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의 중심에서 일사천리를 탐하다.

 

 

 

 

황악산은 산림청 및 블랙야크 선정 100대 명산이자, 백두대간의 중심에 우뚝 솟아 높이가 1,111m(일사천리)인지라

이산에 오르면, 원하는 바가 '일사천리'로 이루어진다하여 이를 바라는 염원에 신년산행지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2016년 1월 2일 토요일 오전 7시.

대전시청에서 마모트 랩핑버스를 타고 황악산으로 향했다.

대전토요산악회 분들과 3개월만에 함께하는 2016년 신년산행이다.

 

 

 

 

오전 8시 20분.

금강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우두령에 도착했다.

안전산행을 위해 모두가 모여 신나는 체조의 시간도 가졌다.

 

 

 

 

소머리처럼 생겼다 하여 우두령이라 불리는 산행 들머리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우두령은 소백산맥의 대덕산에서 동쪽으로 가야산 방면으로 뻗는 지맥 중의 국사봉과 수도산과의 안부에 위치한다.

남북방향의 고개로 북사면은 낙동강의 지류인 감천의 상류계곡과 통하고, 남사면은 낙동강의 지류 황강의 상류하곡과 이어진다.

 

 

 

 

오늘 산행은

우두령 ~ 삼성산 ~ 여정봉 ~ 바람재 ~ 신성봉 갈림길 ~ 형제봉 ~ 황악산 ~ 직지사 갈림길 ~ 직지사(주차장)까지 약 14.5km의 코스이다.

 

 

 

 

 

겨울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등산로 양쪽에 늘어선 노송과 참나무가 하늘을 덮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평평하고 완만하며 비단같이 부드러운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니

우두령을 출발한지 1시간도 안되어서 삼성산에 도착을 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엷은 미세먼지로 산맥의 풍경이 맑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백두대간의 중심이라는 말이 무색치 않게 서쪽으로 민주지산, 삼도봉, 덕유산, 남쪽으로 수도산과 가야산이 보였다.

 

 

 

 

높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석산이 아닌 육산이어서

선두, 중간, 후미가 큰 차이없이 산행속도가 비슷하여 여정봉에 다 함께 모이게 되었다.

 

 

 

 

 

눈길에 넘어지면서도 아무런 사고없이 여정봉을 내려오니 저멀리 황악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해발 1,111m 황악산을 중심으로 백운봉, 신선봉, 운수봉이 치솟아 직지사를 포근히 감싸준다.

 

 

 

 

예로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원래는 황학산이라 불렸다고 한다.

높은 봉우리라는 뜻에서 '악(岳)'자를 섰으나, 높은 산임에도 석산이 아닌 육산이어서 흙의 의미를 담은 '황(黃)'자를 붙였다 한다.

 

 

 

 

"아이젠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바람재로 향하는 내리막길에서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다.

 

 

 

 

모두들 짧은 거리라 그냥 내려가기 시작했다.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음지라 그런지 생각보다 무척이나 미끄러웠다.

 

 

 

 

 

"2016년 안전산행을 위하여..."

 

무사히 바람재에 도착한 대전토요산악회 사람들은

케익과 샴페인으로 신년 기념산행을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바람재에서 형제봉까지 1.5km이지만

0.7km를 급경사지를 올라가야 하기에 이번 산행코스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코스이다.

 

천천히 가뿐숨을 고르면서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옮겼다.

 

 

 

 

 

 

형제봉을 지나 황악산 정상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갔다.

옛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이라고 불렀으나 직지사의 현판 및 택리지에는 황악산으로 되어 있다.

 

 

 

 

 

백두대간의 중심인 황악산 정상에서 한동안 말없이 주변을 둘러봤다.

 

우리민족 고유의 지리인식체계이며 백두산에서 시작되어

금강산, 설악산을 거쳐 지리산에 이르는 한반도의 중심 산줄기에 내가 지금 서 있다.

 

 

 

 

왜 보려고 하는가?

왜 들으려 하는가?

왜 알려고 하는가?

왜 생각하려는가?

왜 입을 열려고 하는가?

왜 주먹을 쥐려고 하는가?

.

.

.

하나를 보면 둘을 보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소리를 들으면 뜻을 알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알게 되면 감정이 격하게 마련이다.

생각을 하면 절규하게 마련이다.

