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드의 숲을 걷다.

 

 

주말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지내는 것이 심신에 좋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고독이라는 벗을 깊이 사귀는 일이 잘 사는 삶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에 대전을 출발한 나는

오전 10시쯤 문경새재 도립공원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한적한 주차장에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문경새재 도립공원 안내도를 살펴봤다.

뭐... 여행은 언제나 틈을 만나러 다닌다는 평소 신념처럼

아무생각 없이 이곳에 왔기에 산행코스를 우선 정해야만 했다.

 

 

 

 

주차장-영남제1관문(주흘관)-여궁폭포-혜국사-대궐터-주봉-영봉-꽃밭서들-영남제2관문(조곡관)-영남제1관문(주흘관)-주차장

으로의 산행코스를 정하고 은행나무 사이로 난 문경새재길을 따라 영남제1관문(주흘관)으로 힘찬 발걸음을 옮겼다.

 

 

 

 

문경새재는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 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개로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억새풀이 우거진 고개', 하늘재와 이화령 사이의 고개', '새로 만든 고개' 등의 뜻이 담겨 있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저멀리 석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남쪽의 적을 막기 위하여 숙종 34년(1708)에 설관 하였다는 영남 제1관 또는 주흘관이다.

길이는 동측이 500m, 서측이 400m로 개울물을 흘러 보내는 수구문이 있으며 3개의 관문 중 옛 모습을 가장 잘 지니고 있다.

 

 

 

 

주흘관을 지나 오른쪽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계곡을 따라 여궁폭포로 향하는 숲길은 바코드처럼 쭉 뻗은 전나무가 등산객들을 인도하고 있다.

 

걸어가고 있는 등산객들과 전나무 숲길이 만들어낸 여백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고독이라는 벗과 함께 걷다보니 눈깜짝할 사이에 여궁폭포에 도착했다.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으로 물줄기조차 기대하지 않았는데 가느다란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주변은 온통 메말랐는데... 어떻게 물줄기가... 자연의 신비로움에 다시한번 숙연해진다.

 

 

 

 

높이 20m의 이 장엄한 폭포는 수정같이 맑은 물이 노송의 멋, 기암절벽의 풍치 등과 조화를 이루어 그 경관이 수려하다.

 옛날 7선녀가 구름을 타고와 여기서 목욕을 했다는 곳으로 밑에서 쳐다보면 마치 형상이 여인의 하반신과 같다하여 여궁 또는 여심폭포라 불려지고 있다.

 

 

 

 

여궁폭포를 지나서 주흘산 기슭에 위치한 혜국사가 보이기 시작했다.

앞서가는 등산객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 경사지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혜국사를 지나 아름드리 소나무숲 사이를 따라 오르막을 올라가고 있다.

 

 

 

 

숲길을 걸을때 함부로 밟지 마라.

내가 걷는 발자국이 뒤에 오는 이의 길잡이가 될 것임을 명심하면서 걸어라.

 

 

 

 

혜국사에서 약 1.5㎞ 앞서가는 등산객들의 발자국을 따라 걷고 또 걷다보면

좁은 소로 길이 끝나고 확 트이는 넓은 구릉지가 나오는데 지금은 잡풀과 잡목으로 뒤덮혀 있지만 예전에는 대궐이 있었던 곳으로 전해진다.

대궐터는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행재소(대궐)를 세운 터라는데 이곳에는 샘이 있다.

 

 

 

 

대궐터부터 주봉 하단능선까지는 데크계단을 따라 가야한다.

주흘산에서 일명 죽음의 구간이라고 불리우는 곳이다.

 

 

 

 

혹자들은 900여개, 1,200여개라고 말을 하지만 계단의 수를 세는 것은 무의미하다.

처음엔 굳은 각오로 계단수를 세면서 올라가지만 곧 숨이 차오르고 지치기 시작하면 모든것을 한순간에 잊기 때문이다.

 

 

 

 

죽음의 구간인 데크계단을 쉼없이 올라 주봉 바로 아래에 도착을 했다.

