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도롱장 열리는 날

- 제주 백패킹 여행 4일차 오후-






일요일이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만들어내는 상쾌함을 느끼며 아침을 맞았다.

지금 나는 함덕서우봉해변에서 캠핑을 즐기고 있다.


먼동이 밝아 올 무렵에

귀를 기울이고 자연이 말하는 소리를 들어본다.






파도가 이야기 한다.

'지금 이순간을 즐기면 되는 거야'


바람이 이야기 한다.

'빨리간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야'


구름이 이야기 한다.

'조금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도록 노력하자'






나는 평범한 일상을 탈출하여 제주에 왔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이유로 제주에 왔을 것이다.


이곳에서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

똑 같아 보이지만 절대로 다른 또 하나의 평범한 일상을 만들고 있다.







한낮의 무더위속에 아내와 자식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면서 텐트를 치는 가장의 모습.


얉은 바닷에서 물놀이 하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쉴새없이 아이들만을 쳐다보는 부모의 시선들.


장소만 바뀌었을뿐...

일상은 제주에서도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9월의 낮 더위가 지나갈 무렵 멘도롱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잔디광장을 둥글게 둘러서 판매대를 만든 후에 판매가 시작되었다.


노래를 하는 사람도 있고...

수제음료, 수제과자를 팔기도 하고...

아기자기한 수공예품을 팔기도 하고...






멘도롱장은 조그마한 규모인데

모인 사람들은 전국 각지에서 온 손님들이다.


일요일 오후에만 잠깐 열리는 멘도롱장이

이렇게나 인기있는 시장이 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아주 즐거운 시간,

딱 3시간의 즐거운 화합의 장소가 멘도롱장이 아닐까???





한 장소에서 머무르다보면

조금 더 자세히 그곳 사정을 알게 된다.

그게 여행의 묘미이고 즐거움인듯 싶다.






내일은 4박 5일간의 제주 백패킹을 마치고 제주시내로 갈 예정이다.

제주시내에서는 또 다른 추억거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잊지않고 내년에도 또 올게...

순간을 즐기는 것이 여행이다.

- 제주 백패킹 여행 4일차 -






새벽부터 시원한 바람이 분다.


9월이지만 한낮의 제주는 폭염이다.

그래서 아침부터 부는 바람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밤새 북적이며 시끄러웠던 해변가는

고요하고 쓸쓸한 적막감을 느낄만큼 조용하다.







너무 조용해서...

조그만 개가 짓는 소리가 엄청 크게 들린다.


그래...

지금은 너희들 세상이다.


더 크게 짖어라.






함덕포구까지 해안가를 따라 산책을 다녀왔다.

예전과 사뭇 달라진 해안가 풍경이 생소하게 느껴졌다.


언제 이곳이 이렇게 변한건지...

빼곡하게 들어선 건물들이 바다와 대비되는 풍경이다.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부작용도 엄청나게 많아지고 있다.


8월 31일부로 폐장된 해수욕장은 여전히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버려진 양심이 이곳저곳에서 발견되다보니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아침이 되자...


해변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우리 텐트 옆에도 연신 텐트가 쳐지고 있다.


잠시후면 또 이곳은 시끌벅적할 것이다.






얼마남지 않은

조용한 이순간을... 시원한 바람을...

즐겨야 겠다.


순간을 즐기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 아닐런지~!

지금 중요한 것은 내가 이곳에 있다는 것이다.

- 제주 백패킹 여행 3일차 -






비양도에서 첫배로 한림에 온 후,

일반간선버스를 타고 제주시외버스터미널로 왔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일반간선버스를 갈아탄 후

함덕서우봉해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전내내 배와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한 셈이다.







원래 일정은 우도 비양도에서 백패킹을 즐길 예정이었지만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이곳 함덕서우봉해변으로 온 것이다.


여행의 묘미는 이런 것에서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면 이탈이 가져다 주는 흥분을 느끼게 된다.





어제 비양도에서 불기 시작한 바람이

이곳 함덕서우봉해변에서도 거세게 불고 있다.


마치 태풍이 올 듯 한 분위기이다.

해는 떠 있지만 구름에 가려 그 자취만 드문드문 보일 뿐이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우리의 비박지가 될

바다가 보이는 넓은 잔디공원 야자수 그늘아래 텐트를 쳤다.







인근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래전 올래길을 걷다가 발견한 낙조전망대로 향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낙조전망대도 예전에 내가 느낀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았다.


나만의 추억장소가 사라졌다. 영원히~





모든 해수욕장이 폐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주말이고 아직도 한낮에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9월초순이라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 함덕서우봉해변을 찾고 있다.







사람들이 여유로워 보여 좋다.

그림같은 풍경속에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어 좋다.

무엇보다도 지금 중요한 것은 내가 이곳에 있어 좋다.


복잡하고 시끌벅적한 한여름보다는 지금이 훨씬 좋다.







편안하고...

여유롭고...

한가로운...


이런 분위기... 이게 그냥 좋다.







모두에겐 각자의 삶의 길이 있듯이

여행중 외로움만이 나를 감쌀때는 언제나

그들의 바라보며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자... 밥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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