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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국립공원(백패킹 및 트래킹)
개그우먼 박나래는 자신의 책 ' 웰컴, 나래 바'에서
'놀아라, 내일이 없는 것처럼'이라고 했다.
'놀 때 기획하고 컨셉 따지고 놀면 재미가 없다.
일단 개념없이 생각없이 놀아야 한다.'라고 그녀는 말한다.
나도 전적으로 동감하는 말이다.
일하거나 놀거나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것은 싫다.
항상 매 순간을 충실히 보내야 한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잘 아는 건 남이 아니라 바로 자기 스스로다.
소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내 삶과 마주해야 한다.
올해들어 처음으로 떠나는 비박여행이다.
오늘은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 국립공원 인근에서 비박을 할 예정이다.
오랜만에 햇볕을 보게 되는 캠핑용품들이
내 손길이 닿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16kg
챙긴 것도 별것 없는데
두눈으로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들뜬 기분에 아침부터 분주하게 백패킹 배낭을 꾸렸다.
직장인들은 회사를 다니면서 일상탈출을 꿈꾼다.
나는 매일 놀면서도 일상탈출을 꿈꾼다.
일하든, 놀든, 우리는 늘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일상탈출이라는 원대한 꿈을...
가야산 자락 치인리 계곡으로 왔다.
한적한 장소에 텐트를 치고 땀을 식히기 위해 캔맥주를 마셨다.
계곡 물소리가 요란한 이곳이 오늘 나의 비박지이다.
주위는 어느새 검은 어둠이 찾아왔다.
랜턴으로 불을 밝힌 후, 후라이팬에 항정살을 올려 놓고 막걸리를 마셨다.
한잔, 두잔.... 건배, 또 건배...
연거푸 막걸리를 마시다보니 순식간에 빈병만 남았다.
오줌이 마려워 화장실을 다녀오다 길가에 핀 개망초를 보게 되었다.
처음부터 의도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인생샷은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귀에 꽃을 꽂았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ㅎㅎ
이른 아침에 원당암을 찾아갔다.
탬플 스테이를 하는 사람들이
아침공양을 마치고 운봉교에 군집해 있다.
운봉교는 비상하는 봉황의 모습을 하고 있는 가야산 제일의 전망대이다.
구름사이로 가야산 정상능선의 묘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해인사 큰법당과 팔만대장경을 모신 장격각 등 해인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인사의 상징적인 암자들을 돌아보면서
오늘만큼은 특별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새벽에 홀로 깨어난 최치원이
'참과 거짓을 분별하고자 한다면 자신의 마음부터 닦자'
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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