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의 긴 터널을 말없이 걸었다. 비가 그친 새벽은 몽환적인 어둠과 물 내음이 묘하게 섞여 있다. 침묵을 깨는 건 여행용 가방이 만들어낸 바퀴 굴러가는 소리뿐이다. 소리의 형태가 콘크리트, 아스팔트, 보도블록 등에서 다르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오전 3시 40분 공항버스를 탔다. 조명이 꺼지고 안내방송마저 끝나자 공항버스는 사람 눈같이 생긴 전조등 불빛에 의지한 체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달린다. 버스는 침묵만이 존재하는 공간 같았다. 잠이 들것 같지 않아서 뜬눈으로 일출을 기다린다. 어느새 사위가 밝아지고 해가 모습을 드러낸다. 집과 점점 멀어질수록 내 가슴은 더 크게 설레기 시작한다. 차장에 비친 들뜬 내 모습에 설레고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새벽의 수줍은 풍경에 설렌다. 이번 여행을 처음..

2024년 5월 27일부터 6월 18일까지 21박 23일간의 유럽 여행은영국(런던, 브라이턴, 세븐시스터즈, 모레턴-인-마시, 버튼-온-더-워터) 프랑스(파리, 렌, 몽생미셸, 베흐농,쥐베흐니) 네덜란드(암스테르담, 룩셈부르크, 잔담, 잔세스카스) 벨기에(브뤼셀, 뷔르헤, 헨트)룩셈부르크(뤽상부르)독일(프랑크푸르트, 트리베르크, 쾰른, 하이델베르크, 라인뤼데샤임, 비스바덴, 뷔르츠부르크)6개국 25개 도시를 다녔다. [21박 23일간의 여행일정] [21박 23일간의 여행준비]□ 숙소예약(유스)호스텔 Dormitory를 이용함숙박 앱 아고다(agoda)를 이용하여 6달전부터 예약을 함AgodaVip Platinum으로 vip 특가 혜택을 최대 25% 할인 받았음 - 영국 런던(4박) : Clink 261 ..

오늘도 푹 잤다. 잠들고 일어날 때까지 한 번도 깨지 않았다.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아직 퇴근하지 못한 능선 위쪽의 달을 올려다봤다. ‘우리를 지켜줘서 고마워. 근데 너 많이 외롭구나!’ 텐트에서 가부좌하고 명상을 했다. 그렇게 10여 분이 지났다. 텐트 밖으로 날이 밝기 시작했다. 하화도에서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배를 탈 시간이 밀물이 밀려오듯 빠르게 다가왔다. 서쪽 바다의 먹구름을 보고 조금 빠르게 야영지에서 철수할 준비를 했다. 아침의 바닷바람은 차가웠고 이따금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쏟아지지는 않았다. 배낭을 다 꾸리고 주변 정리까지 마친 후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봤다. 봄과 가까운 겨울의 끝자락에서 섬과 섬의 공간은 더없이 가깝게 느껴졌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깝게 보이지만 현실은 닿을 ..

영하 4도였는데 춥지 않았다. 핸드폰 알람이 울리기까지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잤다. 텐트 밖으로 나왔을 때는 어제 아침과 같은 강풍은 불지 않았다. 세상은 하루 만에 평온을 되찾았다. 어두컴컴한 세상에 새벽 어스름이 깔린 바다는 적색 편광이 돌산도 위로 멋지게 퍼져나간다. 노지 야영의 가장 좋은 점은 온전한 자연과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푸른 하늘에 두둥실 떠다니는 구름의 모습, 끊임없이 출렁거리는 파도의 생성과 소멸,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색채의 웅장한 변화를 어떤 장벽도 없이 관조할 수 있다. 갑자기 배가 아팠다. 자연에서 해결할 수 있는 지형이 아니라 잰걸음으로 백야 선착장 화장실까지 갔다. 어둠의 보자기에 싸여있던 고요한 마을이 새벽부터 소란스러웠다. 일단 급한 볼일을 해결하고 백야도 여객선 ..

사위가 아직은 어둠으로 둘러싸여 있다. 온돌방이 뿜어내는 열기를 식히려고 창문을 조금 열었는데 찬 공기가 확 밀려 들어왔다.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바람은 포악한 괴성을 질렀다. 어제와는 완전히 딴 세상이다. 오전 7시가 지나 아침을 먹으려고 밖으로 나왔다.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바람이 온몸을 강타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게 아니라 몽둥이로 때리는 것 같았다. 정말 인정사정없이 불어댔다. 이렇게 바람을 맞다가는 온몸에 멍이 들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어제와 달리 너무 추웠다. 오픈 시간 전이라 커피는 포기하고 모텔로 돌아왔다. 모텔 방의 온기가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약속 시각까지 온돌방에 누워 시간을 보냈다. 아무래도 오늘은 일정대로 목적지에 못 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It’s my life(중..

카톡이 온 것은 어제 오전 9시 10분이었다. 2월도 오늘이 지나면 하루밖에 남지 않는다. 세월의 흐름이 연령대의 속력으로 흐른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의식하면서도 평범한 일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서서히 곪아가는 종기 같은 내 마음을 한순간에 해방해준 카톡이 그런 순간에 온 것이다. 말보다는 행동이 빠른 나이기에 순식간에 모든 것을 결정했고 일정을 조율했다. 삼일절 연휴가 코앞이지만 어렵사리 왕복 기차표를 예매했고 내일 묵을 여수 숙소도 예약했다. 멈춘 것 같은 심장이 다시 요동치며 뛰기 시작했을 때의 쾌감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세심하게 계획된 여행도 좋지만, 때론 갑작스럽게 떠난 여행이 삶에 더 많은 활력소를 준다. 자 떠나자. 매화가 활짝 핀 남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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