짙은 안개와 간간히 흩날리는 진눈개비로 인해 주변풍광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문경의 진산(鎭山)이기도 한 주흘산은

‘우두머리 의연한 산’이란 한자 뜻 그대로 문경새재의 주산이다.

 

한 예로부터 나라의 기둥이 되는 큰 산(中嶽)으로 우러러

매년 조정에서 향과 축문을 내려 제사를 올리던 신령스런 영산(靈山)으로 받들어 왔다.

 

 

 

 

 

주봉을 지나 영봉까지 능선을 타고 한걸음에 왔다.

 

주흘산 영봉은 높이 1,106m. 소백산맥에 솟아 있다.

서쪽으로 조령천을 사이에 두고 조령산(1,017m)과 마주보며, 포암산(962m)·신선봉(967m)·대미산(1,115m) 등과 함께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경계를 이룬다.

 

 

 

 

주차장에서 영봉까지 2시간밖에 안 걸렸다.

영봉에서 부봉을 거쳐 영남제2관문(조곡관)으로 하산하려 했으나 안개가 더욱 짙어져서 원래 계획대로 꽃밭서덜로 향했다.

 

 

 

 

하산길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식사로 컵라면을 먹었다.

찬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따뜻한 국물이 나도모르게 생각난 것이다.

 

따뜻한 라면국물에 밥도 말아먹고 후식으로 귤과 양갱도 먹었다.

배가 든든하니 발걸음이 한결 더 가벼웠다.

 

 

 

 

산수 수려한 주흘산 깊은 조곡계곡을 따라 하산길이 이어졌다.

 

 

 

 

네 눈은 밝은 해를 알지 못하고,

네 혓바닥은 의로운 말을 하지 못하는구나

눈 없고, 혀 없구나

인간이거든, 눈떠 밝은 세상을 보고

입을 열어 새처럼 노래하라

 

 

 

 

산허리를 돌무더기와 긴 돌로 세워 놓고 그 위에 작고 넓적한 돌을 얹어 마치 장승처럼 세운 곳이 나타났다.

 

 

 

 

이곳이 꽃밭서들인것이다.

오가는 사람들이 소원성취를 위하여 이렇게 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아들을 못 낳는 여인이 여기 와서 빌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다.

 

 

 

 

꽃밭서들을 지나 계곡을 따라 하산하니 영남제2관문(조곡관)이 나왔다.

 

 

 

 

누각은 정면이 3칸 측면 2칸이며 좌우에 협문이 2개 있고, 팔작(八作)지붕이다.

 

영남에서 서울로 통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였던 문경 조령의 중간에 위치한 제2관문으로

삼국시대에 축성되었다고 전하나, 확실한 근거는 없다. 일명 조곡관이라 부른다.

 

 

 

 

이곳에서 문경새재를 따라 걸어가면 된다.

 

문경새재하면 박달나무가 군생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깊은 산에는 박달나무가 야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나 새재의 한양 나들이 길가에 자라서 옛 선비의 정취를 돋우웠던 나무이다.

 

 

 

 

평탄한 흙길인 문경새재길을 따라 걷다보니

조곡관과 주흘관의 중간지점인 용연위에 있는 교귀정에 도착했다.

 

교귀정은 새롭게 도임하는 신임감사와

업무를 마치고 이임하여 돌아가는 감사가 관인을 인계인수 하던 곳으로 용추폭포 옆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큰 산줄기인 백두대간(白頭大幹)이 태백산, 소백산을 거쳐 경상도와 충청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죽령을 지나 대미산, 포암산, 주흘산, 조령산, 희양산, 대야산, 청화산, 속리산으로 이어져 소백산맥을 이루어 나간다.

 

이곳이 영남에서 한양으로 통하는 조선시대의 가장 큰길[嶺南大路]이었던 곳이며 옛날의 유지(遺址)로는 원터, 교귀정, 봉수터, 성터, 대궐터 등이 잔존하고 있다.

