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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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여행 5일차]

하카타에서 모지코 가기,

시모노세키 여행[간몬연락선, 가라토시장, 간몬 해저 터널],

모지코[모지항, 블루잉모지(ブルーウィングもじ), 오뎅 야마구치(おでんの山口)],

후쿠오카 부산정(釜山亭)

 

어느 일요일 아침, 하카타 거리

 

해도 없는 아침인데 세상은 이미 훤했다.

새벽어둠을 틈타 비는 세상의 묵은 때를 씻어버렸다. 호텔 방에선 빗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이따금 창문을 타고 흐르는 물방울이 희미한 흔적을 남겼을 뿐이다. 나는 침대 이불에서 나와 창문 밖을 바라봤다. 하늘에는 어떻게 회색 구름이 새긴 것인지 하늘이 우울해 보였다.

우산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새로 내린 비 위에 내 발자국이 찍혔다. 선명했던 발자국은 찰나의 순간에 번져 바닥에서 사라졌다. 나는 생각했다. 비에 대해 그만 무심해지자. 우리는 봄비 같은 겨울비를 맞으며 하카타역으로 행했다. 일요일 아침, 하카타 거리는 청소 차량만이 분주하게 제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내가 지나간 다음에도. 계속 그렇게.

 

JR 북규슈 레일패스
하카타-고쿠라, SONIC 5 특급열차
고쿠라-모지코, JR 가고시마 본선
모지코역
모지항 여객선 매표소
간몬 연락선

 

하카타에서 특급열차를 탔다.

고쿠라에서 JR 열차로 갈아타고 모지코까지 왔다. 모지코역을 등지고 왼쪽 도로를 건너 바닷가 쪽으로 걷다 보니 모지항 여객선 터미널이 보였다. 모지코역을 나와 잰걸음으로 모지항 승선장까지 이동했다. 모지항의 넓은 공터에서는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요금은 편도 대인 400

승선권을 뽑아 배를 타러 승선장에 가니 해협이 눈에 들어왔다. 기타큐슈 모지항에서 시모노세키 가라토까지는 날씨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보통 5~1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비가 온 후 바다는 청색이 짙어져 검게 보였다. 정박해 있던 배는 검정 물결의 일렁거림에 크고 가볍게 움직이고 있었다.

 

모지항
간몬대교
간몬연락선

 

바닷바람이 검은 바다를 겨울빛으로 물들였다.

북동쪽으로는 혼슈와 규슈를 연결하는 간몬대교(関門橋)가 해협 위를 가로질러 허공에 떠 있었다. 간몬대교 그림자가 더해져 바다는 원래 색보다 더 짙어졌고 그것이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검정 바다는 윤기가 넘쳤다.

잔잔한 파도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것 같았다. 배의 갑판에 올라 시모노세키를 바라봤다. 검은 바다가 마치 현해탄 같았다. 배의 진행 방향과 속도에 따라 바람이 바뀌었다. 바다 위에는 긴 흰 물거품이 남아 배가 지나온 흔적이 그어졌다. 나는 시모노세키에 그렇게 도착했다.

 

가라토 여객터미널 앞
가라토시장
가라토시장 안
해산물덮밥과 성게덮밥
가라퇴장 앞 바닷가 산책로
덮밥 먹방

 

가라토시장(唐戸市場)과 마주했다.

시장 안을 비추는 조명은 인파에 뭉개져 명암이 극명하게 대비되었다. 시끄러움, 혹은 뒤엉킨 혼란과 흥분감 사이의 들뜬 기분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시장은 서늘했고 비린내가 가득 퍼져 있었다. 그나마 천장이 높아 비린내 농도가 심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초밥을 사기 위해 인파 속에 있던 나는 파도가 앞의 파도를 밀어내듯 뒷사람들의 걸음에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이곳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초밥을 사러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렇게 시장 안을 표류하던 나는 인적이 그나마 적은 상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게 덮밥을 발견하고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바로 이런걸 꿩 먹고 알 먹고라고 표현한다. 시장 밖으로 나오자마자 흥분상태에서 성게 덮밥을 순식간에 먹었다.

 

초밥

 

된장국
초밥먹방
가라토시장 앞 바닷가 산책로

 

망설임은 초밥을 살 기회를 빼앗아간다.

다시 초밥을 사기 위해 혼돈의 시장에 들어섰다. 진열된 초밥이 먹고 싶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사야 한다. 우리는 우럭, 도미, 장어 초밥과 짱뚱어가 들어간 된장국을 샀다. 이번에도 바로 시장 밖으로 나왔다. 사람이 적은 바다가 산책로로 가서 바다를 배경으로 초밥을 먹었다. 바다에서 막 잡아 온 생선으로 초밥을 만든 것처럼 신선했다. 초밥의 생선이 일반 초밥에 비하면 두 배나 컸으며 그만큼 밥도 많았다. 초밥 한 개면 입안이 꽉 찼다. 우리는 초밥 먹기에 마음을 다했다. 지금까지 내가 먹어본 초밥 중에 신선도, , 크기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초밥이었다.

최고예요.’

 

가라토 등대
가라토 거리

 

12월의 첫 번째 일요일이다.

