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6편 - "수버딘"

 

 

"수버딘"은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좋은 하루되세요"를 의미합니다.

 

 

 

 

ABC트래킹이 시작된 6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일정은 도반 - 뱀부 - 위시누아 - 아래시누아 - 촘롱 - 지누난다 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전날밤 광란의 파티에도 불구하고 이른 기상을 했습니다.

아마도 하산길이고 모두들 고소증이 없어졌기에 한결 편안해 보였습니다.

 

 

 

 

ABC트레킹 내내 한국어, 네팔어, 영어를 섞어 가면서

저랑 가장 많이 장난을 쳤던 탠디와 모닝셀카를 찍어봅니다.

 

뉘집 아들들인지 모르지만... 둘다 참 잘생겼습니다. ㅎㅎ

 

 

 

 

맥주 캔, 소주 페트병, 사발면 용기, 초코파이 포장지, 감자칩 용기 등

아침을 먹으러 다이닝룸에 들어가다 전날의 흔적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배꼽빠지게 웃던 광경이 다시 떠오릅니다.

 


 

 

 

북어국이 나왔습니다.

아침은 어제밤 광란의 파티를 고려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감사합니다.

속 제대로 풀었습니다.

 

 

 

 

도반에서 단체사진을 찍을 후 뱀부를 향해 출발을 시작했습니다.

 

어느때보다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박정옥 도전자도 무난하게 걷고 계십니다.

 

 

 

 

뱀부로 오는 숲에서 원숭이의 날카로운 고함소리와 요란한 행동을 직접 보았습니다.

정말로 특이한 광경이었습니다.

 

 

 

 

뱀부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합니다.

 

 

 

 

우리 음식을 위해 COOK 어시스턴트가 운반하는 석유난로를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어가 보였습니다. 알고보니 Made in Korea 였습니다.

네팔인들이 한국산이 최고로 좋다고 말합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뱀부에서 위시누아까지는 급경사지의 돌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헉헉... 숨이차는 것은 누구나 똑 같습니다.

 

 

 

 

현지 가이드 셰르파도 힘들어하는 것은 매 한가지입니다.

아무리 하산길이라도 오르막은 있기에 모두들 표정이 좋지는 않습니다.

 

 

 

 

오은선 대장과 제가 선두로 가다보니

아침 일찍 먼저 출발했던 우리 일행의 포터들과 쉼터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가지고 있던 사탕도 나누어주고 오은선 대장과 제가 번갈아가며 처음으로 포터들과 사진도 찍었습니다.

 

 

 

 

아무리 금전적인 보상을 한다고 하지만...

현지에서 바라본 포터들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비스따리 자누스(조심해서 천천히 오세요)는 말만 되풀이 해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시한번 그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아침부터 날씨는 흐렸습니다.

그래서 시계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차푸차레가 보이는 이곳을 쉽게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풍경으로 남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포터들이 먼저 출발을 하고 잠시 후

오은선 대장과 저의 뒤를 따라오던 선두그룹이 이곳에 도착을 했습니다.

 

 

 

 

갑자기 현지 가이드 셰르파인 조르지가 네팔 노래를 하며 춤을 추는 것입니다.

신명나는 음악에 모두들 처음엔 웃고만 있다가 이윽고 함께 춤을 췄습니다.

 

행복은 우리 주변의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오늘밤 만찬에서의 춤의 향현이 재현되기를 기대하며

아쉬움을 뒤로하고 위시누아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모두의 발걸음이 너무 빨라 위시누아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전망 좋은 장소에서 한사람 한사람 번갈아 가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주다가... 제가 뚝 한마디 던졌습니다.

 

배경이 외국이 아니라 외국인 배경이라고...

 

 

 

 

이말에 모두 웃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외국인을 배경으로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한참을 앉자만 있던 이 외국인(백인 여성)이 카메라로 우리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두 함께 모여 원을 그리며 빙빙돌면서 동영상을 찍어 주었습니다. 참... 재미있는 광경이었습니다.

 

 

 

 

위시누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아래시누아로 향했습니다.

 

 

 

 

어머... 깜짝이야...

선두에 박정옥 도전자가 계십니다.

이젠 완전히 컨디션을 회복하셨나봅니다.ㅋㅋ

 

 

 

 

아래시누아에 도착을 하니 오전 10시밖에 안 되었습니다.

이런 이런... 선두에서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너무 일찍 왔습니다.

 

 

 

 

저 멀리 촘롱이 보입니다.

