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면 어김없이 가을이 온다. 당연한 자연의 순리다. 조석으로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추석을 보내고 다시 서대산을 찾았다. 여름이 그려 놓은 짙은 녹음 위로 가을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하늘로 뻗은 가지에는 생명의 기운을 가득 담은 열매가 익어가고 있다. 눈으로 보는 세상은 차갑고 단편적인 모습이지만 마음으로 보는 세상은 따듯하고 휘황찬란한 모습이다.

 

10월의 진달래꽃

 

하룻밤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시간은 타임머신을 타고 흐른 듯 여름이 초겨울로 바뀌어 있었다. 여름에서 겨울로, 순식간에 세월을 잡아먹을 것 같은 수상한 10월 중순이다. 새벽만큼 기온은 내려가지 않는다. 움츠렸던 세상도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능선을 타고 오르는 발걸음이 무겁다. 나뭇가지를 흔들며 불어오는 찬 바람 속에 희미한 봄의 꽃향기가 느껴진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핀다. 진달래꽃이다. 진달래꽃이 피었으니 곧 여름이 시작된다는 건가? 추위가 물러가고 더위가 온다는 의미인가?

나는 서대산 암벽 밑에 우두커니 서 있다. 옛길을 찾기 위해 이곳에 왔지만 결국 옛길은 흔적이 사라진 지 오래다. 오소리 등이 다닌 동물 길만이 급경사 사면에 완만하게 이어져 있다. 그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깊은 산 속 계곡의 암반 위로 투명한 액체가 줄지어 쏟아진다. 음침한 분위기 속에 흐르는 폭포수의 소음이 낙엽 썩은 냄새를 잊게 만든다. 한걸음 뒤로 물러나 숨을 깊게 들이쉰다. 참 이상한 현상이다. 암벽으로 둘러싸인 곳인데 곳곳에 암벽을 타고 폭포수가 흐르고 있다. 눈앞의 암벽은 나를 움츠러들게 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암벽 앞에서는 차가운 바람만큼 내 마음도 냉랭해지고 만다.

 

산속을 헤매는 이유

 

언젠가부터 숲은 생명을 잉태한다. 호흡은 거칠어지고 가시에 찔려 피가 나기도 한다. 부지런히 숲속을 헤매는 것에도 가속이 붙는다. , 열매, 녹음, 단풍, 버섯, 폭포 등 형태는 다 제각각이지만 생명력을 가진 모든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숲이 품고 있는 생명을 보고 있노라면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사람처럼 그것들의 아름다움을 말로 형용할 수 없다.

나는 늘 책과 더불어 산을 의지하며 생활하고 있다. 겨울과 봄에는 산으로 여행을 다니고, 여름과 가을은 주로 책을 읽는다. 계절이 바뀌어 세상이 흥분의 도가니에 젖어 있을 때마다 나를 성장시키는 일에 전념했다. 내가 산으로 가지 않았더라면 이처럼 소중한 생명의 예쁜 몸짓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계절의 변화는 하늘의 뜻이지만 너무도 일찍 겨울이 찾아오는 것이 어찌 슬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처음부터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없다. 경험을 통해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많이 안다는 것은 그만큼 경험이 많은 것이다. 경험이 중요한 것은 스스로 겪은 체험이기 때문이다. 안다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는 것이 아니다. 경험을 통해 내가 알게 된 것이다. 앎의 활용은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잘하느냐, 잘못하느냐를 결정한다. 앎의 활용을 잘하는 쪽으로 힘쓰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경험의 축적은 언제나 소중하다.

 

여행은 여행을 떠나봐야 비로소 알게 된다. 짐은 단출하지만, 실속 있고 가벼워야 한다. 여행은 낯선 장소의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어디를 갈지 정하지 않아도 늘 새로운 길과 만나게 된다. 여행의 가치는 여행에 저당 잡힌 시간만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여행자의 삶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처럼 느껴진다.

 

더우면서 시원한 순간

 

장마철 하늘은 온종일 잿빛 구름이다. 요즘 날씨가 왜 그런지 궁금하다. 당장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같이 두꺼운 잿빛 구름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새벽엔 비가 오고 낮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다 소나기를 퍼붓는다. 여름 날씨는 내게 어리광을 부리는 듯하다. 소중한 것을 주머니 깊숙이 숨겨둔 어린아이처럼.