평일처럼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급하게 처리해야 할 용무나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다. 늦잠을 자거나 침대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도 되는 하루다. 내가 있는 곳이 낯선 여행지라도 일요일에 내가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배가 부르니 걷기에 더욱 좋은 날이었다

비는 그쳤고 바람이 불지 않아 춥지 않았다. 하늘에 회색 구름이 가득했지만, 바다색만큼 짙지는 않았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만 주의를 기울였다. 내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갈 길은 나에게는 소중한 시간이다.

 

시모노세키, 간몬 해저 터널 입구
간몬 해저 터널

 

가라토시장에서 간몬터널 입구까지는 1.4km를 걸어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갔다. 자전거와 오토바이도 해저 터널을 이용할 수 있었다. , 엔진을 끈 상태로 밀어서 통행해야 했다.

해저 터널을 걷는 것은 처음이다.

그것도 한국도 아니고 일본에서 혼슈와 규슈를 잇는 1958년에 개통된 간몬 해저 터널을 걸었다. 해수면 58m의 아래의 터널은 혼슈에서 규슈 방향으로 내리막임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긴 줄을 팽팽히 잡았다가 살짝 힘을 푼 것처럼 터널은 완만한 곡선을 유지하고 있다. 혼슈의 시모노세키에서 규슈의 모지코까지 이어진 약 780m의 거리였다. 지금 걷는 이 해저 터널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멈추지 않고 걷다 보면 환한 불빛이 나를 반겨줬다.

 

모지코, 간몬 해저 터널 입구
메가리 신사와 간몬대교
모지항
노포크 히로바역
모지항 낚시 배

 

해저 터널을 나왔다.

메카리 신사가 있는 해안은 물살이 끊임없이 소용돌이쳤다. 수심이 낮고 해류가 빠르게 흐르며 어종이 다양하여 어업이 발달하였다. 더 넓은 바다로 흘러가는 바닷물이 다 똑같아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물살의 세기가 천차만별이다. 거친 물살을 피해 배들은 모지코가 아니라 시모노세키 쪽으로 왕래를 했다. 작은 배들은 물살에 쉽게 흔들리니까 빠르게 지나가려고 엔진의 출력을 높였다.

모지코까지 가는 길은 한적한 거리였다.

메카리 신사를 지나 노픽 광장으로 거기서 노포크 히로바역까지 이어졌다. 철로를 따라 벚나무가 서 있는 해안 길을 가다 보면 항구를 만나게 된다. 새벽에 낚시 배를 타고 바다를 다녀온 낚시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잡아 온 고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모지항 레트로 전망대
블루잉모지

 

나는 의자에 앉았다.

오늘도 많이 걸었다. 친구 K는 발바닥이 아픈 듯 신발을 벗고 쉬고 있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이 의자에서 블루윙모지가 가장 잘 보였다. 부산의 영도대교처럼 다리가 올라갈 때를 기다리며 광장과 다리를 번갈아 가며 바라봤다. 큰 나무 아래에서 만담하는 이야기가 마이크를 통해 크게 들렸고, 캐릭터 탈을 쓴 남자가 아이들과 대화하는 모습이 보였고, 일정한 목적 없이 이리저리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렸다.

약간 멍한 상태가 되었는데 처음에는 피곤함을 느꼈는데 나중에는 몸이 편안해졌다. 오후 1시가 되자 블루윙모지가 분주해졌고 이내 건너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다리는 오른쪽부터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그 속도가 달팽이가 길을 건너가듯 너무 느렸다. 왼쪽까지 다 올가을 때는 10여 분이 훌쩍 지난 뒤였다. 마지막으로 배만 지나가면 되는데. 이렇게 이벤트는 완성되었다. 잠시 후 다리는 올라간 속도만큼 천천히 내려왔고 사람들은 다시 블루윙모지를 건넜다.

 

모지항 벼룩시장

 

기차 시간까지 각자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벼룩시장의 흰 천막은 은은한 조명을 밝혔지만, 하늘은 어딘지 모르게 우울해 보였다. 눈앞에는 똑같은 천막들이 일렬종대나 횡대로 펼쳐져 있었다. 아무리 벼룩시장이지만 복고풍 항구와 어울리지 않은 현대적인 분위기가 어색했다. 액세서리, 의류, 화분, 생활용품, 음식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있었다. 천막마다 자신들의 물건들을 전시해 놓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있었다.

벼룩시장 천막 사이를 걸었다.

옷깃을 여미고 에코백을 왼쪽 어깨에 둘러멨다. 두 발은 인파 속을 걷고 있었지만 두 눈은 온갖 것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바삐 움직였다. 이곳에서의 돈은 그저 필요한 것을 얻는데 필요한 교환수단에 불과했다.

 

오뎅 야마구치(おでんの山口)
식당내부
메뉴

 

오후 새참을 먹기 위해 오뎅 야마구치(おでんの山口)에 갔다.

이 식당은 모지코역에서 도보로 2분 거리에 있으며 모지코와 어울리는 복고풍 감성의 식당이었다. 오후 230분이 넘었지만, 식당에 손님이 아무도 없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한참을 쭈뼛거리다 과감하게 안으로 들어섰다. 할아버지는 테이블을 정리하고 할머니는 오뎅을 만들고 있었다.

