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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베트남 여행]-6일차(12/13), 앙코르와트, Khmer Taste Restaurant, 사이공 생맥주, 아목, 씨엠립 자전거여행 등
배고픈한량 2024. 12. 28. 00:28
오늘은 특별한 일정을 세우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늦게 숙소를 나왔고 바로 자전거대여소로 가서 도시형 자전거를 3$에 빌렸다. 안장은 쿠션이 있고 좋았는데 페달과 운전대의 구조가 내 체형과 맞지 않아 어색했다. 천천히 페달을 밟아 단골 식당으로 향했다.
현지인만 찾는 간판도 없는 허름한 식당에서 사흘 동안 그들과 좁은 공간에서 함께 아침을 먹었다. 불현듯 낯선 외국인이 그들 삶에 끼어들었을 때 반색하기보다는 그들과 삶을 함께해 준다며 좋아했다. 그들의 마음은 전혀 차갑지 않았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내가 지나가기만 해도 웃으며 손까지 흔들어 주었다. 내일부터 이곳에 올 수 없다는 것이 진한 아쉬움으로 남아 쉽사리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어 ‘어꾼(감사합니다)’
씨엠립을 떠나기 전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사원이 두 곳 있었다. 하나는 어제 다녀온 타 프롬이고 나머지 하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앙코르와트다. 시내를 벗어나면서 폭 2m 정도의 숲속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여 앙코르와트로 향했다. 노면 상태는 비교적 양호했지만, 오르막 내리막이 곳곳에 있어 도로 옆을 달리는 것보다 힘이 들었다.
시내에서 30여 분 만에 앙코르와트에 도착했다. 지난번 새벽에 왔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지난번에는 앙코르와트의 신비함에 경외 되었다면 이번에는 여유가 있는 평화로움에 빠져들었다. 이번에는 내부의 모습보다는 외부의 모습을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3일 만에 다시 찾은 앙코르와트, 전날 밤에 내린 비 때문인지 모든 것들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외곽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내부를 볼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나를 전율시켰고 북쪽 회랑을 지날 때 누군가 숨어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회랑 기둥에 그녀가 있었고 수줍은 표정에 난 웃고 말았다. '스어스다이(안녕하세요)’
오전 11시가 되기 전 앙코르와트를 나왔다. 자전거 도로가 아닌 도로를 따라 시내로 들어왔다. 무더운 한낮의 열기는 시원한 앙코르 생맥주를 생각나게 했다. 일체의 망설임도 없이 외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Khmer Taste Restaurant에 들어섰다.
생맥주를 주문하자 땅콩이 서비스로 나왔고 거침없이 쭉 들이켰다. 카~ 시원하다. 사람들이 더 몰리기 전에 음식을 주문하면서 생맥주를 한 잔 더 추가했다. 차가운 생수 1병을 서비스로 줬고 이내 음식이 나왔다. 캄보디아의 전통음식인 아목이다.
주재료는 코코넛 우유와 잉어 같은 민물 생선, 각종 향신료로 만든다. 생선 대신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나는 소고기를 선택했다. 아목과 쌀밥의 궁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끝내주는 맛이었다.
음식을 먹는 동안 식당은 이미 만석이 되었다. 조금 늦게 왔더라면 앉을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만 했을 것이다. 저녁에 먹으려고 추가 주문한 포장 닭고기 햄버거를 받고 나서 카드로 5.5$를 결제했다. 음식의 맛, 품질, 서비스 모든 점이 훌륭했고 가격 또한 저렴했다. 다시 한번 방문해 보고 싶었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었다.
될 수 있으면 무더운 한낮에는 숙소에 머물렀다.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출출해서 커피와 함께 낮에 포장해온 햄버거를 먹었다. 해가 꽁무니를 내빼기 시작하는 오후 5시쯤 다시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왔다.
내일 프놈펜으로 떠나야 해서 자전거를 타고 관광지가 아닌 시내 외곽을 돌아다녔다. 조금 더 그들 삶에 들어가 보려고 무례하게 모일 수 있겠지만 아주 조심스럽게 그들에게 접근했다. 이런 나의 행동은 관광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현지인의 생생한 삶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어둠이 깔린 후 자전거를 반납했다. 낮과 달리 밤은 또 다른 세상의 삶을 만들고 있었지만 난 그 속에 속할 수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화려한 조명의 시끌벅적함보다 은은한 분위기의 아늑함을 더 좋아하게 된 것이다. 한 시간가량 씨엠립에서 마지막 밤거리를 걸은 후 숙소로 돌아왔다.
샤워한 후 포장해온 닭국수를 먹으며 소맥을 마셨다. 풀어 놓았던 짐을 여행용 가방에 다시 챙겨 넣었다. 1층으로 내려간 후 집주인에게 비용을 낼 테니 내일 아침 버스터미널까지 태워달라고 했다.
그동안 정이 들었던지 무료로 태워준다고 했지만 Grab앱의 요금과 동일한 2$를 줬다. 내가 준 돈을 받아 미안했는지 잠시 밖에 나갔다 오더니 식용 벌레 튀김을 들고 들어왔다. 그렇게 우리의 송별 맥주 파티가 시작되었다.
27년 전부터 해외 봉사활동을 다녔었다. 그중 인도에서 원시 부족과의 생활은 그 자체만으로도 해외여행에서 접하게 될 음식, 문화 등 당면할 수 있는 많은 문제를 아무것도 아닌 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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