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https://kopion2.tistory.com/1256

여행일정 - 클릭하면 세부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여행경비 - 클릭하면 세부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규슈여행 6일차]

하카타에서 미야지다케 신사 가기, 미야지다케 신사,

후쿠오카 여행[우동 타이라,  골목길, 나카 강, 톈진 중앙공원, 아크로스 후쿠오카, 캐널시티 하카타, 야나가바시 시장]

 

하카타-후쿠마 전철요금, 편도 480엔
JR 가고시마 본선(구간쾌속 모지코)
후쿠마역

 

흐린 날이었다.

바람이 불고 이따금 빗방울이 떨어지는 쌀쌀한 날이었다. 하늘에는 회색 구름이 바다처럼 넓게 깔려있었다. 나는 하카타역에서 JR 가고시마 본선 전철을 타고 후쿠마역으로 향했다. 전철 안에는 출근하는 회사원, 등교하는 학생 등 각자의 용무를 위해 전철을 탄 사람들이 핸드폰을 보거나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지하철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나는 출입문 쪽에 서 있었다.

출입문이 열리면 정류장에 제일 먼저 내릴 수 있는 곳이었다. 전철의 속도만큼 외부 풍경이 창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후쿠오카의 시골 풍경이지만 어쩐지 낯설지만은 않은 풍경이었다. 나는 후쿠마역에 도착할 때까지 창밖을 응시하며 그렇게 서 있었다.

 

후쿠마 거리 가로수
후쿠마 거리 일본주택
버스정류장
미야지다케 신사 입구

 

나는 후쿠마역을 나와 도로를 건넜다.

버스를 타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기에 그냥 걷기로 했다. 이곳도 희끄무레한 구름이 가득한 날씨였다. 해는 구름 뒤에 숨어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나는 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직선으로 뻗은 도로에는 가로수가 내가 갈 곳을 안내하고 있었다. 가로수 잎들은 미미한 바람에도 하나둘 춤을 추기 시작했다. 12월의 잔뜩 찌푸린 날씨는 이 거리에서 다 볼 수 있었다.

나를 급하게 만든 건 아랫배의 통증이었다.

점점 주기가 짧아지는 통증을 겨우 참아가며 잰걸음으로 어느 주차장 화장실에 도착했다. 5분이 지나 다시 화장실을 나왔을 때는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하늘은 조금 전에 보던 그 하늘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좀 더 환해진 듯했다. 도로 위 교통표지판을 보고 미야지다케 신사(宮地嶽神社)에 거의 다 왔음을 알아차렸다.

 

미야지다케 신사 입구, 빛의 길

 

도로를 건너 우회전을 했다.

도리이를 지나 상점이 끝나는 지점에서 계단을 올랐다. 계단은 가파르게 보였지만 막상 올라가 보니 많은 힘이 들지는 않았다. 신사 뒤쪽은 산이고 앞쪽은 미야지하마 해변(Miyajihama Beach)이 있는 바다가 있었다. 그 바다가 바로 현해탄이었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일직선의 길이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신사에서 모래가 아름다운 해변까지는 15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였다.

계절상 빛의 길은 볼 수 없었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 오른쪽 공간에 일몰을 찍은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 사진을 보니 10월과 2월에 얼마나 멋진 일몰 풍경을 볼 수 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렇게 난 한참을 그곳에 서서 바다까지 길게 뻗은 길을 응시하고 있었다.

 

미야지다케 신사
원숭이

 

신사 입구는 한산했다.

신사에 들어가기 전 일본인들은 손을 씻고 입을 헹궜다. 신사 참배에 앞서 마음가짐을 다 잡는 일종의 의식이다.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 신사는 한산했고 침묵이 흘렀다. 아예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삼삼오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신사 안은 어떠한 소음도 용납되지 않는 곳처럼 고요했다.

미야지다케 신사에는 일본 제일의 대주 연줄, 대북, 대령이 있었다. 이 중 대주 연줄은 지름 2.6m, 길이 11m, 무게 3톤이나 나갔다. 어마어마한 대주 연줄은 매년 12월에 새것으로 바꾼다고 한다.

원숭이를 발견했다.

신사에서 나와 계단을 향해 걸어가는데 찻집 앞 공터에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조련사의 말 한마디에 원숭이는 편안한 자세로 무언가를 응시하며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사람들이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오히려 원숭이는 모여드는 사람들을 못 본 척 곁눈질로 보는 듯했다. 우리가 원숭이를 신기하게 바라보듯이 원숭이도 사람들을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보고 있었다.

 

후쿠마 거리 전깃줄
JR 가고시마 본선(구간 쾌속)
드립 커피 구매 후

 

후쿠마역을 향해 걸었다.

도로 좌우의 전봇대의 전깃줄이 도로를 따라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돌아가는 길은 이미 한번 걸었던 길이라 어느새 익숙한 거리처럼 느껴졌다. 후쿠마역에서 전차를 타고 하카타역으로 돌아왔다.

마치 멀리 떠났다가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사람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월요일의 하카타역은 여전히 사람들로 붐볐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잠시 구글 지도를 검색해 보고 Kaldi Coffee Farm에서 드립 커피를 샀다.

어느새 12시가 넘었다.

아침을 안 먹어서 그런지 더 배가 고팠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거듭하다 갑자기 떠오르는 음식이 있었다.

 

우동 타이라

 

몸이 원하는 것에 관심을 두기로 했다.

이 순간 내 몸이 원하는 것은 몸을 따뜻하게 해줄 뜨거운 국물이었다. 따뜻한 국물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로 곧장 걸어갔다. 안 가본 곳이기에 일말의 의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 몸이 원하는 한 우동 타이라에서 우동을 맛보고 싶었다.

