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하산 산행 - 계룡산 산줄기 조망

 

 

대전은 들이 넓고 커서 예부터 한밭이라고 했습니다.

대전시내에서 바라보면 서쪽으로 금남정맥의 명산 계룡산을 배경으로

금수봉, 도덕봉이 삽재 건너 갑하산, 우산봉으로 이어져 북쪽의 금병산으로 흐릅니다.

 

 

 

 

1월 25일 오후 2시부터 기상특보(한파주의보)가 해제됨에 따라

계룡산의 아름다운 숲 설경을 보기 위해 유성에서 동학사주차장까지 가는 107번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에 갑동 버스정류장에서 하차를 했습니다.

그리고 걸어서 1.3km를 이동한 후 삽재에 도착을 했습니다.

 

 

 

 

숲속에서는 나무만 볼 수 있고

숲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최고의 눈맛을 자랑하는

대전 서편의 갑하산과 우산봉으로 발길을 돌린 것입니다.

 

 

 

 

 

눈과 낙엽이 뒤섞여 있는 숲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유성일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또한 계룡산 수통골지구의 도덕봉도 하얀 설경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가을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 산행의 맛을 한층 더해 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갑하산으로 향하는 숲길과 능선길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서쪽 편으로 펼쳐지는 계룡산 산줄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장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갑하산 정상에 도착을 했습니다.

 

갑하산이라는 명칭은 갑소(甲所), 갑골, 갑동 등으로 바뀌어온 지명에서 유래하였습니다.

갑소의 소(所)는 고려시대의 행정구역의 하나로 주로 왕실이나 관아의 공물을 생산하던 사람들이 생활하던 구역이며, 주로 갑옷을 만들었던 곳이라 합니다.

 

 

 

 

갑하산에서 우산봉으로 연결되는 능선은

대전 최고의 능선 산행코스로 손색이 없습니다.

 

서쪽을 바라보면 계룡산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계룡산 전망대라 일컬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미세먼지때문에 시계가 좋지 않아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동쪽에는 국립대전현충원, 월드컵경기장 등이 있습니다.

 

국립대전현충원이 훤히 보이는 곳은 굴참나무 2그루가 무참하게 베어져 있었습니다.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내서 전망을 보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신선봉으로 향하는 숲길에는

요괴소나무라 불리우는 나무가 있습니다.

 

 

 

 

영험한 기운을 품은 소나무의 기운을 탐내던 요괴가 기운을 취하려 하자

신선봉에서 이곳을 지키고 있던 신선이 요괴를 가두고 땅에서부터 족쇄를 나오게 하여 봉인하였다고 합니다.

 

 

 

 

거북이 모양의 거북바위도 볼 수 있습니다.

 

계룡산에 오르면 승천할 수 있는 거북이가 계룡산에 오르기 위해 갑하산을 넘다가

갑하산에서 쳐다본 계룡산의 절경에 반해 갑하산에 남아서 그곳을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신선봉 정상에 도착을 했습니다.

 

신선봉에서 우산봉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이동을 합니다.

눈쌓인 숲길이 매우 정겹게 느껴지며 푸근함을 함께 선사하기도 합니다.

 

 

 

 

우산봉을 향하는 숲길에는 효자샘물이 있습니다.

 

먼 옛날 갑동마을에는 갑동이와 노쇠한 어머니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어머니의 건강을 위하여 갑동이는 하루종일 병수발을 하였습니다.

병수발을 하던 도중 잠깐 잠이 든 갑동이의 꿈에 한 노승이 나타나

'갑동아, 저 앞산의 샘물을 100일간 어머니게 드려라! 그리하면 어머니는 낫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사라졌습니다.

다음날부터 갑동이는 꿈속에 나타난 노승의 말처럼 100일간 샘물을 어머니께 떠다 드렸습니다.

이후 갑동이의 효심과 100일간의 샘물로 어머니는 회복하고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파른 경사의 우산봉에 올라 주변을 살펴 봤습니다.

미세먼지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절경에 나도 모르게 감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산봉에는 '세시랑이야기'라는 전설이 있습니다.

 

옛날 백제시대 유성 갑천변에 살던 여인이

우산봉 산신령에게 정성껏 기도를 올려 아들 셋을 낳았습니다.

장성한 세 아들은 신라군과 싸움을 위해 떠났으나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여인은 산신령에게 세 아들이 우산봉의 시랑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순간 여인은 그곳에서 숨을 거두었고, 선계에서 세 아들과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우산봉에 정성껏 기도하면 훌륭한 아들을 얻는다는 소문이 자자해 여인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안산산성은

서문지가 거의 완벽하게 남아있는 백제시대 산성으로 유명합니다.

매년 3월 1일에 산성제를 거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전둘레산길 8구간인 안산산성으로 향하지 않고

우산봉에서 구암사 방향인 반석7단지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하산길의 숲길에서 서산대사의 글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자주 인용하는 글귀이기도 합니다.

 

눈길을 걸을 때

흐트러지게 걷지 마라

내가 걷는 발자국이

뒤어에는 이의 길이 될 것이니

 

이렇게 산행의 참 맛을 느낀 갑하산 산행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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