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도전기 93, 삼악산 산행



10월 22일 토요일, 엘레시안 강촌 리조트에서 열릴

하반기 블랙야크 셰르파날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 금요일 오전에 먼저 삼악산을 찾았습니다.





오늘 삼악산 산행을 위해서

유성에서 첫차를 타고 남청주로 갔습니다.


청주에서 서정필셰르파와 함께 김창현 셰르파의 차를 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삼악산 등선폭포 주차장에 도착을 한 것입니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어깨에 배낭을 둘러메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주차장에서 도로를 따라

등선폭포 방향으로 걸어갔습니다.


주차비를 낸후 상가지역에 들어섰습니다.






이른 아침에 출발했는데

어느덧 점심식사를 해야 했습니다.


매표소 앞 등선집에 들어가서 1인분에 8,000원하는 산채비빔밥을 주문했습니다.

참나물, 더덕, 고사리, 무채, 버섯, 달걀후라이, 깨소금이 들어있는 대접, 된장국 그리고 공깃밥이 나왔습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속담처럼

순식간에 산채비빔밥을 먹어 치웠습니다.

다들 먼길오느라 많이들 허기가 졌던 것입니다.





허겁지겁 식사를 마치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나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산행은 매표소를 출발하여 흥국사를 지나

용화봉에 오른 후 원점회귀하는 산행입니다.





등선폭포 매표소에서

1인당 1,6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매표소 좌측이 화장실이고 우측이 금강굴 방향입니다.





매표소를 지나 금강굴에 진입했습니다.

좌우 바위 절벽이 있는 그 사이에 길이 난 형태입니다.


양팔을 펼치면 맞닿을 것 같은 좁은 협곡이라서

위를 올려다보아도 하늘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등선 제1폭포]

[등선 제2폭포]



좁은 협곡을 따라 걷다보면

신선이 노니는 듯한 분위기의 폭포가 나타납니다.


등선폭포는 일명 '차돌'이라고 하는

규암으로 대부분 형성되어 있습니다.


가뭄이라 그런지 수량이 적어

등선폭포의 멋진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신선이 학을 타고 나는 듯한 승학폭포

흰 비단천을 펼친 것 같은 백련폭포

선녀가 목욕하던 연못인 옥녀담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있어 선녀탕 또는 용소로도 불리는 비룡폭포

옥 구슬 문발 같은 주렴폭포






계곡의 물소리를 친구삼아 단풍이 든 숲길을 걸어 올랐습니다.

한낮임에도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계곡은 깊은 산속에 온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얼마를 더 걸었을까요??

허름한 집 한채가 나타났습니다.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는 운치있는 털보산장입니다.

아쉽게도 영업을 하지 않아서 운치를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털보산장 뒤편으로 흥국사가 있습니다.

흥국사는 후삼국시대에 궁예가 왕건과 전투를 벌일 무렵 세웠다는 절입니다.


계단을 올라 흥국사 경내의

3층석탑과 대웅전을 잠시 구경한 후

다시 삼악산 용화봉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작은초원을 지나 큰초원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333개 돌계단이 있습니다.


하나, 둘, 셋.... 백... 이백... 삼백...


돌층계를 열심히 세어보지만

각자가 센 돌계단 수가 왜 이다지도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333개 돌계단을 지나

큰초원에서 담소를 나누며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짧지만 미끄러운 암반지역을 올라

의암호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용화봉에 도착을 했습니다.


흙 한 줌도 없는 암반사이에 올라서서

끝없이 펼쳐지고 있는 산맥들을 바라다보고

붕어섬, 중도유원지, 춘천시내를 바라다보았습니다.





삼악산 용화봉에서

저는 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도전기 93,

삼악산 산행의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서정필, 김창현 셰르파도

어게인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인증샷을 찍고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원점회귀 산행을 안하는데 오늘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어둠이 더 빨리 찾아오는

깊은 계곡 등산로를 따라 금강굴로 하산을 했습니다.

오늘밤이 기대되고 내일의 하반기 블랙야크 셰르파날 행사가 기대되는 날입니다.

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도전기 92, 노인봉 산행



감에 노란 물이 드는것을 보니

어느새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었습니다.


키나발루산 로우봉(4,095.2m) 등정을 한 후

귀국하여 첫번째로 찾은 산이 오대산 노인봉입니다. 





비가 내린다던 일기예보가 무색하게

미세먼지를 제외하면 비교적 화창한 날씨인 일요일 오전에

대전을 출발한 버스가 진고개에 도착을 했습니다.


한여름 가뭄으로 단풍이 멋드러지게 들지는 않았지만

주변 산들은 서서히 형형색색 물이 들고 있습니다.





