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4편 - "비스따리 자누스"

 

 

"비스따리 자누스"는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천천히 걸어가세요"를 의미합니다.

 

 

 

 

본격적인 ABC트래킹이 시작된 4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일정은 뱀부 - 도반 - 히말라야호텔 - 데우랄리 - MBC 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뱀부에서의 하루가 또 밝았습니다.

오늘은 새벽 4시가 넘은 시간에 기상을 했습니다.

 

 

 

 

걷고 또 걷고... 먹고 또 먹고...

그리고 하룻밤 푹 자고 하다보니 시간이 물 흐르듯 지나갑니다.

 

 

 

 

 

 

새벽부터 COOK이 준비한

따끈따끈한 미역국에 밥을 말아먹고 트래킹 준비를 마쳤습니다.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출발시간이 1시간 정도 당겨졌습니다.
출발장소인 뱀부(2,310m)와 도착장소의 MBC(3,700m)의 고도차가 1,300m이상이 납니다.

 

 

 

 

고도에 적응하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한 하루입니다.

 

 

 

 

땀이 흘러내리자...

계곡에 멈춰서서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휴식을 취해봅니다.

 

 

 

 

 

또한, 마차푸차레를 배경으로 태극기를 들고 사진도 찍어 봅니다.

어제 탈수증세로 상당히 고생한 박정옥 도전자는 아직까지는 몸 상태가 괜찮아 보입니다.

 

다행입니다.

 

 

 

 

 

자연경관이 만들어낸 예술적인 아름다움에 취해 걷다보니

이렇게 뱀부에서 도반까지는 비교적 순조롭게 트랭킹이 진행되었습니다.

 

 

 

 

뱀부에서 출발한지 1시간 50분만인 오전 8시쯤 도반에 도착을 했습니다.

 

 

 

 

깊은 계곡이라 그런지 날이 밝았으나 아직까지 햇볕이 들어오지 않아 쌀쌀했습니다.

트래킹 중에는 가벼운 복장으로 움직이고...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는 땀이 식지 않도록 체온을 유지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반의 이곳 롯지는 다음날 ABC트랭킹 후 하산길에 머물게 됩니다

 

 

 

 

 

해발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한걸음 한걸음 몸의 움직임속에

다들 거친 숨을 몰아쉬고 휴식을 취하는 횟수가 늘어납니다.

 

 

 

 

급하고 절박하면 누구에게서나 괴력간은 힘이 솟구쳐 나옵니다.

그것이 바로 의지입니다. 그 힘이면 세상에 못할 것이 없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걸어갈 수 있습니다.

 

어제보다 몸상태가 현저히 좋아보이는 박정옥 도전자,

현지 가이드 셰르파, 김종률 도전자 등을 뒤에 두고 이제부터는 저만의 속도로 트래킹을 시작했습니다.

 

 

 

 

도반에서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가속을 높여

히말라야 호텔에 도착하니 오전 9시 20분이었습니다.

 

 

 

 

선두그룹인 오은선 대장과 4~5명만이 뜨거운 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방금 도착한 제가... 제가 마실 밀크티를 시키면서 골든벨을 울렸습니다.

이곳의 차 가격은 밀크티 60NPR, 블랙티 70NPR, 진저티(생강차) 80NPR 등 입니다.

전체금액 250NPR(우리나라 돈 대략 3,000원 정도)로 생색 제대로 냈습니다. ㅋㅋ

 

 

 

 

그후로 사람들이 도착할때마다 차를 시켜먹게 되었는데...

조금하는 네팔말로 차를 더 달라고 졸랐더니...

디디, 도라도라(디케디케) 티 디누스 (이모... 차를 조금만 더 주세요.)

환하게 웃으면서 흔쾌히 진저티와 블랙티를 꽁짜로 주웠습니다. 그래서 저만 밀크티, 진저티, 블랙티 3잔을 마셨습니다.

 

단야밧 (감사합니다.)

 

 

 

 

 

 

즐겁게 차를 마시는 동안 해가 모습을 제대로 드러냈습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모두들 밖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너무도 오랫만에 만난 연인을 대하듯... 설레는 마음과 표정으로 일광욕을 즐겼습니다.

