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제주 여행 2일차 - 현옥식당, 한라산산행(성판악~관음사), 꼬닥꼬닥게스트하우스, 용이식당



용두암해수랜드에서의 악몽같은 하룻밤이 지났습니다.


크억... 크억... 푸우... 푸우...

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일부러 한적하고 구석진 자리에 자리를 잡아서 잠을 청했는데

아주 가까이서 들려온 엄청난 코골이소리에 놀라 새벽에 잠을 깨고 말았습니다.


역시 잠자리는 편안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제주 여행 2일차 오늘의 주요일정은

성판악에서 관음사까지 한라산 산행입니다.


잠도 설쳤는데 산행을 위해선 아침만큼은 든든하게 먹어야 합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나의 제주 단골집인 현옥식당은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왼쪽 뒤편 제주주경기장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백반)정식이 4,000원입니다.

그외 찌개류는 5,000원이고 인기메뉴인 두루치기는 6,000원입니다.

계절음식인 물회(자리, 한치)는 8,000원입니다.

현옥식당은 두루치기가 유명합니다.


아침에 주로 먹는 (백반)정식은

 1밥, 1국, 4찬의 음식이 나오며, 세상에나... 밥은 무한리필입니다





제주에는 수없이 많은 맛집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절대로 착하지는 않습니다.


가격대비 맛에 만족을 하는 거니까요

가격이 싸면서 맛도 좋은 집은 흔하지 않습니다.





 제주에 올때마다 한라산은 꼭 가야만 하는 성지같은 곳입니다.


일기예보가 어떻든... 진짜 한라산 날씨가 어떻든... 상관하지 않고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성판악에서 시작하여 관음사로 하산을 할 예정입니다.


인고의 세월을 견디어 낸 이끼낀 돌담이 인상적입니다.





어느덧 조릿대로 가득한 등산로를 따라 진달래밭 대피소로 향하고 있습니다.


햇볕 한점없이 흐리고 추운 날입니다.

차가운 바람은 사방팔방으로 연신 불어대고 있습니다.


똑같은 컵라면이라도 이곳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먹는 컵라면이 가장 맛있습니다.

컵라면으로 체온도 올리고 허기도 달랬습니다.






울퉁불퉁 돌길의 등산로는 구름이 주변을 온통 감싸고 있습니다.

흰구름이 배경이 되어 고사된 구상나무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자연이 만들어낸 상고대의 아름다운 풍경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상고대는 서리가 나무나 풀 따위 물체에 들러붙어 눈처럼 된 것을 말합니다.

마치 5월의 봄날에 흰 벚꽃이 핀 것처럼 아름답게 보입니다.






마지막까지 힘을 내어 한라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백록담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찍기위해 줄을 서고 있습니다.


여전히 한라산 정상은 구름으로 뒤덮혀 있으며

엄청난 찬바람이 우리 몸을 제대로 못 가누게 만들고 있습니다.





바람아... 구름을 이동시켜라...

잠시동안 계속 주문을 외웠습니다.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고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9년동안 30여차례 한라산을 올랐는데도

제대로 몇번 구경하지 못했던 백록담을 아주 잠깐이나마 다시 보았습니다.


'흰 사슴이 못'이라는 백록담에는

하늘에만 산다는 하얀 사슴들이 내려와 목욕하는 터라서 그런 이름이 지어진 거라는 사연이 있습니다.

한라산 동능정상에서 백록담의 아름다운 경관을 내 두눈으로 다시 볼 수 있는 행운을 갖게 된 것입니다.





아름다운 백록담의 경관을 두 눈으로 직접 감상한 흥분때문인지
동능정상에서 관음사로 내려가는 발걸음은 다른 어느때보다도 가벼웠습니다.

이때 아주 가까이서 보게 된 까마귀의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한라산 구상나무 군락지만큼 아름다운 나무는 없을 것입니다.

구상나무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분포하고 있는 특산종입니다.





관음사코스가 힘들다고 하는 첫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급경사지의 돌계단이 끝없이 이어져 있고 호흡을 잘 못하면 숨이 '꼴가닥'하고 넘어갈지 모릅니다. 

하지만, 장구목오름과 민오름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삼각봉대피소와 탐라계곡을 지나 관음사 탐방로 입구에 도착을 했습니다.






하산후에 우연히 만난 진여화 셰르파와 함께

관음사휴게소에서 해물파전에 막걸리를 먹으면서 산행 뒷풀이를 했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진여화 셰르파는 제주공항으로

우리는 781번(516-중문고속화) 버스를 타고 서귀포시내 숙소로 이동을 했습니다.





오늘 숙소는 서귀포시내 아랑조을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옛날 여관을 리모델링하여 게스트하우스로 바꾼 듯한 꼬닥꼬닥게스트하우스입니다.


게스트하우스라고 4-6인용 도미토리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2인실 온돌방을 아고다앱을 이용하여 30,000원에 예약했습니다.


시설은 낡았지만 하룻밤 지내기엔 주변여건이 아주 좋은 장소였습니다.


다음은 아고답앱에 올린 이용후기입니다.


여관 또는 여인숙을 게하로 바꾼 듯...

시설은 많이 낡았고 깨끗하지 않음.

가격대비시에는 그럭저럭 만족.

아랑조을거리에 위치해서 좋음.

조식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음.





숙소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는

흑돼지 자투리구이 식당과 용이식당을 놓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나의 단골집인 용이식당 두루치기를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용이식당은 주류는 절대로 팔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근 슈퍼에서 좋아하는 주류를 사 가지고 가서 먹을 수 있습니다.
단골이라면 이정도 상식은 기본입니다.