오늘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되어 있습니다.

 

 

 

 

시간도 많으니 편안하게 주변을 경치를 감상하며 맥주를 먹자고 제가 말했습니다.

오은선 대장은 먼저 촘롱으로 가겠다고 말을 합니다.

 

ABC트래킹 코스 중 어디가나 한국어 간판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 만큼 한국인이 많이 찾아온다는 뜻이겠지요. 인근의 전망좋은 롯지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의자에 앉자마자... 시원한 투버그 맥주를 시켰습니다.

가격은 비쌉니다. 캔 하나당 600NPR(6,000원)입니다.

 

 

 

 

하지만, 경치도 좋고...

맥주도 시원하고... 꿀꺽... 꿀꺽... 목 넘김이 좋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과 함께 맥주를 먹으니 더 좋습니다.

 ABC트래킹을 하면서 정말로 여유롭게 맥주를 마신 날입니다.

 

 

 

 

이제는 슬슬 점심을 먹기위해 촘롱으로 가야합니다.

아래시누아에서 출렁다리까지는 내리막길입니다.

 

 

 

 

맥주를 마셨더니... 점점 오줌을 싸고 싶어집니다.

생리현상이니... 현지 가이드 셰르파인 풀이랑 둘이서... 밭에다 노상방뇨를 감행합니다.

아주 시원합니다. 혈색이 다시 돌아옵니다.ㅋㅋ

 

중간에 현지 가이드 셰르파인 풀이에게 부탁하여 럼을 4병(작은병)을 샀습니다.

 

 

 

 

점심식사 장소인 촘롱의 칼파나게스트하우스까지는 돌계단을 올라가야 합니다.

 

열악한 시설의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을 그냥 지나치기 힘이 듭니다.

우리내 못 살던 시절이 절로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한걸음 한걸음... 돌계단을 올라서면... 동물들이 인사를 합니다.

물소인 버팔로가 '비스따리 자누스(천천히 걸어가세요)'라고 말을 합니다.

 

 

 

 

집앞에 마실나온 엄마닭과 병아리들이 "나마스테(안녕하세요)'하고 말을 합니다.

저도 그들에게 화답을 합니다. 단야밧 수버딘!(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천천히 계단을 올라 점심식사 장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먼저 도착한 오은선 대장이 닭버섯 볶음을 시켰습니다.

가격은 700NPR입니다. 결코 싼 가격은 아니지만 한번쯤은 롯지식당에서 먹어볼 만 합니다.

 

오늘 점심메뉴는 수제비라고 합니다.

ABC트래킹을 하면서 참으로 많은 종류의 한국음식을 먹습니다.

 

 

 

 

국물이 진한 수제비를 먹고

이제는 오늘의 종착지인 지누난다로 향합니다.

물론 선두에서 말입니다.

 

 

 

 

촘롱에서 지누난다까지는 급경사지의 내리막길입니다.

거리는 짧지만 하산길이라 조심하면서 아주 천천히 걸어갑니다.

 

 

 

 

중간 중간에... 현지 가이드 셰르파와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런...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돌계단을 닭이 가득한 닭장을 지고 올라오는 포터가 있었습니다.

아무리봐도 대단합니다.

 

마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는 듯 보였습니다.

 

 

 

 

생각보다 무지 이른 시간인 오후 2시 50분에 지누난다에 도착을 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사람들마다 환한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앉게된 자리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봅니다.

마치 한 가족이 놀러온 것 같습니다. 보기 좋습니다. 진짜로~!!

 

 

 

 

지누난다에서의 방배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매번 그렇지만... 왜 이순간만큼은 모두들 집중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ㅋㅋ

방배정이 끝난 후... 지누난다 인근의 노천온천을 가기로 했습니다. 노천온천이라... 기대됩니다.

 

 

 

 

걸어서 노천온천까지 20분 이상을 내려가야 합니다. 물론 올라올때는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먼 거리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노천온천행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만... 저를 비롯하여 10여명의 사람들은 노천온천으로 향했습니다.

 

 

 

 

노천온천으로 내려가는 중간에 티켓을 파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입장료는 50NPR입니다.

 

일본을 제외하고는 다른 나라에서 노천온천을 해 본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됩니다. 물론 시설적인 면이야 좋지 않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세개의 큰 탕과 세개의 샤워시설(그냥 파이프에서 물나오는 곳)로 구성된 노천온천은 이미 수많은 외국인들로 발디딜틈이 없었습니다.

