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소리와 파도 소리에 눈을 떴다. 세상은 아직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가로등 불빛만이 어둠에 항거하고 있었다. 해가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고 쌀쌀했다. 산속이라 그런지 텐트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해가 빛을 내뿜기 전에 배낭을 꾸렸다. 주변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나와 K는 산에서 내려와 일주버스를 타고 사동항에 왔다. 관광안내센터에서 승선을 기다리며 이번 울릉도 여행을 되돌아봤다. 캠핑과 백패킹을 함께 했다. 나는 큰돈 들이지 않고, 배낭에 꼭 필요한 것만을 넣어 가볍게 메고, 울릉도 자연 속을 걸어 다니는 여행을 했다.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즐겼다. 울릉도를 다 돌아보지 않았더라도 여행을 즐겼기에 그것으로 충분했다. 여행을 즐기고 행복함을 느꼈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여행을 한..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다. 새벽 5시에 눈을 떴다. 배가 먼바다로 나오니 떨림의 강도는 조금씩 세졌다. 이층침대의 잔잔한 떨림은 꼭 안마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에어컨의 바람 소리와 어긋나게 아래층 남자의 코 고는 소리도 커졌다 작아지기를 반복했다. 괴상한 소리의 화음이 6인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6인실을 밖으로 나왔다. 동해의 해는 이미 떠 있었다. 흰빛의 둥근 해는 수줍은 듯이 주변을 붉게 물들이며 수평선 위로 제 몸을 일으켰다. 하늘과 구름과 바다 사이를 해가 구멍을 내며 움직이고 있었다. 울릉도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갑판 위로 올라가 점점 가까워지는 울릉도를 바라보았다. 배의 떨림은 점점 사라져갔고 어느 순간 멈춰버렸다. 하선 안내방송이 있고 난 뒤 나는 울릉도에 첫발을 디뎠..

울릉도를 가는 날이 밝았다. 새벽부터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집을 비우는 동안 큰 문제가 생기지 않게 사전조치를 취해야 했다. 40년도 넘은 오래된 단독주택에 살다 보면 늘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보수를 해야만 한다. 아침을 먹기 전인데도 온몸이 땀으로 젖어버렸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날씨는 눈부실 정도로 화창하고 더웠다. 더운 정도가 너무 지나쳐 모든 것이 다 녹아버릴 것 같았다. 아직 6월도 안 되었는데 올여름을 어떻게 넘길까 살짝 걱정되었다. 점심을 먹고 샤워를 했다. 어젯밤 대충 챙겨둔 백패(backpack) 장비들을 배낭에 넣었다. 갈등은 항상 이 순간에 찾아왔다. 배낭여행을 하다 보니 무게를 고려해서 배낭에 장비를 챙겨야 한다. 장비를 가지고 갈까 말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 대전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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