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금방 찾아왔다.

새 소리와 파도 소리가 단잠이 든 나를 깨웠다. 대풍감 너머로 해가 떠오르기 전인데도 주위는 환하게 밝아 있었다. 울릉도에서는 낮을 평소보다 조금 더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햇반에 짜장 소스를 데워 이른 아침을 먹었다. 오전 7시도 안 되었는데 아침 햇살은 강렬히 세상을 비추기 시작했다.

물을 끓였다.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머릿속으로 구상하기 시작했다. 아침 햇살이 학포야영장을 뒤덮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길을 나섰다.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오르막길에 밭 모서리에 심어진 개복숭아나무의 초록색 열매, 도로에 검은 칠로 그림을 그린 듯한 검붉게 익은 뽕나무의 오디, 강렬한 붉은빛의 딱총나무 열매 등이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학포야영장 데크 9
딱총나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주름처럼 구겨진 산맥에 우뚝 서 있는 산봉우리는 옅은 회색 구름이 덮고 있었다. 그물망 속 물고기처럼 산봉우리는 구름 그물에 갇혀 있었다. 오늘 일정은 버스를 타고 나리분지를 가서, 깃대봉을 다녀온 후, 성인봉에 올라 도동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구름이 걷히지 않는다면 오늘 산행은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될 것이다.

버스정류장 옆 숲 입구에는 검은 밴이 서 있었다.

이동도 하지 않고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간판에는 커피와 피자를 판다고 되어 있었지만 영업하는 것을 본 적은 없었다.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조심스레 차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람은 없었고 검은 밴 뒤로 텐트 두 개와 야외 탁자가 나무 그늘에 자리하고 있었다.

 

구름낀 울릉도 산맥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학포마을에서 올라오는 차량이 멈춰 서더니 창을 열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나는 K에게 외쳤다.

잡아

천천히 움직이던 차량은 일주도로에 멈춰 섰다. 몇 마디 대화가 이루어진 후 K와 나는 차량의 짐 공간에 앉게 되었다. 다행히 그분과 목적지가 같았다. 울릉도에서의 두 번째 행운이었다.

그분들은 부부와 처형 관계였다.

제주 여행을 마치고 일주일간 울릉도를 여행하고 있다고 했다. 학포야영장에서 야영을 하고 있으며 때로는 차에서 숙박한다고 했다. 여행 이야기를 나누며 이동하는 동안 어느새 우리의 목적지인 나리분지에 도착했다.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나리분지
나리촌식당 갈림길

 

나리분지는 조용했다.

나리분지를 둘러싼 산군들은 여전히 옅은 회색 구름이 장악하고 있었다. 구름은 바람의 손길에 따라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원시림 숲속에 들어섰다.

싱그런 아침의 숲 내음을 맡으며 흙길을 걸었다. 구름을 뚫고 나온 햇빛이 나뭇가지 사이로 존재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마치 나에게 길을 인도하는 듯 내가 걸어가는 그 길에 햇빛이 비치고 있었다.

축구장 수십 배 크기의 밭을 지났다.

예전에는 메밀밭이었지만 지금은 쇠뜨기 풀로 뒤덮인 넓은 평야처럼 보이는 곳이다. 밭이 끝나는 지점에 깃대봉 등산로가 있었다.

 

나리분지 등산로
투막집
메밀밭
메밀밭 끝지점=깃대봉 등산로 시작점

 

깃대봉 등산로에 들어섰다.

계곡 깊숙이 이어진 등산로는 완만한 경사의 원시림이었다. 호장근, 산마늘, 섬노루귀, 선갈퀴, 관중 등의 야생화가 산 사면에 가득했다. 햇빛도 거의 투과되지 않을 만큼 울창한 원시림에 시원한 골바람까지 불었다. 기온이 높아 땀이 났지만 흐르기 전에 바람에 의해 말라버렸다.

능선에서 휴식을 취했다.

계곡에서 능선으로 올라서면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원주목계단과 돌계단을 연속해서 두세 번 더 올랐다. 어느새 구름이 내 옆에 다가와 아는 체를 하고 있었다. 울창한 숲을 벗어나 주변이 확 트였다고 생각되는 순간 구름으로 둘러싸인 깃대봉 정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호장근
선갈퀴
오르막길
깃대봉 정상

 

기다리고 기다렸다.

우리에게는 버스가 아닌 차량으로 이동하여 생긴 여유 시간이 있었다. 시간이 저축되어 이렇게 사용할 수 있으니 더욱 놀라웠다. 생각보다 시간은 더디 흘러갔다. 맨발로 깃대봉 정상을 밟으며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주위를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복분자 원액에 물을 타서 마셨다.

바람이 점점 세게 불었다.

계곡부로 불어오는 강한 바람에 따라 구름이 맹렬하게 이동을 시작했다. 이동한 구름의 공간을 다른 곳의 구름이 순식간에 메꾸어 버렸다. 나는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치며 바람과 구름과 해의 선택을 기다렸다.

 

깃대봉 인증사진
구름이 사라지길 기다리다

 

간절한 소망은 이루어졌다.

깃대봉 정상에 올라온 지 30분쯤 지났을 때였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 구름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더니 밝은 하늘이 펼쳐졌다. 우뚝 솟은 송곳봉과 해수욕을 즐기는 코끼리 바위, 노인봉의 위엄있는 기세와 현포항의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 고독을 즐기는 천부항의 외로움, 산으로 둘러싸인 나리분지의 포근함, 울릉도의 상징 성인봉의 수줍음까지 그 모습을 생생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기다림을 통해 얻게 된 최고의 선물이었다.

