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무산되었다.
설상가상 기차 파업으로 예약한 기차표를 취소하고 부리나케 세종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인천공항행 버스로 바꾸어야 했다. 예전 같으면 여행의 들뜸으로 신명이 나야 하는데 여행을 떠나는 오늘까지도 전혀 그렇지 못했다.
추운 날씨였지만 점심때쯤 반바지 차림으로 형 차를 타고 세종터미널 갔고 거기서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여행용 가방을 수화물로 부치고 나서 줄을 서지 않고 스마트 패스를 통해 보안검색대로 향했다. 내 차례를 기다린 지 15분여가 지났을 때 자동출입국 등록과정을 마치고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여행 잘 다녀오고”
어제 오후 성두가 전화를 했다. 잠시 후에 카카오톡으로 ‘스타벅스 베이컨 치즈 토스트 + 카페 아메리카노 T’를 선물해 주었다. 출국 절차를 마치고 탑승 게이트 바로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바로 사용했다.
“성두야! 잘 먹을 게. 조금 있다가 기내식을 먹어야 하는데…. "
"참, 내가 에그에그 샌드위치로 바꿔서 500원이 남았는데 내 스타벅스 앱에 적립했다.”
공항에 저녁 어스름이 깔린 후 비행기 탑승이 시작되었다. 비행편 KE689이고 좌석은 42C인 통로좌석을 예매했다. 어느 순간부터 항공기 좌석을 선택할 때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좌석을 선호하게 되었다.
내 삶에 또 다른 선택을 추가하는 날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을 찾아 지금 떠난다. 앞으로 내가 걸어가는 길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내 인생에 더해질 것을 생각하니 저절로 가슴이 뿌듯해진다. 내가 가는 길이 언제 어디쯤에서 끝날지 모르지만, 나의 유일한 소원은 육신이 멀쩡할 때 최대한 많은 세상의 길을 가보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느낌이 새롭다.
2년 동안 유럽 여러 나라를 여행 다니다가 오랜만에 동남아시아에 왔다. 기내식을 먹고 겨우 영화 2편밖에 보지 못했는데 5시간 30분의 비행시간이 나에게는 너무 짧게 느껴졌다.
프놈펜공항에서의 입국심사를 마치고 수화물로 부친 여행용 가방을 찾은 다음 밖으로 나왔다. 공기가 약간 덥게 느껴지는 것 외엔 특별나게 특이한 냄새가 나지는 않았다. 모여있는 사람들을 지나 Cellcard 창구에서 유심칩을 구매했다. Grab 승차장에서 시내까지 Grab 앱으로 교통편을 알아보는데 사람들이 많아 잘 잡히지 않았다. 5분여쯤 고민하다 내 주변을 계속 얼쩡거리는 현지인 툭툭 기사와 흥정을 시도했다.
“5달러, ok?”
그렇게 난 짙은 경유 향기와 매연을 뒤집어쓰며 우리나라 밤거리 모습과 확연히 다른 프놈펜 밤거리를 마주하게 되었다. '오빠, 달려’ 툭툭 기사는 연신 클랙슨을 빵빵 울리며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뒤섞인 도로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내달렸다. 순식간에 25분여가 지났고 툭툭은 불이 환하게 켜진 비락분탐(Virak Buntham Express) 터미널에 나를 내려놓고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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