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산행 - 성판악에서 관음사까지



제주여행을 오면 꼭 가봐야 하는 곳이 한라산입니다.

한라산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 그런 마음이 드는것 같습니다.


이번 7박 8일간의 제주여행 일정중에서도 역시 제일 먼저 찾은 곳이 역시 한라산입니다.

이렇다보니 제주에 올때마다 한라산은 빠지면 안되는 하나의 성지로 저에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781번(5.16-중문고속화) 버스를 타고 성판악휴게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성판악은 제주시 조천읍과 서귀포시 남원읍의 경계에 있는 높이 1,215m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일기예보를 통해 예상은 했지만 아주 흐린 날씨입니다.

오후에는 비가 내린다는 예보도 있습니다.





작년 12월에 한라산을 찾았을때는

대설주의보로 정상이 통제되어 진달래밭 대피소까지만 산행이 가능했었습니다.


일기예보가 어떻든... 진짜 한라산 날씨가 어떻든... 상관하지 않고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성판악에서 시작하여 관음사로 하산을 할 예정입니다.


2015년 5월 삼각봉 낙석으로 인해 출입통제 된

관음사 구간이 2016년 10월 1일부터 해제되어 다시 꼭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아주 천천히 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성판악에서 속밭대피소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걷게 됩니다.


등산로 주변에는 굴거리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분포되어 있습니다.


굴거리나무는 반그늘진 곳에서 잘 자라며 생장속도가 느립니다.

그래서인지 4년전에 처음 굴거리나무를 보았을때나 별 차이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불에 견디는 힘이 있으나 나무에서 새싹이 잘 나오지 않으므로 나뭇가지를 자르면 잘 자라지 않습니다.



2016년 12월 

2015년 12월 



데크로드를 따라 삼나무숲을 지나기도 합니다.

작년 이맘때는 이곳에서 새하얀 설산의 풍경을 제대로 느꼈던 곳입니다.


그때의 그 풍경과 추억을 되새기며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무인대피소인 속밭대피소에서 쉼없이 이동했던 발걸음을 잠시 멈췄습니다.

하지만 흐린 날씨,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 차가운 바람으로 그 멈춤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인고의 세월을 견디어 낸 이끼낀 돌담을 따라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사라오름 전망대 갈림길을 지나갔습니다.


사라오름은 1,324미터에 위치한 산정호수를 낀 기생화산입니다.

한라산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주도 오름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사라오름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조릿대로 가득한 등산로를 따라 진달래밭 대피소로 향하고 있습니다.


한라산은 현재 일대 기로에 서 있습니다.

제주조릿대의 급속한 확산으로 진달래가 속수무책으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조릿대는 최근 한라산 중턱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새로운 환경의 파괴자로 악명을 떨치고 있습니다.

제주조릿대의 번성과 함께 이 지역에서 자라던 희귀식물들이 경쟁에서 밀려 도태되며 멸종 위기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햇볕 한점없이 흐리고 추운 날입니다.

차가운 바람은 사방팔방으로 연신 불어대고 있습니다.





오늘 2016년 12월 1일부터

청정 한라산 보전을 위하여 일회용도시락 반입이 금지되었습니다.

단, 김밥과 햄버거는 허용됩니다.


이는 식사 후 도시락에서 나오는 잔반과 과일껍질 등을

탐방로변 및 은폐된 곳에 버림으로써 생태계 파괴의 주원인이 되었기때문입니다.





똑같은 컵라면이라도

이곳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먹는 컵라면이 가장 맛있습니다.

컵라면으로 체온도 올리고 허기도 달랬습니다.


한라산국립공원은 등산허용시간이 계절에 따라 다릅니다.

동절기에는 12시전에 진달래밭대피소를 지나야 정상에 갈 수 있습니다.





울퉁불퉁 돌길의 등산로는 구름이 주변을 온통 감싸고 있습니다.

흰구름이 배경이 되어 고사된 구상나무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구상나무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분포하고 있는 특산종입니다.


한라산 해발 1300m 이상 고지대 52군데에 총 795㏊의 숲이 형성되어 있으나

2000년대 들어 급속도로 면적이 감소하고 있으며, 나무의 활력이 저하되어 말라 죽는 현상이 급증하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습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자연이 만들어낸

상고대의 아름다운 풍경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상고대는 서리가 나무나 풀 따위 물체에 들러붙어 눈처럼 된 것을 말합니다.

마치 5월의 봄날에 흰 벚꽃이 핀 것처럼 아름답게 보입니다.






해발 1900m를 지났습니다.

구름으로 가득하여 겨우 한치 앞만 분간할 수 있을 뿐입니다.


마지막까지 힘을 내어 한라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백록담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찍기위해 줄을 서고 있습니다.






저도 한라산동능정상 표지목에서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한라산은 예로부터 두무악, 원산이라고 불리웠습니다.