조령로의 번성을 말해 주듯 조령로변의 마애비는 관찰사, 현감 등의 공적을 새겨 놓았으며, 주흘관 뒤에는 선정비, 불망비, 송덕비가 비군(碑群)을 이루고 있다.

 

 

 

 

주흘산 조령관문 1관문과 2관문 사이에 위치한 조령원터는

고려와 조선조 공용으로 출장하는 관리들에게 숙식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공익시설이다.

 

 

 

 

어느덧 다시 영남제1관문(주흘관)에 다시 도착을 했다.

임진왜란 뒤에 이곳에 3개(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의 관문(사적 제 147호)을 설치하여 국방의 요새로 삼았다고 한다.

 

 

 

 

이번 주흘산 산행이 마무리 되는 시점이다.

 

 

 

 

눈 가고 바람이 왔다.

늘 그렇듯 풍경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

풍경은 옛일을 기억하지 않는다.

늘 이 순간을 살지.

거친 바람 마다하지 않고.

대간의 중심에서 일사천리를 탐하다.

 

 

 

 

황악산은 산림청 및 블랙야크 선정 100대 명산이자, 백두대간의 중심에 우뚝 솟아 높이가 1,111m(일사천리)인지라

이산에 오르면, 원하는 바가 '일사천리'로 이루어진다하여 이를 바라는 염원에 신년산행지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2016년 1월 2일 토요일 오전 7시.

대전시청에서 마모트 랩핑버스를 타고 황악산으로 향했다.

대전토요산악회 분들과 3개월만에 함께하는 2016년 신년산행이다.

 

 

 

 

오전 8시 20분.

금강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우두령에 도착했다.

안전산행을 위해 모두가 모여 신나는 체조의 시간도 가졌다.

 

 

 

 

소머리처럼 생겼다 하여 우두령이라 불리는 산행 들머리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우두령은 소백산맥의 대덕산에서 동쪽으로 가야산 방면으로 뻗는 지맥 중의 국사봉과 수도산과의 안부에 위치한다.

남북방향의 고개로 북사면은 낙동강의 지류인 감천의 상류계곡과 통하고, 남사면은 낙동강의 지류 황강의 상류하곡과 이어진다.

 

 

 

 

오늘 산행은

우두령 ~ 삼성산 ~ 여정봉 ~ 바람재 ~ 신성봉 갈림길 ~ 형제봉 ~ 황악산 ~ 직지사 갈림길 ~ 직지사(주차장)까지 약 14.5km의 코스이다.

 

 

 

 

 

겨울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등산로 양쪽에 늘어선 노송과 참나무가 하늘을 덮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평평하고 완만하며 비단같이 부드러운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니

우두령을 출발한지 1시간도 안되어서 삼성산에 도착을 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엷은 미세먼지로 산맥의 풍경이 맑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백두대간의 중심이라는 말이 무색치 않게 서쪽으로 민주지산, 삼도봉, 덕유산, 남쪽으로 수도산과 가야산이 보였다.

 

 

 

 

높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석산이 아닌 육산이어서

선두, 중간, 후미가 큰 차이없이 산행속도가 비슷하여 여정봉에 다 함께 모이게 되었다.

 

 

 

 

 

눈길에 넘어지면서도 아무런 사고없이 여정봉을 내려오니 저멀리 황악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해발 1,111m 황악산을 중심으로 백운봉, 신선봉, 운수봉이 치솟아 직지사를 포근히 감싸준다.

 

 

 

 

예로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원래는 황학산이라 불렸다고 한다.

높은 봉우리라는 뜻에서 '악(岳)'자를 섰으나, 높은 산임에도 석산이 아닌 육산이어서 흙의 의미를 담은 '황(黃)'자를 붙였다 한다.

 

 

 

 

"아이젠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바람재로 향하는 내리막길에서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다.

 

 

 

 

모두들 짧은 거리라 그냥 내려가기 시작했다.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음지라 그런지 생각보다 무척이나 미끄러웠다.

