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코타키나발루 여행 후기 5편 - 키나발루산 등정 2일차



2016년 10월 3일(월) ~ 10월 11일(화)

8박 9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여행(3일~5일, 7일~10일)

및 키나발루산 등정(5일~7일)을 하였습니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여행 및 키나발루산 등정 준비물

코타키나발루 여행 후기 1편 - Let's go Kota Kinabalu

코타키나발루 여행 후기 2편 - Kota Kinabalu 걸어서 다녀보기

코타키나발루 여행 후기 3편 - Let's go Kinabalu park

코타키나발루 여행 후기 4편 - 키나발루산 등정 1일차





정말로 이상한 일입니다.

잠시 쪽잠을 취한 것말고는 뒤척이기만 했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오전 1시 30분

옆방의 인기척 소리를 듣고 기상을 했습니다.

간단히 오믈렛으로 요기를 했습니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1층 라반라타식당에서 커피를 마시며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원래 계획은 오전 2시 30분 출발이었는데

시간을 변경해서 오전 3시에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앞장서서 올라가고 있기때문에

서둘러 같이 올라가봐야 혼잡스럽기만 하고 빨리갈 수도 없기때문입니다.






밖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습니다.


새벽시간이라 기온이 낮아 바람막이 점퍼를 입었습니다.

가이드 프란시스의 옷차림도 어제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커피와 사바티를 번갈아 마시면서

키나발루산 로우봉으로 출발하기전에 준비운동을 했습니다.






키나발루산 등정 2일차 산행은

Laban Rata RestHouse에서 출발하여 Low's Peak를 찍고

다시 Laban Rata RestHouse로 내려와 아침을 먹고 Timpohon Gate까지 하산하는 코스입니다.






오전 3시


우리는 로우봉을 향해 출발을 했습니다.

희미한 불빛에 의존하여 무작정 걷기 시작했습니다.


사방은 어둠으로 뒤덮혀 있습니다.

우리는 헤드랜턴과 마들렌랜턴을 이용하여 불을 밝혔습니다.






제 아무리 랜턴을 켜고 걷지만

바로 발밑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것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앞사람을 보면서 천천히 계단을 올랐습니다.

저 멀리 마을의 불빛이 왜 그렇게도 반가웠는지 모르겠습니다. 






대체 여기가 어디인가요?


모두가 아무런 말도 없습니다.

그냥 앞만보고 천천히 천천히 걸어갈뿐입니다.


한참을 올라가니

저멀리 희미한 불빛들의 행렬이 군데군데 눈에 들어왔습니다.

서둘러 출발했던 사람들의 헤드랜턴 불빛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갑자기 앞을 가로막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암반구간인데 그 경사가 절벽이었습니다.

밧줄을 꽉잡고 절벽을 천천히 기어 올라갔습니다.


날이 환할때보면 별것 아닐 수 있겠지만

이처럼 어둠은 우리를 공포에 떨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어둠을 뚫고 Sayat Sayat Shelter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곳은 로우봉 등정을 위한 입산자들의 마지막 Check Point입니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물도 마시면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여전히 어둠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암반지역입니다.


흰 로프를 따라서 올라가야 합니다.

어둠이 사로잡은 이 순간에는 흰 로프만이 길을 안내하는 안내자입니다.


고도가 점점 높아질수록

서정필 셰르파의 걸음이 더뎌지고 있습니다.





한번에 급하게 올라와 높아진 심박수때문에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아주 천천히 낮은 심박수로 꾸준하게 움직이는게 고산지대를 잘 올라오는 요령이라고

서정필 셰르파에게 계속적으로 말을 해 주었습니다.


해발고도 3,800m에서

가이드인 프란시스에게 서정필 셰르파와 함께 오라고 말한 후

먼저 로우봉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고산증을 느끼는 사람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걸음을 멈추고 그들의 상태를 살펴보았습니다.

다행히 호흡이 조금 거칠뿐 상태는 괜찮아 보였습니다.


Slow and Steady

Keep going


이 말은 4,000m이상의 고산지대를 여러번 다녀본 경험으로 터득한 것입니다.

일찍 출발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을 거의 다 추월해서 먼저 로우봉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차갑게 부는 바람과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를 뚫고

200m의 급경사지 암반구간을 힘겹게 올라

오전 5시에 키나발루산 로우봉(4,095.2m)에 올랐습니다.


아직까지 주변은 어둠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로우봉 정상은 아수라장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올라오는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서정필 셰르파를 기다리는 동안

안전을 위해서 저는 잠시 정상 바로 아래로 하산을 했습니다.



