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2018년 12월, 4박 5일간의 제주여행



한해의 마지막 달, 12월이 찾아오면

나는 당연히 제주를 가야하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


늘 그렇지만 아무 계획되 없이

습관적으로 제주행 항공권을 끊었다.



- 비행기에서 바라본 제주시의 저녁 -



그러고보니 최근 10년동안

1년에 2번이상을 제주에 갔다.


여름에는 백패킹 여행을 했고

겨울에는 방어를 먹기 위해 그곳으로 갔다.


마치 꼭 지켜야 하는 정해진 일정표 같다.




- 제주공항 -



이번에도 방어를 먹기 위해

저녁 비행기를 타고 지금 막 제주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인 방어 시식 후,

남는 시간은 내가 안가본 제주 구석구석을 돌아보려 한다.


근데... 내가 안 가본 곳이 제주도에 있나??


감미로운 음악, 향기로운 커피와

만 있으면 제주여행은 언제나 감미롭다.



- 통큰막창순대 -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공항을 벗어났다.


나만의 제주맛집 통큰막창순대에서 찾았다.

지난해 제주 골목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식당이다.


사람, 정, 음식, 맛... 변한 건 하나도 없었다.

오후 7시가 안 되었는데 재료가 소진되어 내가 마지막 손님이 되었다.


식당을 나오며 사장님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Daum검색창에 통큰막창순대를 쳐보세요.



- 제주여행 1일차 이야기 중에서 -




- 제주시외버스터미널 -



아무 소리도 없이

겨울비가 새벽부터 내리고 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151번 급행버스를 타고 모슬포로 향했다.


이미 안개가 물방울처럼

제주 중산간을 하얗게 뒤덮고 있다.





- 모슬포 신성수산 -



모슬포항 신성수산에서 대방어 한마리를 잡았다.


방어 부위별로 다 담으면

4접시만 나오는데 내가 2접시를 샀다.


역시 바로 잡은 것이라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아이스박스로 포장을 한 후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 예하게스트하우스 -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혼자 먹으면 별 맛을 못 느끼는 법이다.


예하게스트하우스 사장님, 스텝(제시카)과 함께

두툼한 방어를 기름장, 초고추장을 찍어 김에 싸서 먹었다.


역시 겨울 마라도 방어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 맛에 내가 제주를 찾는 것이다.




- 내가 만든 방어회덮밥 -



양이 많다보니 회로 먹다가 남은 방어는

냉동실에서 살짝 얼린 후 회덮밥을 해 먹으면 된다.


상추, 깻잎, 무순 등 신선한 채소와 함께

초고추장과 참기름 양념을 더해 먹으면 입안에서 천지개벽을 일으킨다.


겨울 제주는 역시 방어회다.



- 제주여행 2일차 이야기 중에서 -




- 지미봉 오름 -



게하를 나와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 왔다.

멍하니 의자에 앉아 있다가 동일주 201번 버스를 탔다.


정해진 목적지는 없고 버스에서 게하에서 가져간 책을 읽었다.

1시간이 훨씬 더 지났을때 버스 창문 너머로 지미봉이 보인다.


서둘러 하차벨을 누루고 종달리에서 내렸다.

차가운 기운을 품은 겨울바람이 내 안면을 강타했다.




- 지미봉 오름의 풍경 -



지금은 겨울이다.

여름철이면 시원하다고 했을텐데...


옷깃을 더 여미고 지미봉 오름에 올랐다.

종달리, 우도, 성산일출봉 등이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졌다.


지미봉 정상에서의 바람은

나를 휘감아 돌다가 이내 사라져 버렸다.




- 종달리 소심한책방 -


소심한 책방에 갔다.

정확히 2년만에 다시 찾은 것이다.


외형적인 변화는 없었다.

단지 진열된 책들이 달라졌을뿐이다.


예전에는 독립출판물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베스트셀러 도서가 절반은 차지하는 것 같다.


소근소근 울려퍼지는 음악이

소심한책방에 아주 잘 어울린다.


잠시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들었다.

여유롭고 한적한 지금 이순간이 너무 좋다.



- 제주여행 3일차 이야기 중에서 -



- 노루생태관찰원 안내도 -



비가 올듯이 하늘이 인상을 쓰고 있다.


바람에 밀려온 구름은

검은 그림자로 세상을 뒤덮고 사람들에게 겁을 주는 것 같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343번 버스를 탔다.

거친오름이 품고 있는 노루생태관찰원으로 향했다.



- 노루생태관찰원 전시실 -



따뜻한 버스에서 내리니

비인지, 눈인지 모를 것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겨울인데 이렇게 강한 바람이 불어오니

노루는 볼 수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장료는 1,000원이다.


먼저 전시실로 향했다.

노루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시되고 있다.


고라니, 노루, 꽃사슴의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 노루생태관찰원 상시관찰원 -




기대를 하지 않고 상시관찰원으로 갔다.

새끼 노루들은 관찰원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먹이를 손에 들고 가만히 있으니

새끼 노루들이 천천히 다가왔다.


내가 가장 가까이에서 본 노루이다.

추운 겨울을 잘 보내고 무럭무럭 잘 자라거라.


새끼 노루야~!!





- 제주 4.3 평화공원 -



거친오름을 둘러본 후

인근의 4.3평화공원에 갔다.


제주 4.3은 평화, 통일, 인권의 상징이다.

제주에 오신다면 꼭 방문해 보셨으면 한다.


기억은 과거 자체라기보다

현재와의 관계 속에서 재구성되는 오늘의 전사()이다.


- 현기영의 순이삼촌 중에서 -




- 동문시장 -



기온은 육지보다 따뜻하지만

제주에는 바람이 세게 불어오기때문에 춥다.


추운 겨울에는 뜨근한 어묵국물과 호떡이 생각난다.

기름에 튀겨진 호떡을 한입 베어물었을때 흙설탕의 단맛이 너무 좋다.


먹거리가 풍부한 요즘시대에

어릴적 향수가 더해진 호떡을 동문시장에서 사 먹었다.




- 예하게스트하우스에서 브루나이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


어차피 내 마음이다.


우리가 난처함에 빠지는 이유는

잘 몰라서가 아니라 확실히 안다고 생각하는 신념때문이다.


신념은 사실이라고 믿는 생각이지만

사실은 그저 상황을 인식하는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혼자만 다른 길을 걷는다고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남들과 다른 길을 간다고 외로움을 느낀적이 있는가?


아무도 저렇게 안 한다는 말보다

아무나 저렇게 못한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


뭘 걱정하는가?

한번뿐인 인생인데 내 마음대로 살아야지.



- 제주여행 4일차 이야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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