 

 

 

 

 

"2016년 안전산행을 위하여..."

 

무사히 바람재에 도착한 대전토요산악회 사람들은

케익과 샴페인으로 신년 기념산행을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바람재에서 형제봉까지 1.5km이지만

0.7km를 급경사지를 올라가야 하기에 이번 산행코스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코스이다.

 

천천히 가뿐숨을 고르면서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옮겼다.

 

 

 

 

 

 

형제봉을 지나 황악산 정상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갔다.

옛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이라고 불렀으나 직지사의 현판 및 택리지에는 황악산으로 되어 있다.

 

 

 

 

 

백두대간의 중심인 황악산 정상에서 한동안 말없이 주변을 둘러봤다.

 

우리민족 고유의 지리인식체계이며 백두산에서 시작되어

금강산, 설악산을 거쳐 지리산에 이르는 한반도의 중심 산줄기에 내가 지금 서 있다.

 

 

 

 

왜 보려고 하는가?

왜 들으려 하는가?

왜 알려고 하는가?

왜 생각하려는가?

왜 입을 열려고 하는가?

왜 주먹을 쥐려고 하는가?

.

.

.

하나를 보면 둘을 보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소리를 들으면 뜻을 알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알게 되면 감정이 격하게 마련이다.

생각을 하면 절규하게 마련이다.

주먹을 쥐면 부수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뛰면 몸을 다치게 마련이다.

 

 

 

 

황악산 정상 옆 헬기장에서

겨울의 따뜻한 오후 햇살을 받으며 점심을 먹은 후 생각에 빠졌다.

 

2016년 나의 키워드(key word)는 '희망'이다.

 

'simple life, high thinking'

물질생활을 간소하게 할수록 인간정신은 충족되고 높이 솟을 수 있다.

 

티가 있다는 것은 눈에 티가 끼어 있다는 뜻이며, 밖에 있는 티를 못 보는 것은 마음의 눈에 티가 끼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맑으면, 마음의 거울에 티가 없으면, 눈으로 보는 밖의 객체의 아무리 작은 티도 다 보인다.

 

 

 

 

조금밖에 남지 않은 눈쌓인 등산로를 내려와 직지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계절은 눈쌓인 겨울에서 낙엽이 떨어진 가을로 역행하고 있었다.

 

 

 

 

울창한 소나무, 참나무 숲과 깊은 계곡에 옥같이 맑은 물,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설화가 아름답게만 보였다.

 

 

 

 

 

조선시대 사명대사가 출가하여 득도한 절로 유명한 직지사에 도착을 했다.

겨울이지만 봄날같은 산행이 이렇게 끝났다.

 

 

 

 

2016년 신년산행을 자축하는 즐거운 뒤풀이 시간을 가진 후 우리는 대전으로 출발했다.

 

Happy New Year

2016년 새해에는 행복가득,

사랑가득한 한 해가 되길 희망합니다.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팔영산

 

 

8개의 봉우리가 남쪽을 향하여 일직선으로 되어 있는 팔영산은 산세도 험준하고 기암괴석이 많습니다.

그리고 능선에는 팔영산자연휴양림도 조성되어 있어 일년내내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8개의 봉우리 정상에 올라설때면 다도해의 아름다운 절경과 함께 고흥군 전체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블랙야크 마운틴북 대전도전단과 함께 고흥 팔영산 산행을 하였습니다.

대전에서 7시에 출발한 블랙야크 랩핑버스는 쏟아지는 비와 눈을 피해서 무사히 팔영주차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사진을 찍고... 화장실을 다녀오니 사람들의 흔적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충청도 사람들은 행동이 결코 느리지 않습니다. 겁나 빠릅니다.

