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7편 - "볼리 배똥올라"

 

 

"볼리 빼똥올라"는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다음에 또 만납시다"를 의미합니다.

 

 

 

 

실질적으로 ABC트래킹이 끝나는 7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일정은 지누난다 - 시와이 - 포카라 - 카투만두 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날이 밝았습니다.

다른것이 있다면 비가 내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오전이면 실질적인 ABC트래킹을 끝납니다.

그리고 우리 일행은 현지 스텝들과 헤어져 카두만두로 가야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하늘도 우리의 허전한 마음을 알아채고 비를 내려주신 듯 합니다.

종교인은 아니지만, 하느님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은 미역국으로 밥 두공기나 국에 말아 먹었습니다.

저는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힘이 납니다.

 

 

 

 

비가오고 있기 때문에...

 

 

 

 

 우산을 들거나 우비를 입고 시와이로 출발을 시작합니다.

 

 

 

 

ABC트래킹 3일째 지났던 산사태지역을 다시 지나게 되었습니다.

 

 

 

 

 비가오니...

더 주의해서 걸어가야 합니다.

 

 

 

 

하산을 시작한 지 1시간 30분만에

뉴브릿지게스트하우스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합니다.

비는 여전히 소리없이 계속해서 내립니다.

작별을 아쉬워하는 듯 조금씩 울고 있는 듯합니다.

 

 

 

 

비오는 날과 우기(4월~9월)에는

상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주카(거머리)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날 2~3명이 주카(거머리)의 공격을 받으셨습니다.

아프지 않기때문에 바로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선두그룹, 중간그룹, 후미그룹으로 나뉘어 다시 출발을 합니다.

 

 

 

 

모두들 침묵속에서 발걸음만 부산하게 움직이면서 이동을 하고 있습니다.

타카일리호텔(롯지)를 지나 행렬은 계속해서 시와이로 향합니다.

 

 

 

 

아쉬워서... 아쉬워서... 모두들 말이 없어진 듯 합니다.

 

 

 

 

지누난다를 출발한지 3시간 20분만에

오은선 대장과 저를 포함한 선두그룹이 시와이에 도착을 했습니다.

 

시와이의 마리나 레스토랑(롯지)에서 간식을 먹으며 곧이어 도착할 사람들을 기다렸습니다.

점심식사 장소인 아래 롯지로 이동을 했습니다.

 

 

 

 

에베레스트 맥주를 한병 샀습니다.

컵에 따라 벌컥벌컥 들이켰습니다.

 

 

 

 

점심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모두들 가슴속에 말못할 묘한 감정이 솟아드는 것 같습니다.

 

 

 

 

ABC트래킹의 마지막 식사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잔치국수입니다.

 

 

 

 

원래 냉면으로 준비를 했는데...

비가 와서 부랴부랴 메뉴를 바꿨다고 합니다.

 

잔치국수 육수의 맛은 끝내줬습니다.

COOK에게 감사합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팁 전달식이 있었습니다.

아니 그들에겐 팁이 아니라 임금입니다.

 

1인당 70$를 걷어서

포터, COOK 어시스턴트, COOK, 가이드 셰르파, 어시스턴트 셰르파, 밍마 셰르파 에게 임금체계에 맞춰 임금을 나눠주는 것입니다.

 

특히... 너무나도 고생한 포터들이 제일 적은 임금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그들에게 너무 미안하게 생각되었고, 헤어질때 고개를 들어 그들을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정말로 ABC 트래킹이 모두 끝났습니다.

모두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지금 당장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가 이루워지지 않는다고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마십시요.

 

다른꽃보다 먼저 피어난 꽃이 더 먼저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아실겁니다.

이 사실을 아시다면, 세상 어떤 일이든 그리 급히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ABC트래킹을 마친 후, 인생이란 경기는 스피드보다 완주가 중요한 법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시와이에서는 지프로 나야폴까지 이동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역시 울퉁불퉁 비포장 산길에는 지프가 최고입니다만

우리가 탄 지프 지붕에서 카고백 하나가 추락했습니다.

 

 

 

 

카고백을 제대로 묶지 않아서 발생한 사건인데

카고백의 주인은 다름아닌 이상철 셰르파였습니다.