 

 

 

 

간단하게 샤워를 마치고 탕안에 들어가니... 온몸에 전기가 찌릿찌릿 옵니다.

유성온천에서 자란 내가 온천욕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는 순간입니다.

현지 가이드 셰르파와 함께 뜨거운 우정을 나눴습니다.

 

 

 

 

30분간의 미지의 자연에서 뜨거운 노천온천을 마치고

노천온천을 즐기던 팬티에 웃옷만 입고 롯지로 향합니다.

 

노천온천에 갈때부터 갈아입을 옷과 수건은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현지 어시스턴트 셰르파인 텐디와 함께 똑같은 복장으로 롯지를 향해 걸어갑니다.

 

처음엔 수줍어하던 탠디가 저를 따라한 것입니다.

ㅎㅎ 누가 현지인이고... 누가 외국인인지... 웃음만 나옵니다.

 

 

 

 

노천온천에서 돌아온 나는... 못처럼 편안하게 휴식을 취해봅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팩을 드디어 사용했습니다.

 

 

 

 

룸에이트인 박종의 셰르파도 함께 팩을 했습니다.

 

얼굴팩을 하고 가만히 롯지 침대에 누워있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깨우는 소리에 일어날때까지 30여분이 흘렀습니다.

 

 

 

 

내일이 ABC트래킹 마지막날이라서 오늘 이곳 지누난다에서 만찬이 열린 것입니다.

 

 

 

 

 

염소를 두마리나 잡았다고 합니다.

 수육형태의 염소고기와 내장무침이 큰 접시에 담겨져 놓아집니다.

 

 

 

 

술잔에 소주, 맥주, 럼등의 술이 따라지고 건배사가 이어집니다.

처음엔 굳어있던 모두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내일이면 함께했던 모든 현지 스텝과의 아쉬운 작별을 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낮에 산 럼을 현지 가이드 셰르파인 풀이에게 주면서 스텝하고 나누어 먹으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해 줄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안되어서 괜시리 기분이 착찹합니다.

 

 

 

 

이날의 만찬은 늦은 저녁까지 현지스텝과 어우러진 화합의 춤공연으로 이어졌습니다.

만남이 있으면 또 헤어짐이 뒤 따르니... 다시한번 말하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to be continue.... 7편이 이어집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3편 - "데레 미또차"

 

 

"데레 미또차"는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매우 맛있습니다."를 의미합니다.

 

 

 

 

본격적인 ABC트래킹이 시작된 3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일정은 란드록 - 지누난다 - 촘롱 - 아래시누와 - 위시누아 - 뱀부 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오늘도 룸메이트인 박종의 셰르파와 저의 기상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조용한 새벽녘에 몸의 뒤척임을 감지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말을 합니다. 깼어?? 그럼 불키지 뭐!!

저녁부터 이어진 옆방의 코고는 소리는 새벽까지 계속 요란하게 울립니다.

 

 

 

 

네팔에서의 첫날과 마찬가지로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깨어났습니다.

한국시각으로는 오전 6시가 넘었으니... 아직까지는 몸이 한국시각을 기억하는거 같습니다.

 

층간 및 층벽 소음이 심한 롯지에서 우리의 이른 기상은 곧 알람시계처럼 울려펴집니다.

모두에게 미안합니다. 하지만, 새벽 밤하늘의 별과 웅장한 안나푸르나 산맥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가만히 누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오전 6시쯤 아침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젯밤...

소주, 맥주, 창(네팔 전통술-한국막걸리와 비슷)을 섞어 마신 사람들의 속을 풀어줄 북어국이 나왔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한국에서 해장국은 돈주고 사먹는 음식일 뿐입니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은 후

치카치카... 양치를 하고 있는데 주변이 상당히 소란스럽습니다.

이유는... 저멀리 안나푸르나 산맥이 보이자마자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15년전... 이곳 네팔에서 깨달았던 것이 있습니다.

순간을 놓치면 안됩니다. 순간이 평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V자로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오늘 출발이 아주 좋습니다.

 

 

 


 

우리의 소란스러움이 텐트로 전달된 듯 합니다.

내내 조용한 침묵만을 유지하던 텐트에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출발준비를 마친 나는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굿모닝!!! 나마스테!!! 소리없는 메아리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크게 외칩니다.

 

 

 

 

블랙야크 히말라야 트레킹

오전 7시. 오늘 트래킹의 첫발을 내딛기 전에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대체 왜?? 설렘때문인가요??