사람들이 줄 서 있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식당 밖으로 줄을 선 사람이 5명이라서 빨리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서둘러 줄을 섰다. 키와미야 함바그 이후 무언가를 먹기 위해 줄을 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한두 명씩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서 줄이 줄어드는 것 같았지만 내 뒤로 줄은 더 길어졌다. 식당 안에도 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기운이 조금 빠졌다. 식당 안은 사람들로 초만원이었다. 이런 상황을 밖에서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메뉴
주방
주방이 보이는 식당내부

 

줄을 선 상태에서 메뉴판을 받았다.

일본어와 숫자로 표기된 메뉴판을 보고도 절대 당황하지 않았다. 나는 우동 먹으로 왔으니까. 주문을 받으러 왔을 때 ‘recommend menu, please.’라고 말했다. 그런데 영어를 잘 하는 여사장이 어떤 메뉴를 알려줬다. 미소를 띠며 속사포처럼 영어로 설명을 계속했다. ‘OK, I’ll take it.‘

칸막이 너머 주방은 분주했다.

유독 흰색 메리야스의 아저씨가 눈에 들어왔다. 그 아저씨는 면만 뽑았다. 뽑고, 또 뽑고. 정말 쉬지 않고 면을 뽑았다. 이렇게 뽑은 면을 삶은 후 그릇에 담아 육수를 붓고 그 위에 고명을 얹어서 나왔다. 주방과 홀의 손발이 척척 맞았다. 괜히 대박집이겠는가

 

소고기, 튀김, 파가 들어간 우동

 

줄을 선 후 12분 만에 자리에 앉았다.

우동은 15분이 지난 후에 내 앞에 놓였다. 식당 안의 훈훈한 공기처럼 뜨거운 국물과 진한 육수 맛의 우동을 보니 '내가 참 선택을 잘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한 우동 이름은 모르겠고 고명으로 소고기, 튀김, 파가 올려져 있었다.

그릇을 들고 육수를 마셨다.

육수는 짜지 않고 깔끔하면서 담백했다. 칼칼하게 먹으려고 고춧가루를 조금씩 골고루 뿌렸다. 우동 면발은 중간 크기 면인데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한 것이 씹는 식감마저 아주 좋았다. ‘후루룩후루룩기다리는 시간보다 먹는 시간이 훨씬 짧았지만 저렴한 가격에 이렇게 좋은 맛과 질이라면 언제든지 다시 찾고 싶은 식당이다.

 

후쿠오카 골목여행

 

하늘이 한층 낮아졌다.

비가 내리는 오후가 찾아왔다. 차량과 우산을 든 행인들이 가득한 거리에서 갈 곳을 잃은 사람처럼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다. 도로 건너에 SUN ROAD라는 아케이드 시장이 있어 비를 피할 수 있었다. 녹색 신호등이 불을 밝히자 잊고 있던 뭔가가 생각난 듯 빗속을 뛰어 아케이드로 들어섰다.

가볍게 흩날리는 겨울비조차도 따뜻하고 고요했다.

시간이 지나 비가 멈춘 흐린 날이지만 경쾌하고 즐거운 노랫소리로 가득했다. 나의 여행방식과 어울려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골목길을 연출했다. 어떤 건물도, 어떤 상점도, 어떤 주차장도, 어떤 전봇대도 그 골목을 다니는 사람들과 조화롭게 어울렸다. 마치 오래전부터 살고 있었던 사람처럼 익숙한 것을 대하듯 나는 골목을 걸었다. 골목과 골목을 걷는 사람들이 내 여행방식을 대변해 주는 듯 그렇게 아름다울 수밖에 없었다.

 

톈진 중앙공원에서 바라본 아크로스 후쿠오카 건물

 

톈진 중앙공원 나무 벤치에 앉았다.

꼼짝 안고 가만히 앉아 있다가 신발을 벗고 양반다리를 했다. 그곳에서 아크로스 후쿠오카 건물이 잘 보였다.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이 즐비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인위적으로 만든 자연에서도 아름다움을 갈구하는 듯했다. 얼마 전 산 아사히 맥주가 알코올 제로의 무알코올 맥주였다. 무열량의 다이어트 콜라가 판매되고, 카페인 없는 무카페인 커피가 판매되듯이 아크로스 후쿠오카 건물은 자연미 없는 인공 자연을, 미적인 자연만을 구축해 놓았다. 인공적인 자연을 보고 감탄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나카 강
캐널시티 하카타
참치, 고래 등 4종류의 회

 

해가 지면서 빗줄기가 굵어졌다.

낙숫물이 흘러내리듯 지붕에서 처마를 흘러 땅으로 떨어졌다. 우산을 든 사람들이 나카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낮의 밝음은 어느새 뭉개지듯 번져 밤의 어둠으로 변했다. 거리의 조명이 하나둘씩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유독 캐널시티 하카타의 조명만이 뭉개지듯 번져 더욱 빛을 발산했다.

시간은 내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규슈 아니 후쿠오카에서의 마지막 밤이지만 우리들의 즐거운 시간은 영원히 멈추지 않았다. 야나가바시 시장에서 참치, 고래 등 4종류의 회를 샀고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맥주도 샀다. 우리는 호텔에서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술 한잔 기울이며 상대를 바라보고 말에 솔직한 마음을 담아 이번 여행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년 유럽 캠핑 여행을 생각하면서 3년 만의 해외여행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구글지도

 

하카타에서 미야지다케 신사를 가려면

하카타역에서 후쿠마역으로 가서 버스나 도보로 미야지다케 신사를 갈 수 있다.

 

[후쿠오카 여행] 하카타에서 미야지다케 신사 가는 방법?

