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가파도에 간 적이 있다. 청보리의 흔들림으로 바람이 내 주위를 맴돌고 있음을 알았다. 내가 어디에 서 있든 바람이 속삭였다. ‘네 인생을 나에게 맡겨볼래.’ 나는 단호하게 그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청보리는 자신의 짧은 인생을 바람에 맡겼다. 중심을 잡지 못하는 청보리 인생, 바람이 사라질 때까지 그 움직임을 멈출 수 없었다. 햇살이 넓은 청보리밭을 비췄다. 바람을 타고 청보리가 외치는 아우성이 들려왔다. 나는 아우성을 잘 들으려고 주의를 집중했다.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해야 했는데.’ 지금 모습이 초라하다고 결코 좌절해서는 안 된다. 남과 비교하는 인생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 내 인생을 확신하게 되면 그 길로 가자는 결심을 할 수 있다. 나의 젊은 날을 회상하면 하루하루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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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1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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