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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백패킹]제주도 백패킹 3일차 - 군산오름



까마귀 울음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한라산 중산간에 위치한 서귀포자연휴양림은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라 깊게 잘 수 있었습니다.





안녕!! 잘 잤어??

물기를 먹은 편백나무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까악... 까악...

이를 시셈한 까마귀가 연신 소리를 질렀습니다.





오전의 신선한 공기속에서

커피도 마시고 비빔라면을 만들어 아침도 해 먹었습니다.


정말로 여유로운 아침시간입니다.






의자에 앉아 음악소리에 가만히 눈을 감았습니다.


그런 그댈 위해서 나의 심장쯤이야

(...중략...)

모든 걸 줄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눅눅함속에서

배낭을 꾸리는 일은 참으로 번거로웠습니다.


야영테크를 떠나기 전

어제밤에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안면이 있던 어르신이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셨습니다.


우도에 가면 꼭 노닐다카페에 들려 커피를 먹고 가라고 하시면서

노닐다 카페 박신옥 사장님께 전화까지 해 주셨습니다.

실제로 우도에 가서 노닐다카페에 들려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은 오름백패킹을 할 예정입니다.


지미오름과 군산오름 중

안덕계곡이 가까운 군산오름을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갑작스레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숙취는 전혀 아닌데... 오늘은 술을 먹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만 해 봅니다.ㅋㅋ





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후

배낭을 맡기고 점심으로 고기국수를 먹으로

인근의 앙끄레국수를 찾아갔습니다.


뜨거운 햇살아래 열심히 찾아갔건만

허걱~... 수요일은 휴무랍니다.






어쩔 수 없이

서귀포월드컵 경기장 반대쪽에 위치한 안동국밥으로 향했습니다.


제주도까지 와서 국밥을 먹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곳은 제주 사람만 아는 맛집입니다.





얼큰한 장터국밥과 한라산 소주를 시켰습니다.

반찬으로 나온 청양고추를 볼때까지만 해도 몰랐습니다.


그렇게 매운줄...ㅋㅋ





서정필 셰르파가 쌈장에 찍은 고추를 한입물고

정확히 1초, 2초, 3초후에 재치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코에서 코피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서정필 셰르파는 매워 죽겠는데... 난 웃음만 나왔습니다.


세상에 고추먹고 코피가 났다는 말을 누가 믿겠습니까??





점심을 먹은 후

팽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한 뒤 이마트에서 장을 봤습니다.


서일주노선을 타고 안덕계곡에서 하차한 우리는

뜨거운 오후 햇살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맘 같아서는 멱을 감고 싶었지만

흐르는 물에 두 다리를 담그고 있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이 순간 만큼은

관직이 없이 한가롭게 사는 한량이고 싶었습니다.






오후 5시.

우리는 군산오름을 향해 출발을 했습니다.

안덕계곡에서 군산오름을 가기 위해서는 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야 합니다.


아직도 햇살은 따갑기만 한데...

운 좋게도 경운기를 얻어타고 군산오름 입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의 시작입니다.


무거운 배낭과 오늘 먹을 음식들

어깨는 뻐근하고 손마디는 저며 왔습니다.


쉬었다 걷기를 수차례 반복했습니다.





드디어 힘겹게 군산오름에 올랐습니다.


뜨거운 햇살아래 무거운 배낭과 먹을거리를 들고

장거리를 걸어서 온 서정필 셰르파는 탈진 일보직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군산오름에서 바라본 풍경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군산오름 정상에서 전망테크로 이동하여

 비에 젖은 텐트와 각종 장비를 말리는 것을 시작으로

텐트를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쪽으로 검붉은 태양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오늘 석양이 아주 이뻤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고생끝에 낙이 오기를...





하지만,

갑작스럽게 몰아친

안개로 인해서 제대로 된 석양은 볼 수 없었습니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꽁치김치찌개 끓여 서둘러서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시원한 국물이 있는 찌개에는 소주가 최고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한라산 소주와 함께 했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내가 끓였지만 이렇게 맛있을 수가

정말로 국물맛이 끝내줬습니다.









저녁식사 후

사방이 어두워진 주변 풍경을 둘러보다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가파도, 형제섬, 산방산, 오름들 그리고 한라산의 야경이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백패킹을 위해 군산오름으로 오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군산오름 백패킹 자체가 보여준 야경과 일출은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혼자가 아닌 서정필 셰르파와 둘이기에

힘든 고난을 뚫고 가능했던 군산오름 백패킹이었습니다.


내일 아침의 일출이 기대되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