 

 

 

 

총거리 8.2km의 팔영산 산행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팔영주차장- 능가사팔영자동차야영장- 흔들바위- 유영봉- 성주봉- 생황봉- 사자봉- 오로봉- 두류봉- 칠성봉- 적취봉- 깃대봉- 탑재-능가사- 팔영주차장

 

 

 

 

팔영산 탐방지원센터에 들려 날진병에 뜨거운 물을 담고서 능가사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어차피 혼자가 된 이상... 천천히 움직이기로 합니다.

시간이 문제이지... 결국 오르막 경사지에서 제가 다 추월하니까요??

 

웅장한 팔영산의 배경으로 위치하고 있는 능가사 대웅전은 국가 보물 제 1307호로 문화적 가치가 뛰어나게 높습니다.

정문격인 사천왕상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24호로 규모가 전국에서 가장 큰 예술적 가치가 있습니다.

 

 

 

 

능가사 지나 천천히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감나무밭이 풍요롭게 펼쳐져 있고 감을 따지 말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내것이 아닌 것을 탐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전히 같이 온 사람들의 모습은 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전 절대로 조급하지 않습니다. 탐방객 집계선세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오은선 대장이 ABC트래킹에서 인정한 산행실력이 이제부터 빛을 발할 순간입니다.

 

 

 

 

등산로 주변에는 소나무, 단풍나무, 참나무 등이 주종을 이루는 활엽수림에

때죽나무, 철쭉, 동백나무도 자생하고 있는 아름다운 숲길을 펼쳐집니다.

 

 

 

 

두 눈이 튀어 나올정도로 아름다운 숲길을 천천히 즐기면서

오르막 경사지를 쉼없이 5분여 올라가니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예상했던 것처럼... 뛰어봐야 벼룩입니다.

 

 

 

 

벌써 왔어??

제 모습을 보자마자 모두들 똑같은 말을 하십니다.ㅋㅋ

오르막 경사지를 걸어서 그런지 흔들바위에서 거친숨을 쉬어가기로 합니다

 

마당처럼 꼼짝하지 않는다고 하여 마당바위라고 불리기도 한다는 흔들바위는

힘센 어른이 밀고 당기고 시름하다 보면 큰 바위가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기에 흔들바위라고 불리고 있답니다.

이게 말이여 막걸리여~!!ㅋㅋ

 

 

 

 

모두들 흔들바위 안내판의 내용이 어의가 없어서

유영봉으로 향하는 오르막 경사지에서는 힘든 줄을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팔영산 정상 봉우리 능선에 올라서니

다도해의 절경과 함께 고흥군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랜시간 차갑게 느껴지는 바람을 맞으면서도

정말로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들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옛 문헌에 의하면, 이 산의 이름은 팔영산 이외에 팔전산, 팔령산, 팔점산 등으로 불리웠으며

산의 정상에 팔봉이 있는데 처째 유영, 둘째 성주, 셋째 생황, 넷째 사자, 다섯째 오로, 여섯째 두류, 일곱째 칠성, 여덟째 적취라 하였습니다.

 

이제부터... 유영봉을 시작으로 8개의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야 할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유영봉

 

유달은 아니지만 공맹의 도 선비례라

유건은 썼지만 선비풍체 당당하여

선비의 그림자 닮아 유영봉 되었노라

 

 

 

 

 

성주봉

 

성스런 명산주인 산을 지킨 군주봉아

팔봉 지켜주는 부처같은 성인바위

팔영산 주인되신 성주봉이 여기로세

 

 

 

 

생황봉

 

열아홉 대나무통 관악기 모양새로

소리는 없지만 바위모양이 생황이라

바람결 들어보세 아름다운 생황소리

 

 

 

 

사자봉

 

동물의 왕자처럼 사자바위 군림하여

으르렁 소리치면 백수들이 엎드리듯

기묘한 절경속에 사자모양 갖췄구려

 

 

 

 

오로봉

 

다섯명 늙은 신선 별유천지 비인간이

도원이 어디메뇨 무릉이 여기로세

5신선 놀이터가 5로봉 아니더냐

 

 

 

 

두류봉

 

건곤이 맞닿는 곳 하늘문이 열렸으니

하늘길 어디메뇨 통천문이 여기로다

두류봉 오르면 천국으로 통하노라

 

 

 

 

 

 

잠시 쉬었다 갈게요~!!!

