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오름]다랑쉬오름



제주여행을 다니다 보면 꼭 가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볼거리, 즐길거리를 쫓아다니다 우연히 오름앞에 서게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두모악의 고 김영갑 작가가 가장 사랑했던 용눈이오름 어딘가에서

나는 걸음을 멈추고 우둑커니 서서 멍한 표정으로 눈앞에 보이는 다랑쉬오름을 쳐다봤습니다.


"내가 가야할 곳이 저곳이구나!"

라는 말을 되새기며 렌트카를 타고 다랑쉬오름으로 향했습니다.






제주도의 동쪽 구좌읍 세화리에 다랑쉬오름이 있습니다.

다랑쉬오름은 비자림과 용눈이오름 사이에 우뚝 솟아 있는 오름입니다.


다양한 사진과 정보를 탐방안내소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첫걸음은 누구나 힘차게 내 걷습니다.

처음엔 삼나무 숲속 계단을 따라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앞장서서 호기있게 올라가던 아이들이 급경사지 계단에서

가뿐숨을 내쉬면서 이저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결국엔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길입니다.

다랑쉬오름을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파른 편입니다.





계단을 다 올라서니 정상까지 반복되는

지그재그로 이어진 야자매트 길이 펼쳐집니다.


다랑쉬오름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쉽게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온갖 노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다랑쉬오름의 첫인상은 강렬함 그 자체입니다.








다랑쉬오름 바로 앞에는

아끈다랑쉬 오름이 있습니다.

 아끈은 제주어로 작다라는 말입니다.


저멀리 성산일출봉과 우도까지도 한눈에 보입니다.


조그마한 아끈다랑쉬의

동그란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은

랑쉬오름을 오르는 또하나의 덤이기도 합니다.





하늘은 흐리고 바람은 거센

겨울 아침나절에 힘겹게 다랑쉬오름에 올랐습니다.


산봉우리의 분화구가 마치 달처럼 둥글게 보인다 하여

다랑쉬(도랑쉬, 달랑쉬)라 부른다고 합니다.






다랑쉬오름에서 보름달이 솟아오르는 달맞이를

송당리 주민들은 마을의 자랑거리로 여기기도 합니다.


감탄할만한 다랑쉬오름의 유연한 곡선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라봐야지 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랑쉬오름은 동부지역에서 가장 높고

모습이 빼어나서 오름의 여왕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한라산 동부지역은 오름이 가장 많이 분포하는 지역입니다.


다랑쉬오름에서 바라보는 한라산과

인근의 오름부터 바다 멀리 보이는 작은 섬들까지 눈이 정화되는 기분입니다.






거세게 부는 바람때문에 힘들었지만

아주 천천히 다랑쉬오름 분화구를 걷는 일은

차분하게 제주여행의 마지막을 정리하기에 아주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제주오름]용눈이오름



새벽부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날씨가 맑았다면 일출을 보러 성산일출봉을 다녀왔을 겁니다.


제주여행을 시작한지

오늘로서 어느새 일주일이나 되었습니다.





여전히 거센 제주도 겨울바람을 뚫고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 위치하고 있는 용눈이오름을 찾았습니다.


서사면 기슭에는 정상부가 주발모양으로 오목하게 패어 있는

아담한 기생화산과 원추형 기생화산인 알오름 2개가 딸려 있어서 

눈이오름은 여러종류의 화구로 이루어진 복합형 화산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의 368개 오름은 저마다 긴 역사와 이야기를 갖고 있습니다.


오름의 형세가 누워있는 용의 모습과 같다고 하여 용눈이오름이라고 하며

오름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분화구가 용의 눈처럼 보인다고 하여 용눈이오름이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른 아침시간이라 주차장은 한가했습니다.


겨울에 찾는 용눈이오름은

혼자여도 좋지만 아는 사람과 같이 와도 아주 좋은 곳입니다.





오름의 비경을 보며 걷다보니 영화 늑대소년이 생각납니다.


 철수(송중기)와 순이(박보영)가 신나게 내달리며

마음껏 즐거워하던 그곳에서 영화의 여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까칠하던 순이가 철수와 더불어 공을 차면서

마음껏 웃고 달리던 장면은 용눈이오름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남북으로 비스듬히 누운 용눈이오름은

부채살 모양으로 여러가닥의 등성이가 흘러내려 기이한 경관을 빚어내고 있습니다.