기다리지 않았다면, 시간에 쫓겨 그냥 하산을 해버렸다면 이런 모습은 꿈에도 구경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행은 묘미를 제대로 느낀 순간이었다. 하산의 발걸음은 가벼웠고 투막집 사거리까지 신명 나게 걸어갔다.

 

송곳봉과 코끼리 바위
나리분지
천부항
현포항
미륵산과 형제봉
운해

 

신령수로 발걸음을 옮겼다.

점심을 먹기엔 너무 일러서 그냥 성인봉을 오르기로 했다. 신령수에서 목을 축인 후 물병에 담았다. 성인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가파른 경사지를 때론 끊임없이 이어지는 목재계단을 올라야 했다. 한걸음 옮길 때마다 목재계단의 삐걱거림이 근육의 고통과 헐떡거리는 호흡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고사한 섬피나무를 바라보며 인생의 무상함을 동시에 느꼈다.

성인수에서 휴식을 취했다.

성인수를 지나 마지막 남은 가파른 목재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발걸음은 더뎌지고 무거웠다. 포기하지 않고 남은 힘을 쏟다 부어 성인봉 정상에 드디어 올라섰다. 하늘은 맑고 시원한 바람이 나를 맞아주었다.

기분 정말 죽이네

깃대봉, 알봉, 나리분지, 먼바다가 보이는 한갓진 성인봉 정상 부근에서 바람의 노래를 들었다.

 

목재계단
섬피나무
성인봉
성인봉 전망대

 

12(깃대봉과 성인봉)은 마무리되었다.

도동 대원사로의 하산길은 마음은 편했지만, 육체가 느끼는 고통은 심했다. 점심을 먹지 않고 연이어서 산행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먹은 것이라곤 복분자 원액을 물에 희석하여 마신 것과 등산객이 나누어준 오이와 방울토마토가 전부였다.

허기를 느끼는 상태는 이미 지나갔다.

겨울철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 장소를 지날 때는 다리가 풀릴 정도로 힘이 빠졌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3시가 되었다. 산마늘(명이나물)밭을 지나 숲길을 벗어난 후에도 콘크리트 하산길은 대원사까지 계속되었다. 망향봉 아래 도동의 모습이 드러났다. 겉으로는 평화롭게 보여도 그 속은 여느 대도시 못지않게 사람들과 차들로 붐비는 곳이다. 그곳에 내가 들어섰다.

 

대원사 하산길 숲
도동

 

호박 막걸리 할머니를 찾아갔다.

골목에서 보면 다 쓰러져가는 집이었다. 대문 기둥에 붙어있는 안내 문구는 세월의 흔적을 말하듯 헐고 너절했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이곳에 대체 무엇이 있기에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걸까?

할머니, 술 팝니까?”

대문 안으로 들어서며 방충망이 처진 문 앞에서 말했다. 그곳에 있던 젊은이가 우리를 보고 고마워하는 눈빛으로 막걸리를 사 들고 부리나케 나갔다. 그 자리를 우리가 꿰차고 들어가 앉았다. 할머니는 막걸리를 맛보라며 한 잔씩 따라주고는 이내 말씀을 이어나갔다. 중간에 끼어들 틈도 없이 이어지는 레퍼토리는 10여 분간 계속되었다.

막걸리는 시큼했다.

언뜻 떠오른 생각은 쉬었네였다. 할머니의 말씀을 듣지 않았더라면 정말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왜 그리 말씀을 구구절절 하시는지 맛을 보고 제대로 알게 되었다. 5가지 약초를 달여서 빛은 술이라 가끔 알갱이가 씹힐 정도로 걸쭉한 막걸리였다. 마신 후 5분쯤 지나니 입안이 깔끔해지고 숙취도 없었다. 그 옛날 집에서 만들어 먹던 그런 술이었다.

 

이송옥여사의 울릉도 호박막걸리

 

점심을 먹기엔 너무 늦었다.

원더풀 꽈배기에서 간식을 사서 굶주린 배를 채우기 시작했다. 배에 뭔가 들어가니 조금은 살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여기서 일정을 멈추고 야영장으로 돌아갔어야 했다. 어정쩡한 시간이 화근이 되었다. 도동에서 행남 해안 산책로를 따라 저동으로 걸어간 것이다. 오후의 뜨거운 햇살은 바닷물에 반사되어 몸의 피로를 누적시켰다.

길이 바뀌었다.

7년 전에 걸었던 그 길이 아니었다. 도동 등대(행남 등대) 사거리에서 저동 옛길로 들어섰다. 해안 길이 아닌 숲길이다 보니 우뚝 솟은 산을 넘어야 했다. 오늘 12봉에 추가로 산 하나를 더 넘게 된 것이다. 땀은 비가 오듯 옷을 적셨고 타는 듯한 목마름에 마른 침을 연신 삼켰다. 산을 넘는 동안 다리가 후들거렸다.

 

행남산책로

 

저동에 도착했다.

저동이 떠나갈 듯 선거 차량의 유세방송이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졌다. 내일이 선거날임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야영장으로 돌아가기 전 저녁을 먹기로 했다. 차가운 음식이 먹고 싶은 날이었다.

촛대바위가 훤히 내다보이는 대원회집에서 꽁치 물회를 주문했다.

