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오름]지미봉오름



예하게스트하우스를 나와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 왔다.

멍하니 의자에 앉아 있다가 동일주 201번 버스를 탔다.






정해진 목적지는 없다.

버스에서 게하에서 가져간 책을 읽는다.


1시간이 훨씬 더 지났을때

버스 창문 너머로 지미봉이 보인다.





서둘러 하차벨을 누루고 종달리에서 내렸다.

차가운 기운을 품은 겨울바람이 내 안면을 강타한다.


지미봉은 종달마을 입구 동북방향에 있는 오름으로

산위 등성이는 원뿔모양의 동쪽 봉우리가 주봉(정상)이다.





지미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이곳이 제주섬의 꼬리부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가파른 경사지를 무작정 열심히 걸었다.


지금은 겨울이다.

여름철이면 시원하다고 했을텐데...







옷깃을 더 여미고

지미봉 오름에 오르는데 땀이 나기 시작한다.


방금 전까지 추웠는데

지금은 온몸이 덥다.


간사한 나의 마음이고

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이로다.






우도, 성산일출봉, 종달리밭 등이

눈앞에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오름에서 맞이하는 바다와 해는

나에게 또다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이다.






오늘 난 가야할 길이 없었는데

뜻밖의 장소에서 가야할 길을 찾은 듯 하다.


지미봉 정상에서의 바람은

나를 휘감아 돌다가 이내 사라져 버렸다.

[제주방어]특·대방어 맛있게 먹으려면...



추운 겨울 제철 모슬포 방어를 먹기 위해서

올해도 변함없이 배낭하나 둘러메고 제주에 왔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255번 버스를 타고

하모체육공원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신영수산까지 걸어왔다.





모슬포 신영수산의 전화번호 064-794-3145 이고

주소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항구로 66-1 입니다.

(지번 대정읍 하모리 770-33)








아주 두툼하게 썬 특·대방어를 부위별로 모두 담은 약 1kg의 포장방어를

20,000원 ~ 30,000원 사이의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즉석에서 구매할 수 있다.

(초장, 간장, 젓가락 및 아이스포장도 제공된다)


겨울철에 제주를 올때마다 신영수산을 찾는 이유이다.






특·대방어 맛있게 먹으려면...

방어회는 따뜻한 쌀밥에 묵은지(신금치)와 생김을 얹혀서 먹으면 맛있다.


부위별 먹는 방법

- 사잇살(방어 사이 가시가 있는 부위) : 참기름+소금장

- 머리 : 구이, 맑은 국(지리탕), 김치찌게

- 뼈 - 맑은 국(지리탕), 김치찌게





방어 맑은 국(지리탕)


물을 끓으시고 머리, 뼈 넣고 40!50분 푹 끓여서 거품 걷어낸 후

인원 수만큼 국물 양을 조정하고 무, 대파를 넣고 소금으로만 간을 한다.

기호에 따라 청양고추를 썰어 넣고 수제비나 라면사리도 넣어 먹으면 된다.


방어 김치찌게


머리와 뼈를 20~30분 끓인 후

신김치와 국물을 함께 넣고 끓이면 된다.






목구녕을 타고 넘어가는 한라산 소주는 짜릿하고

두툼한 방어는 쫄깃한데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다.


생각보다 양이 무진장 많다.

회로 먹다 남은 방어회는 냉동실에서 살짝 얼려 놓는다.


따뜻한 쌀밥 위에 상추, 깻잎, 무순을 올리고

살짝 얼린 두툼한 방어를 그 위에 놓은 후 참기름을 살짝 두른다.

고추장으로 슥슥 비벼서 방어 회덮밥을 만들어 먹으면 된다.

[제주]2018년 12월, 4박 5일간의 제주여행



한해의 마지막 달, 12월이 찾아오면

나는 당연히 제주를 가야하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


늘 그렇지만 아무 계획되 없이

습관적으로 제주행 항공권을 끊었다.