오뎅정식 550

메뉴판의 검정색은 메뉴이고 빨간색은 가격이었다. 다행히 사진이 있는 메뉴판이 있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주문을 했다. 근데, 할머니가 뭐라고 계속 말씀하시는데 일본어를 못하는 내가 알아들을 방법은 없었다.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표정을 본 할머니도 이내 포기했는지 그냥 자리를 뜨셨다. 5분쯤 지났을 때 주문한 오뎅정식이 나왔다.

 

오뎅정식

 

정말로 사진과 똑같았다.

할머니가 나에게 하려던 말을 나중에 알았다. 내가 오뎅 4가지를 선택해야 하는데 말은 통하지 않고 눈만 껌뻑껌뻑하니까 할머니가 사진과 똑같이 가져다주신 거였다. 한국에서는 어묵 하면 어묵만 생각하는데 일본은 달걀, , 감자, 꼬치(돼지고기) 등이 들어간 오뎅요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한국처럼 국물을 마실 수 없어 아쉬웠다.

오뎅은 한국보다는 짠데 항구 특유의 육체 노동자들을 위한 전통 음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음식이 특별히 맛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지만 오랜 세월 이곳을 지켜온 할아버지, 할머니가 운영하는 노포(老鋪)는 틀림없었다.

 

모지코역
고쿠라역
고쿠라-하카타, SONIC 40 특별열차
부산정(釜山亭)

 

우리는 다시 만났다.

아침에 이곳에 올 때의 역순으로 다시 하카타로 돌아가야 했다. 기차 안에는 아침보다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하카타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27분이었다. 오후 5시가 넘으면 해는 서쪽 하늘로 넘어가서 잠들었다. 하카타역의 크리스마스 마켓 축제의 조명은 오늘도 변함없이 불을 밝히고 사람들은 흥분된 상태로 그 불빛을 바라보거나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후쿠오카에서 벌써 5일째 밤이었다.

이제는 밤거리가 익숙해졌다. 저녁 먹을 식당을 찾으면서 가지 않은 골목을 걸었다. 어둠 속에 홀로 불을 밝히고 있는 식당을 발견했다. ‘부산정(釜山亭).’ 고민의 흔적인 미간의 깊은 주름이 식당을 발견한 뒤 축구경기장의 푸른 잔디처럼 평평하게 바뀌었다. 허기짐의 빈자리는 발바닥의 통증과 배고픔의 꼬르륵소리가 채우고 있었다.

 

삼겹살

 

간판을 보고 한국식당임을 눈치챘다.

어떤 메뉴가 있는지 알아보려고 입구에 갔다가 메뉴에 삼겹살을 보는 순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들어갔다. 예약하지 않았지만, 일찍 식당에 와서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추천메뉴인 무한리필 삼겹살을 선택했다. ‘소주와 맥주도 주세요.’ 오랜만에 한국말로 편안하게 주문을 할 수 있어 좋았다.

12800.

삼겹살 무한리필 가격이다. 한국보다 무한리필 가격은 비쌌지만, 김치 모둠, 나물 모둠, 오징어젓, 잡채, 샐러드, 파채, 쌈장, 마늘, 상추 등 너무 푸짐했고 무한리필까지 해 주었다. 일하시는 외국인 종업원이 삼겹살을 가져다주면서 김치를 불판에 올렸다. '이러면 다 타는데.' 한국인인 내가 가만있을 수 없어 김치를 제거하고 고기 기름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김치를 올렸다.

 

삼겹살 무한리필

 

10분쯤 그렇게 고기를 구웠다.

겉이 타지 않게 삼겹살을 잘 뒤집으면서 먹기 좋을 정도로 구운 삼겹살을 한입 크기로 잘랐다. 원래 기름기 많은 구운 음식은 잘 안 먹는 친구인데 이곳에서의 친구 K는 젓가락을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배가 고팠구먼.’ 첫판을 이렇게 순식간에 다 먹었다. 삼겹살 리필을 요청하면서 막간을 이용하여 주꾸미까지 구워 먹었다.

외국인 종업원의 배달 사고인지 리필된 삼겹살은 처음의 3배만큼이나 많았다. 아무 말이 없으니 다시 삼겹살을 구웠다. 손바닥에 상추를 놓고 잘 구워진 삼겹살 2점을 올렸다. 마늘을 쌈장에 찍어 삼겹살 위에 살포시 내려놓고 파채와 고사리로 장식을 마무리했다. 쌈을 잘 접어 손에 들고 술잔을 살짝 부딪친 후 원샷을 했다. 입안에 알코올이 다 사라지기 전에 쌈을 넣고 맛을 음미했다.

삼겹살로 하루를 마감하는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밤새 켜져 있는 희미한 가로등 불빛처럼 배가 꺼지지 않는 규슈여행의 5일째 밤도 그렇게 지나갔다.

 

 

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구글지도

 

고쿠라를 경유하여

모지코, 시모노세키(가라토시장)를 여행한 후

하카타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으로 들어간 식당입니다.

 

부산정(釜山亭)

 

주소

3 Chome-17-17 Hakata Ekimae, Hakata Ward, Fukuoka, 812-0011 일본

〒812-0011 福岡県福岡市博多区博多駅前3丁目17−17

 

전화번호

+81924810115

 

영업시간

오전 11:30 ~ 오후 10:30

 

기본 반찬(무한리필)

 

간판을 보고 한국식당임을 눈치챘습니다.