주먹을 쥐면 부수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뛰면 몸을 다치게 마련이다.

 

 

 

 

황악산 정상 옆 헬기장에서

겨울의 따뜻한 오후 햇살을 받으며 점심을 먹은 후 생각에 빠졌다.

 

2016년 나의 키워드(key word)는 '희망'이다.

 

'simple life, high thinking'

물질생활을 간소하게 할수록 인간정신은 충족되고 높이 솟을 수 있다.

 

티가 있다는 것은 눈에 티가 끼어 있다는 뜻이며, 밖에 있는 티를 못 보는 것은 마음의 눈에 티가 끼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맑으면, 마음의 거울에 티가 없으면, 눈으로 보는 밖의 객체의 아무리 작은 티도 다 보인다.

 

 

 

 

조금밖에 남지 않은 눈쌓인 등산로를 내려와 직지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계절은 눈쌓인 겨울에서 낙엽이 떨어진 가을로 역행하고 있었다.

 

 

 

 

울창한 소나무, 참나무 숲과 깊은 계곡에 옥같이 맑은 물,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설화가 아름답게만 보였다.

 

 

 

 

 

조선시대 사명대사가 출가하여 득도한 절로 유명한 직지사에 도착을 했다.

겨울이지만 봄날같은 산행이 이렇게 끝났다.

 

 

 

 

2016년 신년산행을 자축하는 즐거운 뒤풀이 시간을 가진 후 우리는 대전으로 출발했다.

 

Happy New Year

2016년 새해에는 행복가득,

사랑가득한 한 해가 되길 희망합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래킹 후기 3편 - "데레 미또차"

 

 

"데레 미또차"는 네팔어로 우리나라 말로는 "매우 맛있습니다."를 의미합니다.

 

 

 

 

본격적인 ABC트래킹이 시작된 3일차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일정은 란드록 - 지누난다 - 촘롱 - 아래시누와 - 위시누아 - 뱀부 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오늘도 룸메이트인 박종의 셰르파와 저의 기상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조용한 새벽녘에 몸의 뒤척임을 감지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말을 합니다. 깼어?? 그럼 불키지 뭐!!

저녁부터 이어진 옆방의 코고는 소리는 새벽까지 계속 요란하게 울립니다.

 

 

 

 

네팔에서의 첫날과 마찬가지로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깨어났습니다.

한국시각으로는 오전 6시가 넘었으니... 아직까지는 몸이 한국시각을 기억하는거 같습니다.

 

층간 및 층벽 소음이 심한 롯지에서 우리의 이른 기상은 곧 알람시계처럼 울려펴집니다.

모두에게 미안합니다. 하지만, 새벽 밤하늘의 별과 웅장한 안나푸르나 산맥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가만히 누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오전 6시쯤 아침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젯밤...

소주, 맥주, 창(네팔 전통술-한국막걸리와 비슷)을 섞어 마신 사람들의 속을 풀어줄 북어국이 나왔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한국에서 해장국은 돈주고 사먹는 음식일 뿐입니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은 후

치카치카... 양치를 하고 있는데 주변이 상당히 소란스럽습니다.

이유는... 저멀리 안나푸르나 산맥이 보이자마자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15년전... 이곳 네팔에서 깨달았던 것이 있습니다.

순간을 놓치면 안됩니다. 순간이 평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V자로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오늘 출발이 아주 좋습니다.

 

 

 


 

우리의 소란스러움이 텐트로 전달된 듯 합니다.

내내 조용한 침묵만을 유지하던 텐트에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출발준비를 마친 나는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굿모닝!!! 나마스테!!! 소리없는 메아리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크게 외칩니다.

 

 

 

 

블랙야크 히말라야 트레킹

오전 7시. 오늘 트래킹의 첫발을 내딛기 전에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대체 왜?? 설렘때문인가요??

 

블랙... 야크... 히말... 라야... (중략) 유라... 시아...
힘찬 구호도 외쳐봅니다. 언제나 마무리는 유라... 시아...가 됩니다. 그 이유는 다녀오신 분들은 다 아시겠죠??

 

 

 

 

 

 

란드룩 마을을 벗어나 포터의 뒤를 이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출렁다리를 건너갑니다.