- 비행기에서 바라본 제주시의 저녁 -



그러고보니 최근 10년동안

1년에 2번이상을 제주에 갔다.


여름에는 백패킹 여행을 했고

겨울에는 방어를 먹기 위해 그곳으로 갔다.


마치 꼭 지켜야 하는 정해진 일정표 같다.




- 제주공항 -



이번에도 방어를 먹기 위해

저녁 비행기를 타고 지금 막 제주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인 방어 시식 후,

남는 시간은 내가 안가본 제주 구석구석을 돌아보려 한다.


근데... 내가 안 가본 곳이 제주도에 있나??


감미로운 음악, 향기로운 커피와

만 있으면 제주여행은 언제나 감미롭다.



- 통큰막창순대 -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공항을 벗어났다.


나만의 제주맛집 통큰막창순대에서 찾았다.

지난해 제주 골목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식당이다.


사람, 정, 음식, 맛... 변한 건 하나도 없었다.

오후 7시가 안 되었는데 재료가 소진되어 내가 마지막 손님이 되었다.


식당을 나오며 사장님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Daum검색창에 통큰막창순대를 쳐보세요.



- 제주여행 1일차 이야기 중에서 -




- 제주시외버스터미널 -



아무 소리도 없이

겨울비가 새벽부터 내리고 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151번 급행버스를 타고 모슬포로 향했다.


이미 안개가 물방울처럼

제주 중산간을 하얗게 뒤덮고 있다.





- 모슬포 신성수산 -



모슬포항 신성수산에서 대방어 한마리를 잡았다.


방어 부위별로 다 담으면

4접시만 나오는데 내가 2접시를 샀다.


역시 바로 잡은 것이라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아이스박스로 포장을 한 후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 예하게스트하우스 -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혼자 먹으면 별 맛을 못 느끼는 법이다.


예하게스트하우스 사장님, 스텝(제시카)과 함께

두툼한 방어를 기름장, 초고추장을 찍어 김에 싸서 먹었다.


역시 겨울 마라도 방어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 맛에 내가 제주를 찾는 것이다.




- 내가 만든 방어회덮밥 -



양이 많다보니 회로 먹다가 남은 방어는

냉동실에서 살짝 얼린 후 회덮밥을 해 먹으면 된다.


상추, 깻잎, 무순 등 신선한 채소와 함께

초고추장과 참기름 양념을 더해 먹으면 입안에서 천지개벽을 일으킨다.


겨울 제주는 역시 방어회다.



- 제주여행 2일차 이야기 중에서 -




- 지미봉 오름 -



게하를 나와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 왔다.

멍하니 의자에 앉아 있다가 동일주 201번 버스를 탔다.


정해진 목적지는 없고 버스에서 게하에서 가져간 책을 읽었다.

1시간이 훨씬 더 지났을때 버스 창문 너머로 지미봉이 보인다.


서둘러 하차벨을 누루고 종달리에서 내렸다.

차가운 기운을 품은 겨울바람이 내 안면을 강타했다.




- 지미봉 오름의 풍경 -



지금은 겨울이다.

여름철이면 시원하다고 했을텐데...


옷깃을 더 여미고 지미봉 오름에 올랐다.

종달리, 우도, 성산일출봉 등이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졌다.


지미봉 정상에서의 바람은

나를 휘감아 돌다가 이내 사라져 버렸다.




- 종달리 소심한책방 -


소심한 책방에 갔다.

정확히 2년만에 다시 찾은 것이다.


외형적인 변화는 없었다.

단지 진열된 책들이 달라졌을뿐이다.


예전에는 독립출판물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베스트셀러 도서가 절반은 차지하는 것 같다.


소근소근 울려퍼지는 음악이

소심한책방에 아주 잘 어울린다.


잠시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들었다.

여유롭고 한적한 지금 이순간이 너무 좋다.