 

어떤 메뉴가 있는지 알아보려고

입구에 갔다가 메뉴에 삼겹살을 보는 순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들어갔습니다.

 

오랜만에 한국말로 편안하게

주문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무한리필 삼겹살 2인분여...'

'소주와 맥주도 주세요'

 

삽겹살 무한리필

 

삼겹살 무한리필은 1인 2800엔입니다.

 

한국에 비해 무한리필 가격은 비쌌지만

김치모둠, 나물모둠, 오징어젓, 잡채, 샐러드, 파채, 쌈장, 마늘, 쌈배추 등

너무 푸짐했고 무한리필을 해 주니 눈물이 날 정도로 좋았습니다.

 

일하시는 외국인 종업원이

삼겹살을 가져다 주면서 김치를 불판에 올렸습니다.

 

'이러면 다 타는데...'

 

고기 매니아이고

고기 굽기에 장인인 내가 가만있을 수 없어

김치를 제거하고 고기 기름이 나올때까지 기다렸다

다시 김치를 올렸습니다.

 

친구 K의 신들린 먹방

 

아마 10분쯤 그렇게 고기를 구웠습니다.

 

겉이 타지 않게 삼겹살을 잘 뒤집으면서

먹기 좋을 정도로 구운 삼겹살을 한입 크기로 잘랐습니다.

 

원래 기름기 많은 구운 음식은 잘 안 먹는 친구인데..

부산정에서의 친구 K의 젓가락은 쉴새없이 움직였습니다.

 

배가 무척이나 고팠던것 같습니다.

 

첫판을 이렇게 다 먹은 후

삼겹살 리필을 요청했습니다.

 

전 그사이에 쭈구미를 구웠습니다.

 

무한리필 삼겹살

 

외국인 종업원의 배달사고인지

리필된 삼겹살은  처음의 3배만큼이나 많았습니다.

 

아무 말이 없으니

마음을 다 잡은 후 다시 삼겹살을 구웠습니다.

이제부터는 맛을 음미하면 먹어볼 예정입니다.

 

삽겹살 한쌈

 

손바닥에 상추를 놓고

잘 구워진 삼겹살 2점을 올렸습니다.

 

마늘을 쌈장에 찍어 고기위에 살포시 내려놓고

파채와 고사리로 데코를 마무리합니다.

 

쌈을 잘 접어 손에 들고

소맥 잔을 친구 K와 부딪친 후 마십니다.

 

입안에 알코올이 다 사라지기 전에

쌈을 넣고 맛을 음미합니다.

 

마늘, 고사리, 쌈채소, 파채 등의 리필은

이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볶음밥은 못 먹었습니다.

삼겹살로만 배를 채웠던 것입니다.

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구글지도

 

모지코에서 가라토시장을 갈때는

모지항에서 간몬 연락선을 타고 갔습니다.

 

가라토시장에서 다시 모지코로 올때는

간몬 해저 터널을 걸어서 돌아왔습니다.

 

시모노세키 가라토 거리
시모노세키 간몬 해저 터널 입구

 

가라토시장에서 시모노세키 간몬 해저 터널 입구는

해안가를 따라 도보로 1.4km의 거리에 위치합니다.

 

가라토시장에서 배부르게 초밥을 드셨다면

소화도 시킬 겸 천천히 산책하며 걷기에 좋은 길입니다.

 

주의사항

 

자전거와 오토바이도 해저 터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엔진을 끈 상태로 밀어서 통행해야 합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앞에 모금함이 있습니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는 50엔의 이용요금이 있습니다. 

(도보는 무료)

 

안내지도
시모노세키 해저터널 입구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해저 터널을 걷는 것은 처음입니다.

혼슈의 시모노세키에서 규슈의 모지코까지 이어진

 780m의 해저터널입니다.

 

해저 터널
혼슈와 규슈의 경제지점

 

그것도 한국도 아니고 일본에서

혼슈와 규슈를 잇는 1958년에 개통된 간몬 해저 터널을 걸었습니다.

 

해수면 58m의 아래의 터널은 혼슈에서

규슈 방향으로 내리막임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긴 줄을 팽팽히 잡았다가 살짝 힘을 푼 것처럼

터널은 완만한 곡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모지코 간몬 해저 터널 입구
메타리 신사, 간몬대교

 

지금 걷는 이 해저 터널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습니다.

멈추지 않고 걷다 보면 환한 불빛이 나를 반겨줬습니다.

 

해저 터널을 나왔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왔습니다.

 

메카리 신사가 있는 해안은 물살이 끊임없이 소용돌이쳤고

바다 위에는 간몬 대교가 규슈와 혼슈를 잇고 있습니다.

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구글지도

 

모지항에서 시모노세키 가라토시장을 다녀온 후

해저터널을 걸어 다시 모지코로 돌아왔습니다.

 

오뎅 야마구치(おでんの山口)는

모지코역에서 도보로  2분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모지코와 어울리는 레트로 감성의 식당입니다.

 

오뎅 야마구치(おでんの山口)

 

주소

6-3 Minatomachi, Moji Ward, Kitakyushu, Fukuoka 801-0852 일본

〒801-0852 福岡県北九州市門司区港町6−3

 

전화번호

+81933218878

 

영업시간

오전 11:45 ~ 오후 9:00

수요일 휴무

 

식당내부

 

모지코 여행중에 오후 새참을 먹기 위해

오뎅 야마구치(おでんの山口)에 들렀습니다.