얼린 꽁치를 잘게 썰어 살얼음 육수와 함께 나왔다. 반찬으로 나온 부지깽이 무침과 오징어무침 등이 입맛을 돋게 했다. 꽁치 물회는 보기엔 썩 맛있게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먹어보면 비린 맛은 없고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함이 입안에 가득했다.

 

저동
저동항 촛대바위
꽁치물회

 

일주 버스를 탔다.

저동에서 오후 630분 막차를 탔다. 관음도, 천부, 현포, 태하를 거쳐 학포까지 1시간여가 걸렸다. 학포야영장까지 마을 길을 걸어 내려오는데 울릉도에서의 첫 일몰을 감상하게 되었다. 둥그런 해가 푸른 하늘을 노을 지게 하면서 수평선 아래로 가라앉고 있었다. 해가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그 빛이 하늘을 뒤덮었다.

긴 하루였다.

낮의 모든 힘듦을 씻어내고 싶어 오랫동안 샤워를 했다. 조명을 약하게 켠 후 의자에 앉아 야영장의 밤을 훑어봤다. 호박 막걸리를 마시며 하루 동안 우리에게 펼쳐진 모든 일을 되돌아봤다. 몸은 힘들었지만, 두 번 다시 못 느낄 소중한 경험을 한 하루였다. 내일은 무조건 휴식이다. 울릉도에서의 둘째 날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학포마을 일몰
노을

울릉도 성인봉 산행 - 나리분지, 알봉분지, 신령수, 성인봉 원시림

 

 

해발 986.7m의 성인봉은 성스러운 성인의 산이라 하여 성인봉이라 일컬어지며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된 원시림 지역에는 섬피나무, 너도밤나무, 섬고로쇠나무 등 희구수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봄, 여름, 가울, 겨울 각기 다른 천혜의 자연을 선보이며 산악인들을 유혹한다.

 

 

 

 

육로 일주, 성인봉 산행, 해상 일주, 독도 탐방

울릉도를 여행하는 네 가지 방법이며, 이중에서 오늘은 성인봉 산행에 대해 스토리를 쓰려고 한다.

 

 

 

 

성인봉을 오르는 주요 등산코스는

나리분지~성인봉, 대원사~성인봉, KBS울릉중계소~성인봉, 안평전~성인봉 네가지 방법이 있다.

이중 가장 수월한 것은 나리분지에서 출발해 성인봉 정상에 올라선 뒤 대원사 입구로 하산해 곧바로 도동에 도착하는 코스이다.

 

 

 

 

 

[천부-나리분지 버스시간표]
07:35, 08:15, 09:45, 11:20, 12:35, 14:25, 16:15, 17:20, 18:00

 

도동/저동에서 일주버스 탑승하여 천부(종점)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나리분지행 버스로 갈아타면 쉽게 나리분지에 갈 수 있다.

 

 

 

 

울릉도에서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는 특이하게도 칼데라(분화구) 안에 자리잡고 있다.

화산 폭발로 생긴 불화구 안에 화산재가 쌓이면서 오늘날과 같은 나리분지가 만들어졌다.

 

나리분지는 동서로 1.5km, 남북으로 2km에 이른다. 울릉도에서 나리분지처럼 넓고 평평한 땅을 찾아볼 수 없다.

울릉도 감찰사 이규원도 “둘레가 40여 리나 되어 몇 천 호의 주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나리동이 설읍의 적지”라고 보고했다.

 

실제로 울릉도 개척시대에는 93가구 500여 명의 주민이 살았다고 한다.

이곳에 정착한 개척민들은 식량 사정이 열악해질 때면 주변에 흔하게 널린 섬말나리의 뿌리를 캐 먹으며 연명하기도 했다.

‘나리’라는 지명도 그런 연유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유난히 ‘라도’(전라도) 사람이 많이 들어와 살던 곳이어서 나리동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꼬불꼬불한 오르막길을 거침없이 달리는 버스는 15분만에 나리분지에 도착을 한다.

 

 

 

 

울릉도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 중 하나로 나리분지에서 알봉분지를 거쳐 신령수까지 이어진 코스이다.

기후와 지형을 극복하며 살았던 서민의 삶과 문화를 함께 담고 있어 울릉도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숲길이다.

 

총 길이는 약 4.5km 정도의 숲길이 잘 보존되어 있고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이며

흐린 날의 안개 속은 신화 속으로 접어드는 듯 신비롭고, 코 끝에 스치는 피톤치드향이 진정한 힐링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다.

 

 

 

 

울릉도 유일의 평원지대인 이곳 나리분지에는 각종 희귀멸종위기의 수목들이 즐비하게 원시림을 형성하고 있다.

 

원시림이란 오랜기간동안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없고,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아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숲을 말하는 것으로

울릉도 원시림은 성인봉을 중심으로 분포하며, 울릉도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희귀식물들이 많이 자라고 있어서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에는 솔송나무, 섬단풍, 섬피나무 등 울릉도에서만 분포하는 수종들이 있으며, 섬말나리, 큰노루귀 등이 자생하고 있는 산림의 귀중한 자연이 보존되어 있다.

 

 

 

 

 

 

 

울창한 숲 속 아래 천연기념물 제52호 섬백리향과 울릉국화의 향기가 발걸음 마다 맴돌며 수 많은 희귀 보호식물들이 자생하는 곳이다.

 

  섬백리향은 나무가 우거진 것을 피하여 작은 순군락을 형성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군데군데 작은 군락을 형성하지만 때로는 섬백리향이 자리잡은 가장자리에서 흔히 군락을 형성하므로 이 두 종류를 한군데서 볼 수 있다.

