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도전기 99, 덕항산 산행



세월은 흘러서

어느덧 40대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날도 포근하고 햇살도 따뜻합니다.

오늘은 늦장가를 가는 대학동창의 결혼식날입니다.





인편으로 축의금만 전달하고

결혼식을 참가하지 않고 덕항산을 찾았습니다.


이젠 고지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고지를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 오늘도 먼 거리를 달려 왔습니다.





콘크리트 농로길을 걸어 예수원으로 향했습니다.


예수원은 강원도 산골짜기에 세워진 기독교 공동체입니다.

예수원의 일과는 하루 세 차례 예배와 노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조용하게 예수원을 지나쳤습니다.





구부시령으로 향하는 골짜기 등산로는

아직 녹지 않은 눈과 얼음으로 뒤덮혀 있습니다.


계절은 겨울이고 날씨는 봄입니다.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그 길을 조심스럽게 걷고 있습니다. 





아홉명의 남편을 모셨던 기구한 운명의 여인과 관련된

유래가 담겨 있는 백두대간 구부시령에 도착을 했습니다.


구부시령은 평평한 언덕이 꽤 넓고

참나무 밑에 무덤만하게 돌무더기가 쌓여 있습니다.

구부시령은 태백 하사미동 외나무골과 도계 구수골을 잇는 재입니다.






구부시령에서 백두대간 능선을 타고

큰 힘들이지 않고 덕항산 정상에 도착을 했습니다.


강원도의 대부분 산군들이 그렇하듯 동고서저의 지형형태여서

덕항산도 삼척방향보다 태백방향에서 올라오는 것이 한결 수월했습니다.


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도전 중

99번째 인증사진을 덕항산 정상에서 찍었습니다.






지각산 환선봉을 지나 자암재로 향했습니다.


골짜기에는 여전히 눈이 녹지 않았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내 딛는 것이 수월하지 않습니다.


결국 아이젠을 착용해야 했습니다.





자암재에서 간단히 행동식을 먹었습니다.

이제부터는 환선굴 방면으로 하산이 시작됩니다.


안전로프를 따라 잘 정비되어 있지 않은

급경사지를 지그재그로 움직이면서 내려간 것입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기암절벽의 풍경과

천연동굴을 통과하면서 느끼게 되는 자연의 경외감은 매우 신비스럽습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다녀온 현상태의 등산로라면

이 구간은 안전을 위해서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위험한 등산로입니다.





환선굴을 지나고

여러 석회동굴들이 분포하고 있는

대이리동굴지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서쪽의 태백을 출발하여 동쪽의 삼척으로 하산을 한 것입니다. 







수량이 풍부한 산간계곡 마을에서는

흔히 발견할 수 있다는 통방아를 발견했습니다.


물통에 물이 담기면 그 무게로 공이 올라가고

그 물이 쏟아지면 공이가 떨어져 방아를 찧게 되는 원리입니다.






덕항산 산행을 마친 나의 발걸음은 한결 가볍습니다.


2013년부터 시작된 블랙야크 명산100 도전이

5년동안의 긴 세월을 지나 드디어 끝을 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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