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레토코]샤리여행



목욕을 마치고 침대에 눕자마자

아주 편안하게 자세로 곤히 잠들었습니다.


너무 잠을  자서

새벽에 눈을 떴을때는 생기가 넘쳤습니다.





지난밤의 어둠이 물러가고

어느새 고요하고 싱그러운 아침이 밝았습니다.


창문밖의 샤리타운 거리는

인적이 없어 더 적막함을 느끼게 합니다.





세수도 하지 않은 체

모자를 눌러쓰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시레토코 샤리역 광장에서 체조를 하며

샤리 버스터미널과 숙소를 바라다 보았습니다.


오늘은 유빙워크를 하러

버스를 타고 우토로로 갈 예정입니다.






콧끝으로 느낀 차가운 공기는

1분도 되지 않아서 온몸으로 부들부들 떨게 만들었습니다.


숙소에서 가져온 샤리 지도를 보고

길을 따라 샤리다리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샤리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128m의 샤리다리에 왔습니다.


샤리강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물길은

너무도 잔잔해서 그 흐름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고요합니다.







샤리다리 위에서는

샤리강을 가로지르는 철교와 함께

샤리산의 웅장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일본 100명산 중 하나인 샤리산은

흰 눈으로 덮여 있어 산군이 더 뚜렷하고 위엄있어 보입니다.



 



마치 하늘을 가를 듯한 기세로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비상하는 새들의 모습에서

나도 세상을 날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습니다.


훨훨... 날아보자...





겨울철 유빙때문에

샤리항에는 많은 배들이 있습니다.


바다에 떠 있는 배들보다

육지에 정박한 배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넓은 들판에 명태 덕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덕장은 명태 등 생선을 말리려고 덕을 매어 놓은 곳을 말합니다.


시레토코 반도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명태 생산지이고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 전에는 명태 생산량 중 40% 이상을 한국으로 수출했습니다.







おはよう ございます

(오하요 고자이마스)


명태 덕장을 지나쳐 걷다가

일본 아주머니들과 짧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느릅나무 가로수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잎이 무성해지는 신록의 계절이 찾아오면 더 아름다울 것입니다.






시레토코 박물관에 왔습니다.


09:00~17:00, 입장료 300엔

이른 아침시간이라 문을 열지는 않았습니다.






박물관 내부를 볼 수 없기에

건물과 주변시설을 둘러보았습니다.


박물관과 이어진 공원 숲길을 따라

흰 눈을 밟으며 시민문화회관까지 걸었습니다.


뽀드득... 뽀드득...

사색하기 좋은 숲길입니다.







진동과 함께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소리가 너무나도 커서 나도모르게 쳐다보게 되었습니다.


어딜 그렇게 바쁘게 가는 걸까요??

이른 아침부터 수십대의 제설차량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편의점에 들려 원두커피를 샀습니다.


호호... 호호... 호호...


목넘김이 너무 좋습니다.

입김을 불면서 천천히 커피를 마셨습니다.


조금 더 걷다보니 거리가 익숙합니다.






칸다 서점을 지나고 나니

어제 저녁을 먹던 시레토코 기미 밥상도 보입니다.


간간히 승용차만 지나갈뿐

거리에는 여전히 인적은 없습니다.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 앞이

우리가 숙박하고 있는 루트 인 그란티아 시레토코 샤리 에키마입니다.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걸어서

1시간여 만에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짧은 샤리여행이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시레토코 샤리]시레토코 기미 밥상(しれとこキッチン熊湖) - 에비동, 돈가스 등



해가 질때쯤 샤리타운을 걸었습니다.


낮에도 인적이 드문 거리는

밤이 되니 더 적막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골목을 천천히 걷는 동안에

고요함과 평온함을 느끼며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불켜진 몇몇 식당들을 스쳐 지난 후에

시레토코 기미밥상으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왔습니다.









영어는 잘 하지 못하지만

음식은 정말 맛있다.


입구의 영어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자카야를 제외하고는

시레토코 샤리에서는 가장 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입니다.


11:00~14:00(점심)

17:00~22:00(저녁)


메뉴가 일본어로만 되어 있지만

사진이 있기때문에 무슨 음식인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식당의 실내 규모가 굉장히 넓었습니다.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주방과

일본 전통의 다다미 방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3번 창가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거리엔 사람이 없는데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샤리에서는 무엇을 먹을까??

아주 잠시동안 메뉴판과 씨름을 벌였습니다.


메뉴판의 검은색은 글자인데

죄다 일본어라서 사진을 보고 그냥 선택했습니다.


저는 1,200엔하는 에비동을 주문했습니다.






같이 여행중인 서정필 셰르파는

돈가스 정식을 주문하면서 밥을 추가했습니다.


허걱...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나서 놀랐습니다.

홋카이도 여느 식당보다도 양이 많습니다.


괜히 밥을 추가했다고 말합니다.






제가 주문한 에비동입니다.

에비동은 우리나라 말로는 새우튀김덮밥을 의미합니다.


에비새우이고 은 일본식 덮밥인 돈부리를 뜻합니다.


그릇에 밥과 여러 가지 재료를 얹어서 먹는 음식으로

우리나라의 덮밥과 차이가 있다면 절대로 비벼 먹지 않습니다.