녹음이 한층 더 짙어진 메타세퀘이어 길을 걷는다. 무성한 가지가 만들어낸 그늘은 도시의 활화산 같은 열기를 차단해주고 있다. 맴맴 맴맴 당차고 길게 매미가 울어댄다. 천적을 피해 오랜 세월 숨어 있던 매미가 딱딱한 껍데기를 깨고 자유의 함성을 쉼 없이 내지른다. 내 가슴속에도 뜨거운 피가 휘도는 느낌이다.

자연은 누군가를 더 좋아하지 않고 세상 만물을 공평하게 대한다. 햇빛이 구석구석 빠짐없이 비추는 것도 누군가를 더 좋아하거나, 누군가를 더 싫어하는 차별은 없는 것이다. 자연은 안락함과 편안함을 제공하는데 사람만이 자기 분수에 만족하지 않는다.

 

오랜 세월의 무게

 

비 내리는 숲에는 물을 머금은 이끼가 있다. 이끼는 무질서하게 얽혀 있고 나름의 기하학적 무늬를 이루고 있다. 세월이 만들어낸 이끼의 진한 초록색이 돌에 달라붙어 넓은 초원을 이루고 있다. 초원에 자리를 잡은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허공에 떠다니는 듯하다.

물기를 머금은 바람이 분다. 습도는 점점 높아만 간다. 낮의 햇살은 먹장구름에 갇히고 곧 비가 쏟아질 듯 후텁지근하다. 얼굴에 땀 줄기가 흐르면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시원한 곳을 찾아 피서를 떠난다. 하늘은 폭포수처럼 비를 쏟아내고 있다.

비가 들이친 자리에 빗방울이 맺혔다. 빗방울이 더해지는 순간 물이 되어 흘러내린다. 빗방울처럼 오래된 기억들도 어느 순간 맺혔다가 스르륵 사라진다. 빗방울처럼 기억은 층층이 쌓여 흔적만 남겨 놓고 사라지고 추억을 가슴에 새길 뿐이다.

최대한 숨을 크게 들이쉬려고 노력했다. 공기는 생각보다 훨씬 비릿한 냄새가 난다. 땅에서 불쑥 솟아오른 듯, 형제바위 사이로 보이는 세상은 호수의 물안개처럼 잔잔하게 얼어붙은 안개를 하늘로 빨아들이고 있다. 비가 내리면서 햇빛조차 비치지 않는 푸른 숲은 이른 아침의 호수를 연상케 하고 있다.

 

걷고, 보고, 찍고, 사색하기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을 견뎌내면 소나기가 한낮의 열기를 식혀주듯 삶의 쉼표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비록 짧은 국내 여행이지만 낯선 장소에서 만나게 될 모든 것이 색다른 경험으로 남게 될 것이다. 걷고, 보고, 찍고, 사색하는 동안 여행지를 명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방랑벽인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도 여전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나만의 글쓰기 > 여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8. 제주 백패킹 2탄 - 식이편  (0) 2021.10.21
#026. 경주여행 - 식이편  (0) 2021.08.26
#022. 계룡산 - 식이편  (0) 2021.08.23
#020. 세종둘레길 - 식이편  (0) 2021.08.02
#018. 제주 백패킹 1탄  (0) 2021.08.02

모든 여행은 즐겁다. 목적지까지의 이동 시간이 길더라도 여행 일부이기에 순간을 즐길 수 있다. 나는 주로 숲으로 여행을 떠난다. 산 정상에 올랐을 때의 만족감보다 오르는 과정에서 특별한 매력을 느낀다. 산 정상에서 주변을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산속을 걸으며 주변을 살펴보는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

 

다시 찾은 계룡산

 

마음 내키는 대로 슬슬 걸었다. 자연은 그 자체가 가장 아름다워 잡념이 끼어들 틈이 없다. 울창한 숲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낀다. 천정골 계곡에서 신선이 되어 유유자적 노닐고 있다.

숲에는 물이 있다.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처럼 바위로 떨어져 산산이 흩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움이 짙어지듯 그 물소리가 더 짙어진다.