도처에 산재되어 있는 출렁다리는 ABC트래킹의 색다른 볼 거리를 제공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장난은 금물...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건너기 보다는 몇명씩 분산되어 안전하게 건너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렁다리 만큼 ABC트래킹 도처에서 볼 수 있는 폭포는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웅장하게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의 경의로움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 색다른 분위기의 트래킹이 시작되었습니다.

란드룩과 지누난다의 중간쯤에 위치한 롯지를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이곳 롯지에서 화장실도 가고... 쵸코바, 사탕 등도 먹으면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저는 그냥 휴식을 취하면서 탠디 어시스턴트 셰르파와 셀카를 찍었습니다.

 

 

 

 

어디선가 나타납니다.

어느 롯지나 꼭 있다는 그거... 바로 '개'입니다.

무슨 개들이 낯선 사람이 나타나도 전혀 짖지를 않습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끝까지 초코바를 노려보고 있는 검둥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개실망일겁니다.ㅋㅋ

 

 

 

 

 

휴식을 마치고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작게 들리던 물줄기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립니다. 아마도 큰 물줄기가 있는 듯 합니다.

 

 

 

 

 

아하... 다름아닌 모디콜라였습니다.

모디콜라를 건너기 위해서는 너울이 심한 큰 출렁다리를 건너야 지누난다로 갈 수 있습니다.

사람이 지나갈때마다 출렁다리가 더욱더 거세게 흔들립니다.

개인적으로 스릴이 있다기보다는 놀이동산에서 안전띠 없이 청룡열차를 타는 기분입니다.

 

 

 

 

더 놀라웠던 사실은 모디콜라 옆에서 야영을 하고 있던 외국인을 출렁다리를 건너며서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그들이 보기엔 출렁다리를 건너는 우리가 재미있었을 겁니다.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를 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모두들 안전하게 출렁다리를 건너왔습니다.

짧지만 강력했던 긴강감이 ABC트래킹에 묘미를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출렁다리에서 경사진 계단을 올라섰습니다.

 

 

 

 

 

계곡넘어 산능선에 위치한 지누난다가 눈에 들어옵니다. 다 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습니다. 지진으로 인해 주변 곳곳이 산사태가 발생하여 위험한 곳이 한두곳이 아닙니다.

 

정말로 조심해서 이곳을 지나야 합니다. 다시 긴장감을 느낍니다.

마침내 모두들 안전하게 산사태지역과 계곡의 나무다리를 건넜습니다. 이제부터 안심이 됩니다. 휴~!!!

 

 

 

 

 

 

9시 37분. 란드룩에서 출발한지 2시간 30여분만에 지누난다에 도착을 했습니다.


출렁다리와 산사태지역을 통과하면서 다들 긴장을 했었는지...

지누난다에서 오랜시간 휴식을 취합니다.(사실... 포터의 움직임보다 우리가 빨라서 오래 쉬었습니다.)

 

 

 

 

 

 

뜨거워진 햇살과 급경사지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누난다에서 점심식사 장소인 촘롱까지는 끝없는 오르막입니다. 결코 쉽지많은 않은 길입니다.

 

 

 

 

정말로 개부럽습니다. '개팔자 상팔자'입니다.
돌담위에서 한가롭게 낮잠을 즐기고 있는 개가 오늘따라 왜이리 부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끝이 없어 보이던 오르막에 올라서니...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여기가 촘롱입니다. 한국식으로 잘못 발음하면 촘놈이 되니 유의해야 합니다. ㅎㅎ

(전 참고로 대전광역시민으로 도시놈이지만... 도시촌놈이라 불리우는게 더 좋습니다.)

 

 

 

 

 

그동안 내가 누렸던 모든 물질문명이 주는 즐거움을 잊고

산에서의 간결한 생활이 주는 충만함을 현지인의 수공예품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감동적입니다.

 

  

 

 

 

11시 40분이 조금 지난 후... 촘롱의 KALPANA GUEST HOUSE에 도착을 했습니다.

 

첫날의 제 모습을 보고

이제는 등산화를 벗고 슬리퍼를 신거나... 맨발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모두에게 아주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오늘 점심은 라면입니다.

라면을 먹기 위해서 너무나도 긴 시간(1시간 20분정도)을 기다려야 했지만... 맛있게 끓여준 COOK에게 감사의 말을 남깁니다.