 

오후 2시 30분이 넘었지만

식당에 손님이 아무도 없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안했습니다.

 

쭈벗쭈벗 하다가 과감하게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할아버지는 테이블을 정리하고

할머니는 오뎅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메뉴

 

검정색은 메뉴일테고

빨간색은 가격이란 건 딱 보고 알았습니다.

 

다행이 사진이 있는 메뉴판이 있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주문을 했습니다.

 

오뎅정식 550엔

 

근데, 할머니가 뭐라고 계속 말씀하시는데

일본어를 못하는 내가 알아들을 방법은 없었습니다.

 

오뎅정식 550엔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표정을 본

할머니도 포기를 했는지 그냥 자리를 뜨셨습니다.

 

5분쯤 지났을때

주문한 오뎅정식이 나왔습니다.

정말로 사진과 똑같습니다.

 

할머니가 나에게 하려던 말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내가 오뎅 4가지를  선택해야 하는데

말은 통하지 않고 눈만 껌뻑껌뻑 거리니까

할머니가 사진과 똑같이 가져다 주신거였습니다.

 

오뎅정식 먹방

 

한국에서는 오뎅(어묵)하면 어묵만 생각하는데

일본은 달걀, 무, 감자, 꼬치(돼지고기) 등이 들어간 오뎅요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오뎅은 한국보다는 짠데

항구 특유의 육체노동자들을 위한 전통 음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처럼 오뎅국물을 마실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음식이 특별히 맛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지만

오랜 세월 이곳을 지켜온 할아버지, 할머니가 운영하는 노포임은 틀림없습니다.

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기타큐슈 모지코역에서

시모노세키 가라토시장을 가는 방법은

기타큐슈 모지항에서 간몬기선/간몬연락선을 타고 가면 됩니다.

 

구글지도

 

하카타에서 특급열차를 타고 고쿠라까지 간 다음

고쿠라역에서 JR 쾌속열차로 갈아타고 모지코역까지 왔습니다.

(JR 북규슈 레일패스 이용)

 

모지코역에서 나와 역을 등지고

왼쪽 횡단보도를 건너 바닷쪽으로 걷다보면

모지항 여객선 터미널이 보입니다.

 

모지코역
모지항 여객선 터미널

 

모지항 여객선 터미널 입구에

시모노세키(가라토) 행 배 시간표가 있습니다.

 

오전 6시 15분부터 오후 9시 50분까지 운행되며

오전 7시에서 오후 6시까지는 매 시간 10분/30분/50분에 출발합니다.

 

Ganryū-jima(후나시마 섬) 배 시간표도 있습니다.

 

배 시간표-시모노세키(가라토)

 

요금은 편도 대인 400엔입니다.

 

매표기에서 발권을 하면 됩니다.

일본 기차표 같은 것이 나옵니다.

 

매표기

 

기타큐슈・모지항에서 시모노세키・가라토까지는

날씨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보통 5~10분의 소요됩니다.

 

배를 타기전에 표를 내면됩니다.

 

간몬연락선

 

바닷바람이 검은 바다를 겨울빛으로 물들이고

북동쪽으로는 혼슈와 규슈를 연결하는 간몬대교(関門橋)

해협 위를 가로질러 허공에 떠 있었습니다

 

간몬대교

 

배의 진행 방향과 속도에 따라 바람이 바뀌었습니다.

바다 위에는 긴 흰 물거품이 남아 배가 지나온 흔적이 그어졌습니다.

 

나는 시모노세키에 그렇게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가라토시장(唐戸市場)과 마주했습니다.

 

가라토
가라토시장

 

시모노세키・가라토에서

기타큐슈・모지항까지는

간몬해저터널을 걸어 돌아갔습니다.

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여행일정 - 클릭하면 세부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여행경비 - 클릭하면 세부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규슈여행 4일차]

하카타에서 구마모토 가기,

구마모토 여행

[노면전차 타기, 스이젠지 공원, 일본 결혼식 히가시하마야(Higashihamaya), 카세(KASE) 강, 크리스마스 마켓 축제],

후쿠오카 食堂 光

 

하카타역 안내판
16번 탑승구
MZUHO 601

 

구마모토에 가는 날이다.

어제보다는 훨씬 여유 있게 아침을 맞았다. 침대에서 일어나 커피포트에 물을 넣고 전원을 켰다. 물이 끓기를 기다리며 잠에서 덜 깬 아이처럼 소파에 널브러져 있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카누를 잔에 쏟은 후 뜨거운 물을 부었다. 찐한 커피 향이 방안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커피를 마시면서 헤르만 헤세의 디 에디션을 읽었다.

커피를 다 마신 후 샤워를 했다.

깨끗하고 단정한 옷차림으로 호텔을 나왔다. 마음속 설렘을 간직한 체 하카타역으로 갔다. 그 설렘은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과 여행의 들뜸이 뒤엉킨 것이라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심장박동은 점차 빨라질 거란 예감이 들었다. 그 예감은 기차를 타는 순간 그대로 나타났다.

 

구마몬
구마모토역 크리스마스 마켓축제

 

32분간의 짧은 기차여행을 마쳤다.

