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오는 제주, 갈 곳이 없어지고 할 일도 없어졌다.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다. 문득 그런 날이 있다. 공기에 비 냄새가 섞여 있지만 내 마음을 적시기에 아직 양이 부족하다. 행복을 충만하게 느끼기 위해서는 날씨라는 약간의 결핍이 필요하다. 안개에 물들고 싶은 새벽이다. 어둠을 바라보며 난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새벽부터 한라산 산행을 시작한다. 어둠 속에 내동댕이쳐졌지만 익숙함에 곧 안도감을 느낀다. 이 순간도 조만간 지나가겠지. 괜찮은 사람 세상에서 가장 짙은 어둠을 내 뒤에 두고 열심히 산을 오른다. 걸음에 집중하다 보니 먼동이 떴고 어느새 편백 숲이다. 위풍당당한 발걸음에 신이 절로 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평범하다, 특별하다'란 말보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 ..

금산 인제 금산 인제 금산…. 쳇바퀴치고는 좀 긴 걸음들을 무시로 옮기고 있었다. 인제에 들어 처음 찾은 곳은 상남면 미산동이다. 미산약수교 앞에 서서 개인약수를 품은 계곡을 바라본다. 올라가는 길이 눈에 선하고, 마음은 이미 저 앞으로 가고 있었다. 동행한 사람들의 부산한 움직임과 내린천에서 솟구치는 날카로운 바람에 흠칫 놀라 벌써 저만큼 나아간 정신을 끌어당긴다. 지역과 사람과 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아직은 찬 바람 속을 날고, 급히 한마디 보태느라 개인약수는 잊은 지 오래다. 그렇게 소개인동이며, 의식동 등을 돌고 돌아 인제의 짧은 걸음을 마쳤다. 다음날 곰배령을 찾아들었다. 기린면의 골짜기며 산봉우리들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림들이다. 오랜만에 스쳐 가는 그리운 풍경들, 방동리와 진동리..

취미가 독서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9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를 보면 성인 10명 중 5명은 1년 동안 책을 전혀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종이책 연간 독서율이 52.1%이고 독서량은 6.1권으로 나타났다. 책을 읽기 어려운 이유로 제일 많이 꼽은 것은 성인의 경우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 이용(29.1%)’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까지 가장 많은 사람이 꼽았던 ‘시간이 없어서(27.7%)’를 밀어냈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매체 이용 다변화가 독서율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임을 보여준다. 그 외 ‘책 읽는 것이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 13.6%, ‘다른 여가활동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11.9%, ‘책을 읽을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5.4%로 나타났다..

1997년 나의 첫 해외여행이 시작되었다. 여름방학을 맞아 약 1달 동안 하노이를 중심으로 베트남 북부여행을 다녀왔다. 2000년, 뉴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10개월 동안 인도와 네팔을 여행했다. 낯선 곳에서 지낸 그때의 삶의 교훈은 인생의 여행자로서 삶에 초석이 되고 있다. 한 달 이상의 장기 여행이 좋은 이유는 여행이 일상이 되고 그 일상 속에 모험을 즐긴다는 점이다. 장기 여행은 정해져 있지 않은 불확실함과 수없이 마주하게 된다. 불확실한 순간과 만남은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고 인생과 세계관을 변화시킨다.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으로 준비만 하고 실행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 일상을 벗어나면 내가 서 있는 모든 곳이 내 일상이 된다. 딱하다 당연..

신체 리듬은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보통 자정에 잠을 자고 오전 6시에 일어난다. 널리 알려진 수면 주기는 1.5시간이다. 나는 이 단위의 4배인 6시간을 잠을 잔다. 일과의 규칙성을 살펴보면 이는 이미 습관으로 자리 잡은 시간의 흐름 속 행동이다. 사람들은 시간을 생산활동, 유지활동, 여가활동으로 보낸다. 일주일 168시간을 기준으로 수면시간을 제외하면 126시간이다. 직업의 종류가 다르고 근무 시간의 차이가 있지만, 생산활동에 투입되는 시간은 40시간(표준근로시간)이다. 나머지 86시간은 이동, 식사 등 유지활동과 취미, 휴식 등 여가활동이다. 보통 여가활동은 TV 시청, 스마트폰 사용, 운동이나 영화감상 등이 대부분이다. TV보다 더 중독성이 강한 것이 스마트폰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스마트폰에 무아..

여행의 들뜸으로 인한 부산스러움은 없다. 늘 그랬던 것처럼 시간에 쫓기어 변화되어 가는 차창 밖의 흐름도 외면한 채 길을 재촉했다. 조금만 더 여유로웠더라면 인제에 잠시 들러 막국수 한 그릇의 즐거움을 위장에 담아 갔었을 텐데 그날도 초행길인 양 낯선 여행을 하고 있었다. 두 주일 전쯤 그렇게 진부령에 발을 디밀었다. 대관령의 넉넉함이나 미시령의 더딘 아름다움과는 사뭇 다르게 진부령은 늘 시리게 서럽다. 향로봉을 향해 백두대간의 걸음을 더는 옮길 수 없어서인지, 고성전망대에서 바라본 갈 수 없는 해금강의 아름다움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진부령은 오늘도 서럽게 나를 맞는다. 오랜만에 흘리에 들렀다. 흘리는 넉넉해야만 한다. 백두대간 위에 선 그 만큼의 넉넉한 땅이 쉽지 않은 까닭이다. 허나, 흘리도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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