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의 연례행사는 올해도 계속되었다.
남들처럼 해돋이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부산한 준비는 하지 않았다. 평소처럼 하루를 시작한 나는 오전 8시가 지나서 집을 나섰다.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면서 오늘이 얼마나 추운지 실감할 수 있었다. 운좋게도 막 도착한 107번 버스를 탔고 여느때보다 한가한 도로를 달려 계룡산에 도착했다.
오늘은 동학사에서 은선폭포를 거쳐 관음봉에 오르고 자연성능, 삼불봉, 남매탑을 거쳐 천정골로 하산을 할 생각이다. 동학사를 향해 국립공원으로 들어선 순간 담배냄새가 났다. 앞에서 걸어오는 3명 중 한명이 담배를 피면서 걸어오고 있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한마디 했더니 연신 '미안합니다'를 외치기 시작했다. 제발 산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맙시다.
하산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아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추위와의 싸움으로 고생한 티가 역역했다. 오늘의 마음가짐과 행동이 부디 작심삼일이 안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꺼운 패딩을 벗고 산행을 시작했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군데군데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좁은 등산로에서 그들을 한명 두명 제쳐가면서 부지런히 걸었다. 땀이 나지는 않았지만 오르막을 오르는 동안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황적봉과 쌀개봉사이의 산맥을 넘어가는 해와 마주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시간이 흘렀을 때 난 관음봉 정상에 서 있었다.
하루가 지났을 뿐이고
어제와 같은 해가 떴을 뿐인데
그 해를 바라보는 마음가짐은 많이 달라졌다.
보온병에 담아온 뜨거운 생강차를 마시며 추위에 맞섰다. 휴일임에도 바람은 쉬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그 바람을 이겨내는 방법은 빨리 하산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급경사지의 철제계단을 내려오고 암반과 암반사이의 좁은 등산로를 지나면서도 절대로 멈추지 않았다. 남매탑이 있는 능선의 반대편으로 하산할때까지는 계속 움직여야만 했다. 그만큼 바람은 매섭게 불었고 차가웠다.
남매탑에서 잠깐 쉬면서 탑주변을 걸었다.
올해의 소망이나 소원 같은 무언가를 빌려고는 하지는 않았다. 그저 차분한 마음으로 탑을 바라봤다. 이것으로 내 마음은 전해졌으리라. 다시 발걸음을 옮겼고 부지런히 걷다보니 오전 11시 20분쯤 천정골로 하산을 했다. 역시 아직은 죽지 않았어.
'성식아! 올해도 잘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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