 

데레 미또차... (매우 맛있습니다.)

 

 

 

 

출렁다리까지는 2,980개의 계단(밍마 셰르파의 말에 따르면...)을 내려가야 합니다.

 

 

 

 

 

발음에서 한국식 촌놈과 비슷한 촘롱은 마을 전체에 똥냄새가 아주 많이 퍼져있습니다.ㅋㅋ
그리고 다양한 동물들의 똥이 계단에 분포되어 있기에 아주 주의해서 걸어야만 폭탄이 터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촘롱에서 시누와(아래시누아, 위시누아)까지는 출렁다리를 기준으로 내리막과 오르막의 포물선 길을 따라 걸어야 합니다.

점심을 먹고... 한없이 내려갔다가... 또 한없이 올라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헥헥~~!! 저절로 숨이 찹니다.

 

 

 

 

아래시누아에 도착하기전 조금만 롯지 벤치에 사람들이 열을 맞추어 앉아 있습니다.

무뎌진 발걸음을 중력이 계속해서 끌어당기고... 배낭은 한 없이 무겁게만 느껴지니... 오르막길을 올라오느라 힘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출된 단체사진 행렬에... 사진을 찍어봅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 본사팀의 플랜카드... 역시 기회는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입니다. 굿입니다.~ 굿!!!

 

 

 

 

 

 

 

오후 2시 50분... 아래시누아와 도착을 했습니다.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발의 피로도 다시금 풀어봅니다.

따뜻한 밀크티를 마시면 오랫동안 휴식을 취해 봅니다.

 

 

 

 

 

잠깐동안 현장독서라는 사진을 찍기 위해... 신승민 셰르파와 모든 사람들의 야유를 들으면서 포즈도 취해봅니다.

ABC트래킹을 왔는데... 책을 가져온 것은 저 하나뿐이었습니다. 역시 대단한 뚜벅이입니다. 자화자찬!!!

 

 

 

 

 

아래시누아에서 이제는 다시 이동을 시작합니다. 다시금 오르막에서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모두 지쳤다는 뜻입니다.

생각보다 오늘 뱀부까지의 길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실제로 멀었습니다. 어둠이 주변에 깔리고서야 도착했으니까요!!

 

 

 

 

위시누아에서는 아예 행렬이 나뉘었습니다. 선두, 중간, 후미로... 벌써 오후 4시가 넘었습니다.

위시누아에서 뱀부까지는 2시간 가량 걸린다고 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덜 걸렸지만...

큰일입니다. 현저히 움직임이 더 둔해지고 있는 박정옥 도전자가 걱정입니다.

 

 

 

 

 

박정옥 도전자는 고산병은 아니지만... 약간의 탈수증세가 있었습니다.

물론 다음날... 고산병으로 여러사람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지만... 이날은 확실히 탈수증세였습니다.

 

현지 가이드 셰르파, 김종률 도전자 그리고 제가 박정옥 도전자와 함께 후미로 천천히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갈길이 멀고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점점 더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은 저 또한 어쩔수 없었습니다.

 

 

 

 

대나무가 많아서 뱀부(bamboo)라고 불리는데... 주변에 대나무가 무성하게 나타나도 뱀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큰일인 것은... 내리막 길은 그나마 본인 스스로 움직이면서 내려오는데...

오르막 길은 전혀 움직일 수 없어, 제가 스틱을 잡고 리어카 끌듯이 끌고 올라오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걷기를 1시간 30분...
서로의 온몸에 식은땀이 흐리고 발걸음이 한없이 무뎌질때 쯤

주변의 어둠을 흐미한 불빛이 비추고 있는 뱀부에 드디어 도착을 했습니다.

 

다왔다. 다왔어!!!

살았다. 살았어!!!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쏟아집니다.

오늘 하루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내일이 걱정됩니다.(실제로 염려가 현실이 되었지만...)

 

 

 

 

방배정을 끝난 후 뜨거운 물로 샤워를 마친 나는... 긴장이 풀렸던지 졸음이 몰려왔습니다.

저녁식사 전후로 간단하게 소주를 마신 후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날 밤 뱀부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습니다.

 

to be continue.... 4편이 이어집니다.