숲속을 걸어 다니면 많은 소리가 들린다. 메마른 계곡을 흐르는 물줄기의 청량함을, 바람에 일렁이는 나뭇가지의 시원함을, 푸른 하늘에 떠 있는 흰 구름의 멋짐을, 최고의 시간이고 최고의 순간이다. 나비는 오늘 아침 정말 상쾌하지 않니? 이리저리 풀 위를 날아다니는 게 너무 근사한 것 같아!’라고 말하는 것 같다. 갓난아기의 천진난만함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알 것 같은 시간이다.

 

공기의 움직임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뭇가지의 흔들림으로 공기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비록 장벽이 있더라도 공기는 구부러져 흐른다. 공기는 꼭 직선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공기가 지나간 자리에 엄청난 고요가 찾아온다. 숨소리가 그렇게 큰 소음일 줄 미처 몰랐다. 공기의 움직임을 우리는 바람이라 부른다. 센 바람과 마주하지 않으면 공기의 흐름이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없다.

하늘은 왜 파랗게 보이는 걸까? 공기 알갱이들이 태양에서 오는 모든 빛 중에서 파장이 짧은 파란빛을 가장 많이 산란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기가 없는 달은 하늘이 검게 보인다.

같은 산이라도 해도 내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산의 모습은 달라진다. 계절에 따라 방향을 달리하여 바라보면 계절이 주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언제나 맑고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오는 좋은 곳이 된다.

구름은 왜 하얗게 보이는 걸까? 구름은 크고 작은 물방울로 이루어졌고 모든 색깔은 빛을 발산시킨다. 구름에 반사된 모든 빛이 섞여 하얗게 보인다.

능선을 타고 넘는 골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나간다. 땀에 젖은 온몸의 세포를 일깨우기 충분할 정도로 계곡의 시원함과 능선의 뜨거움이 함께 노란 생명의 꽃향기를 실어왔다. 꽃이 피어 단 하루밖에 가지 않는다는 원추리. 마른 땅 위에 무릎을 꿇고 똑바로 바라보았다.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계룡산에서 원추리를 볼 수 있어 더없이 기쁘다.

 

내 맘대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변하고 더욱 단단해졌다.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명상하고, 공부하고, 운동한다. 모든 행동이 다르게 보이지만 똑같은 목표를 위해 힘쓰고 있다. 나의 성장을 위해 나의 미래를 위해서 오늘도 내 맘대로 노력 중이다.

절실하게 원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절실함이 더해질수록 희망이 커져 더 고통스럽다. 절실함에 걸맞은 노력이 필요하다. 한 발짝 한 발짝 노력이 더해지면 소복소복 눈이 쌓이듯 내가 희망하는 곳까지 닿을 수 있다.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조급하게 행동하지 마라. 절실함에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나만의 글쓰기 > 여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6. 경주여행 - 식이편  (0) 2021.08.26
#024. 장태산 휴양림 - 식이편  (0) 2021.08.23
#020. 세종둘레길 - 식이편  (0) 2021.08.02
#018. 제주 백패킹 1탄  (0) 2021.08.02
#016. 남해 호도 - 식이편  (0) 2021.06.04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 마음을 헤아리고 자연의 이치를 따르며 사는 삶이다.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사리사욕을 버리고 선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것은 사계절이 변화하듯 때가 되면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것을 말한다. 자연은 세상 모든 것의 고향이다.

 

여름이다

 

며칠을 세종시 외곽을 헤매고 다니고 있다. 둘레길 노선을 찾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땀구멍으로 노폐물이 빠진다. 시원한 것, 입맛 당기는 것, 고단한 육신을 사르르 녹게 만드는 것을 먹고 싶다. 몸이 알코올을 탐한다. 술은 짧은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다. 입안에 가득 찬 맥주의 첫 한 모금이 짜릿하다.

낮이 밤보다 길다가 점점 짧아지기 시작했다. 활활 불타는 장작의 불꽃처럼 긴 낮은 대지를 뜨겁게 달군다. 윙윙거리며 쫓아다니는 산모기처럼 한낮의 공기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숨이 막힌다. 소나무, 참나무, 밤나무, 생강나무, 철쭉과 주변의 덩굴식물이 숲에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숲의 향기가 바람을 타고 위로 스며든다. 바람은 계곡을 타고 흘러와 능선에서 나를 맞아준다. 숲에서 바람과 내가 서로 뒤엉겨 있는 순간이 좋다.