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도전기 92, 노인봉 산행은

진고개에서 출발하여 노인봉을 거쳐 소금강지구로 하산을 할 예정입니다.





진고개휴게소의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오늘 산행이 쉽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온 후 천천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벌써부터 등산객들로 꽉 채워진 등산로에는 빠져나갈 틈이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휴~!!!






사람들의 행렬을 따라 걸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조금만 가면 고위평탄면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태백산맥을 동~서로 넘는 주요 고개 중 하나인 진고개 고위평탄면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 연곡면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땅이 질어진다고 하는 것과

긴 고개라는 두 가지 유래가 존재하는 진고개를 지나

사람들의 행렬을 따라서 숲길로 들어섰습니다.


잎을 하나둘씩 떨군 나무들이

이곳은 완연한 가을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쉼없이 급경사지의 계단을 올라선 후에야

꼬리에 꼬리를 물던 등산객들을 따돌릴 수 있었습니다.


단풍 구경을 온 게 아니라

사람구경을 하러 온 듯 한 느낌입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으로 대충 훔치고

노인봉으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조심스럽게 암반을 밟고 노인봉 정상에 올랐습니다.


암반으로 이루어진 좁고 위험한 노인봉 정상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표지석 인근에 몰려 있습니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거대 암봉이

멀리서 보면 백발노인의 형상이라 노인봉인것이다.





인증샷을 찍기 위한 기다림은 무모한 듯 보였습니다.

옆 사람에게 부탁을 하여 멀리서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지체할 틈이 없습니다.

계속적으로 등산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서둘러 하산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저 멀리 황병산 자락을 쳐다보았습니다.

쳐다만 보았는데도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않았더라면...


오늘 노인봉 산행은

지친 심신의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노인봉을 내려오면서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은 단풍구경을 포기하자.

그냥 서둘러 하산을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산행을 하는 거다.


숨가뿌게 올라왔으니 쉴수도 있었는데

노인봉 무인관리대피소를 그냥 지나쳤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걷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등산로를 꽉 채우고 있습니다.


앞사람이 한걸음을 멈추면

맨 뒷사람은 몇십초를 멈추었다가 겨우 몇 발자국을 옮길 수 있습니다.





소금강으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아주 아름답습니다.

낙영폭포를 지나서 계곡미를 맛 볼려고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빨강, 노랑, 연두, 녹색의 나무들

바위사이로 흐르는 시원한 계곡물줄기가

한폭의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큰 바위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백운대는

바위능선 위로 금강송이 줄지어 도열을 하고 있습니다.


앞을 가로막는 절벽들이 병풍과도 같습니다.

계곡물들이 바위틈으로 솟아 오릅니다.


이 모든 것이 한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사람 옆모습을 닮은 귀면암이 있는

만물상은 소금강 계곡 내 위치한 기암으로

삼라만상의 온갖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가을 산행의 묘미는 바로 이거구나 싶습니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는

상/하단의 구룡폭포의 물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제2의 금강산이란 이름으로 불리도록 만든 주인공이 구룡폭포입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라면

조용히 눈을 감고 물줄기가 떨어지는 폭포 소리를 들어봐야 합니다.





구룡폭포를 지나 식당암에 도착을 했습니다.


식사와 관련된 옛 이야기가 있는

식당암에서는 많은 등산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거의 다 하산을 했습니다.

잰걸음으로 걷던 나의 발걸음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금강사, 연화담, 십자소를

지나 무릉계에 도착을 했습니다.

오대산 노인봉 산행이 마무리되는 순간입니다.


무릉계 아래로 외소금강이 펼쳐지는데

바위위의 앉아있는 연인이 그야말로 '비경'입니다.





오대산국립공원 소금강분소와 상가지역을 지나

도로를 따라 발걸음을 한 후에 소금강주차장에서 산행을 마무리 했습니다.


단풍과 폭포 물줄기로 인해 심신이 위로 받은 하루였습니다. 


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도전기 91, 두륜산 산행



올해들어 강진, 해남, 완도의 산으로만

출장을 한달넘게 다녔는데도 불구하고 두륜산 가련봉만큼은 나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언제가는 인연이 있겠지?

뭐 서두를 필요가 있겠어...


시간을 계속 흘러... 흘러...

지난 9월 27일 화요일에 드디어 두륜산을 다녀왔습니다.





이른 아침...

대전지역 산악회버스를 타고

블랙야크 명산100 대전도전단과 함께 오심재쉼터에 도착을 했습니다..


출장때마다 자주 지나갔던

그 오심재쉼터에 드디어 도착을 한 것입니다.