 

블랙... 야크... 히말... 라야... (중략) 유라... 시아...
힘찬 구호도 외쳐봅니다. 언제나 마무리는 유라... 시아...가 됩니다. 그 이유는 다녀오신 분들은 다 아시겠죠??

 

 

 

 

 

 

란드룩 마을을 벗어나 포터의 뒤를 이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출렁다리를 건너갑니다.

도처에 산재되어 있는 출렁다리는 ABC트래킹의 색다른 볼 거리를 제공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장난은 금물...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건너기 보다는 몇명씩 분산되어 안전하게 건너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렁다리 만큼 ABC트래킹 도처에서 볼 수 있는 폭포는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웅장하게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의 경의로움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 색다른 분위기의 트래킹이 시작되었습니다.

란드룩과 지누난다의 중간쯤에 위치한 롯지를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이곳 롯지에서 화장실도 가고... 쵸코바, 사탕 등도 먹으면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저는 그냥 휴식을 취하면서 탠디 어시스턴트 셰르파와 셀카를 찍었습니다.

 

 

 

 

어디선가 나타납니다.

어느 롯지나 꼭 있다는 그거... 바로 '개'입니다.

무슨 개들이 낯선 사람이 나타나도 전혀 짖지를 않습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끝까지 초코바를 노려보고 있는 검둥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개실망일겁니다.ㅋㅋ

 

 

 

 

 

휴식을 마치고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작게 들리던 물줄기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립니다. 아마도 큰 물줄기가 있는 듯 합니다.

 

 

 

 

 

아하... 다름아닌 모디콜라였습니다.

모디콜라를 건너기 위해서는 너울이 심한 큰 출렁다리를 건너야 지누난다로 갈 수 있습니다.

사람이 지나갈때마다 출렁다리가 더욱더 거세게 흔들립니다.

개인적으로 스릴이 있다기보다는 놀이동산에서 안전띠 없이 청룡열차를 타는 기분입니다.

 

 

 

 

더 놀라웠던 사실은 모디콜라 옆에서 야영을 하고 있던 외국인을 출렁다리를 건너며서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그들이 보기엔 출렁다리를 건너는 우리가 재미있었을 겁니다.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를 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모두들 안전하게 출렁다리를 건너왔습니다.

짧지만 강력했던 긴강감이 ABC트래킹에 묘미를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출렁다리에서 경사진 계단을 올라섰습니다.

 

 

 

 

 

계곡넘어 산능선에 위치한 지누난다가 눈에 들어옵니다. 다 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습니다. 지진으로 인해 주변 곳곳이 산사태가 발생하여 위험한 곳이 한두곳이 아닙니다.

 

정말로 조심해서 이곳을 지나야 합니다. 다시 긴장감을 느낍니다.

마침내 모두들 안전하게 산사태지역과 계곡의 나무다리를 건넜습니다. 이제부터 안심이 됩니다. 휴~!!!

 

 

 

 

 

 

9시 37분. 란드룩에서 출발한지 2시간 30여분만에 지누난다에 도착을 했습니다.


출렁다리와 산사태지역을 통과하면서 다들 긴장을 했었는지...

지누난다에서 오랜시간 휴식을 취합니다.(사실... 포터의 움직임보다 우리가 빨라서 오래 쉬었습니다.)

 

 

 

 

 

 

뜨거워진 햇살과 급경사지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누난다에서 점심식사 장소인 촘롱까지는 끝없는 오르막입니다. 결코 쉽지많은 않은 길입니다.

 

 

 

 

정말로 개부럽습니다. '개팔자 상팔자'입니다.
돌담위에서 한가롭게 낮잠을 즐기고 있는 개가 오늘따라 왜이리 부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끝이 없어 보이던 오르막에 올라서니...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여기가 촘롱입니다. 한국식으로 잘못 발음하면 촘놈이 되니 유의해야 합니다. ㅎㅎ

(전 참고로 대전광역시민으로 도시놈이지만... 도시촌놈이라 불리우는게 더 좋습니다.)

 

 

 

 

 

그동안 내가 누렸던 모든 물질문명이 주는 즐거움을 잊고

산에서의 간결한 생활이 주는 충만함을 현지인의 수공예품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감동적입니다.

 

  

 

 

 

11시 40분이 조금 지난 후... 촘롱의 KALPANA GUEST HOUSE에 도착을 했습니다.