 

컵라면, 김밥, 케익, 멸치볶음, 매실장아찌, 김장 겉절이 김치 등 풍성한 음식들로

막걸리, 맥주, 복분자, 포조주와 함께 두류봉을 지나 칠성봉에 오르기 전에 아주 배불리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의없게 모두들 팔영산 깃대봉은 안 들리고 하산을 할거라 말합니다. 후후...

그래서 인증을 안한 저만 열심히 다녀왔기에 칠성봉과 적취봉의 함께한 인증사진은 찍을 수 없었습니다.

 

 

 

 

칠성봉

 

북극성 축을삼아 하루도 열두때를

북두칠성 자루돌아 천만년을 한결같이

일곱개 별자리 돌고도는 칠성바위

 

 

 

 

적취봉

 

물총새 파란색 병풍처럼 첩첩하며

초목의 그림자 푸르름이 겹쳐쌓여

꽃나무 가지엮어 산봉우리 푸르구나

 

 

 

 

팔영산은 소백산맥이 서쪽으로 힘에 지친 듯 기울다가

동남으로 고흥반도를 바라보며 점암면 성기리, 강산리, 영남면 양사리 등에 걸쳐 우뚝 솟아 있는 산입니다.

엄청난 바람을 뚫고 적취봉을 지나 도착한 깃대봉에 도착을 했습니다.

 

팔봉의 그림자가 멀리 한양에 까지 드리워져서 팔영산이라고 불렀다고 하고,

일설에는 금닭이 울고 날이 밝아 오면서 붉은 햇빛이 바다 위로 떠 오르면 팔봉은 마치 창파에 떨어진 인판과 같다 하여 그림자 영자를 붙였다고 하고,

또한 옛날 중국 위나라 태화연간에 팔봉의 그림자가 멀리 위주의 세수대야에 비추어 왕이 몸소 이 산을 찾아보고 비로소 그림자 영자를 붙여주었다고 전합니다.

 

 

 

 

 

쓸쓸한 인증샷을 찍고 깃대봉을 뒤로하여 하산길 접어들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적취봉 아래 갈림길에 도착하니 그제서야 적취봉에 도착한 일행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자마자 한마디씩 하십니다. 벌써 다녀온거야???

제가 원래 걸음이 빠르잖아요... 혼자서 다니면... ㅋㅋ

 

 

 

 

 

 

 거리이지만... 하산길의 발걸음은 누구에게나 가볍게 느껴지나 봅니다.

중간에 만난 편백숲을 지나 탑재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편백숲이 이처럼 아름답게 느껴진적이 없었습니다.

 

편백나무 숲보다 잣나무 숲에서 피톤치트가 더 많이 나온다는 사실을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만 알려드릴게요...ㅋㅋ

 

 

 

 

웃고, 떠들고 하다보니...

어느덧 숲길을 벗어나야 될 시점까지 하산을 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사진을 찍어봅니다.

표정들이 한사람 한사람 살아있습니다. 미디어에 익숙하신 분들이라는 걸 금방 깨달았습니다.

 

 

 

 

 

 

 

옛날에는 순천의 송광사, 구례의 화엄사, 해남의 대흥사와 함께 호남의 4대 사찰로 꼽혔던 능가사에 다시 도착을 했습니다.

약100평되는 경내의 분위기는 자연수 연못이 있어 주변 환경을 정화시켜 주며 대웅전의 단청은 고색 창연하여 감탄을 하게끔 합니다.

아직 오염되지 않아 자연적인 정취를 맘껏 느껴볼 만 합니다.

 

해가 뜨면 아침 이슬이 마르고, 바람이 불면 붉은 먼지가 일어납니다.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야 한다라는 뜻을 제대로 알게해 준 팔영산 산행이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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