 

후쿠마역 개찰구
하카타, 구루메 방면 기차 시간표
오리오, 고구라 방면 기차시간표

 

JR 가고시마 본선을 타면

하카다나 구루메 방면과 오리오나 코쿠라 방면으로 갈 수 있다.

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구글지도

 

하카타에서 미야지타케 신사를 가는 방법은

 

1. 하카타역에서 JR 가고시마 본선(구간 쾌속 모지코)을 타고  후꾸마역에서 하차. 24분 소요됨

2. 후쿠마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Miyajidakemiya Mae(Miyajidake-Jinja Shrine Mae) 하차. 9분(5정거장)

or

2-1 후쿠마역에서 도보로 2km, 26분

 

전철 구간별 요금

 

미야지다케 신사를 가려면

일단, 하카타역에서 전철을 타고 후쿠마역까지 가야한다.

 

하카타(博多) 후쿠마(福間)

이용요금 편도 480엔

 

 

하카타역, 아침 9시대 시간표
JR 가고시마 본선
후쿠마역

 

어떤 전철을 타느냐 하면은

JR 가고시마 본선(구간 쾌속 모지코)를 타면 된다.

 

사진(오른쪽 맨 위) 을 보면

구간쾌속, 오전 9:28분, 모지코 역(門司港駅), 2번 게이트

 

하카타에서 후쿠마역까지는

JR 가고시마 본선 전철을 타고 24분이면 도착한다.

 

후쿠마역 버스정류장
미야지다케 신사 앞 버스정류장

 

1-1번 버스(최단거리, 9분 소요)

1-2번 버스(미야지하마 해변 경유, 20분 소요)

 

후쿠마역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5정거장 간 다음

Miyajidakemiya Mae(Miyajidake-Jinja Shrine Mae) 하차한 후

도로를 건너 우회전하면 미야지다케 신사 입구가 보인다.

 

미야지다케 신사 가는 거리 모습

 

그러나...

긴 버스 배치간격으로 난 그냥 걸어서 다녀왔다.

 

후쿠마역에서 2km 거리인데

천천히 걸었는데도 20분 정도 소요되었다.

 

다소 지루할 수 있지만

낯선 도시를 천천히 걸어다니는 것도 또 하나의 여행이니까...

 

미야지다케 신사 빛의 길
미야지다케 신사

 

계단은 가파르게 보였지만 막상 올라가 보니 많은 힘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신사 뒤쪽은 산이고 앞쪽은 미야지하마 해변(Miyajihama Beach)이 있는 바다가 있었습니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일직선의 길이 바다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구글지도

 

고쿠라를 경유하여

모지코, 시모노세키(가라토시장)를 여행한 후

하카타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으로 들어간 식당입니다.

 

부산정(釜山亭)

 

주소

3 Chome-17-17 Hakata Ekimae, Hakata Ward, Fukuoka, 812-0011 일본

〒812-0011 福岡県福岡市博多区博多駅前3丁目17−17

 

전화번호

+81924810115

 

영업시간

오전 11:30 ~ 오후 10:30

 

기본 반찬(무한리필)

 

간판을 보고 한국식당임을 눈치챘습니다.

 

어떤 메뉴가 있는지 알아보려고

입구에 갔다가 메뉴에 삼겹살을 보는 순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들어갔습니다.

 

오랜만에 한국말로 편안하게

주문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무한리필 삼겹살 2인분여...'

'소주와 맥주도 주세요'

 

삽겹살 무한리필

 

삼겹살 무한리필은 1인 2800엔입니다.

 

한국에 비해 무한리필 가격은 비쌌지만

김치모둠, 나물모둠, 오징어젓, 잡채, 샐러드, 파채, 쌈장, 마늘, 쌈배추 등

너무 푸짐했고 무한리필을 해 주니 눈물이 날 정도로 좋았습니다.

 

일하시는 외국인 종업원이

삼겹살을 가져다 주면서 김치를 불판에 올렸습니다.

 

'이러면 다 타는데...'

 

고기 매니아이고

고기 굽기에 장인인 내가 가만있을 수 없어

김치를 제거하고 고기 기름이 나올때까지 기다렸다

다시 김치를 올렸습니다.

 

친구 K의 신들린 먹방

 

아마 10분쯤 그렇게 고기를 구웠습니다.

 

겉이 타지 않게 삼겹살을 잘 뒤집으면서

먹기 좋을 정도로 구운 삼겹살을 한입 크기로 잘랐습니다.

 

원래 기름기 많은 구운 음식은 잘 안 먹는 친구인데..

부산정에서의 친구 K의 젓가락은 쉴새없이 움직였습니다.

 

배가 무척이나 고팠던것 같습니다.

 

첫판을 이렇게 다 먹은 후

삼겹살 리필을 요청했습니다.

 

전 그사이에 쭈구미를 구웠습니다.

 

무한리필 삼겹살

 

외국인 종업원의 배달사고인지

리필된 삼겹살은  처음의 3배만큼이나 많았습니다.

 

아무 말이 없으니

마음을 다 잡은 후 다시 삼겹살을 구웠습니다.

이제부터는 맛을 음미하면 먹어볼 예정입니다.

 

삽겹살 한쌈

 

손바닥에 상추를 놓고

잘 구워진 삼겹살 2점을 올렸습니다.

 

마늘을 쌈장에 찍어 고기위에 살포시 내려놓고

파채와 고사리로 데코를 마무리합니다.

 

쌈을 잘 접어 손에 들고

소맥 잔을 친구 K와 부딪친 후 마십니다.

 

입안에 알코올이 다 사라지기 전에

쌈을 넣고 맛을 음미합니다.

 

마늘, 고사리, 쌈채소, 파채 등의 리필은

이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볶음밥은 못 먹었습니다.

삼겹살로만 배를 채웠던 것입니다.