 

아름다운 고갯길에 산다는 것이 참 좋다

 

여름 햇살이 콘크리트 농로를 비출 때 옛날 마을에서 마을로 걸어 다녔던 고개를 넘었다. 저 멀리 나발터 마을이 보이고 오른편으로 호박들이 점령군처럼 밭을 자치하고 있다. 짙은 초록색 이파리가 한낮의 빛과 잘 어울린다. 그렇게 높지 않은 고갯길이지만 배 과수원이 대부분인 이 길에 호박은 그런대로 풍성하게 자라고 있다. 호박이 들어간 된장국과 살짝 데친 호박잎으로 점심 한 끼 먹고 싶은 날이다.

어제보다 더 오늘이 더운 여름날이다. 바람도 불지 않아 거대한 나무의 잎사귀들도 숨을 죽이고 있다. 등과 배의 땀이 폭포수처럼 흐른다. 손바닥에도 땀이 맺혀 끈적거린다. 소형배낭의 등받이가 땀에 젖어 하얗게 염분을 만들었다. 내일보다 더 오늘이 더운 여름날이다.

 

한낮의 땡볕이 뜨겁다

 

아미산을 내려와 마을을 지나면 한적한 농로를 걷게 된다. 빨갛게 익어가는 복숭아가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아직 먹을 수 없지만, 복숭아나무를 보면서 걷는 길이 마음에 든다. 복숭아에 싫증이 날 때쯤 샛노랗게 익어가는 살구를 보게 된다. 짧은 흙길이 서서히 끝나가는 지점이다. 시간은 정지해 있지 않고 흘러가지만, 도란도란 이야기꽃은 길 위에 서려 있다.

길옆에 나타난 생명체를 내려다본다. 바닥에 온몸을 붙이고 아주 느린 속도로 전력을 다해 이동하는 달팽이를 발견한 것이다. 귀엽다. 휴대전화를 꺼내 눈을 떼지 않고 동영상을 찍었다. 남들은 흥미가 없어 보이지만 난 달팽이에게 흥미를 느낀 것이다. 긴 머리가 살랑살랑 바람에 날린다. 꾸물꾸물한 움직임에 빠져 잠깐 몰입한 순간이다.

부어오른 눈두덩, 언제 다쳤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새 눈곱마저 생겨 속눈썹에 엉겨있다. 그 누구도 가지 않은 숲속을 헤매다 나뭇가지에 뺨을 맞고, 가시에 온몸이 긁혀도 좋은 숲길을 찾고자 하는 마음은 한결같다. 햇빛도 바람도 차단된 울창한 숲속에서 나는 지금 어디쯤 있는지 푸석거리는 소리에도 온몸에 소름이 돋아난다. 익숙해질 것 같지만 전혀 익숙해지지 않는 숲길 노선 찾기는 자연인의 삶과 컴퓨터 게임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이어지는 순간

 

자연이 만들어낸 풍경은 나에게 세상의 아름다움과 흉함이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계절은 어느덧 홀연히 흘러간다. 만물이 타들어 갈 듯 더운 여름이 한 걸음 더 가을로 다가서는 중이다. 자연이란 신비한 이름 앞에 언제나 겸손함을 잊지 말고 보호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나만의 글쓰기 > 여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4. 장태산 휴양림 - 식이편  (0) 2021.08.23
#022. 계룡산 - 식이편  (0) 2021.08.23
#018. 제주 백패킹 1탄  (0) 2021.08.02
#016. 남해 호도 - 식이편  (0) 2021.06.04
#015. 남해 호도 - 그편  (0) 2021.06.04

Kiau View Trail - 말레이시아 키나발루국립공원



키나발루 산은 해발 4,095.2m로 동남아시아 최고봉입니다.


산속에는 무화과나무, 산철쭉 등 다양한 식물들이 울창하고

산 중턱에는 원주민인 카다잔 족 또는 두손 카다잔 족이 산비탈을 경작하며 살아갑니다.