신칸센이 정말 빠르긴 빨랐다. 구마모토역에서 나를 반갑게 맞아준 건 구마모토의 마스코트인 구마몬이었다. 곰을 뜻하는 구마와 사람을 뜻하는 몬이 합쳐진 말이다. 구마몬 자체는 독특했다. 시커먼 하늘에 흰 뭉게구름이 군데군데 떠다니는가 싶더니 어느새 붉은 태양이 땅을 불그스레 물들였다. 그 강렬한 붉은색의 색감이 사람들은 빠져들게 했다. 구마몬은 구마모토역에서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조형물이라 모두가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카타역처럼 이곳도 크리스마스 마켓 축제가 펼쳐지고 있었다.

이른 아침이라 아직 영업 전이지만 각양각색의 의자와 벤치가 흐트러지게 놓여 있었다. 무질서하게 보이지만 이 속에 나름의 질서가 존재했고 정형화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배치가 나는 더 정감이 갔다.

 

구마모토 노면전차

 

노면 전차를 타고 스이젠지 공원에 갈 생각이다.

구마모토역을 등지고 광장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도로와 인접한 곳에 노면 전차 타는 정류장이 있다. 구마모토 노면 전차는 A 라인(빨간색)B 라인(파란색)으로 구분된다. 구마모토역에서는 무조건 A 라인(빨간색)을 이용하면 된다. A 라인(빨간색)은 총 26개의 정류장이 있는데 3번이 구마모토역이고 10번이 구마모토성이고 18번이 스이젠지 공원이다.

구마모토역에서 왼쪽 노면 전차에 탔다.

지구는 오른쪽으로 회전하니까 우리는 무조건 왼쪽으로 가면 된다. 구마모토역에서 33분 걸리고 15개의 정류장을 지나가야 한다. 버스와 마찬가지로 가운데 문으로 탔다가 앞으로 내릴 때 요금을 내면 된다. 요금은 거리와 상관없이 균일요금인 성인 170엔이다.

 

A  라인(빨간색) 노면 전차

 

 

노면 전차를 타고 스이젠지 공원으로 가는 길 자체가 흥미로웠다.

시커먼 아스팔트 도로에 11자 레일이 일정 간격으로 떨어져 두 줄로 찍혀 있었다. 조금 떨어진 정면에서 파란색 노면 전차가 이쪽을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그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고 코앞까지 다가온 파란색 노면 전차는 긴 마찰음을 내며 맞은편 정류장에 멈춰섰다. 나는 파란색 노면 전차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노면 전차 앞문 스크린에서 정류장 번호와 이름이 같이 나왔다.

운전사는 멈추거나 출발할 때 중얼중얼마이크로 계속 말을 하는데 일본어라서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구마모토성을 지나고 드디어 스이젠지 공원 역에 도착했다. 하차 벨을 누르자 정류장에 노면 전차가 멈췄고 앞문으로 내리면서 직접 요금을 냈다.

 

스이젠지 공원 입구
매표소
비단잉어
성취원지(成趣園池)
규슈전력회사 봉사활동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고 나서 도로를 건넜다.

카세(kase) 강을 가로지르는 좁은 다리를 지나 우회전을 했다. 상점가를 지나 매표소까지 왔다. 입장료는 400엔이지만 JR 북규슈 레일패스를 소지해서 10% 할인을 받았다. 동전으로 360엔을 지급하고 입장권을 받았다.

17세기 조성된 고요한 일본식 정원이다.

완전히 고여있는 성취원지(成趣園池)를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는 비단잉어들, 아직 관리되지 않은 큰 나무와 완전히 관리된 작은 조경수들, 아직 떨어지지 않은 나뭇잎과 완전히 푸르른 상록수의 나뭇잎, 주말이라 봉사활동을 나와 아이와 함께 낙엽을 쓸고 있는 규슈전력회사 직원들이 그곳에 있었다. 그사이에 나와 친구 K가 연못을 돌아 정원 사이를 걷고 있었다.

 

이즈미 신사
잣나무(五葉の松)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가 발걸음으로 흩어져 우리를 다시 감싸버렸을 때 과거의 정원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공기의 순간적인 흐름에 손이 시려서 장갑을 끼고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도리이를 지나 계단을 올랐다. 그곳에 이즈미신사가 있었다. 화려하게 기모노를 차려입은 사람들이 신사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결혼식이 있나 보군.’

우리는 깨끗하게 비질 된 길을 조심스럽게 걸어 신사 왼쪽에 있는 잣나무(五葉) 앞으로 걸어갔다. 잣나무를 보고 있자니 물성(物性)이 느껴졌다. 그건 잣나무의 기운이었다. 친구 K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오랜만에 그럭저럭 마음에 드는 대상을 발견한 것이다. 카메라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대숲
결혼식
스이젠지 공원

 

그사이 나는 신사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안 가본 곳에 무엇이 있는지 보물찾기라도 하듯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신사 오른쪽에 굵기와 마디 간격이 다른 대나무들이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바람이 우듬지를 스치면 대나무는 노래를 시작했다. 노래는 바람의 세기만큼 점점 커졌다가 작아지기를 반복했다. 노래는 대숲을 벗어나 신사와 스이젠지 공원을 휘돌아 이내 멀리 떠나갔다.

결혼식은 이미 시작되었다.