낮에는 향기를 느끼지 못하지만 밤중에 이 근처를 지날 때는 그 향기의 강함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울릉도 특산의 섬바디가 여기에도 흔히 혼생하고 샘이 터지는 습지에는 고초냉이가 자라지만 근래에는 울릉도의 이곳저곳에 이것을 심고 있다.

 

 

 

 

고요한 나리분지 숲길을 걷는 기분에 마음이 한결 차분해진다.

신령수까지는 거의 평지코스로 성인봉 등정 뿐만 아니라 원시림 산책으로도 충분한 곳이다. 

 

 

 

 

나리숲길에서 신령수로 향하는 숲길 도중에 투막집이 있다.

 

집은 울릉도 개척당시에 있던 울릉도 재래의 집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투막집으로 1945년 전후에 건축한 것이다.

이 집은 4칸 일자집으로 지붕을 새로 이었으며, 집 주위를 새로 엮은 우데기를 둘러쳤다.

큰방과 머리방은 귀틀로 되었고, 정지를 사이에 두고 마구간도 귀틀로 설치하였다.

일부 벽에는 통나무 사이에 흙을 채우지 않아 틈사이로 들여다 보기 좋고 통풍도 잘되게 한 특징이 있다.

정지는 바닥을 낮게 하여 부뚝막을 설치하고 내굴로 구들을 놓았다.

 

 

 

 

 

통나무를 귀가 어긋나도록 우물 “井”(정) 자 형태로 쌓고, 통나무 사이사이의 틈은 진흙으로 메워 벽체를 만들었다.

 

이와 비슷한 귀틀집을 강원도에서는 투방집이라 부른다.

울릉도의 투막집과 일반적인 귀틀집이나 투방집과의 두드러진 차이는 ‘우데기’라는 구조물이다.

 

우데기는 처마 끝부터 땅에 닿는 부분까지 집 둘레에 빙 둘러서 눈과 비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우데기 집은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에 집 안의 활동 공간을 좀더 넓혀줄 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그늘이 져서 집 안이 시원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반면 햇빛이 잘 들지 않는 탓에 집 안이 눅눅하고 어둑하다는 단점도 있다.

 

 

 

 

나리분지에서 알봉분지까지는 너도밤나무, 해송이 뒤섞인 천연림 속으로 완만한 숲길이 이어진다.

 

  울창한 숲 바닥에는 명이, 큰두루미꽃, 털머위 등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그 중에서도 명이, 곧 산마늘은 울릉도 개척민들의 목숨을 잇게 해준 고마운 나물이다.

맵싸한 맛을 내는 이 나물은 강정(强精)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울릉도의 명이는 강정제가 아니라 구황작물이었다.

굶어 죽은 사람이 많았던 섬 개척 당시 이 나물이라도 캐 먹은 덕택에 목숨을 부지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울릉도 주민들이 ‘산마늘’이라는 원래 이름 대신 ‘명(命)이’라 부르는 것도 이런 사연에서 비롯된다.

 

 

 

 

 

신령수 샘터는 사람 손으로 가지런히 쌓은 바위들 틈에서 맑은 샘물이 쉼 없이 흘러내린다.

 

나리분지, 알봉분지, 신령수까지 이어지는 숲은 너도밤나무 일색이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너도밤나무 밑동 부분이 하나같이 조금씩 휘어졌음을 발견할 수 있다.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거의 한 해의 절반동안이나 두텁게 쌓인 눈의 무게에 짓눌려 아래쪽이 휘어진 것이다.

 

 

 

 

신령수에서 성인봉으로 향하는 길에서 발견한 섬남성이다.

 

천남성과의 섬남성은 주로 울릉도 그늘에서 서식하는 식물로서 아주 강한 독성이 있는 식물이다.

옛날에는 극약의 재료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피부에 스치면 강한 알러지가 발생한다는 독성식물이다. 

 

 

 

 

신령수 샘터에서 시원한 물 한모금을 마신 후 휴식을 취해 본다.

완만한 숲길의 트레킹은 이제 끝이 났고 급경사지를 오를 일만 남은 셈이다.

 

호흡을 크게 쉬고... 한발 한발 목재테크 계단을 올라 알봉전망대로 향했다.

 

 

 

 

 

알봉은 나리분지의 북서쪽에 위치하는 해발 538m인 작은 이중화산이며 정상에는 분화구의 흔적도 남아있다.

20세기 초, 전라도 사람들이 울릉도에 와서 배를 만들 나무를 구하러 산을 올랐다가 알처럼 생긴 봉우리를 발견하여 이때부터 알봉이라고 불렀다.

 

알봉은 나리분지가 만들어진 후에 형성되었다.

지하에 있던 마그마가 분출하여 화산이 만들어지면서 마그마가 수축하였고, 이로 인해 마그마 위에 있던 화산이 무너져내려 나리분지가 만들어졌다.

그 후 마그마가 나리분지의 틈을 따라 분출 하였는데, 멀리 흐르지 못하고 제자리에 봉긋한 돔의 형태로 알봉을 만들었다.

 

 

 

 

알봉전망대에서 바라본 주변 봉우리의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성인봉 북서쪽으로 뻗은 봉우리미륵산(905m), 형제봉(716m), 송곳산(610m)으로 뻗어 추산몽돌해변 인근의 송곳봉으로 향한다.