용눈이오름은 북동쪽의 정상봉을 중심으로

세 봉우리를 이루고 있으며 그 안에 동서쪽으로 다소 트여있는 타원형의 분화구가 있습니다.







바람이 분다.

아름다운 풍광이 나타났다.

나는 이곳에서 바람을 맞았다.

- 뚜벅이 바람맞은 날에 - 


바람은 무서울정도로 거칠게 불었지만

오를만한 오름 길이라고 생각했기에 용눈이오름에 올라섰습니다.






용눈이오름은 오랜 사진 작업을 통해

세간에 오름의 진가를 알린 두모악의 고 김영갑 작가가 가장 사랑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어제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을 다녀오고

오늘 용눈이오름에 올라서고 보니 그 이유를 알것 같습니다.






용눈이오름에 올라와서 보니

몸이 고단할때 자연치유할 수 있는 힐링장소로서, 

제주의 멋진 경관을 돌아보고 싶을 때에도 아주 제격인 곳입니다.


지미봉,

은월봉,

두산봉,

우도,

성산일출봉,

대왕산,

수산봉

까지 훤히 다 보였습니다.






남거산,

유건이오름,

모구리오름,

후곡악,

궁대악

까지 훤히 다 보였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주는 풍요가

사람의 마음도 넉넉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오름의 전사면은 잔디와 함께 풀밭을 이루는

아름답고 전형적인 제주오름의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풀밭에는 말들이 풀을 뜯고 있습니다.

오름이 넓지는 않지만 그 품안이 넓게만 느껴집니다.





용눈이오름의 또다른 매력은

능선이 만들어내는 곡선의 관능미일 겁니다.


흐린 겨울하늘을 배경으로 유연한 곡선을 보여주는 능선은

나무 하나가 없어 그늘이라고는 없지만 왠지 그 길을 걷고 싶게 만드는 마법이 있습니다.





비록 억새꽃이 졌지만 억새 가득한 용눈이오름에서

다짐하는 마음으로 가만히 다랑쉬오름을 쳐다봤습니다.


바람은 여전히 거세지만

나의 옷차림과 표정은 억새의 포근함을 닮아 있습니다.

[제주오름]백약이오름



앞오름을 다녀온 후에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백약이오름을 찾았습니다.


오늘 오름투어의 마지막 장소이기도 합니다.






아침하고 다르게 오후에 접어드니

확연하게 미세먼지가 한층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백약이오름 기슭에는 삼나무가 조림된 숲이 있고,

그 외 사면에는 개량 초지 등으로 된 풀밭을 이루고 있습니다.





백약이오름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1번지에

름 군락지인 송당 산간에 위치하고 있는 오름입니다.


도로변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어서

일반인과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오름 중의 하나입니다. 

대중교통을 타고 오기에는 상당히 불편한 곳입니다.





백약이오름 입구의 주차장에 렌트카를 주차했습니다.


백약이오름의 북동쪽으로는 문세기 오름과 동검은이 오름이 있고,

동남쪽으로는 조보미오름, 서남쪽으로는 돌리미오름과 개오름이 있습니다.






삼나무 가지아래로 펼쳐지는

백약이 오름 입구는 목재계단으로 이어지는 오름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목재계단을 밟고 걸어가는 것이 약간 불편지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을 만큼 아주 편안한 길입니다.






사진을 찍는 바로 옆에는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 주홍서나물이 있었습니다.


주홍서나물의 잎과 어린순을

다른 나물과 같이 데쳐서 무쳐 먹거나 따로 무쳐 먹기도 합니다.







백약이오름을 조금씩 올라갈때마다

눈으로 보여지는 풍경이 아주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저 멀리 오름군락지의 풍광이 미세먼지에 가려 희미하게 보입니다.

맑은 날에는 성산일출봉, 우도 그리고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천천히 걷다보니

어느새 백약이오름 능선에 올라섰습니다.


머리칼을 휘날리게 불어대는 겨울바람이

나를 공중으로 띄워버린 것같이 힘차게 발을 굴러 뛰어 올랐습니다.






백약이오름 분화구도 역시나 원형입니다.


분화구안에는 약용으로 쓰이는

복분자딸기, 층층이꽃, 향유, 방아풀, 꿀풀, ·쇠무릎 등과 같은 약초가 산재해 있습니다.