 

 

 

 

광합성 작용은 역시 힘을 솟게 만듭니다.

몸이 한껏 충만한 느낌으로 데우랄리로 향합니다.

 

 

 

 

 

ABC트래킹 4일째만에 혼자서 걷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입니다.

침묵은 내 안에 죽어있었다고 생각했던 감각을 예리하게 뒤흔들어 깨우고 있습니다.

 

 

 

 

침묵속에 묵묵히 걷고 있는 저를, 무심히 쳐다보고 있던 선두 가이드 셰르파를 만났습니다.

 

1편에도 소개를 했지만...

저랑 참 많이 같이 다녔는데... 그의 이름을 잊었습니다. 다시한번 미안합니다.

멋지게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11시 25분쯤...

제가 데우랄리에 도착하니 오은선 대장만이 막 도착하여 홀로 쉬고 있었습니다.

 

 

 

 

고요한 침묵속에 더없이 아주 편한 자세로 주변을 즐깁니다.

이게 뚜벅이 스타일입니다.

 

 

 

 

세상을 볼때... 풍경을 볼때...

인간이 가진 욕심을 버리고 바라본다면

마음이 따르는 대로,

아이가 세상을 보는 듯이,

동물이 세상을 보는 듯이,

 그렇게 또 다른 세상이 나에게 열린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사람... 두사람...

사람들이 천천히 데우랄리에 도착을 했습니다.

각자의 방법으로 휴식을 취하면서 사진도 찍어봅니다.

 

제일 마지막으로 박정옥 도전자가 부축을 받으며 도착을 했습니다.

아까와는 다르게 몸상태가 영 아닙니다. 고소증이 심하게 온 것 같습니다. 걱정입니다.

 

 

 

 

 

2시간여 머물렀던 해발고도가 3,230m인 데우랄리에서

점심으로 카레를 먹었습니다. 맛 있었습니다.

 

 

 

 

 

점심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고소증에 괴로운 표정이 역력하게 드러납니다.

 

 

 

 

 

데우랄리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오늘의 목적지인 MBC로 향해 출발을 했습니다.

모두의 발걸음이 이렇게 무겁게 보인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작 적응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비스따리 자누스! 비스따리... 비스따리... (천천히 걸어가세요. 천천히!... 천천히!...)

이제부터는 정말로 아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야 합니다. 고도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데우랄리를 출발한지 5분도 지난지 않아서 우려했던 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박정옥 도전자가 쓰러진 것입니다. 오은선 대장, 유라시아트렉의 서기석 대표, 현지 밍마 셰르파 등이 응급처치를 했습니다.

오은선 대장이 박정옥 도전자와 함께 오기로 하고 무전기로 비상연락망을 가동했습니다.

 

무사히 MBC까지 오기를 바랠뿐입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지 가이드 셰르파와 도전자에게 계속해서 '비스따리'를 외치는 것 뿐이었습니다.

 

 

 

 

 

 

 

모두들 충분한 수분섭취와 잦은 휴식을 취하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갑니다.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가슴이 터질듯한 산소부족의 고통은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고소증을 하나씩 이겨내며 MBC로 향하는 길목에 빙하를 발견했습니다.

붕괴의 위험때문에 더 깊이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빙하를 봤다는 거 하나만으로 모두에겐 흥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몇분을 더 걸은 후에 우리는 MBC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마치 우리의 도착을 기뻐하기라도 하듯이 갑자기 하늘이 열렸습니다. 아마도 천운을 타고난 듯 합니다.

 

 

 

 

순간을 놓치면 평생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손 놀림이 바빠집니다.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이유는 마음의 눈을 위해서 이고,

찰나에 승부를 거는 것은 사진의 발견이 곧 나의 발견이기 때문입니다.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

 

 

 

 

세계 3대 미봉 중 하나인 '마차푸차레'는 '생선꼬리'라는 뜻을 가졌습니다.

 

네팔인이 신성시여겨 등반을 할 수 없는 봉우리로,

전설에 의하면 신 시바와 부인 파르바티의 신혼여행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차푸차레 사진을 연신 찍은 후... 오후 4시 30분쯤...

이정수 도전자와 함께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안나푸르나 남봉이 올려다보이는

MBC SHANKAR GUEST HOUSE에 도착을 했습니다.