송곳산 근처에는 예림원이라는 문자조각공원, 가수 이장희가 살고 있다는 울릉천국, 천부항 등이 있는 곳이다.

 

 

다. 

 

 

알봉전망대를 지나면 완만한 원시림의 능선길을 따라 이동하게 된다.

능선길 한편에는 아픈 속살을 다 드러낸 너도밤나무가 굿굿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너도밤나무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아득한 옛날, 울릉도 주민들이 “밤나무 100그루를 심지 않으면 큰 재앙을 내리겠다”는 산신령의 말에 며칠 밤을 잠 못 이루며 고심했다.

밤나무를 99그루밖에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밤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나무를 하나 채워서 100그루를 심었다.

그것을 눈치챈 산신령이 크게 노해서 벌을 내리려는 순간, 무늬만 밤나무인 그 나무가 “나도 밤나무”라고 외쳤다.

깜짝 놀란 산신령이 그 맹랑한 나무에게 되물었다. “너도 밤나무냐?” 이렇게 해서 너도밤나무라고 불리게 됐다는 재미있는 전설이다.

 

 

 

 

 

신령수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성인봉으로 향하는 마지막 계단을 힘찬 발걸음을 디딘다.

 

 

 

 

 

이 성인봉 정기가 형제봉, 미륵봉, 나리령 등 크고 작은 울릉도 산봉우리로 뻗어간다.

성인봉 정상 아래의 전망대에서는 알봉분지와 미륵봉, 송곳산과 성인봉 북쪽 기슭의 빽빽한 원시림이 그대로 시야에 들어온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지만, 가을의 절정이면 오색 단풍 숲으로 탈바꿈한 숲의 바다가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게 만든다.

마가목이 울타리처럼 에워싼 전망대에서는 초록색으로 뒤덮인 수해(樹海)와 쪽빛으로 일렁이는 창해(蒼海)가 눈앞에 펼쳐진다.

 

 

 

 

 

성인봉을 내려와 대원사로 향하는 하산길은 그야말로 원시림의 숲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큰두루미꽃은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10월이면 붉은 옥구슬 같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성인봉의 등성이와 산비탈에 피고 지는 꽃들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고귀해 보이는 것은 섬말나리이다.

 

 

 

 

 

 

도동 대원사로 향하는 숲길은 이정표만 잘 보면 아무런 문제없이 하산할 수 있다.

 

 

 

 

원시림의 숲길을 벗어나 대원사로 향하는 길목에 독도전망대 케이블카와 도동항이 한눈에 들어왔다.

독도전망대는 망향봉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다. 푸른 바다와 도동항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망향봉과 행남봉 사이의 좁은 골짜기를 따라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고

포항과 묵호에서 출발한 관광객을 가장 먼저 반기는 곳이며 늘 비좁고 번잡한 곳이라는 뜻의 '도방청'에서 유래된 도동항이다.

 

나리분지~성인봉~대원사로 이어진 울릉도 성인봉 산행이 끝이났다.

근데... 울릉도 성인봉은 무슨산인지??? 여전히 궁금하다.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울릉도 백패킹] 바람과 파도, 태고의 자연, 여유로운 삶과 쉼 '울릉도'

 

 

행정지역상 경상북도에 속하며 연장거리는 동서 간이 96.3km이고 남북 간이 34.8km이다.

울릉군은 우리나라 군 단위 중 가장 면적이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산활동으로 인해 형성된 오각형의 섬을 포함하여 44개의 섬(유인도 4개, 무인도 40개)으로 이루어진 울릉도는

화산지형을 기본 골격으로 하고 있고 성인봉 산정에는 화구가 없고 성인봉 북쪽에 한 변이 2.5km에 달하는 3각형 모양으로 함몰 형성된 나리 칼데라가 있다.

 

 

 

 

지난 6월 일본 대마도 백패킹이어 후속편으로 울릉도 백패킹을 5박 6일 동안 다녀왔습니다.

 

이 스토리에는 5박 6일 동안의 일자별 일정에 대한 간략한 소개의 글이며

세부적인 울릉도 스토리는 지속적으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9월 28일(월) : 대전 ~ 강릉항

 

 

 

 

13:20 ~ 17:00

대전복합터미널에서 강릉행 고속버스를 타고 강릉고속터미널에 도착을 했습니다.

추석연휴라서 정체가 심할 줄 알았는데 비교적 순조로운 흐름이었습니다.

터미널 앞에서 먼저 도착해 있던 친구 '허훈'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오랜만이라 무지 반갑네~!!"

 

17:40 ~ 18:15

20분 늦게 온 302번 버스를 타고 안목(강릉항)으로 이동했습니다.

추석연휴라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인파로 북적입니다.

 

 

 

 

 

 

 

18:30 ~

사실 제 친구는 백패킹이 처음입니다. 그래서 이번 울릉도 백패킹에 큰 기대를 하고 왔습니다.

제가 강릉항과 주차장이 내려다 보이는 화장실 앞 잔디밭에 텐트를 치자고 하니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처음은 원래 그런거야~!!

 

텐트를 친 후,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면서 25년된 친구의 우정을 확인해 봅니다. ㅋㅋ

(설레임반... 두려움반... 제 친구는 잠을 도통 못 이루었습니다.)

거센 바람으로 파도가 출렁이는 안목(강릉항)에서 이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9/29(화) : 강릉항 ~ 울릉도(국민여가캠핑장)

 

 

 

 

 

 

08:00 ~11:15

햇반과 3분 쇠고기 짜장으로 아침을 해결한 후 백패킹 짐을 다시 꾸려 강릉항으로 갔습니다.