한라라고 말하는 것은 은하를 끌어 당길만 하기 때문이고,
두무악이라 하니 봉우리마다 평평하기 때문이며, 원산이라 하니 높고 둥글기 때문이다.



 

2013년 3월

2016년 12월



여전히 한라산 정상은 구름으로 뒤덮혀 있으며

엄청난 찬바람이 우리 몸을 제대로 못 가누게 만들고 있습니다.


바람아... 구름을 이동시켜라...

잠시동안 계속 주문을 외웠습니다.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고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9년동안 30여차례 한라산을 올랐는데도

제대로 몇번 구경하지 못했던 백록담을 아주 잠깐이나마 다시 보았습니다.


'흰 사슴이 못'이라는 백록담에는

하늘에만 산다는 하얀 사슴들이 내려와 목욕하는 터라서 그런 이름이 지어진 거라는 사연이 있습니다.

한라산 동능정상에서 백록담의 아름다운 경관을 내 두눈으로 다시 볼 수 있는 행운을 갖게 된 것입니다.


한라산은 고려 목종 때인 1092년과 1097년 5년을 사이에 두고

두 차례의 화산폭발이 있었고 그 뒤 900여 년 동안 화산폭발이 없었습니다.


한라산은 신령스러운 산이어서 오를 때 큰 소리를 지르거나 부정한 짓을 하면

금시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안개가 끼고 거센 비바람이 몰아쳐 고생한다는 내용이 여러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아름다운 백록담의 경관을 두 눈으로 직접 감상한 흥분때문인지
동능정상에서 관음사로 내려가는 발걸음은 다른 어느때보다도 가벼웠습니다.


이때 아주 가까이서 보게 된 까마귀의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한라산에는 큰부리까마귀 1천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3년 3월

2016년 12월



한라산 구상나무 군락지만큼 아름다운 나무는 없을 것입니다.

최근에서야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한라산 구상나무를 살리기 위한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구상나무의 멸종에 대비하기 위해 2004년도부터 구상나무 증식기술개발 연구를 해 왔습니다.

그 결과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나무로 증식하는 기술을 최근 개발하고, 대규모 보존원 조성에 착수했습니다.



장구목오름

민오름



추억의 산장 용진각대피소로의 하산길은

급경사지의 돌계단과 목재계단을 내려가야 합니다.


관음사코스가 힘들다고 하는 첫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급경사지의 돌계단이 끝없이 이어져 있고 호흡을 잘 못하면 숨이 '꼴가닥'하고 넘어갈지 모릅니다. 


하지만, 장구목오름과 민오름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장구목오름과 삼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장구 같이 좁아져 있어 장구목오름이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민오름 정상부분에 나무가 자라지 않아 민대가리동산이라고 했습니다





해발 1,500m에 위치한 추억의 산장

용진각대피소를 지나 용진각현수교를 지났습니다.


용진각현수교를 건너면

시원하고 깨끗한 계곡물을 먹을 수 있습니다.





삼각봉대피소에서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삼각봉대피소의 이름은 삼각봉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삼각봉 낙석으로 인해 출입통제 되었다 해제된 이곳을 다시 걷게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삼각봉대피소는 일절 물품을 팔지 않는 무인대피소입니다.
특히, 여름철에 관음사 코스로 올라오는 등반객들은 식수 등을 충분히 보유하고 오셔야 합니다.



2013년 3월 

2016년 12월



탐라계곡으로의 하산은 이제 시간문제입니다.


조릿대로 가득한 등산로 사이로 웅장한 소나무 숲이 있습니다.
한라산의 기후가 고도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서식하는 식생도 다르다는 것을 금방 알수 있습니다.





한라산은 건천이라서 평소엔 물이 흐르지 않습니다.


물이 흘렀다면 어마어마한 모습을 드러냈을 것입니다.
사진으로 표현 안되는 현장의 생생함을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탐라계곡에서 올려다보면 구름이 넘나드는
왕관릉, 삼각봉의 경관, 근처 넓은 비탈의 연초록 조릿대는 참으로 멋있습니다.






탐라계곡에서 숯가마터와 구린굴 굴빙고를 지났습니다.

주변의 난대림 활엽수와 조릿대가 어우러져 멋진 등산로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완만한 경사의 탐방로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관음사 탐방로 입구에 도착을 합니다.





제주시와 관음사로 오고가는 대중교통이 있지만

토,일 및 공휴일만 운행하기때문에 평일에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한라산은 보는 장소에 따라 천태만상으로 보입니다.


제주쪽에서 보면 멀리 양 어깨를 길게 펼치고 앉아 있는 위용이 장엄하고 아득하게 먼 나라의 산으로 보입니다.

서귀포에서 보면 한라산은 가깝고 편안하고 친근하게 보입니다.


같이 산행을 한 진여화 셰르파, 서정필 셰르파와 함께

관음사휴게소에서 해물파전에 막걸리로 산행을 뒷풀이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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