저수지"입니다. 

올한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하여 수위가 많이 하강한 모습입니다. 우리나라는 잠재적으로 물부족 국가라고 합니다. 

생활 및 농업용수로서 중요한 상수원인 장재저수지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말티고개에서 대궐터로 이어지는 열두 굽이는 단풍이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이기도 합니다.

 

 

 

 

장재마을 대궐터에 도착했습니다. 

이곳 대궐터에는 TV드라마에도 소개되었던(공주의 남자) 세조의 딸과 김종서의 아들이 서로 좋아하여 결혼을 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들과 깊은 관련이 있는 곳입니다. 

 

 

 

 

 

속리산둘레길 안내센터장인 조정미 선생님이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계십니다. 


조선 7대왕인 세조가 조카 단종을 폐위시키고 왕위에 올라 반대파인 김종서를 처단하고 그 뿌리를 뽑아 후환을 없애고자 김종서의 식솔들을 다 제거합니다.

아버지의 그런 행위에 반대한 수양대군(세조)의 딸(공주의 남자에서는 문채원 주연)이 아버지의 눈밖에 나 쫒겨났고

 그 공주가 은거한 곳이 이곳 장재마을이라고 설명하고 계십니다. 김종서의 아들 중 한명이 한양에서 도망쳐 이곳 장재마을로 들어오고

이곳 장재마을에서 세조의 딸과 김종서의 아들이 서로 사랑하게 되어 자식들을 낳고 거주하였다고 합니다.

세조가 얼굴에 심한 종기로 고생하다 이곳 속리산의 샘물이 효험있다는 이야기에 세조가 속리산을 찾아오는 길 도중에

이 행차를 구경나온 마을사람들 중 특정인이 자신의 딸임을 직감적으로 눈치챈 세조가 조사를 지시합니다.

그때 세조는 자신의 딸이 이곳에 은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의 딸이 김종서의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세조는 나중에는 모든 것을 용서하면서 이 장재마을에 큰 대궐을 지어 딸이 잘 살게 도와줬다고 합니다. 

그때 공주는 이 대궐터를 떠나(세조 즉 아버지가 자신이 이곳 대궐터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이 마을을 떠나 말티재를 넘어 더 깊은 산중으로 숨어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공주를 몹시 사랑했고 모든것을 용서한 세조는 공주를 한양도성으로 불러오기 위해 김종서의 아들에게 정이품 벼슬을 주기 위해 그 첩지를 들고 관리를 보냈는데

이 마을을 떠난 공주의 행방을 알 수 없어 속리산 입구에 있는 소나무 아래에 그 첩자를 놓고 갔다고 합니다.

[정이품 첩지를 놓아둔 소나무] 즉 정이품송의 어원이기도 합니다.

그 후 문장대에서 세조는 먼 발치에서 공주를 보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현재 갈목리 솔향공원이 그때 세조의 딸이 살았던 장소라고 합니다. 

갈목리라는 어원의 또다른 이름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세조의 역사적 야사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속리산 둘레길도 걷고 해설사님의 해설도 들어면서 아주 의미있는 소중한 시간들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대궐터를 지나 이날 트레킹의 종점인 장안리 대추홍보관으로 향하는 길에 기념촬영입니다. 

즐거운 해설과 함께 걷는 기분이 마치 고등학교때 수학여행을 나온 기분입니다. 

 

 

 

 

장재마을 대궐터를 지나 오창마을이라는 장소를 경유합니다.

 

오창리는 오심리와 사창리를 합하여 오심, 사창의 이름을 따서 오창이라고 합니다.

오창1리는 1983년 주택정비사업으로 마을이 깨끗하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오심불은 세조대왕이 1464년 속리산에 오는 도중에 계유정란의 일들을 되새기며

 수림이재를 넘어 오던 중 오봉의 기상을 보고 문득 깨달은바 오심(悟心)라고 부른것이 어원입니다.

오창마을은 고개가 많은 지역으로 구수고개, 미륵댕이고개, 수림이재,이여송이 산새가 하도 좋아서 

인재가 나올 것을 두려워하여 잘라낸 장승배기, 목고대, 동녘고개 등이 있는 명소입니다.

 

 

 

 

이곳 오창마을을 지나 이날 걷기 행사의 종점인 장안마을 대추홍보관 방향으로 향합니다. 

이날 걷기 행사도 서서히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입니다. 

 

 

 

 

이날 행사의 마지막 지점인 장안마을입니다.

 

장안마을에서 김장김치를 담그는 주민들의 모습을 목격합니다.

몇포기라고 여쭈어보니 800포기 정도라고 합니다. 

 

예전 제가 어렸을때의 시골마을의 삶의 추억이 떠오르게 하는 장면입니다. 

엄청나게 많은 포기의 절인배추를 보면서 동네 어르신의 인심좋은 덕담을 듣고 있습니다.

 

 

 

 

이날 속리산 둘레길(보은길 2코스) 걷기 행사를 마무리하고 늦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하여 

이 마을의 명물인 수재돈까스 집을 방문합니다. 정육점을 운영하시는 주인어르신께서 최고급 육질의 고기만 엄선하여 직접 만들어 주신

수제돈까스와 구수한 된장찌개, 밥한그릇을 먹으면서 이날의 행사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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