해발 4.003m, Alexandra's Peak


해발 4.091m, St John's Peak

해발 4.032m, Ugly Sister Peak



장관을 이루는 로우스 걸리(Low's Gully)는 키나발루 산을 서부와 동부고원으로 나눕니다.

여기에는 로우스 피크보다 낮은 봉우리로 이르는 다양한 트레일들이 있습니다.


이곳의 길은 아주 거칠기 때문에 등반을 희망하시는 등산객들은

기존 트레일을 제외한 어떤 야외 활동에 대해서도 공원관계자로부터 반드시 서면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30분이 지난 오전 5시 30분에

서정필 셰르파와 가이드인 프란시스가 로우봉 정상에 올랐습니다.


사람들이 몰리지 않은 틈을 이용하여

서둘러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주변은 많이 환해졌지만 아직까지 해는 뜨지 않았습니다.






키나발루산 로우봉 정상에서

인증사진을 찍은 후에 일출을 보기위해서 인적이 드문 아래로 하산을 했습니다.


오전 6시쯤

Ugly Sister Peak위로 해가 뜨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일출까지 볼 줄이야 꿈에도 생각을 못했습니다.





로우스 걸리는 키나발루의 가장 인상적인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16km의 깊은 협곡에 접근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위쪽이든 아래쪽이든 협곡을 통과하여 지나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1998년 말레이시아와 영국 합동 단체가 최초로 이곳을 지나가는데 성공했습니다.





우리가 키나발루산 로우봉 정상에 올라서니

이처럼 맑고 청명한 아침으로 날씨가 변하였습니다.


우리는 복 받으려고 선택받은 사람입니다.ㅋㅋ

가이드인 프란시스, 서정필 셰르파 그리고 제가 일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하산전에 마지막으로

블랙야크 깃발과 태극기를 들고

인증사진을 찍었습니다.


날씨가 맑아서 감사합니다.

일출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인증샷을 찍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

.

.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오전 6시 30분

우리는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입니까??

우리의 하산을 어찌 알았는지 구름이 휘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맑고 화창했던 날씨가 금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키나발루산은 우리에게 딱 1시간만 자기자신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둠속에 올라왔던 암반구간을

구름의 호위를 받으며 천천히 하산을 했습니다.

물론 저 혼자서 먼저 하산을 했습니다.


로우봉정상에서 200m의 급경사 암반을 내려오는

제 모습을 본 다른 가이드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해서 찍었습니다.


제가 겁나게 멋있게 내려왔나 봅니다.






순식간에 구름이 사방을 덮어버렸습니다.


미끄러운 암반표면을 조심스럽게 밟고

흰 밧줄을 지표로 삼아서 거침없이 하산을 했습니다.


세상은 문밖에 있다. 블랙야크 등산화 벤투스 GTX#1






순식간에 Sayat Sayat Shelter에 도착을 했습니다.


새벽에 로우봉 등정을 위한 입산시와 하산시에

꼭 이곳에서 확인을 받아야 하는 Check Point입니다.


한참전에 날이 밝았지만

여전히 구름으로 뒤덮혀 있어 시야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2015년 6월 5일 발생한 지진으로

키나발루산의 상징인 당나귀 귀(Donkey's Ear) 바위가

떨어지면서 강한 진동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그 흔적들을

하산하는 지금에서야 보게되었습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새벽녘 어둠속에서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었던 전망대에 도착을 했습니다.


고산증 등 여러 이유로

로우봉 등정을 포기한 사람들틈에서 한동안 주변풍경에 빠져버렸습니다.






정상쪽은 여전히 구름이 감싸고 있는데

전망대를 지나니 또다른 세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바라만 보아도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라반라타 래스터하우스도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언제 비가 왔어??

되 묻듯 화창한 날씨입니다.






새벽녘에는 못 봤던 글귀를 철문을 지나면서 발견했습니다.


가이드없이는 단독으로 입산이 할 수 없습니다.

비오는 날과 구름이 많은(안개낀) 날에는 암반표면이 매우 위험합니다.


이제 라반라타 래스터하우스에 거의 도착을 했습니다.






오전 7시 5분

라반라타 래스터하우스로 하산을 하자마자

땀으로 체온이 올라갔을때 순식간에 찬물로 샤워를 마쳤습니다.


휴... 그래도 물은 차갑고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간단히 아침식사하고 Check Out을 마친 후

라반라타 래스터하우스 입구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전 8시 30분

아쉬움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왜 그리 빨리 하산을 하지??