- 제주여행 3일차 이야기 중에서 -



- 노루생태관찰원 안내도 -



비가 올듯이 하늘이 인상을 쓰고 있다.


바람에 밀려온 구름은

검은 그림자로 세상을 뒤덮고 사람들에게 겁을 주는 것 같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343번 버스를 탔다.

거친오름이 품고 있는 노루생태관찰원으로 향했다.



- 노루생태관찰원 전시실 -



따뜻한 버스에서 내리니

비인지, 눈인지 모를 것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겨울인데 이렇게 강한 바람이 불어오니

노루는 볼 수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장료는 1,000원이다.


먼저 전시실로 향했다.

노루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시되고 있다.


고라니, 노루, 꽃사슴의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 노루생태관찰원 상시관찰원 -




기대를 하지 않고 상시관찰원으로 갔다.

새끼 노루들은 관찰원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먹이를 손에 들고 가만히 있으니

새끼 노루들이 천천히 다가왔다.


내가 가장 가까이에서 본 노루이다.

추운 겨울을 잘 보내고 무럭무럭 잘 자라거라.


새끼 노루야~!!





- 제주 4.3 평화공원 -



거친오름을 둘러본 후

인근의 4.3평화공원에 갔다.


제주 4.3은 평화, 통일, 인권의 상징이다.

제주에 오신다면 꼭 방문해 보셨으면 한다.


기억은 과거 자체라기보다

현재와의 관계 속에서 재구성되는 오늘의 전사()이다.


- 현기영의 순이삼촌 중에서 -




- 동문시장 -



기온은 육지보다 따뜻하지만

제주에는 바람이 세게 불어오기때문에 춥다.


추운 겨울에는 뜨근한 어묵국물과 호떡이 생각난다.

기름에 튀겨진 호떡을 한입 베어물었을때 흙설탕의 단맛이 너무 좋다.


먹거리가 풍부한 요즘시대에

어릴적 향수가 더해진 호떡을 동문시장에서 사 먹었다.




- 예하게스트하우스에서 브루나이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


어차피 내 마음이다.


우리가 난처함에 빠지는 이유는

잘 몰라서가 아니라 확실히 안다고 생각하는 신념때문이다.


신념은 사실이라고 믿는 생각이지만

사실은 그저 상황을 인식하는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혼자만 다른 길을 걷는다고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남들과 다른 길을 간다고 외로움을 느낀적이 있는가?


아무도 저렇게 안 한다는 말보다

아무나 저렇게 못한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


뭘 걱정하는가?

한번뿐인 인생인데 내 마음대로 살아야지.



- 제주여행 4일차 이야기 중에서 -

2018년 제주 여름 여행7 - 각재기국



아침부터 햇살이 너무 뜨겁게 내리쬔다.

제주 지하상가를 통해서 동문시장에서 관덕정에 왔다.



관덕정



신발을 벗고 대청마루에 올라갔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책을 읽으며 한 시간을 대청마루에 앉아 있었다.




정성듬뿍 제주국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요~

새로운 장소를 찾아 이동을 했다.


용연계곡이 흐르는 용연구름다리로 향하는데

어딘가 익숙한 '정성듬뿍 제주국' 식당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은 배가 고프지 않으니 저녁에 꼭 먹으로 가야겠다.





용연구름다리가 있는 용연계곡



해송 그늘아래 의자에 앉았다.

이곳에서 용연계곡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제주 위트에일을 마시고 있다.

나도 여행객이지만 한걸음 뒤로 물러나서 다른 여행객을 살펴볼 수 있었다.


즐거운 표정의 얼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행동은 정신없이 바쁘다.


마음의 여유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속초식당 한치물회



한동안 사색에 빠져 있던 나는

갑자기 한치물회가 먹고 싶어졌다.


서부두수산시장 인근 속초식당에 갔다.

한치물회를 주문해서 정말로 맛있게 먹었다.