신전 안에서 이루어지는 예식은 사진 촬영을 할 수 없었다. 밖에서 바라본 어두운 신전 안의 모습은 엄숙한 분위기 그 자체였다. 한국의 전통혼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일본식의 결혼식이었다. 예식이 다 끝나기도 전에 우리는 스이젠지 공원을 나왔다.

 

카세(KASE)  강
민물장어 요리 전문식당, 히가시하마야 (Higashihamaya)

 

무작정 카세(KASE) 강을 따라 걸었다.

강변을 걷다 보니 배가 고파졌다. 구글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민물장어 요리 전문식당인 히가시하마야(Higashihamaya)를 발견했다. 장어 정식, 장어 덮밥 등 식당 입구에도 포장판매(Takeout) 메뉴가 있었지만 뭐. 일본어를 모르니 사진과 가격만 대충 확인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오전 11:30

오픈 시간에 맞춰 왔는데도 불구하고 안쪽 테이블에 두 분이 식사하고 계셨다. 어차피 일본어를 모르니 메뉴판을 봐야 소용이 없었다. 영어로 추천메뉴를 부탁했다. 따뜻한 물수건으로 손을 닦고 따뜻한 말차를 음미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うな重 - 4,070엔

 

7분쯤 지났을 때 음식이 나왔다.

2단 도시락으로 밥과 장어가 나왔다. 쟁반에 2단 도시락을 분리했다. 장어가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살이 두툼해 보여서 기분이 더 좋았다. 쟁반 위에 밥, 장어, 샐러드, 국이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냥 보기엔 소박해 보여도 내 눈엔 진수성찬이다.

나는 운치 있는 자리에 앉았다.

내가 앉은 자리 뒤편으로 카세(KASE) 강의 지천이 흐르고 있다. 갓 지은 흰쌀밥에 민물장어를 올렸다. 민물장어라고 흙냄새가 날 거란 생각은 크게 한입 입에 문 순간 기우였다는 것을 알았다. 달곰한 소스에 적당히 잘 익은 민물장어, 장어 간(liver)으로 만들었다는 국물도 최고였다. 양은 적지만 샐러드도 좋았고 밥이 약간 부족했는데 추가로 더 주셨다.

4,070, 장어 4분의 3의 보통 크기

나중에 계산서를 보고 알았는데 우리가 먹은 음식은 うな이었다. 가격대는 높지만, 한국에서 절대 먹을 수 없는 맛의 민물장어였다. 다음에 또 구마모토에 간다면 또 방문해보고 싶은 식당이다.

 

카세(KASE) 강 공원
멀구슬나무
바나나 숲

 

하늘에 구름이 가득했다.

바람이 불어 구름이 떠다녔고 그늘을 만들었다. 구름은 우리에게 빛을 허락하지 않았다. 12월 초순인데 춥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카세(KASE) 강의 흐름에 따라 무작정 걸었다. 강 주위를 활용하여 만든 공원이라 그런지 어디에서나 강이 보였다.

나는 징검다리에 서 있었다.

발밑으로는 강의 지류가 숨을 죽인 듯 조용히 흐르고 있다. 넓고 긴 잎이 펼쳐져 있는 바나나 나무가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강물 소리에 리듬을 맞추듯 바나나 잎은 바람에 흔들거리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공원은 무척 넓었다.

음악을 듣는 사람, 멍하니 강의 흐름을 바라보는 사람, 낚시하는 사람,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 빠른 걸음으로 공원을 걷는 사람, 오리배를 타고 강 위를 떠다니는 사람 등 각자의 방식으로 공원을 즐기는 모습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었다.

 

동백나무

 

우리는 공원을 벗어났다.

순식간에 넓었던 길은 좁은 골목으로 바뀌었고 풍경도 달랐다. 골목은 가지가 뻗은 것처럼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 왼쪽, 오른쪽, 직진을 거듭하다가 보니 전형적인 일본 주택가가 나타났다.

승용차와 자전거가 우리를 지나쳐 어떤 건물 앞에 멈춰섰다.

건물 입구에 구마모토현립 도서관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도서관 주차장 담벼락에는 피보다 진한 색의 동백꽃이 어깨동무하고 서 있었다. 한적한 골목길이라 그런지, 아니면 원래 일본 주택가 분위기가 그런지 조용하고 한적하며 쓸쓸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노면 전차

 

늦기 전에 구마모토역으로 돌아가야만 할 것 같았다.

골목을 빠져나와 큰 도로로 나오니 노면 전차 정류장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서둘러 시리쓰타이이쿠칸마에(市立体育館前, Shiritsutaiikukan-mae) 정류장으로 향했다. 인도를 걸어가는 동안 레일의 마찰음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큰 소음으로 울부짖었다. 소음 탓인지 우리가 정류장에 도착할 무렵에 노면 전차도 바지런히 다가오고 있었다.

A 라인(빨간색)을 확인하고 전차에 탑승했다.

아침에 타고 온 역순으로 노면 전차는 굉음을 내며 움직였다. 나는 빈자리에 앉아 사람들 사이로 고개를 내밀어 창밖을 두리번거렸다. 전차의 속력만큼 다가오는 풍경은 그 속도 그대로 나를 지나쳐갔다. 잠시 한눈팔면 보지 못할 풍경들은 이내 사라져갔다. 동전을 교환한 후 요금을 내고 구마모토역에서 내렸다.