 

 

 

 

뜻하지 않은 지프의 카고백 추락사건으로

우리가 탄 지프가 제일 늦게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두들 그냥 지나친

모디콜라 철교가 있는 브리탄티(BIRETHANTI) Tourist Check-Post에 들리게 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네팔 히말라야(안나푸르나) 트래킹을 위해서는 지역에 따라 Permit(허가서)을 받아야 하고,

 

 

 

 

트래킹하는 여행자의 인적 사항과 코스 등의 정보를 기재한 TIMS(트래킹 정보관리시스템)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의 ABC트래킹은 포타나(2일째 스토리에서 확인)에서 체크인 된 것이고

이곳 브리탄티에서 체크 아웃된 것입니다.

 

 

 

 

브리탄티 Tourist Check-Post 일정으로 일행보다 늦게 나야폴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곳 나야폴에서는 버스로 포카라공항까지 이동을 할 예정입니다.

 

 

 

 

버스안에 타고 있는 일행들의 표정이 어둡습니다.

다시 카투만두로 돌아간다는 기쁨보다 이곳을 떠난다는 아쉬움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비속에 우리가 타고 있던 버스는

꼬불꼬불한 포장길과 비포장길을 번갈아 가면서 힘차게 달려 2시간만에 포카라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공항까지 같이와서 끝까지 카고백을 날라주었던

두 명의 가이드 셰르파에게 제 모자와 손수건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그들과 공유한 마지막 순간의 기억입니다.

 

 

 

 

 

이곳 포카라공항에서 2대의 비행기 나뉘어져

우리 일행은 카두만두로 향했습니다.

 

 

 

 

굿바이 포카라~!!!

 

 

 

 

30여분의 짧은 비행을 마치고

우리 일행은 카투만두에 도착을 했습니다.

 

 

 

 

공항에서 미리 마련된 버스를 타고

카두만두에서의 숙박지인 5성급 안나푸르나 호텔에 도착을 했습니다.

 

 

 

 

한글로 방명록에 글을 남겨봅니다.

 

뚜벅이가 꿈꾸는 세상

문성식 3007호에 숙박하다.

 

사진만 찍고

발자국만 남기고

시간만 죽이고

 

ABC를 다녀와 호텔에 묵다.

모든 여행자는 공정여행 이전에 책임여행을 해야 한다.

 

 

 

 

오늘도 변함없이 눈빠지게 기다리는 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방배정입니다.

방배정이 끝나고 각자의 룸으로 들어가서 샤워를 마치고 다시 홀로 모일 예정입니다.

 

제가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렸던 네팔 전통 식사를 하러 가기 위해서입니다.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다시 안나푸르나 호텔 홀에 모인 우리 일행은

 

 

 

 

네팔 전통식사를 할 카두만두의 식당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습니다.

 

 

 

 

공연도 보면서 네팔 전통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입니다.

 

 

 

 

흐미한 불빛의 입구를 지날때 티카를 찍어줬습니다.

티카(Tika)는 제3의 눈, 마음의 눈, 지혜의 눈을 상징합니다.

 

 

 

 

 

미리 준비된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네팔 전통식이지만...

 

 

 

 

 상당히 고급스럽고

외국인에게 맞춰 약간은 변형된

네팔 전통식 코스요리 식당이었습니다.

 

 

 

 

 

먼저, 럭시(한국 소주와 비슷)와 팝콘이 나왔습니다.

 

두개가 어울리지는 않죠??

하지만 럭시는 정말 맛있습니다.

주전자채 놓고 마셔야 하는데... 리필만 계속해 줍니다.

 

 

 

 

알루(감자)찜 같은 것이 나오면서 공연이 시작됩니다.

 

 

 

 

우리 일행의 테이블과 옆 테이블의 일본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공연에 심취합니다.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색다른 공연이라 빠져들었습니다.

 

 

 

 

공연이 반복되면서... 아주 천천히... 순서대로 달바트(달밧)이 준비됩니다.

 

 

 

 

달(콩스프), 바트(쌀), 따커리(브로컬리 등 야채반찬), 치킨커리, 생선튀김 등이 나왔습니다.