분화구는 잔디가 곱게 깔린 운동장 같이 보이고

한쪽 사면에 해송으로 조림된 숲이 둘러쳐져 있습니다.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똥이 산재해 있는 분화구는

겨울이지만 제주의 야생화와 이름모를 작은 꽃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부터 오름에 자생하는 약초의 종류가

백가지가 넘는다 하여 백약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게 되었습니다.


백 가지의 약초를 보기 위해서라도

꽃이 피는 봄에 다시한번 올라야 할 오름입니다. 

[제주오름]아부오름



제주의 겨울은 바람의 계절입니다.


표선의 향토음식점인 가시식당에서

따뜻한 몸국, 두루치기 그리고 순대국밥까지 먹고 아부오름을 찾았습니다.






목장안에는 주차를 할 수 없으므로

인근도로가에 차를 주차해야 합니다.


아부오름은 구좌읍 송당리 천백도로 건영목장입구에서

남동쪽 약 800m지점 건영목장 안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부오름은 중산간 목장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주로 우마의 방목지로 이용하고 있는 곳입니다.


SBS '아빠를 부탁해'에서 배우 조재현의 딸 조혜정과 이경규가 찾았던 곳이며

1996년 이재수의 난, 1998년 연풍연가 등 제주도를 소재로 한 영화의 촬영장소입니다.





아부오름 입구에서 30여m 떨어진 곳에는

영화 연풍연가의 배우로 출연했던 장동건과 고소영이

앉았던 팽나무와 평의자가 있습니다.





아부오름을 향하여 폐타이어가 깔린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완만하기도 하지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도록 길이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5분도 안 걸려서 아부오름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아부오름은 화산체의 비고가 낮아

오르기가 정말 쉬운 제주오름 중에 하나입니다.


또한, 대형 분화구의 화구륜을 따라 돌면서

한라산과 오름지대의 경관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가족 단위로 많이 찾고 있습니다.





아부오름은 완만하고 단순한 형태의

원형분화구로서 대표적인 오름입니다.


송당마을과 당오름의 앞(남쪽)에 있는

오름이라 하여 前岳(전악)이라고도 표기하였습니다.






산 모양이 움푹 파여 있어

마치 가정에서 어른이 믿음직스럽게 앉아 있는 모습과 같다하여

아부오름(亞父岳)이라고도 합니다.


亞父(아부)란 아버지 다음으로 존경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아부오름은 제주도 오름중에서

화구가 매우 큰 오름중에 하나입니다.


높이가 301m로 화구 안에는

인공으로 심어진 삼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처음 잔디밭이던 능선길은

솔숲으로 이어지고 다시 풀밭으로 이어집니다.


풀밭에는 봄이 시작되면

솜양지꽃, 풀솜나물, 향유, 쥐손이풀, 찔레 등이 여기저기서 자라나겠지요?




아부오름의 화구는

깊이가 오름 자체의 높이보다 더 깊이 패어 들어가 있어

화구 안쪽 사면이 바깥 사면에 비해 훨씬 가파르고 긴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제주오름]바리메오름


 

노꼬메오름을 다녀온 후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바리메오름으로 향했습니다.

 

렌트카를 타고 산록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바리메오름 표지석이 보입니다.

좌회전을 한 후 언덕을 지나 내려가다 보면 저 언덕아래에 바리메오름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말목장지가 펼쳐져 있는 언덕에서는

왼쪽으로 조금전에 다녀온 노꼬메오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에 위치한 바리메오름은

큰바리메오름, 발이오름으도 불리우고 있습니다.

 

 

 

 

족은 바리메오름이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바리메오름은 그다지 높지 않아서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족은 바리메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지만

바리메오름은 대체적으로 경사가 매우 가파랐습니다. 


 





바리메오름은 조릿대사이의 급경사지에

폐타이어 매트를 깔고 쇠로 고정시켜 놓은 길을 따라 올라가야 합니다.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많은 힘이 들었고 미끄러질 위험이 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바리메오름은 산정상 분화구 모양이

절에서 쓰는 승려의 공양그릇인 바리때와 비슷하다 하여 일찍부터 바리메라고 불려왔습니다.


정상의 분화구 깊이는 78m이고, 직경은 130m인 원형의 산정분화구입니다.

원형의 분화구를 따라 천천히 걸다보면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두루 살펴볼 수 있습니다.