 

 

 

 

방배정이 진행되는 동안 다이닝룸에 임시로 모여 추위를 이겨봅니다.

말은 안하고 있지만... 다들 고소증세를 보입니다.

모여있으니 공기가 더 희박합니다. 숨쉬는 것이 고통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체험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전까지 맑았던 주변풍경이 순식간에 하얀 구름같은 안개로 가려졌습니다.

자연은 예측할 수 없기에 더 신비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방배정이 끝나고 김진희, 박종의, 조상현, 신승민 그리고 나

블랙야크 셰르파 5인이 다이닝룸 아래의 5인실 롯지에 묵게 되었습니다.

 

 

 

 

모두들... 점점 말이 없어집니다.

고소증에 좋다는 진저티(생강차)를 마시기도 하고... 약도 먹어습니다. 침낭에 들어가 몸의 온도를 높여보기도 합니다.

 

 

 

 

 

15년전 처음 이곳을 왔을때는 전혀 고소증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저녁식사로 된장국을 먹은 후 약간 어지러움을 느꼈습니다. 산소부족을...ㅋㅋ

 

 

 

 

조금은 늦은 시각이지만...

오은선 대장과 함께 안전하게 박정옥 도전자가 MBC에 도착을 했습니다.

 

 다행입니다.

 

 

 

급변화된 날씨와 고소증으로 오늘은 모두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지금 해야만 하는 일을 행하는 것은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자는거' 이게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었습니다.

  

to be continue.... 5편이 이어집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3편 - "데레 미또차"

 

 

"데레 미또차"는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매우 맛있습니다."를 의미합니다.

 

 

 

 

본격적인 ABC트래킹이 시작된 3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일정은 란드록 - 지누난다 - 촘롱 - 아래시누와 - 위시누아 - 뱀부 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오늘도 룸메이트인 박종의 셰르파와 저의 기상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조용한 새벽녘에 몸의 뒤척임을 감지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말을 합니다. 깼어?? 그럼 불키지 뭐!!

저녁부터 이어진 옆방의 코고는 소리는 새벽까지 계속 요란하게 울립니다.

 

 

 

 

네팔에서의 첫날과 마찬가지로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깨어났습니다.

한국시각으로는 오전 6시가 넘었으니... 아직까지는 몸이 한국시각을 기억하는거 같습니다.

 

층간 및 층벽 소음이 심한 롯지에서 우리의 이른 기상은 곧 알람시계처럼 울려펴집니다.

모두에게 미안합니다. 하지만, 새벽 밤하늘의 별과 웅장한 안나푸르나 산맥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가만히 누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오전 6시쯤 아침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젯밤...

소주, 맥주, 창(네팔 전통술-한국막걸리와 비슷)을 섞어 마신 사람들의 속을 풀어줄 북어국이 나왔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한국에서 해장국은 돈주고 사먹는 음식일 뿐입니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은 후

치카치카... 양치를 하고 있는데 주변이 상당히 소란스럽습니다.

이유는... 저멀리 안나푸르나 산맥이 보이자마자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15년전... 이곳 네팔에서 깨달았던 것이 있습니다.

순간을 놓치면 안됩니다. 순간이 평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V자로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오늘 출발이 아주 좋습니다.

 

 

 


 

우리의 소란스러움이 텐트로 전달된 듯 합니다.

내내 조용한 침묵만을 유지하던 텐트에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출발준비를 마친 나는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굿모닝!!! 나마스테!!! 소리없는 메아리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크게 외칩니다.

 

 

 

 

블랙야크 히말라야 트레킹

오전 7시. 오늘 트래킹의 첫발을 내딛기 전에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대체 왜?? 설렘때문인가요??

 

블랙... 야크... 히말... 라야... (중략) 유라... 시아...
힘찬 구호도 외쳐봅니다. 언제나 마무리는 유라... 시아...가 됩니다. 그 이유는 다녀오신 분들은 다 아시겠죠??

 

 

 

 

 

 

란드룩 마을을 벗어나 포터의 뒤를 이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출렁다리를 건너갑니다.