 

인도와 네팔에서 1년여를 원시부족과 함께 생활했던 경험이 있는 제가

일행들의 열렬한 환호속에 현지식 식사법으로 시범을 보였습니다.

 

 

 

 

오른손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마지막 후식으로 나온 더위(요구르트)까지 잊지 못할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제 모습을 보고

현지 가이드 밍마 셰르파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9시가 넘어서 다시 안나푸르나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이곳은 한국이 아니라 네팔이라서 주변 상가들이 늦어도 9시면 다 문을 닫습니다.

소화도 시킬겸 주변을 산책하다가 마땅히 갈 곳이 없어서 다시 호텔로 들어왔습니다.

 

 

 

 

네팔에서의 마지막 밤을 그냥 잘 수 없어서...

저를 포함해 일행 4명이서 호텔 bar로 들어가 럼콕과 맥주를 시켜놓고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호텔 bar의 손님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우리 일행만 남았습니다.

 

제가 영수증을 달라 말한 후,

계산(세금 10%가산, 봉사료 13% 가산된 금액)을 하면서 계산하고 남은 잔돈을 팁으로 주며 말했습니다.

 

12시까지만 먹겠다고... 그러니 그렇게 알라고...ㅋㅋ

어느덧 조용하게 흐르던 음악도 꺼지고 오후 11시 55분쯤 bar를 나왔습니다.

 

아쉽지만... 이제는 자러가야 할 시간입니다.

네팔에서의 마지막 밤도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to be continue.... 마지막 8편이 이어집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3편 - "데레 미또차"

 

 

"데레 미또차"는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매우 맛있습니다."를 의미합니다.

 

 

 

 

본격적인 ABC트래킹이 시작된 3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일정은 란드록 - 지누난다 - 촘롱 - 아래시누와 - 위시누아 - 뱀부 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오늘도 룸메이트인 박종의 셰르파와 저의 기상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조용한 새벽녘에 몸의 뒤척임을 감지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말을 합니다. 깼어?? 그럼 불키지 뭐!!

저녁부터 이어진 옆방의 코고는 소리는 새벽까지 계속 요란하게 울립니다.

 

 

 

 

네팔에서의 첫날과 마찬가지로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깨어났습니다.

한국시각으로는 오전 6시가 넘었으니... 아직까지는 몸이 한국시각을 기억하는거 같습니다.

 

층간 및 층벽 소음이 심한 롯지에서 우리의 이른 기상은 곧 알람시계처럼 울려펴집니다.

모두에게 미안합니다. 하지만, 새벽 밤하늘의 별과 웅장한 안나푸르나 산맥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가만히 누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오전 6시쯤 아침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젯밤...

소주, 맥주, 창(네팔 전통술-한국막걸리와 비슷)을 섞어 마신 사람들의 속을 풀어줄 북어국이 나왔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한국에서 해장국은 돈주고 사먹는 음식일 뿐입니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은 후

치카치카... 양치를 하고 있는데 주변이 상당히 소란스럽습니다.

이유는... 저멀리 안나푸르나 산맥이 보이자마자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15년전... 이곳 네팔에서 깨달았던 것이 있습니다.

순간을 놓치면 안됩니다. 순간이 평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V자로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오늘 출발이 아주 좋습니다.

 

 

 


 

우리의 소란스러움이 텐트로 전달된 듯 합니다.

내내 조용한 침묵만을 유지하던 텐트에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출발준비를 마친 나는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굿모닝!!! 나마스테!!! 소리없는 메아리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크게 외칩니다.

 

 

 

 

블랙야크 히말라야 트레킹

오전 7시. 오늘 트래킹의 첫발을 내딛기 전에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대체 왜?? 설렘때문인가요??

 

블랙... 야크... 히말... 라야... (중략) 유라... 시아...
힘찬 구호도 외쳐봅니다. 언제나 마무리는 유라... 시아...가 됩니다. 그 이유는 다녀오신 분들은 다 아시겠죠??

 

 

 

 

 

 

란드룩 마을을 벗어나 포터의 뒤를 이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출렁다리를 건너갑니다.