분화구 남반부는 수림을 이루고 있고

북반부는 초지와 풀밭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오름 전체적으로는 해송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동쪽에 위치한 오름은 족은바리메오름입니다.

[제주여행]군산오름



군산오름은

안덕계곡삼거리와 상예2리 두 곳에서 갈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상예2리 왕자암 입구 방면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오후 5시.

우리는 안덕계곡에서 군산오름을 향해 출발을 했습니다.

안덕계곡에서 군산오름을 가기 위해서는 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야 합니다.


걷는 중간에 감산리 산이마을 쉼터에서 발걸음을 멈추웠습니다.

저멀리 산방산, 형제섬, 가파도, 용머리해안이 한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늦은 오후시간임에도

햇살은 여전히 뜨겁고 갈길은 멀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감사합니다.


운 좋게도 경운기를 얻어타고

군산오름 입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안덕계곡에서 군산오름 입구까지 1.8km입니다.





군산오름 입구라고는 말하지만

이곳에서 군산오름까지도 한참을 가야합니다.


말 그대로 미친짓을 지금 하고 있는 것입니다.







뭐... 그냥 걸어야지 어떻게 하겠습니까???

경사진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무장적 걷기 시작했습니다.


눈앞에 있건만... 왜 그리 멀던지!!!

저 멀리 군산오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땀이 비오듯 흐르고

발걸음은 점점 더 무거워졌지만

주변 풍경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맑고 화창한 날이라 그런지

저멀리 가파도와 마라도가 흐미하게나마 보였습니다.






한참을 걷다보니

군산 산책로 종합안내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애기업개돌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의 시작입니다.


무거운 배낭과 오늘 먹을 음식들

어깨는 뻐근하고 손마디는 저며 왔습니다.

오름 백패킹을 위해선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쉬었다 걷기를 수차례 반복했습니다.






드디어 힘겹게 군산오름 주차장에 올랐습니다.

도로의 군산오름 입구에서 이곳까지는 1.5km입니다.


렌트카를 빌렸으면 이곳까지 차를 타고 올 수 있었지만

백패킹의 묘미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렌트카를 빌리지 않고 대중교통과 도보를 이용한 것입니다.





한계단... 한계단...

목재계단을 올라 군산오름으로 향했습니다.





목재계단 중간에

길이 1.8m, 폭 1.3~ 1.7m, 높이 1.2~ 1.7m

의 제8 진지동굴이 있었습니다.








드디어 힘겹게 군산오름에 올랐습니다.


뜨거운 햇살아래 무거운 배낭과 먹을거리를 들고

장거리를 걸어서 온 서정필 셰르파는 탈진 일보직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군산오름에서 바라본 풍경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었습니다.





군산오름 능선에는

길이 9m, 폭 1.0m, 높이 1.7m

의 제9 진지동굴이 있었습니다.


진지동굴은 태평양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1945년

제주도에 들어온 일본군에 의해 우리나라 민간인을 강제동원하여 만들어졌습니다.

군산오름의 진지동굴들은 일제의 잔재물로, 우리에겐 가슴 아픈 역사의 상처가 남아 있는 현장입니다.









군산은 제주에서 가장 큰 오름에 속합니다.

오름의 모양새가 군막(軍幕)을 친 것 같다하여 군산(軍山),

산이 솟아 날 때 굴메(그림자) 같이 보였다 하여 굴메오름이라고 합니다.


예래동의 뜻이 '사자가 오는 마을'이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범섬의 기운에 대항하기 위해 사자산이 생겼다는 말도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은 해방되기 2~3년전 패망이 짙어지자

제주도 전체를 요새화하고 최후의 항전지로 구축하는데, 이를 결7호작전이라고 합니다.





예래마을의 산들이 요새로 구축된 것은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특히 해안에 위치한 군산에는 모두 8개의 갱도진지가 구축되었습니다.

갱도는 송이층과 암반층을 뚫고 만들었습니다.






군산오름에서 상예2리 방향으로 하산을 했습니다.


이곳에는 왕자암이라는 표지판이 골목입구에 서 있습니다.

군산오름 상예동 주차장에서 상예2동 버스정류장까지는 1.2km입니다.

[제주 백패킹]제주도 백패킹 3일차 - 군산오름



까마귀 울음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한라산 중산간에 위치한 서귀포자연휴양림은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라 깊게 잘 수 있었습니다.