도처에 산재되어 있는 출렁다리는 ABC트래킹의 색다른 볼 거리를 제공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장난은 금물...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건너기 보다는 몇명씩 분산되어 안전하게 건너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렁다리 만큼 ABC트래킹 도처에서 볼 수 있는 폭포는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웅장하게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의 경의로움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 색다른 분위기의 트래킹이 시작되었습니다.

란드룩과 지누난다의 중간쯤에 위치한 롯지를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이곳 롯지에서 화장실도 가고... 쵸코바, 사탕 등도 먹으면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저는 그냥 휴식을 취하면서 탠디 어시스턴트 셰르파와 셀카를 찍었습니다.

 

 

 

 

어디선가 나타납니다.

어느 롯지나 꼭 있다는 그거... 바로 '개'입니다.

무슨 개들이 낯선 사람이 나타나도 전혀 짖지를 않습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끝까지 초코바를 노려보고 있는 검둥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개실망일겁니다.ㅋㅋ

 

 

 

 

 

휴식을 마치고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작게 들리던 물줄기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립니다. 아마도 큰 물줄기가 있는 듯 합니다.

 

 

 

 

 

아하... 다름아닌 모디콜라였습니다.

모디콜라를 건너기 위해서는 너울이 심한 큰 출렁다리를 건너야 지누난다로 갈 수 있습니다.

사람이 지나갈때마다 출렁다리가 더욱더 거세게 흔들립니다.

개인적으로 스릴이 있다기보다는 놀이동산에서 안전띠 없이 청룡열차를 타는 기분입니다.

 

 

 

 

더 놀라웠던 사실은 모디콜라 옆에서 야영을 하고 있던 외국인을 출렁다리를 건너며서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그들이 보기엔 출렁다리를 건너는 우리가 재미있었을 겁니다.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를 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모두들 안전하게 출렁다리를 건너왔습니다.

짧지만 강력했던 긴강감이 ABC트래킹에 묘미를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출렁다리에서 경사진 계단을 올라섰습니다.

 

 

 

 

 

계곡넘어 산능선에 위치한 지누난다가 눈에 들어옵니다. 다 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습니다. 지진으로 인해 주변 곳곳이 산사태가 발생하여 위험한 곳이 한두곳이 아닙니다.

 

정말로 조심해서 이곳을 지나야 합니다. 다시 긴장감을 느낍니다.

마침내 모두들 안전하게 산사태지역과 계곡의 나무다리를 건넜습니다. 이제부터 안심이 됩니다. 휴~!!!

 

 

 

 

 

 

9시 37분. 란드룩에서 출발한지 2시간 30여분만에 지누난다에 도착을 했습니다.


출렁다리와 산사태지역을 통과하면서 다들 긴장을 했었는지...

지누난다에서 오랜시간 휴식을 취합니다.(사실... 포터의 움직임보다 우리가 빨라서 오래 쉬었습니다.)

 

 

 

 

 

 

뜨거워진 햇살과 급경사지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누난다에서 점심식사 장소인 촘롱까지는 끝없는 오르막입니다. 결코 쉽지많은 않은 길입니다.

 

 

 

 

정말로 개부럽습니다. '개팔자 상팔자'입니다.
돌담위에서 한가롭게 낮잠을 즐기고 있는 개가 오늘따라 왜이리 부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끝이 없어 보이던 오르막에 올라서니...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여기가 촘롱입니다. 한국식으로 잘못 발음하면 촘놈이 되니 유의해야 합니다. ㅎㅎ

(전 참고로 대전광역시민으로 도시놈이지만... 도시촌놈이라 불리우는게 더 좋습니다.)

 

 

 

 

 

그동안 내가 누렸던 모든 물질문명이 주는 즐거움을 잊고

산에서의 간결한 생활이 주는 충만함을 현지인의 수공예품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감동적입니다.

 

  

 

 

 

11시 40분이 조금 지난 후... 촘롱의 KALPANA GUEST HOUSE에 도착을 했습니다.

 

첫날의 제 모습을 보고

이제는 등산화를 벗고 슬리퍼를 신거나... 맨발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모두에게 아주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오늘 점심은 라면입니다.

라면을 먹기 위해서 너무나도 긴 시간(1시간 20분정도)을 기다려야 했지만... 맛있게 끓여준 COOK에게 감사의 말을 남깁니다.