마치 이곳이 고향같다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왕래가 많지 않아서 등산로 주변이 우거져 있는

숲길을 헤치면서 일행들을 따라 산행이 시작했습니다.






전날 비가내려서

아마도 버섯이 많이 보였던 거 같습니다.


이름을 알지 못해

오늘도 그 이름을 불러줄 수 없었지만...


죽은 나무, 낙엽, 동물의 시체 등을

청소해주는 버섯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돌너덜지역에 도착했을때는

온 몸이 습기로 뒤덮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날 비가왔다고 해서 후텁지근한건지...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닦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야 인연이 된 두륜산이 마치 나를 시험하는 것 같았습니다.






미끄러운 바위를

조심스럽게 올라 노승봉에 올라섰습니다.


두륜산의 암봉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벼가 노랗게 익어가고 있는 해남 북일면 논들이 만들어낸 풍경화도 감상했습니다.







언제나 미소가 끊이지 않는

미녀 대전도전단분들이 노승봉에서 인증샷을 찍고 계십니다.


돈주고도 못볼 멋진 풍경때문인지

다들 노승봉을 떠나기 싫어하는 눈치였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노승봉을 내려와 가련봉으로 향했습니다.


두륜산은 현재 등산로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무거운 발전기를 이동시키고 계시는 분들과 등산로에서 딱 마주쳤습니다.


힘들겠지만... 힘내세요...

이 말이 말이 되는 말인지요??







가련봉에 올라섰습니다.

그리고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가련봉

703m


라고 써 있는

저 돌만 옮기면 아무곳에서나 인증이 가능한 거 아닌가요?ㅋㅋ


가련봉에서 바라보는 주변풍경도 아름답습니다만

노승봉에서의 주변풍경이 더... 더... 아름답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두륜봉과 가련봉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만일재에 도착을 했습니다.

시원한 해남 앞 바다의 바람에 따라 일렁이고 있는 만일재 주변의 억새풀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간단히 만일재에서 점심을 먹고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대흥사 주위를 겹겹이 두루고 있는 두륜산 산세를 바라보았습니다.

서산대사가 왜 '만년불패지지(萬年不敗之地)'라며 말을 했는지 알것 같았습니다.


대흥사는 안늑한 입지 조건인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한 외세의 침입이나 굶주림, 돌림병도 없었던 것입니다.







대흥사 주변에 핀 상사화를 구경하며

이제야 인연이 된 두륜산 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인연은 언젠가는 만나는 법입니다.

오서산 산행 - 가을의 운치를 미리 즐길 수 있는 억새산

 

 

고속도로 주변으로 은은한 향기처럼 퍼져있는 안개를 뚫고

추석 연휴를 목전에 둔 9월 12일 월요일 이른 아침에 오서산을 찾았습니다.

 

오서산을 오는 차 안에서 나도 모르게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너무 일찍 도착한 것일까요??

오서산휴양림 매표소에서는 인기척이라곤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다 그냥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입장료와 주차료를 지불했을까요?? 지불하지 안았을까요??

 

 

 

 

간단히 산행준비를 마치고

뚜벅... 뚜벅...

임도방향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길게 늘어놓은 줄자만 빼면은

복장을 보고서는 여느 등산객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말합니다.

 

나 (무슨)산에 갔다올게...

나 (무슨)산에 등산 갔다올게...

 

하지만, 등산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산에 간다는 말은 자동으로 등산을 떠 올리게 만듭니다.

 

 

 

 

오늘 저는 오서산을 등산하러 온 것은 아닙니다.

오서산휴양림 주변 등산로 현장 실태조사를 하러 왔습니다.

 

오늘 조사는 오서산 정상도 올라갑니다.

그렇다고 등산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겠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산림조사를 한다고 해도 꼭 정상을 올라가는 건 아니기때문입니다.

 

 

 

 

등산로를 따라 기본 20m거리를 이동하면서 조사가 시작됩니다.

 변곡점이나 계곡부의 경우에는 20m내에서도 간격을 끊어서 조사를 합니다.

 

고도계, 경사계, pole, 줄자, 야장, 락카 등을 가지고

등산로의 방위와 경사를 조사하고, 기존 등산로의 구조물 및 식생 현황을 조사한 다음 

신규로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공법을 현장과 적용시켜 조사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조사를 하다보니

일반적인 등산과는 다르게 정상에 올라가는 시간이 2~4배까지 더 걸립니다.

이런 과정이 힘들다고 생각되기 보다는 주변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어서 훨씬 더 좋습니다.

 

 

 

 

가을 억새를 보기 위해 등산객이 끊이지 않는

오서산 산정부 억새밭은 널리 알려진 명소입니다.