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구글지도

 

구마모토 여행을 다녀온 후

후쿠오카 숙소인 Cross Life Hakata Yanagibashi로 오는 길에 예약을 했습니다.

 

일본음식 점문점 食堂 光야나가바시 시장에 있고

Cross Life Hakata Yanagibashi에서 50m거리입니다.

 

食堂 光

 

주소

일본 〒810-0003 Fukuoka, Chuo Ward, Haruyoshi, 1 Chome−6−1 柳橋連合市場 内

〒810-0003 福岡県福岡市中央区春吉1丁目6−1 柳橋連合市場 内

 

전화번호

+81927916230

 

영업시간

오전 10:00 ~ 오후 2:00

오후 4:00 ~ 오후 9:00

일요일 휴무

 

식당내부

 

오후 7시

 

예약시간에 맞춰

食堂 光에 들어갔습니다.

 

여느 일본식당에서 볼 수 없는

넓은 실내공간은 이미 만석이었습니다.

 

예약을 하지 않았으면

우리가 앉을 자리는 없었을 것입니다.

 

2022년 9월 30일 오픈해서 그런지

깨끗하고 정갈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저녁 메뉴

 

오늘의 저녁메뉴라는 것은

Dinner Menu를 보니 알겠는데

1, 2, 3이 어떤 음식인지는 알수가 없었습니다.

 

일단, 바디랭귀지로 주문을 했더니

1번은 벌써 품절이고 2,3은 된다고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테이블을 슬쩍 홈쳐본 다음

메뉴판에서 초밥과 덴푸라를 주문했고 2, 3번도 달라고 했습니다.

 

하이볼

 

나마비루(생맥주)와 하이볼도 주문했습니다.

 

'늘 조용한 것은 아니군'

여느 일본식당 같지 않게 대화소리가 컸습니다.

 

소음에 익숙해지자

하이볼과 생맥주를 각각 한모금씩 마셨습니다.

 

일본쇼유

 

식탁에 놓여진 것들을 살펴봤습니다.

쇼유(醤油)만 세가지 였는데 뭔지 몰라서 물어봤습니다.

 

튀김(덴프라), 초밥(스시), 회(사시미)를 찍어먹는다고 합니다. 

쇼유는 단순히 살짝 뿌리거나 찍어먹는 용도로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오늘의 메뉴 2, 3

 

사실 어느것이 오늘의 메뉴

2번인지 3번인지 모르겠습니다.

 

위 사진은 생선튀김인데

연어와 농어(??)인데 짭짤하면서도 술안주로 그만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제가 좋아하는 뿔소라 회인데

얇게 썰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꼬득하니 씹는 맛이 좋았습니다.

 

안주가 좋으니 자연스레 술을 마시게 됩니다.

 

초밥

 

10가지 다른 종류의 생선으로

큼직한 초밥을 만들어져 나왔습니다.

 

어떤 것을 먼저 먹을 지

고민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먹방

 

점심에는

주로 카이센동(해산물덮밥) 등 식사메뉴

 

저녁에는

술 종류와 그에 따른 간단한 요리를 제공하는

이자캬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마시자. 마시자.

빈비루(병맥주)와 하이볼을 또 주문했습니다.

 

덴프라(튀김)
초밥, 뿔소라 회, 튀김

 

야나기바시 시장의 食堂 光

식당 바로 앞에 생선가게(仲西鮮魚店)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일 새벽에 들어오는 생선이라 신선하며

생선가게를 직접 운영하여 가격저렴합니다.

 

카드는 아직 받고 있지 않아서

현금으로 6,900엔을 계산했습니다.

 

'우와... 너무 싼거 아닌가'

 

'여행중 절대로 2번 이상 같은 식당을 가지 않는다'

라는 소신을 지켜야 했기에 재방문은 다음여행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다음에는 점심시간에

신선한 카이센동(해산물덮밥)을 먹고 싶습니다.

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구글지도

 

나가사키 여행을 다녀온 후

나만의 저녁 시간을 갖기 위해 찾아간 곳입니다.

 

하루요시야키토리(春吉焼鳥)는

꼬치구이 전문식당입니다.

 

식당이라는 말보다는 이자카야가 맞는 것 같습니다.

 

하루요시야키토리(春吉焼鳥)

 

주소

3 Chome-13-20 Haruyoshi, Chuo Ward, Fukuoka, 810-0003 일본

〒810-0003 福岡県福岡市中央区春吉3丁目13−20

 

전화번호

+81927614461

 

영업시간

오후 6:00 ~ 오전 03:00

 

식당내부

 

딱 한자리 남은 문 앞 좌석에 앉았습니다.

 

내 귀에 들리는 건 일본어

눈앞의 메뉴도 일본어

 

모든 사람이 일본사람이었습니다.

 

술 메뉴

 

여기서 당황하면 아무것도 먹을 수 없습니다.

호기 있게 한마디 했습니다.

 

나마비루

 

꼬치 메뉴

 

생맥주를 마시며

닭과 돼지 꼬치를 주문했습니다.

그냥 손가락으로 메뉴판을 가리켰습니다.

 

닭 계() 돼지 돈()

아는 한자가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습니다.

 

하이볼

 

생맥주를 다 마시고 하이볼을 주문했습니다.

 

하이볼이 너무 싱거웠습니다.

위스키 소량에 얼음과 탄산수만 많이 넣었습니다.

 

하이볼과 꼬치구이

 

하이볼을 한 모금 마실 때마다 꼬치를 먹었습니다.

이곳에서의 고독한 기분만큼 어느새 밤이 깊어졌습니다.

 

생맥주 1잔

하이볼 2잔

닭꼬치 3개

돼지꼬치 3개

총 2,630엔(25,000원) 나왔습니다.

