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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둘레길을 가다(인월-금계)
권경익 산림청 숲길 자문위원의 말입니다.
이곳이 지리산둘레길이 열릴때 시범구간이기도 한데요.
오늘 마지막 머물게 될 매동에서 금계지나 세동마을까지 시범구간으로 운영된 구간인데
길이 가장 평이하면서도 농촌이나 지역의 삶들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것이 인월-금계의 트레킹의 묘미죠.
2017년 5월 20일(토) ~ 21일(일), 1박 2일 동안
지리산둘레길 전구간 설계자인 권경익(산림청 숲길 자문위원)님과
(사)숲길 구례/하동 센터장을 역임하신 박무열(지리산고무신)님을 모시고 지리산둘레길 클린트래킹을 진행했습니다.
지리산둘레길 남원센터(옛 인월센터)가 위치하고 있는 인월면은
예로부터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교통의 요지라서 서울, 남원, 함양 등지에서 접근이 쉬웠습니다.
지리산둘레길 클린 트래킹은 단순히 선으로 보는 지리산둘레길의 도보여행이 아니라
면의 개념으로 바라보고 걷는 지리산둘레길 도보여행이기를 비는 뜻에서 마련한 자리입니다.
[인월-금계 구간정보]
구인월교 – 중군마을(2.1km) – 수성대(2.9km) – 배너미재(0.8km) – 장항마을(1.1km)
– 서진암(2.5km) – 상황마을(3.5km) – 등구재(1km) – 창원마을(3.1km) – 금계마을(3.5km)
안내센터 앞에는 운봉들판을 흐르는 광천과
아영 들판을 흐르는 풍천이 만나 람천이 되어 산내 만수천으로 흘러갑니다.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의 모습이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인월-금계구간의 시작은 람천 제방길을 따라 중군마을로 향하면서 시작됩니다.
권경익 산림청 숲길 자문위원의 말입니다.
보통 요즘은 잣나무를 조림하잖아요?
중근마을은 천연림으로 잣나무 군락지가 있는 마을입니다.
이 마을이 이 지역에서는 농지가 별로 없는 마을인데
굉장히 부유하게 된 게 저 잣이에요.
이 동네에서는 잣만 딸 수 있으면 부자가 되는 거예요.
잣을 따는 것도 밑에서 보통 열매 따듯 하나씩 따는데
중군마을은 나무위에 올라가서 수확한다 하더라고요.
그리고 잣 까는 공장도 이 마을에 같이 있어요.
공기도 맑고 경치도 좋고 너무 너무 좋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이렇게 지리산둘레길을 걷고 있으니 너무 좋습니다.
와 봐야 제대로 압니다.
우리나라가 아름답다는 것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습니다.
중군마을 농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작은 암자인 황매암이 나옵니다.
황매암은 주변에 황매화가 많이 피어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황매암 석천은 지리산둘레길을 걷는 이들에게 맑고 깨끗한 물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황매암에서 숲길을 걸어 수성대 계곡으로 향합니다.
수성대 계곡의 물은 인근의 중군마을과 장항마을의 식수원으로 음용될 만큼 맑고 깨끗한 물입니다.
수성대 계곡에서의 잠깐의 휴식과 함께 먹은 막걸리, 파전, 식혜는 지리산둘레길을 걷는 도보여행자에게 최고의 기쁨을 선사합니다.
배너미재(개서어나무) 수성대에서 산길을 따라 오르다
내리막이 시작되는 곳은 전설에 운봉이 호수일 때 배가 넘나들었다는 배너미재입니다.
배너미재는 운봉의 배마을(주촌리), 배를 묶어두었다는 고리봉과 함께
연결되는 지리산 깊은 산속에 있는 배와 관계된 지명입니다.
지금은 샘의 기능을 할 수 없지만 배너미재를 지나 걷다 보면 샘이 하나 나옵니다.
옛 사람들이 이 길을 걷다 물 한모금 마시고 쉬었다녔던 그런 곳입니다.
권경익 산림청 숲길 자문위원의 말입니다.
이곳이 고사리 농사짓는 것을 모르고
배추, 무, 농사와 똑 같은데 함부로 뜯고
고사리 밭도 콩밭같이 골이 있어서 안 밟고 다니면서 농사를 짓는데
사람들이 한두 개 뜯는 것도 문제지만 들어가면 길을 걷다가 밟아서 죽여요.
고사리 밭에 절대 들어가면 안됩니다.
지금도 당산제를 지내는 장항마을의 소나무 당산입니다.
장항마을 소나무 당산을 내려오면 장항마을 쉼터가 나오고
쉼터에서 장항교를 지나면 60번 지방도를 건너면서 포장된 오르막길이 나옵니다.