설레는 기분...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우리가 타고갈 씨스포빌 씨스타5호가 보입니다. 반갑습니다.

 

참고적으로 울릉도로 가는 배편은 3곳이 있습니다.

(가고싶은 섬 http://island.haewoon.co.kr/)

 

1. 강릉항 출발 저동항 도착

2. 묵호항 출발 도동항 및 사동항(울릉신항)도착

3. 포항항 출발 도동항 도착

 

 

 

 

 

멀미약을 먹었는데도... 토하고 말았습니다. 죽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아침으로 먹은 음식이 체한 듯 합니다.

3시간여의 운항을 마치고 저동항에 도착을 합니다. 죽다 살아난 느낌이 이런 거라 생각합니다.

독도는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11:15~12:20

저동항을 벗어나 하나로마트에 왔습니다.

친구가 백패킹에 필요한 식료품을 사는 동안 전 밖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멀미 휴유증이 오래갑니다. 우엑~!!!

 

점심을 먹고 가자던 친구가 제 상태를 보고 그냥 국민여가캠핑장으로 향하자고 합니다.

저동에서 12:20분 천부행 버스를 탔습니다.

 

 

 

 

 

 

12:20~13:50

10여분을 달려 도착한 도동터미널에 버스가 멈췄습니다. 50분 후에 버스가 출발한답니다.

버스시간표가 그렇다니 어쩔 수 없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도동의 구구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울릉도에 왔으니 오징어내장탕을 먹기로 합니다. 멀미도 했으니....

시원합니다. 양도 많습니다. 가격은 10,000원입니다. 맛은 노코멘트 하겠습니다.(호불호가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점심을 먹고 13:20분에 도동을 출발한 버스가 구암마을에 도착을 했습니다.

구암마을은 국민여가캠핑장이 있는 마을입니다.

 

 

 

 

 

 

 

13:50 ~

미리 예약했던 데크에 텐트를 쳤습니다.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블랙야크 타프가 막아주니 시원합니다.

미리 계획된 오후 일정은 취소합니다. 그냥 캠핑장에서 푹 쉬기로 합니다.

 

멀미 휴유증은 사라졌습니다. 이른 저녁을 위해 가져간 쌀로 밥을 했습니다.

친구가 김치와 어묵 등으로 김치찌개를 끓였습니다. 냄새가 죽입니다. 3일동안 똑같은 김치찌개를 끓였습니다. ㅎㅎ

 

 

 

 

 

 

 

캠핑장 뒤산에 위치한 헬기장에 올라갔습니다.

울릉동의 석양을 바라봅니다. 이쁩니다. 구름이 끼어 아쉽지만 나름 만족합니다.

캠핑장으로 내려와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봅니다.

 

잔잔한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저녁을 먹었습니다. 맛 죽입니다.!!

내일은 성인봉에 갈 예정이고 블랙야크 김창현, 서정필 셰르파가 울릉도에 오는 날입니다.

기대됩니다. 내일이~

 

 

9:30(수) : 국민여가캠핑장 ~ 태하등대 ~ 성인봉 ~ 행남산책로 ~ 국민여가캠핑장

 

 

 

 

 

 

 

07:40 ~ 07:50

단잠을 잤습니다. 친구는 피곤했는지 일어나지 않습니다. 원래 아침잠이 많은 친구입니다. 그래서 별명이 굼벵이였죠!!

캠핑장 저 멀리 수층교 옆에 곰바위가 보입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형상을 하는 바위입니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혼자서만 버스를 탔습니다. 천부에서 9시 45분에 만날 약속을 하고 태하로 향했습니다.

 

10여분만에 태하에 도착을 했습니다.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 성하신당에 들렸습니다.

성하신당에서 우체국과 하나로마트가 있는 마을 골목길을 따라 모노레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07:50 ~ 09:20

너무 일찍와서 모노레일을 탈 수 없었습니다. 혼자니까...

태하옛길로 걸어서 태하등대까지 갔습니다. 15분 걸렸습니다. 제가 걸음이 워낙 빠르니까~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최고라 생각합니다.

현포의 노인봉, 송곳봉, 코끼리바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맑은 자연속에서 심신의 스트레스를 다 내려놓게 되는 것 같습니다.

 

 

 

 

 

 

 

09:20 ~ 13:30

태하에서 버스를 타니 친구가 타고 있었습니다. 천부에 도착해서 나리분지행 버스로 갈아탔습니다.

버스는 꼬불꼬불한 길을 잘도 달립니다. 나리분지에 도착하여 성인봉 산행을 시작합니다.

 

나리분지~알봉분지~신령수~알봉전망대~성인수~성인봉~대원사 로 산행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알봉전망대에서 바라본 알봉분지와 나리분지의 풍경이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근데... 성인봉은 무슨 산인가요??? 궁금합니다.

 

 

 

 

 

대원사로 하산하여 도동에 들어설때 버스를 타고 캠핑장으로 향하던 블랙야크 김창현, 서정필 셰르파가 손을 흔듭니다.

나도 손을 마구 흔들었습니다. 가슴이 찡합니다. 왠지 모르지만... 울릉도에서 아는 사람을 봐서 그런가요??

 

 

 

 

 

 

 

13:30 ~ 15:25

늦은 점심으로 도동 터미널옆 다애식당2에서 홍합밥을 먹었습니다.