안녕!! 잘 잤어??

물기를 먹은 편백나무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까악... 까악...

이를 시셈한 까마귀가 연신 소리를 질렀습니다.





오전의 신선한 공기속에서

커피도 마시고 비빔라면을 만들어 아침도 해 먹었습니다.


정말로 여유로운 아침시간입니다.






의자에 앉아 음악소리에 가만히 눈을 감았습니다.


그런 그댈 위해서 나의 심장쯤이야

(...중략...)

모든 걸 줄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눅눅함속에서

배낭을 꾸리는 일은 참으로 번거로웠습니다.


야영테크를 떠나기 전

어제밤에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안면이 있던 어르신이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셨습니다.


우도에 가면 꼭 노닐다카페에 들려 커피를 먹고 가라고 하시면서

노닐다 카페 박신옥 사장님께 전화까지 해 주셨습니다.

실제로 우도에 가서 노닐다카페에 들려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은 오름백패킹을 할 예정입니다.


지미오름과 군산오름 중

안덕계곡이 가까운 군산오름을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갑작스레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숙취는 전혀 아닌데... 오늘은 술을 먹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만 해 봅니다.ㅋㅋ





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후

배낭을 맡기고 점심으로 고기국수를 먹으로

인근의 앙끄레국수를 찾아갔습니다.


뜨거운 햇살아래 열심히 찾아갔건만

허걱~... 수요일은 휴무랍니다.






어쩔 수 없이

서귀포월드컵 경기장 반대쪽에 위치한 안동국밥으로 향했습니다.


제주도까지 와서 국밥을 먹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곳은 제주 사람만 아는 맛집입니다.





얼큰한 장터국밥과 한라산 소주를 시켰습니다.

반찬으로 나온 청양고추를 볼때까지만 해도 몰랐습니다.


그렇게 매운줄...ㅋㅋ





서정필 셰르파가 쌈장에 찍은 고추를 한입물고

정확히 1초, 2초, 3초후에 재치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코에서 코피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서정필 셰르파는 매워 죽겠는데... 난 웃음만 나왔습니다.


세상에 고추먹고 코피가 났다는 말을 누가 믿겠습니까??





점심을 먹은 후

팽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한 뒤 이마트에서 장을 봤습니다.


서일주노선을 타고 안덕계곡에서 하차한 우리는

뜨거운 오후 햇살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맘 같아서는 멱을 감고 싶었지만

흐르는 물에 두 다리를 담그고 있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이 순간 만큼은

관직이 없이 한가롭게 사는 한량이고 싶었습니다.






오후 5시.

우리는 군산오름을 향해 출발을 했습니다.

안덕계곡에서 군산오름을 가기 위해서는 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야 합니다.


아직도 햇살은 따갑기만 한데...

운 좋게도 경운기를 얻어타고 군산오름 입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의 시작입니다.


무거운 배낭과 오늘 먹을 음식들

어깨는 뻐근하고 손마디는 저며 왔습니다.


쉬었다 걷기를 수차례 반복했습니다.





드디어 힘겹게 군산오름에 올랐습니다.


뜨거운 햇살아래 무거운 배낭과 먹을거리를 들고

장거리를 걸어서 온 서정필 셰르파는 탈진 일보직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군산오름에서 바라본 풍경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군산오름 정상에서 전망테크로 이동하여

 비에 젖은 텐트와 각종 장비를 말리는 것을 시작으로

텐트를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쪽으로 검붉은 태양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오늘 석양이 아주 이뻤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고생끝에 낙이 오기를...





하지만,

갑작스럽게 몰아친

안개로 인해서 제대로 된 석양은 볼 수 없었습니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꽁치김치찌개 끓여 서둘러서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시원한 국물이 있는 찌개에는 소주가 최고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한라산 소주와 함께 했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내가 끓였지만 이렇게 맛있을 수가

정말로 국물맛이 끝내줬습니다.









저녁식사 후

사방이 어두워진 주변 풍경을 둘러보다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가파도, 형제섬, 산방산, 오름들 그리고 한라산의 야경이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백패킹을 위해 군산오름으로 오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군산오름 백패킹 자체가 보여준 야경과 일출은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혼자가 아닌 서정필 셰르파와 둘이기에

힘든 고난을 뚫고 가능했던 군산오름 백패킹이었습니다.


내일 아침의 일출이 기대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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