 

 

 

 

비록 오늘은 안개로 인해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해안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고 있습니다.

 

 

 

 

오서산 정상에 다다르면
안면도를 비롯해서 서해안의 크고작은 섬들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처럼 오서산은 서해안을 왕래하는 선박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는 산입니다.

 

 

 

 

오서산은 충남 서부지역의 대표적 명산으로

계곡이 깊고 수량이 풍부하며 경관이 수려합니다.

울창한 천연활엽수림과 잘 가꾸어진 인공림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억새

미역취

쇠서나물

패랭이꽃

 

 

오서산 정상에는 은빛깔의 억세풀이 아직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억새, 미역취, 쇠서나물, 패랭이꽃 등을 보면서 가을 운치를 먼저 느껴보았습니다.

 

 

 

 

 

 조사는 하산길에도 이어졌습니다.

 

오서산 정상에서 발원한 맑고 깨끗한 물은

명대계곡의 울창하게 자란 천연림 속으로 군데군데 소폭포를 이루며 흐르고 있습니다.

지친이를 포근히 맞이해주던 임도변의 구래약수터(솥바위)가 말라있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오서산의 등산로는 일반적으로 청라면 장현리의 명대계곡과

청소면 성연리 방향 그리고 광천읍 담산리의 상담 방향 등 3개 방향이 있습니다.

 

원래는 광천읍 광성리 방향의 내원사 코스도 있었으나

지금은 등산로가 험난하고 거의 사용되지 않는 편입니다.

대신 임도가 정상능선까지 마련되어 임도 따라 등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월정사를 지나 매표소까지 모든 조사를 마쳤습니다.

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도전기 90, 태화산 산행



전국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을때

저는 달마산 7부능선 자락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공존의숲' 숲길 조사를 했던 김천 수도산자락에서

달마산둘레길 조사를 위해 해남 달마산으로 온지도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언제쯤 폭염이 지나갈까요??

매일같이 배낭에 얼음물 20개, 점심 4인분을 넣고 다니다보니 입에 밴 말입니다.


시간은 흘러 아무런 사고도 없이

달마산둘레길 조사를 마치고 8월말 대전으로 복귀했습니다.

대전으로 올라오는 고속도로에서 반가운 비를 만났습니다.





직장인이지만 여느 직장인들처럼

사무실 출근을 안하는 저에게 모처럼 한가한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한동안 하지 못했던 블랙야크 명산100 도전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가끔 이용하는 산악회버스를 타고 대전지역 명산100 도전단들과 함께 영월 태화산을 찾았습니다.





평범한 육산에 조망도 없고

블랙야크에서 명산100에 지정해서 오긴 왔는데...(중략)


태화산이 명산100에 선정되었는지 모르겠다면서

고씨동굴을 지나가는 버스안에서 산악회 대장의 말이 이어집니다.





시끄럽고 요란스러웠던 마이크 소리가 끝나가고

태화산 산행의 기점인 상리1교차로에 도착을 했습니다.


왜 그리들 바쁜지... 뭐가 쫓아오나??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준비운동도 없이 허겁지겁 산행을 시작합니다.


빨리... 빨리...

한국인의 전형적인 속성이 또한번 드러나고 있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저도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영춘면을 휘감고 도는 남한강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어젯밤에 비가 내려서 남한강의 물이 흙탕물입니다.

폭염에 몸살을 앓았던 남한강도 이제는 생명력이 가득한 강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얼마지나지 않아 아름드리 느티나무에서

연신 사진을 찍고 있는 도전자들을 만났습니다.


산이란

계절마다 그 색과 느낌이 다르고

산을 찾는 이의 걸음속도와 관심도에 따라 보여지는 것이 다르다.


여기에 단종 등에 관한 역사적인 사실이 더해지면

왜 태화산이 명산100에 선정되었는지 알 수 있다.


산악회 대장에게 제가 해 주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숲가꾸기 사업이 진행되었던

소나무림 사이의 등산로를 따라 화장암으로 향했습니다.


등산로 주변에는 새들이 좋아하는 개옻나무 열매와

소화기능을 촉진시켜주는 산초나무 열매 등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숲길을 따라 올라오다보니

분지에 위치한 화장암이 모습을 들러내고 있습니다.


분명 사찰인 것 같은데...

들어오지 말라는 표지판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화장암을 뒤로하고

완만한 오르막 능선을 올라 임도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임도를 내면서 단절된 등산로는 흔적마저 흐미하게 변해 있었습니다.

별다른 이정표가 없으니 임도위의 절토사면 능선을 따라 계속 올라가야 합니다.






능선에 올라서서 세이봉을지나면 완만한 숲길이 이어집니다.