가격은 15,000원입니다. 반찬도 다양하게 나옵니다. 그중에서 엉겅퀴 된장국이 맛있었습니다.

 

 

 

 

 

블랙야크 김창현, 서정필 셰르파를 기다리며 도동항 인근을 배회했습니다.

바람이 점점 거세집니다. 가만히 있으니 춥습니다. 친구와 저는 도동항 대합실로 향했습니다.

푹신한 쇼파와 따뜻한 온도... 잠깐 졸기에 안성맞춤입니다.

 

 

 

 

 

 

 

15:35 ~ 16:40

드디어.... 완전체가 된 우리는 행남산책로를 걷기로 했습니다.

행남산책로는 우리나라 최고의 해안 비경을 자랑하는 산책로라고 합니다.

도동에서 저동 촛대바위까지 기암절벽과 천연동굴, 바위와 바위 사이를 잇는 무지개 다리로 이어지며 발아래로는 에메랄드빛 푸른 물결이 찰랑거립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바람부는 날에는 살 떨리게 무섭습니다. ㅋㅋ

노약자, 임산부, 어린이는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회전계단을 내려오다 멀미를 할뻔 했습니다.

 

 

10/1(목) : 국민여가캠핑장 ~ 관음도 ~ 국민여가캠핑장

 

 

 

 

 

05:00 ~ 09:15

새벽에 비가 내렸습니다. 아니 오늘 계속 비가 온다고 합니다. 우중 감성캠핑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오늘은 내 생일입니다. 블랙야크 김창현 셰르파가 닭가슴살을 넣은 미역국을 끓여 줬습니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백패킹와서 너무 잘 먹었던지 살이 찌는 느낌이 듭니다. 오동통통~~~

 

 

 

 

 

 

 

 

 

09:15 ~ 12:05

비가온다고 캠핑장에서 커피나 끓여 마실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관음도로 향했습니다.

천부에서 관음도행 버스를 갈아타니 기사분의 멋진 해설이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기사님!!

 

세명의 선녀가 울릉도의 아름다움에 천상으로 올라가는 시간을 놓쳐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삼선암을 지나면 관음도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관음도 방문은 맑은 날보다 비가 내려 안개와 해무가 낀 날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제주도 사려니숲길처럼~~~

입장료는 4,000원입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날 보행연도교를 건널때는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섭습니다.

 

 

 

 

 

12:05 ~ 12 :30

관음도에서 천부로 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비가 안 왔더라면 석포에서 안용복기념관을 지나 석포~내수전 옛길을 걸어 내수전망대를 갈 생각이었습니다.

 

천부에 도착하여 해중전망대로 향했습니다. 입장료 4,000원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 물속세계는.... 실망이었습니다. 기상이 안 좋아서 물고기가 별로 없었던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12:30 ~ 13:30

천부의 신애분식에서 따개비칼국수를 점심으로 먹었습니다.

허름한 건물에 깨끗하지 않은 식당내부이지만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모든 재료를 직접채취하거나 만드는 할머니 아니 어머니의 손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맛이었습니다.

가격은 10,000원입니다. 개인적으로 칼국수를 안 좋아하는데도 너무나 맛있는 칼국수였습니다. 울릉도에 가시면 꼭 드셔보세요!!!

 

 

 

 

13:30 ~

바람은 점점 거세지고 비는 그칠줄 모릅니다. 걱정입니다.

캠핑장 관리소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텐트를 철수해야 할 것 같다고... 점심을 먹고 캠핑장으로 왔습니다.

 

 

 

 

 

오후 5시까지 기다려 봤습니다. 바다 파도는 거센데... 바람은 현저히 약해졌습니다.

이른 저녁 만찬을 가졌습니다. 역시 먹는게 남는것이고 걱정을 잊게 만듭니다.

 

 

 

 

 

 

 

오늘따라 석양이 더 아름답습니다. 그냥 이 순간을 즐겼습니다.

다가올 재앙을 짐작도 하지 못한체... 텐트에서 깊은 잠을 청합니다.

 

 

10/2(금) : 국민여가캠핑장 ~ 저동 제일민박 ~ 봉래폭포 ~ 내수전망대 ~ 내수전-석포 옛길 ~ 안용복기념관 ~ 저동 제일민박

 

 

 

 

 

태풍과 같은 어마어마한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텐트를 새벽에 철수했습니다. 정말로 끔찍한 순간이었습니다.

다행이 서둘러서...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철수를 마쳤습니다. 너무나도 긴장을 했었나요... 샤워실 마루바닥에서 잠들어 버렸습니다.

 

 

 

 

 

 

 

08:55 ~11:10

아침에 일어나니 바람은 약해졌고 비는 그쳤습니다. 라면과 햇반으로 아침을 먹었습니다.

 

배낭을 꾸려 캠핑장을 떠나 저동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어차피 강릉에서 배가 뜨지 않아서 오늘 울릉도를 나갈 수가 없습니다.

저동항 인근의 제일민박에서 큰방으로 60,000원주고 방을 구했습니다. 오늘 하루는 등 뜨쉽게 잘 것 같습니다. 모두들 만족한 분위기였습니다.

 

 

 

 

 

 

 

11:10 ~ 12:20

민박집에 짐을 놓고 맘도 편안하게... 몸도 편안하게 봉래폭포로 향했습니다.

4명이라 버스대신 택시를 이용했습니다. 요금은 저동에서 봉래폭포까지 4,000원입니다.

