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을 듣던 나는 책으로 눈을 돌렸다. 책꽂이에 두서없이 쌓여둔 책들의 제목을 훑어내렸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에밀레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등이 눈에 들어왔지만, 오늘따라 어떤 느낌도 들지 않았다. 나는 두꺼운 매트가 깔린 탁자 옆으로 갔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다섯 권의 책들이 놓여 있었다. 전기장판이 켜진 매트 위에 이불을 덮고 앉아 벽에 등을 기댔다. 손을 뻗어 책들을 한 권씩 훑어보았다. 그중 책 한 권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책을 손에 들고 다시 한번 제목을 살폈다. 잭 런던의 야성의 부름이다. 나는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노안이 찾아온 눈동자에 선명한 글씨가 펼쳐졌다. 무언가에 홀린 듯 이불 속으로 몸을 깊숙이 파묻었다. 나는 책에 빠져버렸다. 온몸에 전기가 통하듯 부르르 떨렸다. 가끔 ..
나만의 글쓰기/여행이야기
2022. 3. 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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