음식은 먹고 싶을때 먹어야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제주항 서부두



낮잠을 자러 숙소에 가기전에 제주항 서부두에 왔다.


어느덧 일주일이란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태풍 솔릭과 함께 시작한 제주여행이라 더 뇌리에 남는 경험이 되었다.





정성듬뿍 제주국의 각재기국



오후 6시


저녁을 먹으면서 TV를 볼 생각에 정성듬뿍 제주국에 갔다.

오늘은 아시안게임 축구경기인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이 있는 날이다.


각재기국과 막걸리를 주문했다.

각재기란 전갱이과의 바닷물고기로서 전갱이의 제주 사투리적인 표현이다.


물이 끓으면 손질한 생선을 넣고 한소금 끓으면 배추와 풋고추를 넣어 다시 한 번 끓인다.

이때 배추는 손으로 뜯어 넣든가 어린 배추인 경우에는 통째로 넣기도 한다.

국물 맛이 시원하고 개운하며  찬으로 나온 멜젓과 생선구이 등이 어울려 제주의 토속적인 미각을 맛볼 수 있었다.


각재기국도 맛 만큼이나 축구도 이겨서 기분이 좋은 밤이다.



제주거리



계획적이지 않고, 여유롭고, 즐거운


 제주여행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동안 가보지 않은 곳을 주로 찾아다녔다.


천천히 걸으면서 내 오감으로 느끼려고 노력했다.


나는 2008년 이후 매년 제주여행을 온다.

어느 곳을 가든지 100% 만족하는 여행은 없지만,

이번 제주여행에서는 충만감을 느꼈다.

2018년 제주 여름 여행6 - 거문오름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 내린다.


제주여행 한참 전에 거문오름 탐방예약을 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제주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거문오름에 왔다.





거문오름



비가 내릴것 같은 날에는

우비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훼손방지를 위해

우산, 양산, 스틱, 아이젠의 착용은 금지되어 있다.


생태계 보호를 위해

생수를 제외한 음식물 반입조차 금지되어 있다.


탐방시간은 오전 9시 ~ 오후 1시까지이다.



거문오름 출입증



오전 11시


탐방안내소에서 출입증을 받고

자연해설사와 같이 동행 탐방이 시작되었다.


탐방예약자는 나를 비롯하여

총 50명 정원에 30여명의 사람들이 함께 했다.




자연해설사와 같이 거문오름 탐방시작



자연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순조롭게 거문오름 탐방이 시작되었다.


자연해설사가 재치있는 입담으로 피톤치트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모두들 집중해서 그의 말을 듣었다.


초반에 분위기는 좋았다.



사위질빵

으아리

누리장나무



워낙 사람들이 많고 그들의 진진한 태도때문에

자연해설사의 말보다는 주변 식생에 더 관심을 가졌다.


사위질빵, 으아리, 누리장나무 꽃이

거문오름 탐방로 주변에 피어 있었다.


삼나무, 잣나무, 소나무, 낙엽송 등 침엽수종은 쉽게 구분하지만

제주도의 기후 특성상 난대활엽수종은 아직까지는 구분이 쉽지 않다.



제1탐방로에서 제2탐방로로 이동하는 아이들



어느새 한시간이 지났다.


제1탐방로를 돌아본 후

사람들의 1/3 가량이 탐방을 마치고 돌아갔다.


제2탐방로로 이동하면서

사람들의 눈빛이 아까와는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아이들만이 천진난만하게 뛰어다니고 있다.



제2탐방로 - 자연해설사의 해설



어찌보면 내 생각과 그들의 생각이 같았던 것 같다.


쓸데없이 너무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너무 재미없게 긴 시간을 들여 자연해설사가 설명을 하고 있다.


우리는 정보를 듣기 위해 거문오름에 온 것이 아니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려고 찾은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면 실어진다.


