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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기 1

나만의 글쓰기/단편 글

by 배고픈한량 2022. 9. 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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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연구용역 보고서를 쓰고 있다.

‘00000 지역 활성화 전략수립이라는 제목이 막막해서 참고문헌을 많이 준비했지만, 현장자료가 부실하다. 일주일 동안 보고서를 끝내보려고 도서관과 집을 오가며, 낮이고 밤이고 새벽이고 할 것 없이, 자료를 토대로 현황을 분석하고 생각을 정리하여 글을 쓰고 있다. 처음 노트북 모니터를 마주했을 때 막막하기만 했다. 기승전결을 어떻게 펼쳐나가야 할지 생각은 넘쳐나는데 뒤섞여 있어서 정리되지 않았다. 그러니 자판을 두드리는 손이 마음먹은 대로 움직여주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시간은 폭포처럼 흘렀지만 글쓰기는 민달팽이가 움직이는 속도만큼 더뎠다.

조급히 쓸 수 있는 보고서가 아니기에 끈기를 가지고 노트북 앞에 진득이 앉아 있었다. 얼마 안 되는 분량을 조금씩 쓰면서 글발이 생겼고 언제 끝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갖지 않게 되었다. 낮에는 백색소음에 시달리고 깊은 밤에는 풀벌레의 구슬픈 속삭임을 들으며 새벽 2시쯤 보고서를 끝냈다. 일주일이 걸렸다. 아직 완성도가 높은 보고서가 아니라서 회의를 통해 수정·보완해 나가야 한다.

 

글쓰기에 집중하다 보니 정신이 자주 멍해졌다.

보고서는 자유로운 글쓰기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온 정신을 장기간 집중해서 쓴 것에 만족한다. 짧은 글을 매일 쓰고 있지만 글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매일 글을 쓰는 모든 사람에게 존경을 표한다. 홀가분하게 책을 읽거나 메모지에 글을 끄적거리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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