 

데레 미또차... (매우 맛있습니다.)

 

 

 

 

출렁다리까지는 2,980개의 계단(밍마 셰르파의 말에 따르면...)을 내려가야 합니다.

 

 

 

 

 

발음에서 한국식 촌놈과 비슷한 촘롱은 마을 전체에 똥냄새가 아주 많이 퍼져있습니다.ㅋㅋ
그리고 다양한 동물들의 똥이 계단에 분포되어 있기에 아주 주의해서 걸어야만 폭탄이 터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촘롱에서 시누와(아래시누아, 위시누아)까지는 출렁다리를 기준으로 내리막과 오르막의 포물선 길을 따라 걸어야 합니다.

점심을 먹고... 한없이 내려갔다가... 또 한없이 올라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헥헥~~!! 저절로 숨이 찹니다.

 

 

 

 

아래시누아에 도착하기전 조금만 롯지 벤치에 사람들이 열을 맞추어 앉아 있습니다.

무뎌진 발걸음을 중력이 계속해서 끌어당기고... 배낭은 한 없이 무겁게만 느껴지니... 오르막길을 올라오느라 힘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출된 단체사진 행렬에... 사진을 찍어봅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 본사팀의 플랜카드... 역시 기회는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입니다. 굿입니다.~ 굿!!!

 

 

 

 

 

 

 

오후 2시 50분... 아래시누아와 도착을 했습니다.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발의 피로도 다시금 풀어봅니다.

따뜻한 밀크티를 마시면 오랫동안 휴식을 취해 봅니다.

 

 

 

 

 

잠깐동안 현장독서라는 사진을 찍기 위해... 신승민 셰르파와 모든 사람들의 야유를 들으면서 포즈도 취해봅니다.

ABC트래킹을 왔는데... 책을 가져온 것은 저 하나뿐이었습니다. 역시 대단한 뚜벅이입니다. 자화자찬!!!

 

 

 

 

 

아래시누아에서 이제는 다시 이동을 시작합니다. 다시금 오르막에서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모두 지쳤다는 뜻입니다.

생각보다 오늘 뱀부까지의 길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실제로 멀었습니다. 어둠이 주변에 깔리고서야 도착했으니까요!!

 

 

 

 

위시누아에서는 아예 행렬이 나뉘었습니다. 선두, 중간, 후미로... 벌써 오후 4시가 넘었습니다.

위시누아에서 뱀부까지는 2시간 가량 걸린다고 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덜 걸렸지만...

큰일입니다. 현저히 움직임이 더 둔해지고 있는 박정옥 도전자가 걱정입니다.

 

 

 

 

 

박정옥 도전자는 고산병은 아니지만... 약간의 탈수증세가 있었습니다.

물론 다음날... 고산병으로 여러사람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지만... 이날은 확실히 탈수증세였습니다.

 

현지 가이드 셰르파, 김종률 도전자 그리고 제가 박정옥 도전자와 함께 후미로 천천히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갈길이 멀고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점점 더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은 저 또한 어쩔수 없었습니다.

 

 

 

 

대나무가 많아서 뱀부(bamboo)라고 불리는데... 주변에 대나무가 무성하게 나타나도 뱀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큰일인 것은... 내리막 길은 그나마 본인 스스로 움직이면서 내려오는데...

오르막 길은 전혀 움직일 수 없어, 제가 스틱을 잡고 리어카 끌듯이 끌고 올라오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걷기를 1시간 30분...
서로의 온몸에 식은땀이 흐리고 발걸음이 한없이 무뎌질때 쯤

주변의 어둠을 흐미한 불빛이 비추고 있는 뱀부에 드디어 도착을 했습니다.

 

다왔다. 다왔어!!!

살았다. 살았어!!!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쏟아집니다.

오늘 하루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내일이 걱정됩니다.(실제로 염려가 현실이 되었지만...)

 

 

 

 

방배정을 끝난 후 뜨거운 물로 샤워를 마친 나는... 긴장이 풀렸던지 졸음이 몰려왔습니다.

저녁식사 전후로 간단하게 소주를 마신 후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날 밤 뱀부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습니다.

 

to be continue.... 4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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