제2탐방코스에서 나를 제외하고

모든 사람이 탐방을 마치고 돌아갔다.


나만 홀로 제3탐방코스로 향했고 그 짧은 순간을 즐겼다.

거문오름에 내가 왔다는게 이제서야 실감이 들었다.


해방감속에 편안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었다.



보성시장내 감초식당 '순대국밥'



버스를 타고 다시 제주시로 돌아왔다.


조금 늦은 점심이긴 하지만

보성시장내 감초식당에 가서 순대국밥을 먹었다.


2006년 7월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서

[순대일기] 편에 소개돼 더욱 유명해진 식당이다.



제주 도심 거리를 걷다



한낮의 뜨거운 제주 도심 거리를 걸었다.

내가 가려고 마음 먹은 장소는 아지까지 없다.


어느덧 발걸음은 동문시장에 다다랐다.

오늘은 동문시장 인근 옐로우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을 할 예정이다.



동문시장 야시장


산지천



시장의 혼잡함과 시끄러움속에서 사람사는 냄새가 풍겨져 온다.

채소, 과일, 건어물, 생선, 떡 등 눈길을 사로잡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모든 것이 우리 삶의 일부분이기에 더 정이 간다.

가만히 시장구경만 하며 돌아다녀도 즐거운 제주 여행이다.


동문시장 야시장과 산지천 야경도 아주 멋진 곳이니까...



[6일차 여정]

예하게스트하우스 - 거문오름 - 보성시장 감초식당 - 동문시장 - 옐로우게스트하우스

2018년 제주 여름 여행5 - 한라산 등산



사람은 발생한 모든 일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을 기준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은 모두 정당한 것이며

남이 한 말과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기정사실화 하는 경향이 있다.



말벌 집 - 산행시 벌 조심하세요.



자신의 정당성만을 주장하다보니

사실 왜곡을 하게 되고 그게 마치 사실인 것처럼 믿어버린다.


자신의 기억이 새롭게 바뀌어 버린 것이다.

핵심이 없는 장황한 말에 스스로가 말려들어 횡설수설 떠들기만 한다.


세상에 별의별 사람 많지만 미친놈도 참 많다.

이런 놈들은 말벌 침 맛을 봐야 하는데... 



속밭대피소 인근 삼나무숲



어제밤 나의 제주 단골 숙소인

예하게스트하우스에서 옥창민 도전자(이하 창민)와 만났다.


오늘의 한라산 등산을 위해

바쁜 일정을 조정하여 어렵게 제주에 온 것이다.


우리는 2009년 지리산둘레길을 걷다가 처음 만났다.

그러고보니 그와 인연을 맺은지도 10년이다.


세월 참 빠르다.




진달래밭 대피소



한라산 산행이 처음인 창민이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수월하게 산을 오르고 있다.


성판악에서 500m 생수를 8개나 사더니

배낭이 무겁다며 나에게 넌지시 2개를 내민다.


까마귀 때문인가??


매점이 없어진 성판악 대피소는

활기도 없고 왠지 모르게 을씨년스럽게 느껴진다.



구상나무 군락지

엉겅퀴



해발고도가 높아질수록

안개같은 구름이 짙게 내리깔리고 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주변풍경은 점점 달라진다.

구상나무 군락지가 태풍 솔릭의 피해를 많이 입은 듯 했다.


한라산에는 기록적인 강풍이 몰아쳤고

이틀간 최고 1,0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역경을 이겨낸 엉겅퀴 꽃을 바라보니

내 가슴이 뭉클하다.





한라산 동능정상에 서다



오늘은 2018년이 시작된 이후 237일째 되는 날이다.

이는 2018년이 앞으로 128일만 남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늘은 8월 25일이고

창민이는 생애 처음으로 한라산을 올랐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자유로울 것,

꼭 필요한 것은 용기가 아니라 각오이다.


결정하는 순간 모든 것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창민이가 그랬듯이...