도처에 산재되어 있는 출렁다리는 ABC트래킹의 색다른 볼 거리를 제공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장난은 금물...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건너기 보다는 몇명씩 분산되어 안전하게 건너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렁다리 만큼 ABC트래킹 도처에서 볼 수 있는 폭포는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웅장하게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의 경의로움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 색다른 분위기의 트래킹이 시작되었습니다.

란드룩과 지누난다의 중간쯤에 위치한 롯지를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이곳 롯지에서 화장실도 가고... 쵸코바, 사탕 등도 먹으면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저는 그냥 휴식을 취하면서 탠디 어시스턴트 셰르파와 셀카를 찍었습니다.

 

 

 

 

어디선가 나타납니다.

어느 롯지나 꼭 있다는 그거... 바로 '개'입니다.

무슨 개들이 낯선 사람이 나타나도 전혀 짖지를 않습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끝까지 초코바를 노려보고 있는 검둥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개실망일겁니다.ㅋㅋ

 

 

 

 

 

휴식을 마치고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작게 들리던 물줄기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립니다. 아마도 큰 물줄기가 있는 듯 합니다.

 

 

 

 

 

아하... 다름아닌 모디콜라였습니다.

모디콜라를 건너기 위해서는 너울이 심한 큰 출렁다리를 건너야 지누난다로 갈 수 있습니다.

사람이 지나갈때마다 출렁다리가 더욱더 거세게 흔들립니다.

개인적으로 스릴이 있다기보다는 놀이동산에서 안전띠 없이 청룡열차를 타는 기분입니다.

 

 

 

 

더 놀라웠던 사실은 모디콜라 옆에서 야영을 하고 있던 외국인을 출렁다리를 건너며서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그들이 보기엔 출렁다리를 건너는 우리가 재미있었을 겁니다.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를 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모두들 안전하게 출렁다리를 건너왔습니다.

짧지만 강력했던 긴강감이 ABC트래킹에 묘미를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출렁다리에서 경사진 계단을 올라섰습니다.

 

 

 

 

 

계곡넘어 산능선에 위치한 지누난다가 눈에 들어옵니다. 다 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습니다. 지진으로 인해 주변 곳곳이 산사태가 발생하여 위험한 곳이 한두곳이 아닙니다.

 

정말로 조심해서 이곳을 지나야 합니다. 다시 긴장감을 느낍니다.

마침내 모두들 안전하게 산사태지역과 계곡의 나무다리를 건넜습니다. 이제부터 안심이 됩니다. 휴~!!!

 

 

 

 

 

 

9시 37분. 란드룩에서 출발한지 2시간 30여분만에 지누난다에 도착을 했습니다.


출렁다리와 산사태지역을 통과하면서 다들 긴장을 했었는지...

지누난다에서 오랜시간 휴식을 취합니다.(사실... 포터의 움직임보다 우리가 빨라서 오래 쉬었습니다.)

 

 

 

 

 

 

뜨거워진 햇살과 급경사지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누난다에서 점심식사 장소인 촘롱까지는 끝없는 오르막입니다. 결코 쉽지많은 않은 길입니다.

 

 

 

 

정말로 개부럽습니다. '개팔자 상팔자'입니다.
돌담위에서 한가롭게 낮잠을 즐기고 있는 개가 오늘따라 왜이리 부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끝이 없어 보이던 오르막에 올라서니...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여기가 촘롱입니다. 한국식으로 잘못 발음하면 촘놈이 되니 유의해야 합니다. ㅎㅎ

(전 참고로 대전광역시민으로 도시놈이지만... 도시촌놈이라 불리우는게 더 좋습니다.)

 

 

 

 

 

그동안 내가 누렸던 모든 물질문명이 주는 즐거움을 잊고

산에서의 간결한 생활이 주는 충만함을 현지인의 수공예품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감동적입니다.

 

  

 

 

 

11시 40분이 조금 지난 후... 촘롱의 KALPANA GUEST HOUSE에 도착을 했습니다.

 

첫날의 제 모습을 보고

이제는 등산화를 벗고 슬리퍼를 신거나... 맨발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모두에게 아주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오늘 점심은 라면입니다.

라면을 먹기 위해서 너무나도 긴 시간(1시간 20분정도)을 기다려야 했지만... 맛있게 끓여준 COOK에게 감사의 말을 남깁니다.

