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제주 여름 여행5 - 한라산 등산



사람은 발생한 모든 일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을 기준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은 모두 정당한 것이며

남이 한 말과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기정사실화 하는 경향이 있다.



말벌 집 - 산행시 벌 조심하세요.



자신의 정당성만을 주장하다보니

사실 왜곡을 하게 되고 그게 마치 사실인 것처럼 믿어버린다.


자신의 기억이 새롭게 바뀌어 버린 것이다.

핵심이 없는 장황한 말에 스스로가 말려들어 횡설수설 떠들기만 한다.


세상에 별의별 사람 많지만 미친놈도 참 많다.

이런 놈들은 말벌 침 맛을 봐야 하는데... 



속밭대피소 인근 삼나무숲



어제밤 나의 제주 단골 숙소인

예하게스트하우스에서 옥창민 도전자(이하 창민)와 만났다.


오늘의 한라산 등산을 위해

바쁜 일정을 조정하여 어렵게 제주에 온 것이다.


우리는 2009년 지리산둘레길을 걷다가 처음 만났다.

그러고보니 그와 인연을 맺은지도 10년이다.


세월 참 빠르다.




진달래밭 대피소



한라산 산행이 처음인 창민이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수월하게 산을 오르고 있다.


성판악에서 500m 생수를 8개나 사더니

배낭이 무겁다며 나에게 넌지시 2개를 내민다.


까마귀 때문인가??


매점이 없어진 성판악 대피소는

활기도 없고 왠지 모르게 을씨년스럽게 느껴진다.



구상나무 군락지

엉겅퀴



해발고도가 높아질수록

안개같은 구름이 짙게 내리깔리고 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주변풍경은 점점 달라진다.

구상나무 군락지가 태풍 솔릭의 피해를 많이 입은 듯 했다.


한라산에는 기록적인 강풍이 몰아쳤고

이틀간 최고 1,0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역경을 이겨낸 엉겅퀴 꽃을 바라보니

내 가슴이 뭉클하다.





한라산 동능정상에 서다



오늘은 2018년이 시작된 이후 237일째 되는 날이다.

이는 2018년이 앞으로 128일만 남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늘은 8월 25일이고

창민이는 생애 처음으로 한라산을 올랐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자유로울 것,

꼭 필요한 것은 용기가 아니라 각오이다.


결정하는 순간 모든 것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창민이가 그랬듯이...




옥창민 - 고고학자



성판악으로 하산을 한 후

창민이는 한라산 등정 인증서를 받았다.


크게 기뻐하는 창민이의 모습을 바라보니

보는 내가 더 기쁘다.


우리는 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즐기며 살아야 한다.


이것이 내 삶이다.




제주시청 인근 '호근동' 돔베고기와 모듬순대



한라산 산행이후

돔베고기가 먹고 싶어하는 창민이를 위해

제주시청 인근의 호근동에 왔다.


오후 5시 30분에 문을 여는 호근동은

제주의 숨은 맛집 중 하나이다.


쭉쭉... 한잔 들더라고~~~



실키의 '나 안쾐찮아' 중에서



한국사회는 유독 나이를 따진다.


초중고때는 학년의 차이에 따라,

대학때는 입학년도(즉, 학번)에 따라 선후배가 결정된다.


사회에 나와도 학연, 지연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사람을 만나면 '1)고향이 어디죠? 2)출신학교는?'을 물어보는게 순리처럼 되어 있다.


같은 고향이거나 동문이라도 되면 바로 나이를 묻는다.

바로 선후배가 결정되고, 아무렇지 않게 넘지 말아야 할 선들을 넘게 된다.


친해지랬지 막 대하랬니??


나와 창민이는 자주만나지는 못하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고 친하다고 막대하지 않는다.


친함에는 존중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5일차 여정]

예하게스트하우스 - 한라산 산행(성판악~진달래밭 대피소~한라산 동능정상/백록담) - 제주시청 인근 호근동 - 예하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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