옥창민 - 고고학자



성판악으로 하산을 한 후

창민이는 한라산 등정 인증서를 받았다.


크게 기뻐하는 창민이의 모습을 바라보니

보는 내가 더 기쁘다.


우리는 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즐기며 살아야 한다.


이것이 내 삶이다.




제주시청 인근 '호근동' 돔베고기와 모듬순대



한라산 산행이후

돔베고기가 먹고 싶어하는 창민이를 위해

제주시청 인근의 호근동에 왔다.


오후 5시 30분에 문을 여는 호근동은

제주의 숨은 맛집 중 하나이다.


쭉쭉... 한잔 들더라고~~~



실키의 '나 안쾐찮아' 중에서



한국사회는 유독 나이를 따진다.


초중고때는 학년의 차이에 따라,

대학때는 입학년도(즉, 학번)에 따라 선후배가 결정된다.


사회에 나와도 학연, 지연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사람을 만나면 '1)고향이 어디죠? 2)출신학교는?'을 물어보는게 순리처럼 되어 있다.


같은 고향이거나 동문이라도 되면 바로 나이를 묻는다.

바로 선후배가 결정되고, 아무렇지 않게 넘지 말아야 할 선들을 넘게 된다.


친해지랬지 막 대하랬니??


나와 창민이는 자주만나지는 못하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고 친하다고 막대하지 않는다.


친함에는 존중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5일차 여정]

예하게스트하우스 - 한라산 산행(성판악~진달래밭 대피소~한라산 동능정상/백록담) - 제주시청 인근 호근동 - 예하게스트하우스

2018년 제주 여름 여행4 - 책방무사(한아름상회)



3일간 숙박해던 더 루케테 호텔을 벗어났다.


배낭을 메고 걸어가는 내 자신이

마치 자유를 찾아 나선 빠삐용처럼 느껴진다.



서귀포 동문로터리



지금 제주는 한라산이 있는 중산간을 제외하고는

바람도 불지 않고 대체적으로 하늘이 맑아지고 있는 중이다.


태풍이 지나가고 나니 더 후텁지근하다.


얼음을 잔뜩 넣은 커피가 먹고 싶다.

내 기분 탓이지만 냉커피가 정말 맛이 있다.


이제는 떠날 시간이다.

그녀가 있는 그 곳으로... 출발!!!



광치기해변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 사진을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다.



동문로터리에서 제주행 외곽순환 버스를 타고 성산에 왔다.

성산은 태풍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맑고 화창하다.


야.... 정말 날씨 좋다~~

광치기 해변에서 한갓지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성식 - 뚜벅이가 꿈꾸는 세상, 국내-해외 자유 여행가, 미니멀리스트, 블랙야크 셰르파(2013년~현재), 산림경영ᆞ공학기술자, (주)하늘그린



나는 혼자다.

태어나서 지금껏 결혼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주 가끔씩 혼인정보업체에 보낼 광고문을 상상해 본다.


사춘기 청소년 만 45세, 솔로, 여행을 좋아함,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책을 읽음, 여름에는 반바지와 슬리퍼를 신고 다님


이런 남자를 좋아할 여자가 있을까??



수산초등학교 앞 한아름상회(현 책방무사)



일부러 수산초등학교까지 걸어왔는데

한아름상회(현 책방무사)의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내가 너무 일찍 도착한 것이다.

마을 쉼터인 정자에 앉아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시민의 불복종'을 읽고 있었다.



책방무사 간판



오늘 책방무사의 첫번째 손님은

나야 나~~~~~ 




책방무사



얼마나 지났을까?

미니쿠퍼 차량이 멈추고 익숙한 얼굴의 그녀가 보인다.


이번이 두번째 만남이다.


30분 정도 책을 더 읽다가 한아름상회로 들어갔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속에 그녀만의 향기가 숨어 있는 것을 느꼈다.