 

'호텔로 돌아가  진한 버번위스키 JIM BEAM이나 마셔야 겠습니다.'

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여행일정 - 클릭하면 세부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여행경비 - 클릭하면 세부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규슈여행 2일차] 

JR 북규슈 레일패스 교환 및 지정석 예약

후쿠오카 시내 유람

(스미요시 신사, 구시다 신사, 캐널시티 하카타, 오후라 공원, 키와미야 함바그, 오키요 식당, & LOCALS Ohorikoen 등)

 

호텔에서 바라본 하늘
Yanagi Bridge(나카강)

 

하루가 지나갔다.

아니 눈 깜짝하는 사이에 하루가 흘러갔다. 커튼을 젖히고 밖을 내다봤다.

내 마음은 화창한데 하늘의 구름은 연회색이구나.’

어차피 오늘 날씨가 흐린 건 변함없을 테니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맑음으로 바꾸어야겠다.

나카 강이 바다로 흐른다.

물의 도시 후쿠오카는 아침이 되어서야 말끔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도로 왼쪽으로 달리는 차들, 마스크를 쓰고 잰걸음을 걷는 사람들, 밤보다 더 선명하게 보이는 각양각색의 간판들, 나카 강의 힘찬 흐름만큼이나 우리도 오늘 하루를 활기찬 걸음으로 시작했다.

 

스미요시 신사

 

우리나라보다 긴 녹색 신호등을 통과했다.

스미요시 신사의 무뚝뚝한 콘크리트 도리이를 발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발견되는 십자가가 이곳에서는 신사의 도리이로 대신하는 것 같았다. 신사를 분주하게 날아다니는 비둘기 몇 마리를 제외하고는 그 흔한 나뭇잎조차 흩날리지 않았다. 신사 마당은 누군가에 의해 머리의 가르마를 타듯 정갈하게 비질이 되어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신사를 찾는 일본 사람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너나 할 것 없이 무언가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는 모습에서 신앙의 깊이가 느껴졌다.

 

하카타역 JR  레일패스 교환소
레일패스 지정석 신청서
하카타역 레일패스 교환창구
JR  북규슈 레일패스 3일권

 

[JR 레일패스] JR 북규슈 레일패스 교환 및 지정석 예약, 기차타는 방법은?

 

하카타역에 왔다.

클룩(KLOOK)에서 구매한 JR 북규슈 레일패스 3일권을 교환하고 여행에 필요한 지정석 예약을 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교통비가 비싼 일본에서는 교통 패스를 이용하여 여행을 다니는 것이 매우 경제적이라는 것을 이전 6번의 일본여행으로 알고 있었다.

오전 930분이 막 지났을 뿐인데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지정석 신청서를 작성했다. 월일, 출발역, 도착역, 출발시각 등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아리가또 고자이마스(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교환창구의 직원분과 말은 잘 안 통해도 친절하고 꼼꼼하게 지정석을 예매해 주셨다. 줄을 서고 30분 만에 오늘 해야 할 단 한 가지 중요한 일은 끝이 났다.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후쿠오카시를 유람하고 다니면 된다.

 

키와미야 함바그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하카타역에서 2분 거리이고 하카타 시외버스터미널과 같은 건물에 있는 키와미야 함바그에 갔다. 오전 1030분밖에 안 되었는데 우리 앞에 10팀이나 줄을 서고 있었다.

‘30분이나 남았는데’ ‘그냥 갈까?’ ‘기다릴까?’

우리의 선택은 기다림이었다. 바람이 불어 쌀쌀한 날씨였지만 줄을 서서 기다렸다. 30분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었다. 줄을 서 있는 동안 주문이 진행되었다. 우리도 메뉴판을 보고 세트메뉴로 주문을 했다.

정확히 오전 11시에 식당에 들어섰다.

식당은 6명씩 3, 18명이 한꺼번에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처럼 테이블이나 의자 간격이 넓은 것은 아니었다. 테이블마다 물, 앞치마, 젓가락 2, 물티슈가 놓여 있었다.

 

내부모습
함바그 숯불구이
함바그 스테이크

 

줄을 선 순서대로 음식이 나왔다.

사전에 주문을 다 받아놓고도 음식은 한참이 지나서야 나왔다. 그동안 함바그 만드는 과정을 멀뚱히 쳐다보고 있었다. 10분이 더 흐른 후 우리에게도 음식이 나왔다. 함바그 스테이크가 생각보다 작아서 L로 주문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함바그 스테이크를 제외하고는 모든 음식이 무한리필이라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앞치마를 착용했다.

조그만 크기로 고기를 떼어내어 둘 위에 평평하게 펴서 앞뒤로 뒤집으며 구웠다. 젓가락이 왜 2개인지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나무젓가락으로는 음식을 먹고 스테인리스 젓가락으로는 함바그 스테이크를 구웠다. 잘 구워진 함바그 스테이크를 기본 소스에 찍어 밥과 함께 먹었다.

정말 맛있다.’

함바그 스테이크를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 미소국, 샐러드도 리필했다. 시간이 지나 돌이 식어서 함바그 스테이크가 잘 안 익었다.

 

이시체인지
ㅗㄹ
후식 아이스크림
계산서

 

이시체인지

뜨거운 돌로 바꾼 후 다시 함바그 스테이크를 구웠다. 소고기 향을 가득 머금은 연기를 내뿜으며 함바그가 치직, ~~~소리를 내며 익어갔다. 먹고 굽고의 반복이 쉴 새 없이 계속되었다. 샐러드를 또 리필했다. 어느새 배가 불렀고 함바그는 종적도 없이 내 뱃속으로 사라졌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수저로 한 입 떠먹으니 기름졌던 입안이 말끔해지는 것 같았다. 수저로 떠먹는 횟수가 증가할 수로 머리가 점점 띵해졌다. 아이스크림 리필은 무리였다.