 

첫날의 제 모습을 보고

이제는 등산화를 벗고 슬리퍼를 신거나... 맨발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모두에게 아주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오늘 점심은 라면입니다.

라면을 먹기 위해서 너무나도 긴 시간(1시간 20분정도)을 기다려야 했지만... 맛있게 끓여준 COOK에게 감사의 말을 남깁니다.

 

데레 미또차... (매우 맛있습니다.)

 

 

 

 

출렁다리까지는 2,980개의 계단(밍마 셰르파의 말에 따르면...)을 내려가야 합니다.

 

 

 

 

 

발음에서 한국식 촌놈과 비슷한 촘롱은 마을 전체에 똥냄새가 아주 많이 퍼져있습니다.ㅋㅋ
그리고 다양한 동물들의 똥이 계단에 분포되어 있기에 아주 주의해서 걸어야만 폭탄이 터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촘롱에서 시누와(아래시누아, 위시누아)까지는 출렁다리를 기준으로 내리막과 오르막의 포물선 길을 따라 걸어야 합니다.

점심을 먹고... 한없이 내려갔다가... 또 한없이 올라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헥헥~~!! 저절로 숨이 찹니다.

 

 

 

 

아래시누아에 도착하기전 조금만 롯지 벤치에 사람들이 열을 맞추어 앉아 있습니다.

무뎌진 발걸음을 중력이 계속해서 끌어당기고... 배낭은 한 없이 무겁게만 느껴지니... 오르막길을 올라오느라 힘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출된 단체사진 행렬에... 사진을 찍어봅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 본사팀의 플랜카드... 역시 기회는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입니다. 굿입니다.~ 굿!!!

 

 

 

 

 

 

 

오후 2시 50분... 아래시누아와 도착을 했습니다.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발의 피로도 다시금 풀어봅니다.

따뜻한 밀크티를 마시면 오랫동안 휴식을 취해 봅니다.

 

 

 

 

 

잠깐동안 현장독서라는 사진을 찍기 위해... 신승민 셰르파와 모든 사람들의 야유를 들으면서 포즈도 취해봅니다.

ABC트래킹을 왔는데... 책을 가져온 것은 저 하나뿐이었습니다. 역시 대단한 뚜벅이입니다. 자화자찬!!!

 

 

 

 

 

아래시누아에서 이제는 다시 이동을 시작합니다. 다시금 오르막에서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모두 지쳤다는 뜻입니다.

생각보다 오늘 뱀부까지의 길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실제로 멀었습니다. 어둠이 주변에 깔리고서야 도착했으니까요!!

 

 

 

 

위시누아에서는 아예 행렬이 나뉘었습니다. 선두, 중간, 후미로... 벌써 오후 4시가 넘었습니다.

위시누아에서 뱀부까지는 2시간 가량 걸린다고 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덜 걸렸지만...

큰일입니다. 현저히 움직임이 더 둔해지고 있는 박정옥 도전자가 걱정입니다.

 

 

 

 

 

박정옥 도전자는 고산병은 아니지만... 약간의 탈수증세가 있었습니다.

물론 다음날... 고산병으로 여러사람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지만... 이날은 확실히 탈수증세였습니다.

 

현지 가이드 셰르파, 김종률 도전자 그리고 제가 박정옥 도전자와 함께 후미로 천천히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갈길이 멀고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점점 더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은 저 또한 어쩔수 없었습니다.

 

 

 

 

대나무가 많아서 뱀부(bamboo)라고 불리는데... 주변에 대나무가 무성하게 나타나도 뱀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큰일인 것은... 내리막 길은 그나마 본인 스스로 움직이면서 내려오는데...

오르막 길은 전혀 움직일 수 없어, 제가 스틱을 잡고 리어카 끌듯이 끌고 올라오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걷기를 1시간 30분...
서로의 온몸에 식은땀이 흐리고 발걸음이 한없이 무뎌질때 쯤

주변의 어둠을 흐미한 불빛이 비추고 있는 뱀부에 드디어 도착을 했습니다.

 

다왔다. 다왔어!!!

살았다. 살았어!!!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쏟아집니다.

오늘 하루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내일이 걱정됩니다.(실제로 염려가 현실이 되었지만...)

 

 

 

 

방배정을 끝난 후 뜨거운 물로 샤워를 마친 나는... 긴장이 풀렸던지 졸음이 몰려왔습니다.

저녁식사 전후로 간단하게 소주를 마신 후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날 밤 뱀부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습니다.

 

to be continue.... 4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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