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차 적응이 끝났다. 어제 오후 11시 45분에 잠들었다가 오전 4시가 지나서 일어났다. 살짝 열린 창문으로 신선한 아침 공기가 스며든다. 세상은 어둠의 공포를 이겨내고 새로운 희망의 날을 활짝 열고 있다. 오늘도 변함없이 노트북을 들고 로비에 나왔다. 어제 일들을 재빠르게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사무실에서 카톡이 왔다. 보이스톡으로 통화를 하면서 어제 미처 해결하지 못한 것을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때가 한국은 오후 2시, 이곳 런던은 오전 6시가 되기 전이었다. 오늘처럼 느긋하게 움직인 날은 여행 중 처음이다. 샤워하고 닷새 동안 늘어놓은 짐을 하나둘씩 종류별로 모았다. 객실이 좁다 보니 2층 침대에서 짐과의 악전고투 끝에 여행용 가방에 넣을 수 있었다. 구름은 화가 난 듯..

수면의 질은 시간의 양하고 비례하지 않는다. 이미 익숙해져 버린 수면시간은 보통 하루 4시간이다. 자정을 넘기지 않고 잠이 들어서 오전 4시 전에 일어났다. 나에게 시차는 수면시간과는 무관한 듯하다. 고요한 침묵을 깨고 하루를 시작했다.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오전 5시에 밖에 나왔을 때는 이미 세상이 환했다. 지금 이곳은 해가 일찍 뜨고 늦게 저문다. 완벽한 아침형 아닌 새벽형 인간인 나, 이런 나에게 여름철 유럽여행은 하루를 아주 길게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시기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었다. 이른 시각이라 거리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오직 나만이 홀로 세상에 남겨진 기분을 즐기고 있다.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진다. 영국은 섬나라의 특성상 날씨가 변덕스럽다. 그런 런던의..

어둠의 긴 터널을 말없이 걸었다. 비가 그친 새벽은 몽환적인 어둠과 물 내음이 묘하게 섞여 있다. 침묵을 깨는 건 여행용 가방이 만들어낸 바퀴 굴러가는 소리뿐이다. 소리의 형태가 콘크리트, 아스팔트, 보도블록 등에서 다르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오전 3시 40분 공항버스를 탔다. 조명이 꺼지고 안내방송마저 끝나자 공항버스는 사람 눈같이 생긴 전조등 불빛에 의지한 체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달린다. 버스는 침묵만이 존재하는 공간 같았다. 잠이 들것 같지 않아서 뜬눈으로 일출을 기다린다. 어느새 사위가 밝아지고 해가 모습을 드러낸다. 집과 점점 멀어질수록 내 가슴은 더 크게 설레기 시작한다. 차장에 비친 들뜬 내 모습에 설레고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새벽의 수줍은 풍경에 설렌다. 이번 여행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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