다른 사람들이 서둘러 먼저 떠나는 우리를 쳐다봤습니다.

그 이유는 조금후에 밝혀집니다.


우리에게는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라반라타 래스터하우스에서의 하루와 로우봉 등정이었습니다.






어제 올라왔던

그 길을 따라 하산을 하고 있습니다.


어째... 날씨가 점점 심상치 않습니다.

맑았던 하늘이 금새 구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제 예상이 딱 맞아 떨어지는 순간입니다.






역시 방심은 금물입니다.

순식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올라올때 점심을 먹었던

Pondok Layang Layang Shelter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하산을 계속했습니다.






가늘게 내리던 비는

어느새 폭우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 빗속을 포터들이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삶의 무게를 또 한번 느끼는 순간입니다.





우리가 하산하는 동안 우비와 우산을 들고

 라반라타 래스터하우스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 중에서 한무리의 한국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비가 계속 내린다고 하는데 걱정입니다.


이곳은 10월부터 우기입니다.

우리는 정말 운 좋게 키나발루산 로우봉을 다녀온 것입니다.





비와 안개가 만들어낸

몽환적인 길에서 가이드인 프란시스와 사진을 찍었습니다.


1박 2일동안의 잊지못할 순간에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준 그에게 감사의 뜻으로 적은 돈이지만 팁을 주었습니다.


Thank you so much... Francis!!!






오전 11시

비속을 뚫고 Carson Fall을 지나

드디어 Timpohon Gate에 도착을 했습니다.


서둘러 하산을 해서

그나마 무섭게 쏟아지는 폭우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Kinabalu Park HQ로 차량을 타고 이동을 하면 됩니다.


우리가 너무 빨리 하산을 했나봅니다.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차량을 타고 Kinabalu Park HQ로 왔습니다.






키나발루 로우봉 등정증을 신청하고

가이드인 프란시스와 마지막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Good Bye...


발삼뷔페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키나발루국립공원에서 마지막 식사를 했습니다.


그 곳에 흔적하나를 남겼습니다.


2016. 10. 7.

뚜벅이가 꿈꾸는 세상!





점심식사 후

방문자센터에서 키나발루 로우봉 등정증을 수령했습니다.


문성식

4,095.2m 키나발루산 최고봉 로우봉을

2016년 10월 7일에 올랐다.





코타키나발루로 돌아가기 위해

키나발루국립공원을 벗어났습니다.


왔던 것처럼 봉고승합차를 타고

코타키나발루로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뜬금없이 고속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현지인들이 지나가던 고속버스가 코타키나발루로 간다며 어여 타라고 해서 탔습니다.


가격도 10링킷이나 저렴한 15링킷(4,080원)입니다.

말레이시아 고속버스는 화장실도 있고 의자가 180도 뒤로 저쳐집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던 그 장소로 버스가 가지 않았습니다.

코타키나발루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던 겁니다.


대체 이곳은 어디에 있는 위치하는 거야??






주변 사람들에게 코타키나발루 시내로 가는 법을 물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면 쉽지만 가격이 비싸니 버스를 타면 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정말로 말레이시아 모든 사람들은 친절합니다.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큰 소리의 노래가 울려퍼지는 일반버스를 타고 코타키나발루 시내로 왔습니다.

요금은 너무나도 저렴한 1링킷(272원)입니다.


말레이시아의 대중교통도 타 보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다행이도 버스 종점이

우리가 숙박할 Seri Perkasa Hotel과 가까웠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니 긴장이 한꺼번에 풀렸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저녁이 되어 식사를 하러

Hyatt Hoter 건너편 Jalan Segama에 위치한 Upperstar를 다녀왔습니다.





서정필 셰르파는 호텔에서 캔맥주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저는 호텔 바로 옆의 Camphora 마사지샵에서 전신마사지를 받았습니다.


호텔고객이라 10% 할인을 해 주었고 전신 아로마 마사지를 받았는데 67링킷(18,224원)이었습니다.

원래는 한시간인데... 저에게 2시간 30분을 해 주어서 마사지사에게 팁으로 10링킷(2,720원)을 주었습니다.

그동안 긴장했던 온몸의 피로가 한꺼번에 풀렸습니다.


오늘까지 이어진 키나발루산 로우봉 등정이 끝나고

내일로 다가온 마누칸섬 탐방이 기대되는 밤입니다.


코타키나발루 여행 후기 6편을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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