 

데레 미또차... (매우 맛있습니다.)

 

 

 

 

출렁다리까지는 2,980개의 계단(밍마 셰르파의 말에 따르면...)을 내려가야 합니다.

 

 

 

 

 

발음에서 한국식 촌놈과 비슷한 촘롱은 마을 전체에 똥냄새가 아주 많이 퍼져있습니다.ㅋㅋ
그리고 다양한 동물들의 똥이 계단에 분포되어 있기에 아주 주의해서 걸어야만 폭탄이 터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촘롱에서 시누와(아래시누아, 위시누아)까지는 출렁다리를 기준으로 내리막과 오르막의 포물선 길을 따라 걸어야 합니다.

점심을 먹고... 한없이 내려갔다가... 또 한없이 올라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헥헥~~!! 저절로 숨이 찹니다.

 

 

 

 

아래시누아에 도착하기전 조금만 롯지 벤치에 사람들이 열을 맞추어 앉아 있습니다.

무뎌진 발걸음을 중력이 계속해서 끌어당기고... 배낭은 한 없이 무겁게만 느껴지니... 오르막길을 올라오느라 힘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출된 단체사진 행렬에... 사진을 찍어봅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 본사팀의 플랜카드... 역시 기회는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입니다. 굿입니다.~ 굿!!!

 

 

 

 

 

 

 

오후 2시 50분... 아래시누아와 도착을 했습니다.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발의 피로도 다시금 풀어봅니다.

따뜻한 밀크티를 마시면 오랫동안 휴식을 취해 봅니다.

 

 

 

 

 

잠깐동안 현장독서라는 사진을 찍기 위해... 신승민 셰르파와 모든 사람들의 야유를 들으면서 포즈도 취해봅니다.

ABC트래킹을 왔는데... 책을 가져온 것은 저 하나뿐이었습니다. 역시 대단한 뚜벅이입니다. 자화자찬!!!

 

 

 

 

 

아래시누아에서 이제는 다시 이동을 시작합니다. 다시금 오르막에서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모두 지쳤다는 뜻입니다.

생각보다 오늘 뱀부까지의 길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실제로 멀었습니다. 어둠이 주변에 깔리고서야 도착했으니까요!!

 

 

 

 

위시누아에서는 아예 행렬이 나뉘었습니다. 선두, 중간, 후미로... 벌써 오후 4시가 넘었습니다.

위시누아에서 뱀부까지는 2시간 가량 걸린다고 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덜 걸렸지만...

큰일입니다. 현저히 움직임이 더 둔해지고 있는 박정옥 도전자가 걱정입니다.

 

 

 

 

 

박정옥 도전자는 고산병은 아니지만... 약간의 탈수증세가 있었습니다.

물론 다음날... 고산병으로 여러사람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지만... 이날은 확실히 탈수증세였습니다.

 

현지 가이드 셰르파, 김종률 도전자 그리고 제가 박정옥 도전자와 함께 후미로 천천히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갈길이 멀고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점점 더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은 저 또한 어쩔수 없었습니다.

 

 

 

 

대나무가 많아서 뱀부(bamboo)라고 불리는데... 주변에 대나무가 무성하게 나타나도 뱀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큰일인 것은... 내리막 길은 그나마 본인 스스로 움직이면서 내려오는데...

오르막 길은 전혀 움직일 수 없어, 제가 스틱을 잡고 리어카 끌듯이 끌고 올라오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걷기를 1시간 30분...
서로의 온몸에 식은땀이 흐리고 발걸음이 한없이 무뎌질때 쯤

주변의 어둠을 흐미한 불빛이 비추고 있는 뱀부에 드디어 도착을 했습니다.

 

다왔다. 다왔어!!!

살았다. 살았어!!!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쏟아집니다.

오늘 하루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내일이 걱정됩니다.(실제로 염려가 현실이 되었지만...)

 

 

 

 

방배정을 끝난 후 뜨거운 물로 샤워를 마친 나는... 긴장이 풀렸던지 졸음이 몰려왔습니다.

저녁식사 전후로 간단하게 소주를 마신 후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날 밤 뱀부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습니다.

 

to be continue.... 4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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