아름드리 소나무와 떡갈나무 등의 참나무가 야생화와 어우러져 있습니다.


또한, 광활한 억새밭도 만나는데

노란 달맞이꽃과 마타리가 억새와 함께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곧장 북쪽으로 향하면 태화산 정상입니다.






태화산 정상에 도착을 했습니다.

아주 멋지게 90번째 태화산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폭염속에 왔다면 굉장히 힘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었고 산행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인증샷을 마친 후

샌드위치, 김밥, 삶은달걀, 메론, 방울토마토, 참외, 포도, 복숭아 그리고 김치보쌈으로

함께한 대전 도전단들과 정상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올라왔는지

모두들 큰골이 아닌 고씨동굴로 하산을 하겠다고 말합니다.

딱히, 고씨동굴에 관심이 없는 저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문뜩 찾아온 가을에도

꿋꿋히 꽃을 피우고 있는 야생화를 구경하면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많이 띄었던 것은 삽주입니다.

오래된 뿌리줄기를 창출, 어린 뿌리줄기를 백출이라 하며 약재로 쓰입니다.





나무중에서는 참회나무가 눈에 띄었습니다.


일명 회뚝이나무라고 불리우는 참회나무는

노박덩굴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관목 또는 소교목입니다.

어린잎을 나물로 먹거나 종자를 기름을 짜서 사용합니다.






영월읍을 중심으로

동측과 서측에서 흘러오는 남한강과 평창강을

이 지역에서는 각각 동강과 서강으로 부릅니다.


태화산 정상에서는 강원도 오대산에서 발원하여

충청북도 동북부와 경기도 남부를 흘러 경기도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하여

한강으로 흘러드는 남한강 자락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태화산 정상에서 고씨동굴까지는 5.7km입니다.

4억 년 전부터 형성된 고씨동굴은 보수공사가 한창진행되고 있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야생화, 수목 등 주변을 살펴보면서 하산을 했습니다.


태화산 산행으로 단종의 애환이 서린 청령포도 보고

아름다운 우리강산을 둘러볼 수 있어서 많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도전기 86, 공작산 산행



지난 4월25일 비슬산 산행이후

아주 오랜만에 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도전을 하게되었습니다.





화창한 월요일 아침


남들은 월요병이다 뭐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전쟁을 치르느라 정신없는 시간에

대전의 모 산악회 버스를 타고 유유히 홍천 공작산을 찾았습니다.





산악회가 안내한 공작산 산행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공작고개를 출발하여 공작산, 수리봉, 약수봉, 수타계곡, 수타사, 공작산 생태숲 안내소로 이어지는 약 10.5km의 능선코스입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준비운동도 없이 서둘러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명산40 도전때는 다함께 준비운동도 했었는데...


공작고개 등산로 입구에는

굴참나무, 신갈나무 등의 참나무가 길을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초입의 등산로는 비교적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간간히 소나무와 참나무 사이로 인공조림된 낙엽송이 그 위엄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간간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등산로를 걷다보면 오래 묵어 나이가 많은 참나무 고목을 만나기도 합니다.





안골 갈림길을 지나

공작릉 갈림길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이제는 공작산까지 쉼없이 올라가려고 합니다.


저만의 방법이긴 하지만...

오르막에서 쉼없이 꾸준하면서도 천천히 올라가는 것이

산행의 피로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암반 로프구간을 올라

조금만 더 걸어가면 공작산 정상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공작산은 높이 887m로 꼭대기에서부터 뻗어나간 능선이

마치 공작의 날개처럼 펼쳐져 있다 하여 공작산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대전에서 함께온 도전단들이

삼삼오오 돌아가면서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저도 예외없이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블랙야크 마운틴북 명산100 도전 86번째는 공작산입니다.






북적거리는 공작산 정상에서 내려와

수박으로 수분보충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블랙야크 셰르파가 아직도 완주를 못했나요??" 라고 물으십니다.

저는 살짝 웃으며... "네... 아직 완주하지 못했습니다."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올해에는 명산100 완주를 하려고 목표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계획대로 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직업상 산은 거의 매일 가는데 명산100을 위한 인증은 쉽지 않더라고요.


올해만해도 예를 들어...

민주지산은 13회 이상...

덕룡산, 주작산은 7회 이상...

두륜산은 10회 이상...

달마산은 15회 이상...

다녔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두륜산은 정작 명산100을 위한 인증은 지금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직은 때가 아닌 듯 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겠지요!!!





공작산에서 하산길에는

홍천군 일원이 희미하지만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봄에는 철쭉꽃이 활짝 피었을텐데...