카드로 결제를 마쳤다.

23,168(세금 포함)이고 11,584엔이었다. 시당 밖으로 나오니 대기 줄이 길었다. 우리가 지금 이곳에 왔다면 당연히 그냥 갔을 것이다. 뜨거운 돌에 직접 구워 먹는 신선한 소고기 함바그 스테이크는 황홀할 정도로 좋은 경험이었다.

 

일본 직장인 점심 도시락 구매현장
Jotenji-dori Ave
골목

 

여행에 정해진 길은 없다.

다만 낯선 곳을 걸어가는 과정에 무언가를 발견하는 기쁨이 있을 뿐이다.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이 빌딩에서 나와 도시락을 사려고 골목에서 줄을 서는 광경을 목격했다. 다양한 종류의 도시락이 불과 500엔 내외의 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이색적인 모습이라 한참을 서서 구경을 했다. 기회가 있다면 도시락을 사서 먹어보고 싶었다.

내가 한 여행이 정답은 아니다.

이 세상에 정답이 있는 여행은 없다. 낯선 곳에서는 관심사를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여행방식이 달라진다. 구시다 신사 앞 좁은 골목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번화한 대로변보다는 으슥해 보이는 이런 골목에서 난 삶의 냄새를 맡는 것을 즐겼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구시다 신사
천년넘은 은행나무
기온 야마카사의 장식 수레

 

구시다 신사는 평범하고 깔끔하고 고요했다.

757년에 세워진 신사로 불로장생과 상업 번성의 신을 봉안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신사 입구 왼쪽에 하카타 제일의 고목이 서 있었다. 줄기는 거대했고 잎은 여전히 무성했다. 천년이 넘은 불로장수의 신성한 나무로 알려진 은행나무였다.

신사에는 커다란 기온 야마카사의 장식 수레가 있었다.

기온 야마카사는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축제이다. 축제 기간은 매년 71일부터 15일까지로 13세기 중반에 역병 퇴치를 빌며 시작되었다고 한다. 또한, 명성황후 시해 당시 사용됐던 칼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교차로와 골목
자전거 주차장
가와바타 시장

 

후쿠오카시 도보로 유람은 계속되었다.

캐널시티 하카타에 잠시 들렸다. 쇼핑을 거의 하지 않는 우리에게는 즐거운 장소로 여겨질 수 없는 곳이다. 오히려 주차장에 주차된 자전거의 모습에 더 눈이 갔다. 자전거 주차장도 놀랍지만 일사불란하게 정렬된 그 모습에 더 놀랐다.

정말 일본다웠다.’

우리는 교차로의 횡단보도를 건넜다.

냇가, 강가란 뜻의 가와바타(かわばた) 시장을 걸었고 나카스와 텐진을 스쳐 지났다. 인적이 드물어지기 시작할 때 우리는 비로소 바닷가가 그리 멀지 않았음을 눈치챘다.

정답은 한가지가 아니라 사람마다 달라야 한다.

나름의 여행방식으로 낯선 장소를 즐기면 그게 곧 여행이 된다. 여행은 어쩌면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과 마주하는 것이다.

 

오키요 식당

 

 

오키요 식당은 선어 시장회관 1층에 있었다.

해산물 전문 식당으로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일부러 찾아간 식당이다. 어차피 일본말을 모르니 밖에 전시된 모형 음식들을 보고 주문할 생각이었다. 모형 음식과 실제 음식은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에겐 이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었다.

점심을 먹기에 오후 2시는 늦은 시간이었다.

여전히 홀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우리가 들어온 이후에도 많은 사람이 식사하러 들어왔다. 마치 우리나라 여느 식당에 들어선 것처럼 실내 분위기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일본에서 내가 찾던 그런 분위기의 노포 식당이었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사인 액자들이 이곳이 어떤 식당인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메뉴판
주문 완료

 

예상했던 것처럼 처음엔 말이 통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사진으로 보여준 모형 음식은 이미 품절이었다.

'어떡하지?'

1~2분 정도의 짧은 순간이 지났을 때 한 청년이 다가와 영문으로 된 메뉴판을 주었다. 어찌나 반갑던지 두 눈을 크게 뜨고 그 청년을 바라봤다.

What kind of food do you recommend?

um……. I recommend this one, that one.

seafood bowl(海鮮丼 1,200)

special seafood bowl(特上海鮮丼 2,000)

OK... we have them.

청년이 추천한 메뉴는 해산물 덮밥(카이센동, かいせんどん)이었다.

 

special seafood bowl(特上海鮮丼 2,000엔)-위, seafood bowl(海鮮丼 1,200엔) - 아래
영수증

 

5분쯤 더 지났을 때 음식이 나왔다.

두 음식의 가격 차이 때문에 청년이 음식을 나르면서 누가 special(特上)을 먹을 것인지 물었다. 내가 친구 K에게 양보했다.

'많이 먹고 힘내'

식당에서 공짜로 주는 쓰디쓴 말차에 분노하지 말고.

다양한 종류의 회는 신선하고, 두꺼웠으며 씹으면 씹을수록 혀에 느껴지는 고소함이 좋았다. 내가 직접 와보고 먹어보니 왜 현지인들에게 인기 있는 식당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신선하고 맛있는 회덮밥을 먹고도 가격은 3,300엔밖에 안 나왔다. 오전 8시부터 문을 연다고 한다. 정식가격도 750엔이기 때문에 아침을 거르지 않는 나에게는 최고의 식당이다.