오르막길을 걷다보면 조망이 펼쳐지면서 송신탑이 나오고
매동마을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곧장 내려가면 매동마을이고 왼쪽으로 올라가면 둘레길입니다.
매동마을은 지리산둘레길이 처음 열릴 때 시범구간에 포함된 마을입니다.
매동마을 주민 양남수님의 말입니다.
지리산둘레길이 생기기 전에는
맨날 땅만 파먹고 살고 매동마을을 아무도 몰랐는데
지금은 우리를 찾아오니까 좋아서 제가 이래 즐겁습니다.
천리 밖에 먼데서 여기를 어디라고 오시겠어요.
그 먼데서 사방 곳곳에서 다 찾아오니까 감사합니다.
우리 일행은 엄나무집 민박에서 묵었습니다.
제가 지리산둘레길을 올때마다 머물다 가는 민박집입니다.
엄나무집 민박의 아침식사는
아주 맛있는 한정식집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고사리, 두릅 등의 나물류, 구수한 청국장, 비릿내 하나 없는 쫄깃한 조기까지
시골 어머니의 손 맛으로 차려진 아침 한상이 군침을 당기게 만들었습니다.
잘 쉬고 잘 먹고 갑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환경들이 한적한 게 좋을 것 같고
여럿이 함께 올때는 이래저래 이야기도 나누고, 혼자 올때는 이런저런 생각도 정리를 하고
그래서 지리산둘레길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숲길을 걷다보면 개서어나무 한그루가 숲속을 지키고 있습니다.
지리산둘레길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움은 다른 곳에서와는 다릅니다.
극렬하게 화려하지 않지만 아주 온화한 선과
넓은 면적에서 나오는 기후변화에 따른 아름다운 색감들
우아한 느낄이랄까?
이것이 강했던 것 같고 알 수 없는 매력에 점점 끌리게 됩니다.
백운산과 삼봉산 사이에 있는 등구재를 넘어갈 건데
전라북도와 경상남도의 도 경계를 이루는 하나의 고개를 넘어가게 됩니다.
[2011년 06월에 촬영]
상황마을의 다랑논이 한눈에 들어오고 지리산 주능선을 볼 수 있습니다.
상황마을에서 등구재까지는
계속 오르막길이라서 등구령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산나물전, 도토리묵, 아욱된장국 등 시원한 막걸리와 서비스로 주신 식혜는
도보여행의 즐거움이 사실 이런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주 좋았습니다.
박무열(지리산고무신)의 말입니다.
이 고갯길이 창원마을(경남 함양)에 사는 사람들에게 중요했던 이유는
인원장(전북 남원)을 가거나 산내면 소재지에 급히 약을 사러갈 때 그때 다녔던 길입니다.
고개라는 것은 이 지역의 삶들이 함축된 그런 장소입니다.
고딘 삶의 또 다른 표현일 수도 있고요
고개를 넘어갈 수밖에 없잖아요? 삶의 길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고개였고 또 고개를 올라오면 한번은 쉴 수밖에 없어요. 힘들어서
우리도 올라오면서 힘들었잖요
땀을 식히고 이야기를 하면
오는 사람도 있고 가는 사람도 있단 말이예요
결국은 만남의 장소가 되는 거예요.
감나무 쉼터에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창원마을이 나옵니다.
지금은 감나무 쉼터에서 왼쪽 임도를 따라 지리산 둘레길 노선이 변경되었습니다.
등구재를 넘어 창원마을에 다다르면 지리산 주능선이
왼쪽부터 두류봉 하봉, 중봉, 천왕봉, 제석봉 등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당산나무 그늘아래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등산화까지 벗고 편안하게 한 숨을 잤습니다. 여행은 늘 쉬었다 가는 것이기에...
사람이 온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사람의 인생이 함께 오기 때문이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모르는 길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는 기쁨이 크기 때문입니다.
내가 도보여행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모르는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을 아주 가까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리산둘레길을 더더 좋아하는 이유는
잘 아는 길이지만 만나는 사람들이 항상 새로운 즐거움을 지속적으로 주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1박 2일 동안 걷느라고 고생하셨고요.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웠습니다.
하나, 둘, 셋, 화이팅!
가는 곳마다 마을분들 만나서 이야기하고
같이 걸었던 분들과 이야기 했던 것 그런 모습들이 너무 좋아서
지리산둘레길은 그냥 '사람냄새 나는 길'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함께한 사람들의 말입니다.
지리산둘레길 좋은 코스 아주 즐겁게 다녀갑니다.
아주 흐뭇하고 아주 정겨운 길을 행복하게 걸었습니다. 둘레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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