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카츠 -  88개소 지장보살 순례길

 

 

3박 4일간의 대마도 백패킹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미우다해수욕장 캠핑장에서 전날 캠핑은

새벽부터 내린 폭우로 인해 일찍 배낭을 꾸려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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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히타카츠 시내로 돌아온 후
히타카츠 국제여객터미널 코인로커에 배낭을 맡겨두고 88개소 지장보살 순례길을 찾았습니다.

 

 

 

 

히타카츠항구에서 시내방향으로 도보로 3분~5분 거리에서
산 중간에 난 계단의 빨간색 토리이를 지나 올라가면 88개소 지장보살 순례길이 시작됩니다.

 

 

 

 

'88개소 지장보살 순례길'은 총거리 938m 이고, 해발고도 76.3m인
일본 시코쿠에 있는 유명한 수행길 ‘88개소 순례길’의 축소판 코스입니다.

 

 

 

 

비가 내리기때문에

우산을 들고 천천히 산길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계단을 올라서니 중간에 전망대 정자가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우중에 펼쳐진 한적한 어촌풍경의 히타카츠항 전망이 아름답기만 합니다.

 

 

 

 

전망대를 지나 계단을 올라서니

첫번재 지장보살(아래사진 두장)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스탬프, 문구, 꽃, 물, 시주접시 등이 모두 다르고
각각의 지장보살마다 관리하는 분이 따로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원을 빌고 시주접시에 1엔~100엔까지 시주를 하면 됩니다

 

 

 

 

 

지장보살은
억압받는 자, 죽어가는 자, 나쁜 꿈에 시달리는 자 등의 구원자로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벌을 받게 된 모든 사자(死者)의 영혼을 구제할 때까지 자신의 일을 그만두지 않겠다는 서원을 세웠다고 합니다.


이 곳을 순례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저도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폭우가 내리는 빗속에

숲속길을 걷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를 몸으로 직접 느끼면서
오르막길을 계속 올라가니 뜻밖의 아름다운 절경이 펼쳐졌습니다.

 

 

 

 

짧은 거리이지만

88개소 지장보살 순례길 단순히 편한 산책로가 아닙니다.

 

 

 

 

 

좌우로 깍아지른 듯

급 경사지가 펼쳐지기도 하고 급경사지의 내리막 목책계단도 있습니다.

 

지장보살마다 소원을 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걷는 것이 무엇보다도 더 중요합니다.

 

 

 

 

거리가 900m라고 표기된 이정표에 잠깐 멈춰서서
지붕, 바다, 다리가 만들어낸 풍경이 아름다운 히타카츠 시내를 잠시 바라보았습니다.

 

 

 

 

콘크리트 경사지 하단부에 88번째 지장보살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어느 방향이든 88개소 지장보살 순례길을 올라가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88개소 지장보살 순례길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은 스템프를 찍는 것입니다.


입국절차를 밟은 후 쓰시마관광물산협회에 가서 스템프지도를 받아

지장보살 옆에 있는 스템프를 찍으면서 둘러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지장보살과 스템프가 순서대로 배치되지 않은 곳도 있으니 찍기 전에 번호 확인은 필수입니다.

[대마도]이즈하라  - 최익현선생순국비(修善寺)

 

 

대마도에 첫발을 내딛기 전에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백패킹 여행도 중요하지만, 제일 먼저 수선사의 최익현선생순국비를 찾아 묵념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가며 나라를 지킨

옛 선조들의 위대한 업적에 감사드리는 것은 후손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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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하라항에 도착을 한 후

걸어서 5분거리의 최익현선생순국비가 있는 수선사로 향했습니다.

 

 

 

 

수선사는

최익현선생순국비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마도에서는 스야마 토쓰안의 묘가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한적한 마을 골목길에 수선사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수선사라는 표지석 뒤에 보이는 안내판에는 스야마 토쓰안에 대해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돌계단을 올라 문을 통과하면 정면에 주지스님이 지내는 건물이 나옵니다.

 

여행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연출되었습니다.

이미 많은 한국 단체관광객들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수선사 이곳저곳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너는 떠들어라, 난 내맘대로 쉬겠다."

실제로 수선사는 종교시설과 묘지가 있는 곳이라 아주 조용히 참배를 해야 하는 곳입니다.

 

 

 

 

주지스님이 지내는 건물 앞에는 지장보살 석상들이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모든 지장보살 석상에 턱받이 천을 해 놓았습니다.

 

지장보살 석상은 갓난아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해주는 보살이라고 합니다.

갓난아이와 관련되어 있기때문에 애기들이 밥먹을 때 하는 턱받이를 대어놓았다고 합니다.

 

 

 

 

지장보살 왼쪽편에 대한인최익현선생순국지비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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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조선의 외교권이 박탈당하는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위로는 상소를 올리고 백성들에게는 포고문을 내어 항일 투쟁을 호소하였다.

의병을 모집하여 순창에서 관군과 일본군에 대항하여 싸웠으나 패전하고 체포되어 쓰시마에 유배되어 순국하였다.

 

쓰시마에서 감금 3년형을 받게 된 최익현은 1906년 8월 28일 아침 이즈하라로 호송되어 왔다.

2년형을 받은 임병찬과 함께 하치만구신사(八幡宮 神社 ) 남쪽에 위치한 제사전습소(製糸伝習所)에 수용되었는데,

쓰시마경비대 수용소가 완성되기 전 3개월간 이곳에 구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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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찬의 「대마도일기(対馬島日記)」에 의하면

12월 4일 발병의 기록이 보이며 경비대에서는 사람을 붙여 간호하였으나 1907년 1월 1일 생을 마감하였다고 합니다.

장례는 백제의 비구니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수선사에서 치뤄졌으며 유해는 부산으로 이송되었다고 합니다.

최익현선생의 넋을 기리고자 1986년 한일 양국의 유지들이 힘을 모아 수선사에 비를 세웠다고 합니다.

 

 

 

 

짧은 묵념을 마치고

무덤사이에 난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대한인최익현선생순국지비를 지나면 하나의 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스야마 토쓰안 선생의 무덤 이정표압니다.

 

 

 

 

이정표가 안내하는 데로

무덤사이로 난 길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제일 높은 곳에 스야마 토쓰안의 무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스야마 토쓰안은 1600년대 중반

쓰시마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조선과의 무역에 힘썼고

쓰시마에서 골치거리로 여기던 멧돼지를 퇘치한 분으로 유명합니다.

 

수선사에서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대마도에서 백패킹 여행을 뜻깊게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즈하라 시내를 지나 덕혜옹주결혼봉축기념비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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