노송사이의 등산로를 따라 걸으면서 잠시 생각에 잠겨봤습니다.





수리봉을 지나 산행이 진행되는 동안

잘생긴 제 얼굴을 찍어봤습니다.


역시... 멋집니다.ㅋㅋ





약수봉을 올라가는 임도에 도착을 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임도를 따라 수타사 방향으로 하산을 하고픈 심정이었습니다.





임도에서 약수봉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원주목계단을 설치하면서 등산로 정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약수봉으로 향하는 급경사지의 원주목계단에서

저는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끼니를 거른것이...





죽을듯 말듯...

마지막 힘을 짜내서 약수봉에 올랐습니다.

발걸음이 천근같습니다.

 

그렇다고 발이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에너지바를 하나 먹고 다시 힘을 내어 수타계곡으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귕소 출렁다리 밑을 흐르는 수타계곡은 암반과 커다란 소,

울창한 수림으로 수량도 풍부하고 기암절벽이 어울려 장관을 이루는 비경지대로

여름철 계곡 피서지로 이름난 곳입니다.





시원스럽게 흐르는 수타계곡을 따라 걸으면서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는 공작산 산행을 마무리 했습니다.


참나무 고목이 저에게 속삭입니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은 부단히 변화를 한단다.

변화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것이란다."

겨울 동강을 가다.

 

 

겨울 동강을 구경하려고

이른 아침 산악회 버스를 타고 백운산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이 24절기 중 첫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인줄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겨울 동강을 보려고 봄에 출발을 한 것입니다.

 

 

 

 

대전에서 3시간 30분이 걸려 점재마을에 도착을 했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낯선 사람들이 무서웠던 걸까요?

슬슬 꽁무니를 빼면서도 연신 신기한 듯 쳐다보는 강아지들이 매우 깜찍하고 귀였습니다.

 

 

 

 

아직 동강의 얼음이 다 녹지 않았는데

조양강은 영월읍 동쪽으로 65km를 흘러서 동강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아직은 겨울이지만 봄 날씨처럼 포근한 날에

급경사지의 백운산 등산로를 힘겹게 올라갔습니다.

 

 

 

 

백운산 정상으로 향하는 가파른 등산로에서 바라보는 동강은

물이 불어 홍수가 된다고 해도 동강의 물을 나무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멀리 바라다 보이는 칠족령의 병풍같은 암벽들이 동강의 세월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광풍이 거세게 불어도 온 산야의 초목을 다 꺾을 수 없다고 말하는 듯 보입니다.

 

 

 

 

비교적 짧은 산행끝에 백운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산 위에 흰 구름이 늘 끼어 있어 백운산이라 불리웠다고 합니다만

봄에 찾은 오늘의 겨울 백운산과 동강은 희뿌연 미세먼지만이 가득했습니다.

 

 

 

 

아름다운 칼날능선을 내려오다 보면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벽의 낭떠러지 아래로 동강이 흐르기에

밧줄과 함께 '추락위험'이라는 표지판이 등산객들의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저 멀리 동강전망 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진 길이 보입니다.

꾸불꾸불한 길이 마치 우리네 인생을 대변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봄에 겨울 동강을 찾아왔더니

내 짧은 인생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도 생겼습니다.

 

 

 

 

백운산을 올라가는 시간보다 내려오는 시간이 더 걸리고

칼날같은 바위가 솟아 있고 여섯 개의 봉우리를 넘어야 하산을 할 수 있습니다.

 

칠족령에서 제장마을로 바로 가지 않고 칠족령전망대로 우회하기로 했습니다.

 

 

 

 

칠족령의 아름다움을 보고 나면 힘들었던 산행의 고통은 말끔히 치유되기 때문입니다.

 

 

 

 

칠족령은 옛날 옻칠을 하던 선비집 개가 발에 옻 칠갑을 하고 도망가,

그 자국을 따라 가보니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강의 풍경이 장관이었다는 것에 유래되어 이름 붙여졌다고 합니다.

 

 

 

 

개보다 못한 사람이 안 되려고

봄이 찾아온 칠족령 전망대에서 막걸리 한잔 하면서 망중한을 가져봤습니다.

 

제비가 날아오니 봄이 되는 것이 아니라 봄이기 때문에 제비가 날아오는 것이다.

 

 

 

 

 

떠나기 싫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칠족령 전망대로 뒤로하고 제장마을로 하산을 했습니다.

 

 

 

 

동강 중심부에 높게 솟아 있는

백운산을 굽이돌아 동강을 제대로 관찰했습니다.

 

뒤풀이로

따뜻한 어묵 국물에 막걸리 한 대접하고

산악회 버스를 타고 대전으로 향했습니다.