한라산 산행 - 충청 Sherpa와 함께하는 도전

 

 

 

 

 

 

 

 

 

 

 

 

 

 

 

 

 

선발대로 제주에 먼저 도착한 충청세르파 3명(김창현, 문성식, 서정필)이 먼저 서귀포에 도착했습니다.

이중섭 거주지 및 거리, 자구리 해안, 정방폭포, 작가의 산책길 등을 탐방하면서 나른한 오후를 여유있게 보내고 있습니다.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탐방후 숙소인 서귀포수련원 바로 앞에 있는 평화식당이라는 곳에서 전복뚝배기에 한라산 소주한잔 마시면서 일행을 기다립니다.

 

 

 

 

저녁 7시가 넘어서야 "충청 Sherpa와 함께하는 도전" 2015년 마지막 이벤트인 한라산 산행을 위해

4인의 충청 Sherpa(김창현, 문성식, 서정필, 이장원)와 6명의 명산100 도전자(김종률, 민경두 ,박정옥, 배순이, 이승희, 정안수)가 서귀포 수련원에 모였습니다.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서 구입한

회(참방어)

전복

모닥치기

야채와 김

등으로 간단한(??) 만찬을 준비하여 완등 축하파티를 미리 열었습니다.

 

 

 

 

 

 

배순이(98좌), 이승희(99좌) 도전자님은 다음날 명산 100 완주를 백록담에서 하실 예정입니다.

시작을 잘 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끝을 잘 맺는 사람들은 적습니다. 명산100 완주자들은 정말로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12월 16일(수) 6AM.

한라산 산행을 위해 완전군장(??)을 갖춘 10명의 사람들이 새벽부터 서귀포 시내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불꺼진 거리를 헤메는 이유는 단지 아침밥을 먹기 위해서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숙소에서 가까운 식당에서 순대국밥으로 아침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아침을 먹은 후 서귀포 동문로터리에서 버스를 타고 성판악에 도착을 했습니다.

산행준비를 하고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간간히 불고 있는 약간 흐린 날씨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 좋았습니다.

 

 

 

 

 

 

산행이 시작되자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것보다 훨씬 좋기에 기쁜 마음으로 눈을 맞으면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숲속에 들어서니 차가운 바람도 약해지고 몸에서 열도 나고 해서 모두들 두꺼운 겉옷을 벗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이 더 많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등산로 주위에 가득한 조릿대는 이미 눈으로 덮여 한폭의 그림이 되어 버렸습니다.

속밭대피소 바로 아래 삼나무군락지를 지날때는 한박눈으로 변해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도 힘들었습니다.

 

 

 

 

 

 

이윽고 속밭대피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한것도 사실입니다.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아이젠을 착용하고 진달래밭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끝없이 쏟아지는 눈들이 그들의 어깨를 누르는 듯

모두의 발걸음이 조금씩 더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꽃을 심어야 꽃밭에 여백이 생깁니다.

오늘은 눈이 내려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에 여백이 생겼습니다.

 

 

 

 

 

진달래밭에 다달를수록

정면을 똑바로 보기 힘들정도로 차갑고 매서운 바람과 함께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서둘러서 진달래밭으로 향했습니다. 헉헉~ 숨이 차 오릅니다.

 

 

 

 

 

오전 10시 20분.

힘겹게 진달래밭에 도착을 했습니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이 현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기상악화로 통제된 것입니다.

물이 홍수가 된다고 물을 나무랄 수 있나?

흙이 무너져 사태가 난다고 흙을 나무랄 수 있나?

 

 

 

 

 

 

진한 아쉬움이 우리의 가슴속에 남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라산 동능정상으로 발걸음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포기는 우리에게 상당한 힘을 부여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상황을 주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든 원할때 다시 한라산을 찾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으니까요!!!

 

 

 

 

 

 

 

성판악 코스로 다시 하산하면서 새햐안 설산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정상등정을 못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이른 아침에 출발한 성판악 탐방센터에 다시 도착하여 이날의 산행을 정리합니다.

서울에서 오신 도전자분들과 여기서 아쉽지만 작별의 인사를 하면서 다음을 기약해봅니다.

충청세르파 4명(이장원, 김창현, 문성식, 서정필)은 다시 시외버스를 타고 서귀포 수련원에 도착합니다.

 

 

  

 

 

저녁을 해결하기 위하여 서귀포 수련원 근처의 "덕성원"이라는 중국음식점을 방문합니다.