우리는 한라산 소주 3병을 사 가지고 갔습니다.





용이식당 돼지고기 두루치기 굽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고기를 적당히 굽습니다.
2. 구어진 고기에 제공된 반찬(무채, 콩나물, 김치, 마늘, 파채)를 모두 부어 같이 볶습니다.
3. 볶음밥을 드실 분은 고기와 야채를 충분히 남기신 후 볶아 드시면 됩니다.

      

이 모든 것은 셀프입니다.(물과 추가밥 셀프)
처음 제공되는 밥은 고기가 익고 야채가 올라가면 제공됩니다.





상추에 잘 읽은 고기와 콩나물, 파채, 생채무침 등을 올리고
쌈장에 찍은 마늘과 고추를 함께 싸서 먹으면... 그 맛이 죽입니다.~!!!


일반적인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다르지만
제주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이기에 너무도 좋습니다.

마지막에는 꼭 밥까지 볶아 먹어야 제대로 먹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두루치기 3인분을 시켰더니 양이 많을 거라면서 고개를 가웃거리십니다.

한라산 산행을 해서 배가 고팠던 것보다는 저나 서정필 셰르파나 원래 많이 먹습니다.


Clear... 두루치기...


결국 소주 3병, 고기 3인분, 공깃밥 3개를 먹고

조금 아쉬워서 공깃밥(무한리필)을 추가해서 남은 음식과 잘 볶아서 모두 다 먹었습니다.


내일도 영실애서 어리목까지 한라산 산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신명나게 서귀포시내를 배회하다가 맥주를 사들고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또다른 내일의 제주여행을 위해서 오늘은 여기까지...

감초식당 - 순대국밥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 나온 순대국밥의 모델이 된 제주도 보성시장 감초식당이
지금은 1박 2일의 이승기, 이수근이 다녀간 집으로 더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삼성혈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보성시장 감초식당은 피순대만을 판매합니다.

 

 

 

 

 

보성시장 안에는 감초식당 말고도 여러곳의 순대국밥 식당이 있습니다.
하지만, 감초식당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초식당을 이용하는 듯 보였습니다.

 

 

 

 

주문을 하면 처갓집 감초순대에서 준비를 하여 감초식당으로 배달됩니다.

 
그래서 간판이 오른쪽 방향의 화살표에는 감초식당

왼쪽 방향의 화살표에는 처갓집 감초순대로 되어 있습니다.
점심, 저녁 식사시간에 줄서는 손님을 위해 통로에는 의자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KBS 1박2일의 이승기와 이수근이 와서 먹었던 식당으로
그들이 앉았던 자리에는 벽 한쪽에 커다란 패널이 세워져 있습니다.

 

 

 

 

식당안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문을 열고 감초식당으로 들어섰습니다.
메뉴판과 영업시간을 알리는 안내판이 눈에 띄었습니다.

 

메뉴판을 보면 알겠지만 아주 착한 가격입니다.

 

 

 

 

감초식당의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 오후 10시 까지 입니다.

매월 첫째주 일요일만 쉽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순대국밥이 유명하니 순대국밥을 주문했습니다.
시원한 물병과 컵, 물수건도 나왔습니다.

 

 

보기만 해도 시큼한 양파절임

푸릇푸릇하니 씹는 질감이 좋은 부추무침

아삭한 배추김치

 

 

지금까지 먹었던 다른 순대국밥 식당과의 차이는
새우젓이 없고, 썬 양파와 고추 그리고 쌈장도 없습니다.


일단 순대국밥이 나오길 기다려 봤습니다.

 

 

 

 

5분쯤 지나고 순대국밥이 드디어 내 앞에 놓여졌습니다.


배추, 콩나물, 파, 피순대, 내장고기와

감초식당만의 비법 양념가루가 들어가 있습니다.

 

 

 

 

보통의 순대국밥하고는 비주얼자체가 다릅니다.

순대국밥에 배추가 들어간 것은 감초식당에서 처음 본 것입니다.

 

2006년 7월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서

[순대일기] 편에 소개돼 더욱 유명해진 감초식당의 순대는
제주 재래식으로, 동문시장에서 공수해오는 찹쌀, 쌀가루, 메밀가루에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구입한다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야채까지 약 15가지 재료가 들어갑니다.

 

 

 

 

잘 섞은 순대국밥의 국물을 맛 보았습니다.

 

돼지육수를 우려낸 영양 많은 국물은
처음엔 싱겁게 느껴지지만,
배추때문인지 먹으면 먹을수록 느끼한 맛이 전혀 없고
양념가루로 인해 칼칼하며 아주 시원했습니다.

 

 

 

 

날마다 손으로 순대를 만들어 자연바람에 건조한 뒤 숭숭 썰어 국밥에 풍덩~

부추무침이나 양파절임과 함께 먹으면 감초식당 순대국밥이 이래서 맛있구나...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부추무침, 콩나물과 간간히 씹히는 대파의 아삭한 맛이
수저를 올릴때마다 건져지는 돼지고기의 쫄깃하면서도 든든한 질감이 씹는 식감을 저절로 좋게 만들어줍니다.

 

 

 

 

처음으로 새우젓을 넣지 않고도 순대국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에 대한 나만의 마지막 행동은 모든 음식을 깨끗하게 다 먹는 것입니다.


 

정말 잘 먹었습니다.

 

제주도까지 와서 순대국밥을 굳이 찾아가 먹어야 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순대국밥 매니아로서 전국의 어느 순대국밥집보다도 맛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곳에서 어떤 음식을 먹든
먹는 사람이 맛있게 먹으면 그 음식이 그곳에서는 가장 맛있는 음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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