 

 

 

 

 

얼마 후... 빨간 신호등이 울렸습니다.

다들 이미 많은 경험들이 있으셔서 알겠지만 화장실이 급해진 겁니다.

참다참다... 1시간이 지난서 겨우 휴게소에 들려 시원스럽게 볼 일을 봤습니다.

 

위 두 사진을 보면 딱 아시겠죠??

바코드의 숲을 걷다.

 

 

주말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지내는 것이 심신에 좋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고독이라는 벗을 깊이 사귀는 일이 잘 사는 삶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에 대전을 출발한 나는

오전 10시쯤 문경새재 도립공원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한적한 주차장에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문경새재 도립공원 안내도를 살펴봤다.

뭐... 여행은 언제나 틈을 만나러 다닌다는 평소 신념처럼

아무생각 없이 이곳에 왔기에 산행코스를 우선 정해야만 했다.

 

 

 

 

주차장-영남제1관문(주흘관)-여궁폭포-혜국사-대궐터-주봉-영봉-꽃밭서들-영남제2관문(조곡관)-영남제1관문(주흘관)-주차장

으로의 산행코스를 정하고 은행나무 사이로 난 문경새재길을 따라 영남제1관문(주흘관)으로 힘찬 발걸음을 옮겼다.

 

 

 

 

문경새재는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 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개로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억새풀이 우거진 고개', 하늘재와 이화령 사이의 고개', '새로 만든 고개' 등의 뜻이 담겨 있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저멀리 석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남쪽의 적을 막기 위하여 숙종 34년(1708)에 설관 하였다는 영남 제1관 또는 주흘관이다.

길이는 동측이 500m, 서측이 400m로 개울물을 흘러 보내는 수구문이 있으며 3개의 관문 중 옛 모습을 가장 잘 지니고 있다.

 

 

 

 

주흘관을 지나 오른쪽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계곡을 따라 여궁폭포로 향하는 숲길은 바코드처럼 쭉 뻗은 전나무가 등산객들을 인도하고 있다.

 

걸어가고 있는 등산객들과 전나무 숲길이 만들어낸 여백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고독이라는 벗과 함께 걷다보니 눈깜짝할 사이에 여궁폭포에 도착했다.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으로 물줄기조차 기대하지 않았는데 가느다란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주변은 온통 메말랐는데... 어떻게 물줄기가... 자연의 신비로움에 다시한번 숙연해진다.

 

 

 

 

높이 20m의 이 장엄한 폭포는 수정같이 맑은 물이 노송의 멋, 기암절벽의 풍치 등과 조화를 이루어 그 경관이 수려하다.

 옛날 7선녀가 구름을 타고와 여기서 목욕을 했다는 곳으로 밑에서 쳐다보면 마치 형상이 여인의 하반신과 같다하여 여궁 또는 여심폭포라 불려지고 있다.

 

 

 

 

여궁폭포를 지나서 주흘산 기슭에 위치한 혜국사가 보이기 시작했다.

앞서가는 등산객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 경사지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혜국사를 지나 아름드리 소나무숲 사이를 따라 오르막을 올라가고 있다.

 

 

 

 

숲길을 걸을때 함부로 밟지 마라.

내가 걷는 발자국이 뒤에 오는 이의 길잡이가 될 것임을 명심하면서 걸어라.

 

 

 

 

혜국사에서 약 1.5㎞ 앞서가는 등산객들의 발자국을 따라 걷고 또 걷다보면

좁은 소로 길이 끝나고 확 트이는 넓은 구릉지가 나오는데 지금은 잡풀과 잡목으로 뒤덮혀 있지만 예전에는 대궐이 있었던 곳으로 전해진다.

대궐터는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행재소(대궐)를 세운 터라는데 이곳에는 샘이 있다.

 

 

 

 

대궐터부터 주봉 하단능선까지는 데크계단을 따라 가야한다.

주흘산에서 일명 죽음의 구간이라고 불리우는 곳이다.

 

 

 

 

혹자들은 900여개, 1,200여개라고 말을 하지만 계단의 수를 세는 것은 무의미하다.

처음엔 굳은 각오로 계단수를 세면서 올라가지만 곧 숨이 차오르고 지치기 시작하면 모든것을 한순간에 잊기 때문이다.

 

 

 

 

죽음의 구간인 데크계단을 쉼없이 올라 주봉 바로 아래에 도착을 했다.

짙은 안개와 간간히 흩날리는 진눈개비로 인해 주변풍광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문경의 진산(鎭山)이기도 한 주흘산은

‘우두머리 의연한 산’이란 한자 뜻 그대로 문경새재의 주산이다.

