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산 산행 - 가을의 운치를 미리 즐길 수 있는 억새산

 

 

고속도로 주변으로 은은한 향기처럼 퍼져있는 안개를 뚫고

추석 연휴를 목전에 둔 9월 12일 월요일 이른 아침에 오서산을 찾았습니다.

 

오서산을 오는 차 안에서 나도 모르게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너무 일찍 도착한 것일까요??

오서산휴양림 매표소에서는 인기척이라곤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다 그냥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입장료와 주차료를 지불했을까요?? 지불하지 안았을까요??

 

 

 

 

간단히 산행준비를 마치고

뚜벅... 뚜벅...

임도방향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길게 늘어놓은 줄자만 빼면은

복장을 보고서는 여느 등산객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말합니다.

 

나 (무슨)산에 갔다올게...

나 (무슨)산에 등산 갔다올게...

 

하지만, 등산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산에 간다는 말은 자동으로 등산을 떠 올리게 만듭니다.

 

 

 

 

오늘 저는 오서산을 등산하러 온 것은 아닙니다.

오서산휴양림 주변 등산로 현장 실태조사를 하러 왔습니다.

 

오늘 조사는 오서산 정상도 올라갑니다.

그렇다고 등산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겠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산림조사를 한다고 해도 꼭 정상을 올라가는 건 아니기때문입니다.

 

 

 

 

등산로를 따라 기본 20m거리를 이동하면서 조사가 시작됩니다.

 변곡점이나 계곡부의 경우에는 20m내에서도 간격을 끊어서 조사를 합니다.

 

고도계, 경사계, pole, 줄자, 야장, 락카 등을 가지고

등산로의 방위와 경사를 조사하고, 기존 등산로의 구조물 및 식생 현황을 조사한 다음 

신규로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공법을 현장과 적용시켜 조사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조사를 하다보니

일반적인 등산과는 다르게 정상에 올라가는 시간이 2~4배까지 더 걸립니다.

이런 과정이 힘들다고 생각되기 보다는 주변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어서 훨씬 더 좋습니다.

 

 

 

 

가을 억새를 보기 위해 등산객이 끊이지 않는

오서산 산정부 억새밭은 널리 알려진 명소입니다.

 

 

 

 

비록 오늘은 안개로 인해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해안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고 있습니다.

 

 

 

 

오서산 정상에 다다르면
안면도를 비롯해서 서해안의 크고작은 섬들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처럼 오서산은 서해안을 왕래하는 선박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는 산입니다.

 

 

 

 

오서산은 충남 서부지역의 대표적 명산으로

계곡이 깊고 수량이 풍부하며 경관이 수려합니다.

울창한 천연활엽수림과 잘 가꾸어진 인공림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억새

미역취

쇠서나물

패랭이꽃

 

 

오서산 정상에는 은빛깔의 억세풀이 아직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억새, 미역취, 쇠서나물, 패랭이꽃 등을 보면서 가을 운치를 먼저 느껴보았습니다.

 

 

 

 

 

 조사는 하산길에도 이어졌습니다.

 

오서산 정상에서 발원한 맑고 깨끗한 물은

명대계곡의 울창하게 자란 천연림 속으로 군데군데 소폭포를 이루며 흐르고 있습니다.

지친이를 포근히 맞이해주던 임도변의 구래약수터(솥바위)가 말라있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오서산의 등산로는 일반적으로 청라면 장현리의 명대계곡과

청소면 성연리 방향 그리고 광천읍 담산리의 상담 방향 등 3개 방향이 있습니다.

 

원래는 광천읍 광성리 방향의 내원사 코스도 있었으나

지금은 등산로가 험난하고 거의 사용되지 않는 편입니다.

대신 임도가 정상능선까지 마련되어 임도 따라 등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월정사를 지나 매표소까지 모든 조사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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