생각보다 좁은 공간이지만

적절하게 배치된 책들을 살펴보며 내부를 둘러보았다.


그녀 특유의 손길을 나는 느낄 수 있다.



책방무사에서 바라본 수산리 마을



이 공간에 지금 내가 서 있으니

3년전 처음 대면했을때의 그녀 모습이 떠오른다.


보조개가 살짝 들어간 웃음띤 하얀 얼굴이 이쁜 그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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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신수진)라는 사람을 내가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가족끼리 왜 이래'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OST가 너무나 좋았었다.

그래서 누가 이다지도 편안하게 노래를 부르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바로 요조였던 것이다.


그 이후 트위터의 팔로우를 신청했었고

작년 9월 그녀가 책방을 연다는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 이름이 '책방무사'다.





얼마 후

서울에 올라갔을때 '책방무사'에 가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대중들은 요조가 책방을 하는지도 잘 모르는 시기였다.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은 '책방무사'

여러가지 꾸미느라 분주했었고, 난 그곳에서 그녀를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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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을 집어들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번이 두번째 만남인 것을 그녀는 알고 있을까??

예전보다는 갸냘프게 보이는 그녀 모습은 여전히 보조개가 이쁜 얼굴이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4일차 여정]

더 루케테 호텔-광치기해변-책방무사(한아름상회)-예하게스트하우스

2018년 제주 여름 여행3 - 서귀포에서 칩거중



태풍은 이미 제주를 지나갔지만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바람은 여전히 무섭게 불고 있다.



서귀포항에 정박중인 어선들



종일 호텔에 머물고 있다가

바깥 풍경이 궁금하여 우비를 입고 무작정 길을 나섰다.


강풍이 우비와 부딪히면서 만들어낸 소리가 무섭다.

한걸음씩 발을 내딛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강풍의 영향으로 간간히 내리는 비줄기는

수직낙하를 하지 못하고 사방팔방으로 분무기를 뿌린 듯 흩날린다.



서귀포시 서문서로 5번길의 골목길



비 바람을 맞으며 그냥 걸었다.

관광지가 아닌 제주민의 삶을 느낄 수 있는 골목을 걸었다.


제주의 골목은 육지의 골목과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골목은 거주민들에게는 삶의 공유물이고 여백이 있는 비움이 있다.

골목은 어디까지나 서민들 사이에만 존재하고 그들에게만 이해 받는 길이다.




와랑와랑 한치짬뽕



특별히 할 일도, 갈곳도 없기에

밖에 나온 김에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중섭거리 인근에 위치한 덕성원은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덕성원 인근에 위치하지만 아직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와랑와랑에 왔다.


목조주택 구조의 내부시설과

옛날농기구 등의 장식품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어릴적에는 짜장면이나 짬뽕이나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에 빠졌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짜장면과 짬봉을 다 주문해서 먹는 것이 습관처럼 되버렸다.


오늘은 비바람을 오랜시간 맞아서

따뜻한 국물인 있는 한치짬뽕과 막걸리만을 주문했다.




서귀포항 앞바다와 새연교



태풍이 제주를 지나 육지로 들어섰다고 한다.

한반도를 향해 돌진한 태풍은 어차피 피할 수 없었다.


바람을 맞더라도 육지의 도시에서보다는

해풍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제주도에서 맞고 싶었다.


내가 기대한 것보다 더 충만할 정도로 흠뻑 바람을 맞았다.

나 오늘 바람 맞았어요~~~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내 흑돼지 족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 들려 흙돼지 족발을 샀다.


맥주에는 자유가 있고,

수주에는 힘이 있고,

와인에는 건강이 있고,

그리고 물에는 박테리아가 있다.


이밤이 새도록 술이나 마시며

내일 날씨가 맑기를 기다리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3일차 여정]

더 루케테 호텔-걸매생태공원-와랑와랑-서귀포 매일올레시장-서귀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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