 

한 예로부터 나라의 기둥이 되는 큰 산(中嶽)으로 우러러

매년 조정에서 향과 축문을 내려 제사를 올리던 신령스런 영산(靈山)으로 받들어 왔다.

 

 

 

 

 

주봉을 지나 영봉까지 능선을 타고 한걸음에 왔다.

 

주흘산 영봉은 높이 1,106m. 소백산맥에 솟아 있다.

서쪽으로 조령천을 사이에 두고 조령산(1,017m)과 마주보며, 포암산(962m)·신선봉(967m)·대미산(1,115m) 등과 함께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경계를 이룬다.

 

 

 

 

주차장에서 영봉까지 2시간밖에 안 걸렸다.

영봉에서 부봉을 거쳐 영남제2관문(조곡관)으로 하산하려 했으나 안개가 더욱 짙어져서 원래 계획대로 꽃밭서덜로 향했다.

 

 

 

 

하산길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식사로 컵라면을 먹었다.

찬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따뜻한 국물이 나도모르게 생각난 것이다.

 

따뜻한 라면국물에 밥도 말아먹고 후식으로 귤과 양갱도 먹었다.

배가 든든하니 발걸음이 한결 더 가벼웠다.

 

 

 

 

산수 수려한 주흘산 깊은 조곡계곡을 따라 하산길이 이어졌다.

 

 

 

 

네 눈은 밝은 해를 알지 못하고,

네 혓바닥은 의로운 말을 하지 못하는구나

눈 없고, 혀 없구나

인간이거든, 눈떠 밝은 세상을 보고

입을 열어 새처럼 노래하라

 

 

 

 

산허리를 돌무더기와 긴 돌로 세워 놓고 그 위에 작고 넓적한 돌을 얹어 마치 장승처럼 세운 곳이 나타났다.

 

 

 

 

이곳이 꽃밭서들인것이다.

오가는 사람들이 소원성취를 위하여 이렇게 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아들을 못 낳는 여인이 여기 와서 빌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다.

 

 

 

 

꽃밭서들을 지나 계곡을 따라 하산하니 영남제2관문(조곡관)이 나왔다.

 

 

 

 

누각은 정면이 3칸 측면 2칸이며 좌우에 협문이 2개 있고, 팔작(八作)지붕이다.

 

영남에서 서울로 통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였던 문경 조령의 중간에 위치한 제2관문으로

삼국시대에 축성되었다고 전하나, 확실한 근거는 없다. 일명 조곡관이라 부른다.

 

 

 

 

이곳에서 문경새재를 따라 걸어가면 된다.

 

문경새재하면 박달나무가 군생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깊은 산에는 박달나무가 야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나 새재의 한양 나들이 길가에 자라서 옛 선비의 정취를 돋우웠던 나무이다.

 

 

 

 

평탄한 흙길인 문경새재길을 따라 걷다보니

조곡관과 주흘관의 중간지점인 용연위에 있는 교귀정에 도착했다.

 

교귀정은 새롭게 도임하는 신임감사와

업무를 마치고 이임하여 돌아가는 감사가 관인을 인계인수 하던 곳으로 용추폭포 옆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큰 산줄기인 백두대간(白頭大幹)이 태백산, 소백산을 거쳐 경상도와 충청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죽령을 지나 대미산, 포암산, 주흘산, 조령산, 희양산, 대야산, 청화산, 속리산으로 이어져 소백산맥을 이루어 나간다.

 

이곳이 영남에서 한양으로 통하는 조선시대의 가장 큰길[嶺南大路]이었던 곳이며 옛날의 유지(遺址)로는 원터, 교귀정, 봉수터, 성터, 대궐터 등이 잔존하고 있다.

조령로의 번성을 말해 주듯 조령로변의 마애비는 관찰사, 현감 등의 공적을 새겨 놓았으며, 주흘관 뒤에는 선정비, 불망비, 송덕비가 비군(碑群)을 이루고 있다.

 

 

 

 

주흘산 조령관문 1관문과 2관문 사이에 위치한 조령원터는

고려와 조선조 공용으로 출장하는 관리들에게 숙식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공익시설이다.

 

 

 

 

어느덧 다시 영남제1관문(주흘관)에 다시 도착을 했다.

임진왜란 뒤에 이곳에 3개(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의 관문(사적 제 147호)을 설치하여 국방의 요새로 삼았다고 한다.

 

 

 

 

이번 주흘산 산행이 마무리 되는 시점이다.

 

 

 

 

눈 가고 바람이 왔다.

늘 그렇듯 풍경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

풍경은 옛일을 기억하지 않는다.

늘 이 순간을 살지.

거친 바람 마다하지 않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