'여행 중 절대로 2번 이상 같은 식당을 가지 않는다'

아 소신을 지켜야 했기에 재방문은 다음 여행에서 하기로 했다. 다음에는 간장에 적당히 잘 조린 생선조림 메뉴를 먹어보고 싶다.

 

오호리 공원

 

배가 너무 불렀다.

3시간도 안 되어서 푸짐하게 두 끼를 먹었다. 더 열심히 걸어야 또 다른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오호리 공원 방향으로 골목을 걸어갔다. 모퉁이에서 긴 줄을 발견했다. 면발은 굵은 우동으로 유명하고 미슐렌에 선정된 시나리였다. 두 눈 질끈 감고 모른 척 지나쳤다.

오후라 공원에 들어섰다.

우리처럼 공원을 걸으며 즐겁게 산책을 하는 사람, 스타벅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창밖 풍경을 흘낏 쳐다보는 사람, 자전거에 아이를 앞뒤로 태우고 바람을 가르며 내달리는 사람,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는 듯 삼삼오오 트랙을 힘차게 달리는 사람, 호수 가장자리에 이름 모를 수초를 끌어내는 공원 관리자 등 각자의 방식으로 이 순간을 함께 하고 있었다.

 

& LOCALS Ohorikoen
내부모습
말차

 

망설임 없이 & LOCALS Ohorikoen에 발을 들였다.

오호리 공원 남쪽에 있는 이곳은 새롭게 꾸며진 만큼 넓은 창을 통해 오호리 공원을 바라볼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따뜻한 바람이 너무 시끄럽지 않게 천장에서 아래로 붙어왔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창밖 풍경은 오가는 사람들만 시시각각 변할 뿐인데도 색다른 장면처럼 여겨졌다.

천천히 말차를 음미하며 마셨다.

너무 뜨겁지 않은 말차를 빨리 마시고 나가야 한다는 부담은 전혀 없었다. 그저 느긋하게 의자에 앉아 창밖의 모습을 보며 웃고 이야기하면 그만이었다. 그것만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라 여겼다.

 

오호리 공원의 긴 그림자
텐진 거리

 

긴 하루였다.

우리가 다시 밖으로 나왔을 때는 해가 서쪽 하늘로 기울기 시작했다. 서쪽의 해는 동쪽으로 걸어가는 우리 그림자를 점점 길게 만들었다. 오후가 저녁으로 기울면서 오후라 공원에 있는 사람들은 점점 생동감을 잃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한낮보다 서늘해진 텐진의 어둠을 뚫고 밤 골목을 걸은 후 나카 강을 따라 숙소로 돌아왔다. 이곳저곳에서 밤거리를 배회하는 사람들이 시끌벅적 떠들면서 우리 주위를 지나쳤다.

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여행일정 - 클릭하면 세부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여행경비 - 클릭하면 세부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나카 강과 캐널시티 하카타

 

[규슈여행 1일차]

 대전에서 후쿠오카 가기, 후쿠오카공항에서 하카타 오는 법, Cross Life Hakata Yanagibashi, 교자전문점 아사히켄 등

 

 

가슴이 설렌다.

나는 들뜬 마음으로 가방을 꾸리기 시작했다. 옷가지와 세면도구, 책 한 권이면 충분했다. 비가 올지도 모르니 우산도 챙겼다.

으음, 좋았어.’

카키색 가방이 절반밖에 차지 않았다. 홍콩, 마카오, 러시아 등을 여행하면서 5년 넘게 가지고 다닌 애착이 가는 배낭이다. 오전 920분에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대문을 닫고 인도를 힘차게 걷기 시작했다.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감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만큼 나는 흥분되어 있었지만, 집에 혼자 남아계신 어머니에 대한 걱정으로 만감이 교차했다.

 

여행가방

 

인천공항까지의 여정은 길었다.

유성온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대전역에 왔다. 성심당에서 빵을 산 후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왔다. 서울역에서 오후 1시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 1청사에 도착하니 오후 2시를 막 지나고 있었다.

‘3년 만이군.’

201911, 1415일 동안 러시아 횡단 열차 여행이 마지막 해외여행이었다. 내가 얼마나 해외여행을 그리워했는지를 다 알고 있었다는 듯 인천공항의 따뜻한 공기가 나를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30분 먼저 도착한 대구 친구 K를 제주항공 앞에서 만났다.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식당가의 면 전문점에 들어갔다. 주문한 물냉면이 나오기 전에 성심당 빵을 먹었다. 동방예의지국의 국민으로 식당 측에 양해를 구하고 먹었다. 빵과 냉면은 어색한 조합이지만 생각 이상으로 괜찮았다.

 

대구친구 K

 

출국장으로 향했다.

이미 많은 사람이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그 줄 뒤에 우리가 섰고 우리 뒤에 또 다른 사람이 서서 더 긴 줄을 만들었다. 20여 분 만에 보안검색대를 지나고 자동출국 심사를 마쳤다. 아직은 여전히 썰렁한 느낌의 탑승동 로비를 걸어 16번 게이트로 향했다. 비행준비 중인 제주항공 여객기를 보니 규슈여행이 시작되었음을 다시금 실감했다.

탑승이 시작되었다. 탑승권을 스캔하는 소리가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비행기로 향하는 탑승구 통로에서 마음을 다잡아봤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좌석은 5D. 오른쪽 라인 앞쪽에서 세 번째 통로 좌석이었다. 좌석은 하루 전에 E-TICKET으로 예약을 했다. 나는 늘 통로 좌석을 선택한다. 비행기 탑승과 하차가 가장 수월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시간 낭비는 없었다.’라고 단언한다.