관광객들은 공원 관리 사무소 본부에서 출발해

근처 자연을 탐방하는 트레킹을 하거나 1박 2일에서 2박 3일의 일정으로 산을 오르기도 합니다.


키나발루국립공원 내에는 10개의 Trail이 있습니다.





10월 6일 ~ 7일 키나발루산 로우봉 등정에 앞서

10월 5일 키나발루국립공원 Hill Lodge에 숙박하면서 Kiau View Trail를 다녀왔습니다.


통제구간을 제외한 총거리는 2.2km이고 소요시간은 1시간 5분정도 걸렸습니다.






우리가 숙박했던 Hill Lodge에서

Timpohon Gate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10여분 올라가다 보면

Kiau View Trail 입구를 발견하게 됩니다.





완만한 경사지를

목재계단을 밟으면서 올라가게 됩니다.

울창한 주변숲이 그 길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얼마지나지 않아 쉼터가 나옵니다.

BIDAU라고 푯말이 있는 정자가 있습니다.


쉼터에 낙서를 하지 말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딜가나 흔적을 남기려는 사람들때문에 문제이긴 합니다.






울창한 원시림사이를 혼자서 걸어가는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아주 좋습니다.


가끔은 뒤돌아서서 멍하니 길을 바라다보기도 합니다.






조용히 길을 걷다보면

이름모를 꽃과 열매도 발견하게 됩니다.


내가 그 이름을 알았다면

큰소리로 불러주었을 텐데...






울참한 숲사이로 햇살이 비치니

열대나무의 웅장함과 신비스러움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말로 표현할기 힘든 황홀감에 빠져듭니다.







죽은 나무뿌리가 길을 가로 막고 있습니다.

그 나무뿌리에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름모를 흰 버섯이 있습니다.


죽은 나무, 낙엽, 동물의 시체 등을

청소해주는 버섯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전도된 나무도

Kiau View Trail의 일부분인 자신을 잊지말라는 듯 그 길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느낌상 이쯤에서 전망대가 있어야 하는데

넓직한 공터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길을 따라 걸어가면

언덕과 Kiau Kadazan Dusun마을을 볼수 있다고 했는데

정말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ㅎㅎ..





블랙야크 등산화 벤투스 GTX#1를 신고

Kiau View Trail을 걸으면서 진흙, 암반, 빗길 등 가능한 모든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문밖에 있다. 블랙야크 등산화 벤투스 GTX#1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원시림을 구경하면서 걷다보니

Pandanus Trail과 만나는 갈림길에 도착을 했습니다.





쭉쭉뻗은 열대우림의 나무들이

이 길을 걷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잠시 멈추고 깊은 숨을 쉬었습니다.

숲에서의 침묵은 때론 색다른 기분을 들게 만듭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원래의 길이 막혀있고 새로운 방향으로 길이 나있습니다.


잘 정비되지 못한 경사지의

그 길을 따라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내려오니 우리가 지나갔던 그 도로로 내려왔습니다.


짧지만 강력한 인상을 심어준

Kiau View Trail을 이렇게 다 걸었습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편안히 걷기에 아주 좋은 곳이라 생각됩니다.


대청호둘레길 4구간



2016년 7월 17일(일)은 일년중 더위가 가장 심한 세절기 중 하나인 초복이었습니다.

이날은 블랙야크 충청셰르파와 함께하는 대청호 둘레길 걷기 행사와 7월 정기모임이 있었습니다.


15일(금) 저녁에 내리기 시작한 비는 16일(토) 오전까지 그칠줄 모르고 내렸습니다.

오후가 되어서야 비로소 비가 그쳤지만 여전히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했습니다.





갈까... 말까...


고민끝에 백패킹 배낭을 어깨에 메고 행사가 진행될 남대문공원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대전역에서 63번 회남행 버스를 타야 하는데 간발의 차로 버스를 놓쳤습니다. 다음차는 무려 70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남대문공원에서 캠핑준비를 하고 있는 김창현 셰르파와 통화를 하였습니다.

세천삼거리에서 픽업을 약속받고 607번 옥천행 버스를 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오후 7시 40분쯤 남대문공원에 도착을 했습니다.

제주도 백패킹을 다녀온 지 나흘만에 7월의 또다른 백패킹이 시작되었습니다.


