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텔의 아침은 조용했다. 시끌벅적한 밤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고요하고 차분한 아침이었다. 낮에는 당연히 덥겠지만 아침 공기는 상쾌하면서도 쌀쌀했다. 숙소 앞 버스정류장에서 5번 버스를 탔다. 어젯밤에 산 잘츠부르크 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버스가 달리는 동안 안 가본 동네를 지나치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이미 들떠 있었다. 종점인 운터베르그 정류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7시 43분이었다. 첫 케이블카를 타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이쪽저쪽을 가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말없이 주변을 거닐었다. 조그만 천이 흐르는 마을 사이로 운터베르그가 조망되었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오늘도 물소리와 새소리는 싱그러운 아침을 맞게 하는 동반자였다. 잘츠부르크 카드를 이용하여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정확히 오..
잘츠부르크에서의 이틀째 아침이 밝았다. 어제 빈에서 왔는데 오늘은 할슈타트를 다녀올 생각이다. 오랜만에 마시는 커피를 들고 오전 7시 11분 기차를 탔다. 이른 아침이라 기차는 한산했다. 좌석을 예약하지 않았는데 앉을 자리가 많았다. 오전 8시 4분에 Attnang-Puchheim에서 환승을 한 후 왼쪽 창가에 앉았다. 막 그문덴 역을 지났을 때 왼쪽 차창으로 크라운 호수가 기차의 움직임 속도만큼 영화의 한 프레임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바트이슐 역에 도착했을 때는 기차 안이 소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탔다. 방목한 소의 모습을 찍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을 때 거대한 할슈타트 호수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기차는 호수를 왼쪽으로 돌아 할슈타트 역에 도착했다. 하늘은 흐렸고 바람은 차가웠다. 반바지와 반소매..
밤은 더웠다. 열린 창문으로 바람 한 점 들어오지 않았고 조그만 선풍기만이 문 앞에서 헐떡이며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샤워하는데 찬물이 머리카락을 통해 온몸으로 미끄러져 갈 때의 짜릿함이 더위를 가시게 했다. 기차 시간까지 특별한 일이 없기에 어제의 여행기를 쓰며 시간을 보냈다. 인적이 없던 거리는 오전 6시가 지나면서 이따금 사람들의 발걸음이 보였다. 호스텔 통창으로 바라본 거리는 분주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9시가 지났을 때 빈 중앙역에 왔다. 다들 어디를 가는지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나만이 느긋하게 사람들을 구경하며 서 있었다. 이미 OBB 앱으로 확인했지만, 기차역 전광판을 통해 탑승 플랫폼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오스트리아에서 기차 타는 방법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
한가한 아침을 맞았다. 공기는 평소보다 빠르게 데워졌고 아침부터 빠르게 상상을 달구고 있었다. Billa에서 산 빵으로 늦은 아침을 먹고 호스텔을 나왔다. 오늘은 빈 1일 교통권을 끊어 빈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생각이다. 호스텔을 나오면 오른쪽에 지하철 입구가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와 교통권 판매기에서 1일권을 8유로에 끊었다. 빈은 지하철(U), 노면전차(숫자나 알파벳), 버스(숫자 뒤 A) 등의 대중교통이 있다. 지하철은 우리의 지하철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타거나 내릴 때 버튼을 눌러서 직접 문을 열어야 한다는 점만은 확연히 달랐다. 지하철로 네 정거장인 Schwedenplatz 역으로 가서 노면전차로 갈아탔다. 도시가 확장되면서 예전 성벽이 있던 자리를 허물고 그 자리에 노면전..
새벽에 홀로 깨어 좁은 공간의 침대에서 넓은 창문을 바라봤다. 녹색의 잎이 얼마나 무거운지 가지가 땅으로 휘어져 포물선을 그렸다. 술에 취한 사람들이 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큰 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며 떠들고 있었다. 오전 6시가 지날 때까지 침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긴바지를 입고 Flixbus 정류장으로 갔다. 오늘은 슬로바키아 수도인 브라티슬라바로 가는 날이다.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브라티슬라바는 빈에서 1시간 20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버스는 빈 공항을 거쳐 달리던 속도 그대로 국경을 지나쳤다. 어떠한 검문검색도 없었다. 이윽고 버스는 Most SNP에서 멈췄다. 또 다른 나라에 발을 디뎠다. 일주일 만에 4개국이다. 낯선 곳이지만 전혀 낯설지가 않은 장소처럼 여겨졌..
열린 창문 사이로 새벽 청소 차량의 시끄러운 기계음이 들려왔다. 나이가 들다 보니 한번 잠에서 깨면 더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어제 휴무일이었던 Great Market Hall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오전 6시부터 영업하니까 지금 나가면 딱 맞겠네….’ 슬리퍼를 신고 고양이 세수만 하고 호스텔을 나왔다. 프라하와 달리 부다페스트의 거리는 한산했다. 오전 6시부터 영업한다더니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열지 않았다. 청과류 상점과 햄, 고기를 파는 상점만이 먼저 문을 열고 영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당황한 나는 주정뱅이처럼 이리저리 거닐다가 우유가 들어간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역시 커피는 아침에 먹어야 한다. 오전 7시가 되자 하나둘 상점 문이 열렸고 내가 점찍어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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