 

나리분지에서부터 흘러와 용출되는 폭포로 1년 365일 마르지 않는 폭포수로 울릉읍 전역의 상수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산길에는 매표소 인근의 '환상의 쉼터, 서울집'에서 더덕전에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캬... 죽입니다.

 

 

 

 

 

 

 

12:20 ~ 13:35

봉래폭포에서 더덕전에 막거리를 먹으니 기운이 솟구쳐 오릅니다.

콜택시를 불러 봉래폭포에서 14,000원을 주고 내수전망대입구까지 갔습니다.

 

돈을 쓰면 몸이 편합니다. ㅋㅋ

동백나무, 마가목 등이 터널을 이루고 있으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저동항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추석 이후 밤바다를 화려하게 수놓는 어화를 못 보고 울릉도를 떠나는 것이 너무나도 아쉽게 느껴지는 장소입니다.

울릉도에 오면 꼭 들려 보세요~~~!!!

 

 

 

 

 

 

13:35 ~ 16:00

정매화골의 공사로 인해서 그 느낌이 다소 반감될 수는 있어도 운치 좋고 아름답고 편안한 숲길이

줄곧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산허리를 굽이굽이 돌아가는 내수전-석포 옛길은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내수전-석포 옛길이 끝나면 석포마을에 자리한 안용복기념관을 방문했습니다.

독도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일본을 오가며 영유권을 지켰던 안용복.... 박물관은 조금 실망스럽지만... 그의 이름은 전혀 실망스럽지 않습니다.

 

내가 울릉도를 오려고 했던 이유중에 하나인 안용복...

현장독서를 하기위해 안용복이라는 책도 가지고 울릉도를 왔습니다. 그리고 안용복의 흔적을 찾아 다녔습니다.

 

 

 

 

 

16:00 ~

석포마을 입구에서 천부행 버스를 탔습니다. 천부에서 저동행 일주버스를 타기전에 부지갱이 찰호떡을 사 먹었습니다.

배가 고파서인지 다들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가격은 1,000원 / 칡즙은 2,000원 입니다.

 

 

 

 

 

 

저동에 도착하여 저녁을 중국집에서 짬뽕을 먹었습니다. 다들 피곤한지 술은 조금밖에 마시지 않았습니다.

숙소인 제일민박에 들어와서 샤워를 마치고 뜨끈뜨끈한 방에 등을 지지면서 누워 있었습니다.

 

내일은 배가 뜰거라고 확신을 하면서...ㅋㅋ

오후 8시쯤 치맥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모두들 깊은 잠에 빠져버렸습니다.

 

 

10/3(토) : 울릉도 저동항 ~ 강릉 ~ 대전

 

 

 

 

 

 

 

 

05:00 ~ 07:00

알람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텐트가 아니더군요... 민박집이었습니다. ㅎㅎ

블랙야크 김창현, 서정필 셰르파가 성인봉 산행에 나섰습니다. 아직까지 배 시간을 모르니 서둘러야 합니다.

 

잠을 자고 있는 친구를 놔두고... 혼자서 저동항 일출을 보러 나왔습니다.

울릉도에 왔으니 일출과 석양은 보고 가야겠지요~!!!

아버지를 기다리다 돌이 되어버린 효녀바위 촛대암의 전설이 일출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나의 감성을 자극했습니다.

 

 

 

 

 

 

08:00 ~ 13:00

저동항 기사식당에서 친구와 아침을 먹었습니다.

뷔페식이고 셀프인데... 손님이 없어서인지 모든것을 차려줬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성인봉 가기전에 이곳에서 아침을 먹고 갔다고 합니다. 미역국을 먹었다는데... 우리는 된장국을 먹었습니다. 가격은 8,000원입니다.

 

 

 

 

 

친구와 저동항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로또를 구입했습니다.(확인결과 꽝~~~!!! 번호는 5개나 맞췄는데... 수동으로)

블랙야크 김창현, 서정필 셰르파가 하산할때까지 민박집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오늘 배는 13:00에 뜬다고 합니다.

성인봉 산행을 마치고 돌아온 블랙야크 김창현, 서정필 셰르파가 민박집에서 샤워를 마친 후, 우리는 배낭을 꾸려 민박집을 나왔습니다.

 

 

 

 

 

 

 

울릉도에서 최후의 만찬을 가졌습니다. 민박집 인근의 369식당인데... 아침의 기사식당과 비슷한 곳입니다.

오삼불고기, 김치찌개, 호박막걸리 등... 회비의 나머지를 몽땅 이곳에서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돈 걱정 안하고 맘 편안하게 먹었습니다.

호박막걸리 맛 있습니다. 맛이 있다고요... 의미를 잘 해석하시면 됩니다.

 

 

 

 

 

 

13:00 ~

점심을 먹고 저동항에 와서 발권을 했습니다. 사전에 예약을 해 두어서인지 금방 발권이 되었습니다.

울릉도를 떠난다는 아쉬움과 함께 이틀동안 배가 들어오지 않는 탓에 인파로 붐비는 저동항의 모습을 보고 그냥 웃음이 나왔습니다.

 

멀미약을 먹고 배를 탔습니다. 역시 파도가 장난이 아닌었지만... 우려했던 멀미는 하지 않았습니다.

3시간 30여분의 항해 끝에 강릉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휴~!!!

 

재미있고.... 즐겁고... 반갑고... 무섭고... 설레고... 했던 울릉도 백패킹 이었습니다.

자세한 스토리는 앞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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