사천짜장, 해물짬뽕, 탕수육 등을 포장하여  숙소인 "서귀포 수련원"에서 충청세르파분 4명이 성대한 만찬과 함께 오붓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울릉도 성인봉 산행 - 나리분지, 알봉분지, 신령수, 성인봉 원시림

 

 

해발 986.7m의 성인봉은 성스러운 성인의 산이라 하여 성인봉이라 일컬어지며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된 원시림 지역에는 섬피나무, 너도밤나무, 섬고로쇠나무 등 희구수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봄, 여름, 가울, 겨울 각기 다른 천혜의 자연을 선보이며 산악인들을 유혹한다.

 

 

 

 

육로 일주, 성인봉 산행, 해상 일주, 독도 탐방

울릉도를 여행하는 네 가지 방법이며, 이중에서 오늘은 성인봉 산행에 대해 스토리를 쓰려고 한다.

 

 

 

 

성인봉을 오르는 주요 등산코스는

나리분지~성인봉, 대원사~성인봉, KBS울릉중계소~성인봉, 안평전~성인봉 네가지 방법이 있다.

이중 가장 수월한 것은 나리분지에서 출발해 성인봉 정상에 올라선 뒤 대원사 입구로 하산해 곧바로 도동에 도착하는 코스이다.

 

 

 

 

 

[천부-나리분지 버스시간표]
07:35, 08:15, 09:45, 11:20, 12:35, 14:25, 16:15, 17:20, 18:00

 

도동/저동에서 일주버스 탑승하여 천부(종점)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나리분지행 버스로 갈아타면 쉽게 나리분지에 갈 수 있다.

 

 

 

 

울릉도에서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는 특이하게도 칼데라(분화구) 안에 자리잡고 있다.

화산 폭발로 생긴 불화구 안에 화산재가 쌓이면서 오늘날과 같은 나리분지가 만들어졌다.

 

나리분지는 동서로 1.5km, 남북으로 2km에 이른다. 울릉도에서 나리분지처럼 넓고 평평한 땅을 찾아볼 수 없다.

울릉도 감찰사 이규원도 “둘레가 40여 리나 되어 몇 천 호의 주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나리동이 설읍의 적지”라고 보고했다.

 

실제로 울릉도 개척시대에는 93가구 500여 명의 주민이 살았다고 한다.

이곳에 정착한 개척민들은 식량 사정이 열악해질 때면 주변에 흔하게 널린 섬말나리의 뿌리를 캐 먹으며 연명하기도 했다.

‘나리’라는 지명도 그런 연유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유난히 ‘라도’(전라도) 사람이 많이 들어와 살던 곳이어서 나리동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꼬불꼬불한 오르막길을 거침없이 달리는 버스는 15분만에 나리분지에 도착을 한다.

 

 

 

 

울릉도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 중 하나로 나리분지에서 알봉분지를 거쳐 신령수까지 이어진 코스이다.

기후와 지형을 극복하며 살았던 서민의 삶과 문화를 함께 담고 있어 울릉도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숲길이다.

 

총 길이는 약 4.5km 정도의 숲길이 잘 보존되어 있고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이며

흐린 날의 안개 속은 신화 속으로 접어드는 듯 신비롭고, 코 끝에 스치는 피톤치드향이 진정한 힐링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다.

 

 

 

 

울릉도 유일의 평원지대인 이곳 나리분지에는 각종 희귀멸종위기의 수목들이 즐비하게 원시림을 형성하고 있다.

 

원시림이란 오랜기간동안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없고,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아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숲을 말하는 것으로

울릉도 원시림은 성인봉을 중심으로 분포하며, 울릉도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희귀식물들이 많이 자라고 있어서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에는 솔송나무, 섬단풍, 섬피나무 등 울릉도에서만 분포하는 수종들이 있으며, 섬말나리, 큰노루귀 등이 자생하고 있는 산림의 귀중한 자연이 보존되어 있다.

 

 

 

 

 

 

 

울창한 숲 속 아래 천연기념물 제52호 섬백리향과 울릉국화의 향기가 발걸음 마다 맴돌며 수 많은 희귀 보호식물들이 자생하는 곳이다.