오후 420분에 이륙했어야 하는 비행기는 정확히 27분이 더 지난 후 활주로를 내달려 허공을 향해 솟구쳤다. 이륙이 지연되고 있다고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 않아도 될 걱정에 감정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세상 모든 일은 이유 없이 발생하는 경우는 없다. 다만 내가 그 사실을 인지하느냐 인지하지 못하느냐의 차일 뿐이다. 항공기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이 말만 기억하면 감정낭비는 더는 하지 않아도 된다. 소중한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

비행이 끝났다.

똑같은 자리에 앉아 있던 나는 순간 이동이라도 한 듯 주변 세상이 바뀌었다. 구름 위를 떠다니던 나는 어느새 밤의 세계에 진입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앞쪽 통로 좌석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입국 절차를 마쳤다. 오후 617, 후쿠오카에 첫발을 디뎠다.

 

후쿠오카공항 구제선 청사

 

난 여행이 두렵지 않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숙소까지 가야 한다. 처음 와본 곳이지만 마치 일상처럼 다니던 것처럼 몸이 움직였다. 친구 K는 나의 이런 모습에 깜짝 놀라 했다.

어떻게 가려고?’

셔틀버스 타면 돼

동남아는 주로 택시가 이동수단이지만 일본은 교통편이 발달해 우리나라처럼 생각하고 교통편을 알아본 것이다. 1번 정류장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후쿠오카공항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타고 하카타역에 왔다.

유심칩, 도시락 와이파이, 로밍 등은 하지 않았다.

해외여행을 다닐 때마다 구글 오프라인 지도만을 준비해서 다녔다. 남들은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난 특별한 직업병을 가지고 있다. 지도만 보면 어디든 방황하지 않고 찾아갈 수 있다. 내가 지나간 곳을 사진을 보듯 이미지로 내 머릿속에 저장할 수 있다.

 

후쿠오카공항 무료 셔틀버스
후쿠오카공항철도

 

하카타역의 규모만큼 사람이 많았다.

출구를 향해 인파를 해치면서 나아갔다. 하카타역 광장은 이미 크리스마스 축제가 시작되었다. 한국에서 보지 못한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촛불···꼬마 전등을 달아서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우리의 방문을 반가워하는 듯 일루미네이션(illumination) 작품들이 조명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숙소로 향하는 길은 하카타역보다는 어두웠다. 차량이 반대로 운행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와 다른 풍경은 딱히 없었다. 불 켜진 가로등은 한국만큼 주위를 밝게 만들지는 못했다. 침침한 밤의 거리를 자유롭게 걸어 6일 동안 투숙할 호텔에 도착했다.

CROSS LIFE HAKATA YANAGIBASHI

ORIX HOTELS & RESORTS

 

하카타역 일루미네이션
숙소로 가는 길
CROSS LIFE HAKATA YANAGIBASHI

 

내 마음속의 숙소와 같았다.

외관은 웅장하고 직원은 친절하고 숙소는 깨끗하며 부대시설은 완벽했다. 일본에서 13만 원 초반대 가격으로 이런 좋은 호텔에 머물 수 없다. 이번에 아고다 VIP Platinum 등급 혜택을 제대로 봤다. 여행지의 숙소는 편안해야 한다. 집처럼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며 지낼 수 있어야 한다.

6박을 숙박할 예정이다.

매일 이동하는 여행과 한 곳에 머물며 다니는 여행은 본질에서 차이가 있다. 한곳에 머무는 여행은 돌아갈 곳이 있다는 자체만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변덕스러운 날씨를 마주하는 것처럼 하루하루 떠난 여행지에서 어떻게 할지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6일 동안 나는 호텔의 손님이지만 그 6일 동안 1105호 객실의 주인이기도 하다.

 

11층 1105호 컴포트 트윈룸 - 소파베드

 

정탐꾼처럼 밤거리를 걸었다.

나카 강을 따라 좁은 골목을 무작정 걸었다. 어둠은 이미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희미한 가로등 불 속에 우리의 걸음은 개선장군처럼 기세가 등등했다. 텐진의 맛집들은 긴 줄이 서 있고 나카스 포장마차 거리는 이미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시계는 9시를 향해 쉬지 않고 초침이 움직였지만, 우리가 들어갈 자리는 아직 찾지 못했다.

호텔에서 멀지 않은 교자 전문점 아사히켄을 우연히 발견했다. 나는 한자 餃子가 만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는 한자를 보니 기분이 들떠 문을 열고 들어갔다. 할머니 두 분이 운영하는 소탈한 일본식 만둣집이었다. 일본어를 못해도 손가락으로 메뉴판을 가리키며 주문했다.

 

텐진 거리
나카스 야차이(포장마차)
교자 전문점 아사히켄

 

여행 첫날 첫 끼를 만두와 아사히 맥주로 시작했다.

앙증맞게 생긴 찐만두와 튀김만두가 10개가 얇게 썰어진 양배추 산맥을 사이에 두고 대치 중이었다. 나무젓가락으로 만두를 집어 간장에 찍은 후 입에 넣었다.

맛있다.’

오이시

아는 일본말이 몇 개 되지 않지만, 내 진심을 전하고 싶었다. 서로가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식당의 정감이 있는 분위기와 맛있는 만두에 난 이미 취해버렸다.

 

교자 전문점 아사히켄, 만두와 내부모습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나는 버번위스키 Jim Bean과 도시락 등을 샀다.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K는 우유를 샀다. 그래도 첫날밤인데 그냥 잘 수는 없었다. 얼음을 넣은 유리잔에 버번위스키가 출렁거린다. 고소한 옥수수 향이 입안을 감싼다. 목 넘김이 뜨겁고 강렬하지만 긴 여운은 남지 않았다. 여행 내내 버번위스키 Jim Bean은 맥주와 더불어 밤 친구가 돼 주었다.

잘 자게 친구!‘

 

버번위스키 JIM BEAM과 도시락
잘 자게 친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