7월이 시작되고 집에서보다 밖에서 비박하며 잔 날이 더 많습니다.

대청호가 바라다보이는 남대문공원의 목재테크에 텐트를 쳤습니다.


해는 저문 남대문공원에서 이윽고 시작된 저녁만찬은

모두가 좋아하는 수입산 고기와 국내산 삼겹살을 구워먹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우리끼리의 비밀스럽고 즐거웠던 대화는 밤이 깊을때까지 이어졌습니다.






어느새 날이 밝았습니다.

새벽녘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는데 많이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낚시꾼들은 이미 보트를 타고 고기잡이에 여념이 없습니다.

아침부터 삼겹살을 구을까 하다 변함없이 아침은 라면을 먹었습니다.

이정도면 라면CF를 찍어야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ㅎㅎ







텐트를 정리한 후 행사에 참여할 사람들을 기다리는 동안

어젯밤에 보지 못했던 남대문공원 이곳저곳을 산책했습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대청호 수초재배섬이었습니다.

대청호 내 수초재배시설에 수생식물을 재배하여 수중의 질소, 인 등 영양염류를 제거함으로써

수질을 정화하고 각종 수생식물의 서식지를 제공하여 생태계 먹이사슬을 통한 조류증식억제 등 자연친화적 기능을 합니다.







차량을 도착지점에 갖다 놓는 것때문에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게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충청셰르파를 비롯하여 도전자 두 분이 참여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뒤 정자에 거주하고 있는 말벌 수십마리도 같이 참여했습니다.ㅋㅋ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흐린날이라 걷기에는 아주 좋았습니다.

서북쪽에 산이 있고 대청호가 위치한 휴양 농촌마을인 거교리를 지났습니다.

이 곳은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사담리 일부를 병합, 옛 지명의 이름을 사용하여 사담길이라고 불립니다.


대청호를 끼고 한적하게 걸을 수 있는 멋진 곳입니다.






사담길을 지나 대청호를 끼고 도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어미돼지가 새끼 12마리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형상의 조곡마을을 지나 어느새 어름골에 도착을 했습니다.

떡, 빵, 쿠키, 파인애플 캔, 물 등을 먹고 어름골의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구는 등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대청호둘레길에는

어릴적 손톱에 물들였던 봉숭아꽃, 도라지꽃, 달맞이꽃도 볼 수 있습니다.

꽃들을 구경하면서 유유자적 한적한 시골길을 걸어갔습니다.






농촌마을을 벗어나 깊은 산속 옹달샘이 있을 것 같은 임도를 걷기도 했습니다.

지천에 널려있는 복분자를 비롯해서 뱀 등 임도에는 다양한 종류의 생명체를 만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마을 앞 계곡에서 발을 담구며 대청호둘레길 4구간 행사를 마쳤습니다.

12km가 넘는 구간을 3시간이 조금 더 걸려 종착지인 은운리 경로당에 도착한 것입니다.








행사를 마치고 남대문교 인근의 판장회집에 왔습니다.


판장회집에서 충청셰르파 7월 정기모임을 개최했습니다.

판장횟집은 송어회로 유명한 식당이며 송어 매운탕도 맛이 끝내줍니다.

서울둘레길 3-1코스 사진展

 

 

서울둘레길은 서울의 내・외사산을 연결하는 순환코스를 정비하여

서울의 역사, 문화, 자연생태를 탐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였고 2014년 11월에 완공 된 서울의 대표적인 길입니다.

 

블랙야크 마운틴북에서 진행하는

서울둘레길 3-1코스 걷기 행사에  6명의 블랙야크 셰르파와 39명의 도전단이 참여를 했습니다.

 

5호선 광나루역 2번출구 → 광진교 → 암사나들목 → 암사동유적

고덕산 → 샘터근린공원 → 명일근린공원 → 고덕역으로 진행된 서울둘레길 3-1코스는

총 이동거리 11.62km, 소요시간 5시간 22분 50초 걸렸습니다.

[암사동 유적 해설 시간 및 휴식(점심)시간 1시간 53분 포함]

 

그 현장의 분위기를 이미지 편집 앱인 Photo Wonder를 이용하여 구성해 보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