 

  섬백리향은 나무가 우거진 것을 피하여 작은 순군락을 형성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군데군데 작은 군락을 형성하지만 때로는 섬백리향이 자리잡은 가장자리에서 흔히 군락을 형성하므로 이 두 종류를 한군데서 볼 수 있다.

낮에는 향기를 느끼지 못하지만 밤중에 이 근처를 지날 때는 그 향기의 강함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울릉도 특산의 섬바디가 여기에도 흔히 혼생하고 샘이 터지는 습지에는 고초냉이가 자라지만 근래에는 울릉도의 이곳저곳에 이것을 심고 있다.

 

 

 

 

고요한 나리분지 숲길을 걷는 기분에 마음이 한결 차분해진다.

신령수까지는 거의 평지코스로 성인봉 등정 뿐만 아니라 원시림 산책으로도 충분한 곳이다. 

 

 

 

 

나리숲길에서 신령수로 향하는 숲길 도중에 투막집이 있다.

 

집은 울릉도 개척당시에 있던 울릉도 재래의 집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투막집으로 1945년 전후에 건축한 것이다.

이 집은 4칸 일자집으로 지붕을 새로 이었으며, 집 주위를 새로 엮은 우데기를 둘러쳤다.

큰방과 머리방은 귀틀로 되었고, 정지를 사이에 두고 마구간도 귀틀로 설치하였다.

일부 벽에는 통나무 사이에 흙을 채우지 않아 틈사이로 들여다 보기 좋고 통풍도 잘되게 한 특징이 있다.

정지는 바닥을 낮게 하여 부뚝막을 설치하고 내굴로 구들을 놓았다.

 

 

 

 

 

통나무를 귀가 어긋나도록 우물 “井”(정) 자 형태로 쌓고, 통나무 사이사이의 틈은 진흙으로 메워 벽체를 만들었다.

 

이와 비슷한 귀틀집을 강원도에서는 투방집이라 부른다.

울릉도의 투막집과 일반적인 귀틀집이나 투방집과의 두드러진 차이는 ‘우데기’라는 구조물이다.

 

우데기는 처마 끝부터 땅에 닿는 부분까지 집 둘레에 빙 둘러서 눈과 비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우데기 집은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에 집 안의 활동 공간을 좀더 넓혀줄 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그늘이 져서 집 안이 시원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반면 햇빛이 잘 들지 않는 탓에 집 안이 눅눅하고 어둑하다는 단점도 있다.

 

 

 

 

나리분지에서 알봉분지까지는 너도밤나무, 해송이 뒤섞인 천연림 속으로 완만한 숲길이 이어진다.

 

  울창한 숲 바닥에는 명이, 큰두루미꽃, 털머위 등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그 중에서도 명이, 곧 산마늘은 울릉도 개척민들의 목숨을 잇게 해준 고마운 나물이다.

맵싸한 맛을 내는 이 나물은 강정(强精)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울릉도의 명이는 강정제가 아니라 구황작물이었다.

굶어 죽은 사람이 많았던 섬 개척 당시 이 나물이라도 캐 먹은 덕택에 목숨을 부지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울릉도 주민들이 ‘산마늘’이라는 원래 이름 대신 ‘명(命)이’라 부르는 것도 이런 사연에서 비롯된다.

 

 

 

 

 

신령수 샘터는 사람 손으로 가지런히 쌓은 바위들 틈에서 맑은 샘물이 쉼 없이 흘러내린다.

 

나리분지, 알봉분지, 신령수까지 이어지는 숲은 너도밤나무 일색이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너도밤나무 밑동 부분이 하나같이 조금씩 휘어졌음을 발견할 수 있다.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거의 한 해의 절반동안이나 두텁게 쌓인 눈의 무게에 짓눌려 아래쪽이 휘어진 것이다.

 

 

 

 

신령수에서 성인봉으로 향하는 길에서 발견한 섬남성이다.

 

천남성과의 섬남성은 주로 울릉도 그늘에서 서식하는 식물로서 아주 강한 독성이 있는 식물이다.

옛날에는 극약의 재료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피부에 스치면 강한 알러지가 발생한다는 독성식물이다. 

 

 

 

 

신령수 샘터에서 시원한 물 한모금을 마신 후 휴식을 취해 본다.

완만한 숲길의 트레킹은 이제 끝이 났고 급경사지를 오를 일만 남은 셈이다.