새우튀김은 어디서 먹어도 맛이 있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이곳의 새우튀김은 크기는 말할것도 없이 더욱 바삭바삭하며 맛이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튀김옷의 차이에서 맛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보기에는 얼마 안되는 양 같았는데

막상 먹기 시작하니 배가 너무 불렀습니다.


내 사전에 음식을 남기는 법은 없다.

배가 부르다고 맛있는 음식을 남길 제가 아닙니다.



일본 덮밥 TIP

일본 덮밥은 밥 위 재료에 따라 이름이 달라집니다.


달걀과 닭고기를 얹은 건 오야코동성게 등 해산물을 얹은 건 가이센동,

간장양념에 양파 쇠고기를 얹은 건 규동이고, 돈가스를 얹은 건 가츠동이라 부릅니다.

[홋카이도]아사히카와에서 시레토코 샤리 이동(기차+버스) 



2박 3일간의 아사히카와(비에이, 소운쿄 포함) 여행을 마치고

오늘은 기차를 타고 아바시리를 경유해서 시레토코 샤리로 갈 예정입니다.





오전 5시


너무 일찍 일어난 것 같습니다.

고요속에 평소처럼 책을 읽었습니다.


커튼사이로 창밖을 내다보니

온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숙소에서 어제밤에 사온 컵라면을 먹고

짐을 꾸려 아사히카와역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아침에는 커피가 진리입니다.

세븐일레븐에 들려 원두커피를 샀습니다.





JR 홋카이도 레일패스를 이용하여

아바시리를 경유한 후, 시레토코 샤리까지 갈 예정입니다.


JR홋카이도 레일패스(3일권, 5일권, 7일권, 플랙시블 4일권)를

여행일정에 맞게 구매하는게 훨씬 저렴합니다.






08:35 - 12:18(3시간 41분 소요) / 7,970엔

아사히카와역에서 기차(오호츠크 특급열차)를 타고 아바시리역으로 갑니다.


15:10 - 15:56(46분 소요) / 840엔

아바시리역에서 기차(센모본선)를 타고 시레토코 샤리역으로 갑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기차만 타면 목적지에 도착하게 됩니다.





개찰구를 통과한 후 승차장으로 향했습니다.

눈은 그쳤지만 철로에는 눈이 쌓여 있습니다.


5번 승강장으로 기차가 들어오기를

멍하니 한쪽을 응시하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차가 승강장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오전 6시 56분에 삿포로역을 출발한 오호츠크 특급열차입니다.


3호차 탑승하여 10-A 좌석에 앉았습니다.


어김없이 기차가 출발하자 표 검사가 진행되었습니다.

JR 홋카이도 레일패스와 함께 지정석 표를 보여줬습니다.





기차가 멈춰섰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니 엔가루역입니다.


무슨 일이지??

이내 승객들이 분주합니다.


책만 읽고 있는 저에게 뒷쪽 승객이

의자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행동으로 알려주었습니다.





엔가루역을 지나면서부터

현저하게 기차의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쩌구... 저쩌구...


일본어로만 방송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기차는 천천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예정시간보다 47분 늦은

13시 05분에 아바시리역에 도착을 했습니다.


기차에서 계속된 일본어 방송은

'연착된다는 말이었구나'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우리가 내린 기차를 타려고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자세한 연착 이유도 모른체

아바시리역 인근의 식당에 점심을 먹으로 갔다 왔습니다.


'시간이 한참 남았잖아!!'

'오후 3시 10분 몬센본선 기차를 타면 돼'





왠지 느낌이 안 좋습니다.

아바시리 기차역 대합실에 사람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역 전광판을 바라보니

모든 열차가 취소되었다는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






쌓인 눈이 녹으면서 기차길이 침수되어

샤리행, 구시로행 등 몇몇 구간이 운행될 수 없다고 합니다.


홋카이도에서는 겨울철이면 이런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고

관광안내소에서 근무하시는 여자분이 유창한 영어로 말해주었습니다.


아주 친절하게 버스정류장 위치를 알려주시면서

버스를 타고 시레토코 샤리를 가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시레토코 샤리행 버스정류장은 아바시리역 왼쪽 건너편

빅토리아 스테이션(Victoria Station) 식당 앞에 위치하고 있는 3번 정류장 입니다.


우리와 같은 사연으로 기차를 타지 못하고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일본 여학생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일본 본토에서 홋카이도로 여행을 왔다고 합니다.

영어로 대화가 가능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버스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탑승객이 거의 없어 편안하게 자리에 앉았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닌데도

일본 여학생들은 내 말을 들으면 꺄르르 웃기 시작합니다.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더 크게 웃고 있습니다.






저게 유빙인가 보네...

그냥 얼음덩어리 아닌가??


버스는 유빙이 떠 다니는 해안가를 지나고 있습니다.


드넓은 바다라는 맥주잔에

흰색 거품이 떠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버스요금은 편도 1,150엔입니다.


오후 3시에 아바시리 3번 정류장을 출발한 버스는

1시간 7분이 지난 오후 4시 7분에 시레토코 샤리 정류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안녕... 만나서 반가웠어!!!


우리는 이곳에서 숙박을 하는데

일본 여학생들은 오후 6시 막차를 타고 우토로까지 간다고 합니다.


뜻하지 않은 아바시리에서의 기차 취소로

아사히카와에서 시레토코 샤리까지의 장거리 이동이 더욱 재미나게 느껴졌던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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