 

호흡을 크게 쉬고... 한발 한발 목재테크 계단을 올라 알봉전망대로 향했다.

 

 

 

 

 

알봉은 나리분지의 북서쪽에 위치하는 해발 538m인 작은 이중화산이며 정상에는 분화구의 흔적도 남아있다.

20세기 초, 전라도 사람들이 울릉도에 와서 배를 만들 나무를 구하러 산을 올랐다가 알처럼 생긴 봉우리를 발견하여 이때부터 알봉이라고 불렀다.

 

알봉은 나리분지가 만들어진 후에 형성되었다.

지하에 있던 마그마가 분출하여 화산이 만들어지면서 마그마가 수축하였고, 이로 인해 마그마 위에 있던 화산이 무너져내려 나리분지가 만들어졌다.

그 후 마그마가 나리분지의 틈을 따라 분출 하였는데, 멀리 흐르지 못하고 제자리에 봉긋한 돔의 형태로 알봉을 만들었다.

 

 

 

 

알봉전망대에서 바라본 주변 봉우리의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성인봉 북서쪽으로 뻗은 봉우리미륵산(905m), 형제봉(716m), 송곳산(610m)으로 뻗어 추산몽돌해변 인근의 송곳봉으로 향한다.

송곳산 근처에는 예림원이라는 문자조각공원, 가수 이장희가 살고 있다는 울릉천국, 천부항 등이 있는 곳이다.

 

 

다. 

 

 

알봉전망대를 지나면 완만한 원시림의 능선길을 따라 이동하게 된다.

능선길 한편에는 아픈 속살을 다 드러낸 너도밤나무가 굿굿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너도밤나무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아득한 옛날, 울릉도 주민들이 “밤나무 100그루를 심지 않으면 큰 재앙을 내리겠다”는 산신령의 말에 며칠 밤을 잠 못 이루며 고심했다.

밤나무를 99그루밖에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밤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나무를 하나 채워서 100그루를 심었다.

그것을 눈치챈 산신령이 크게 노해서 벌을 내리려는 순간, 무늬만 밤나무인 그 나무가 “나도 밤나무”라고 외쳤다.

깜짝 놀란 산신령이 그 맹랑한 나무에게 되물었다. “너도 밤나무냐?” 이렇게 해서 너도밤나무라고 불리게 됐다는 재미있는 전설이다.

 

 

 

 

 

신령수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성인봉으로 향하는 마지막 계단을 힘찬 발걸음을 디딘다.

 

 

 

 

 

이 성인봉 정기가 형제봉, 미륵봉, 나리령 등 크고 작은 울릉도 산봉우리로 뻗어간다.

성인봉 정상 아래의 전망대에서는 알봉분지와 미륵봉, 송곳산과 성인봉 북쪽 기슭의 빽빽한 원시림이 그대로 시야에 들어온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지만, 가을의 절정이면 오색 단풍 숲으로 탈바꿈한 숲의 바다가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게 만든다.

마가목이 울타리처럼 에워싼 전망대에서는 초록색으로 뒤덮인 수해(樹海)와 쪽빛으로 일렁이는 창해(蒼海)가 눈앞에 펼쳐진다.

 

 

 

 

 

성인봉을 내려와 대원사로 향하는 하산길은 그야말로 원시림의 숲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큰두루미꽃은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10월이면 붉은 옥구슬 같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성인봉의 등성이와 산비탈에 피고 지는 꽃들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고귀해 보이는 것은 섬말나리이다.

 

 

 

 

 

 

도동 대원사로 향하는 숲길은 이정표만 잘 보면 아무런 문제없이 하산할 수 있다.

 

 

 

 

원시림의 숲길을 벗어나 대원사로 향하는 길목에 독도전망대 케이블카와 도동항이 한눈에 들어왔다.

독도전망대는 망향봉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다. 푸른 바다와 도동항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망향봉과 행남봉 사이의 좁은 골짜기를 따라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고

포항과 묵호에서 출발한 관광객을 가장 먼저 반기는 곳이며 늘 비좁고 번잡한 곳이라는 뜻의 '도방청'에서 유래된 도동항이다.

 

나리분지~성인봉~대원사로 이어진 울릉도 성인봉 산행이 끝이났다.

근데... 울릉도 성인봉은 무슨산인지??? 여전히 궁금하다.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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