 

크리스마스 마켓 축제
SAKURA 560, 4 호차 좌석은  6-D

 

광장은 크리스마스 마켓 축제가 한창이었다.

이름 모를 가수가 기타를 치며 광장이 떠나갈 듯 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관심 있게 듣는 사람은 없었다. 젊은 사람들은 수제 맥주나 포도주를 마셨고 가족 단위는 주로 음식을 먹었다. 꼬마 아이는 부모의 무관심을 틈타 해맑게 웃으며 광장을 돌아다녔다. 특별히 어떤 것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 분위기에 젖어 들었다.

구마모토역에서 기차를 탔다.

오후 3:02 출발인 신칸센 SAKURA 560, 4호차 좌석은 6-D였다. 100km가 훨씬 넘는 거리이지만 신칸센은 우리를 32분 만에 하카타역으로 데려다주었다. 숙소인 Cross Life Hakata Yanagibashi로 오는 길에 야나가바시 시장에 있는 食堂 光에 저녁예약을 했다. 저녁을 먹기 전까지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食堂 光
오늘의 저녁메뉴
하이볼
쇼유(醤油)

 

오후 7

예약시간에 맞춰 食堂 光에 들어갔다. 여느 일본식당에서 볼 수 없는 넓은 실내공간은 이미 만석이었다. 예약하지 않았으면 우리가 앉을 자리는 없었을 것이다. 2022930일 오픈해서 그런지 깨끗하고 정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의 저녁 메뉴를 주문했다.

3가지 메뉴 중 한 가지는 이미 품절이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테이블을 슬쩍 훔쳐본 다음 메뉴판에서 초밥과 튀김을 주문했다. 물론 남은 두 가지 저녁 메뉴도 주문했다.

'늘 조용한 것은 아니군.'

여느 일본식당 같지 않게 대화 소리가 컸다. 나는 하이볼을 친구 K는 생맥주를 주문했다. 소음에 익숙해지자 우리는 하이볼과 생맥주를 각각 한 모금씩 마셨다. 식탁에 놓인 세 가지 쇼유(醤油)가 궁금해서 물어봤다. 튀김, 초밥, 회를 단순히 살짝 뿌리거나 찍어 먹는 용도로 많이 쓰인다고 알려줬다.

 

생선튀김
뿔소라 회
초밥
야채튀김

 

생선튀김과 뿔소라 회가 나왔다.

생선튀김은 연어와 농어인데 짭짤하면서도 술안주로 그만이었고 뿔소라 회는 얇게 썰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꼬들꼬들하니 식감이 좋았다. 10가지 다른 생선으로 큼직한 초밥이 나왔는데 어떤 것을 먼저 먹을지 고민이 되었다.

안주가 좋은데 어찌 술을 안 마실 수 있으랴.’

 

즐거운 저녁식사

 

병맥주와 하이볼을 또 주문했다.

食堂 光은 점심에는 주로 카이센동(해산물 덮밥) 등 식사메뉴, 저녁에는 술 종류와 그에 따른 간단한 요리를 제공하는 이자캬야(いざかや)로 운영되고 있었다. 또한, 식당 바로 앞에 생선가게(仲西鮮魚店)도 운영하고 있었다. 매일 새벽에 들어오는 생선은 신선했고 생선가게를 직접 운영하니 식당에서 판매하는 가격도 저렴했다. 카드는 아직 받고 있지 않아서 현금으로 6,900엔을 계산했다. '우와. 너무 싼 거 아닌가?‘

 

규슈여행은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구글지도

 

구마모토 여행을 다녀온 후

후쿠오카 숙소인 Cross Life Hakata Yanagibashi로 오는 길에 예약을 했습니다.

 

일본음식 점문점 食堂 光야나가바시 시장에 있고

Cross Life Hakata Yanagibashi에서 50m거리입니다.

 

食堂 光

 

주소

일본 〒810-0003 Fukuoka, Chuo Ward, Haruyoshi, 1 Chome−6−1 柳橋連合市場 内

〒810-0003 福岡県福岡市中央区春吉1丁目6−1 柳橋連合市場 内

 

전화번호

+81927916230

 

영업시간

오전 10:00 ~ 오후 2:00

오후 4:00 ~ 오후 9:00

일요일 휴무

 

식당내부

 

오후 7시

 

예약시간에 맞춰

食堂 光에 들어갔습니다.

 

여느 일본식당에서 볼 수 없는

넓은 실내공간은 이미 만석이었습니다.

 

예약을 하지 않았으면

우리가 앉을 자리는 없었을 것입니다.

 

2022년 9월 30일 오픈해서 그런지

깨끗하고 정갈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저녁 메뉴

 

오늘의 저녁메뉴라는 것은

Dinner Menu를 보니 알겠는데

1, 2, 3이 어떤 음식인지는 알수가 없었습니다.

 

일단, 바디랭귀지로 주문을 했더니

1번은 벌써 품절이고 2,3은 된다고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테이블을 슬쩍 홈쳐본 다음

메뉴판에서 초밥과 덴푸라를 주문했고 2, 3번도 달라고 했습니다.

 

하이볼

 

나마비루(생맥주)와 하이볼도 주문했습니다.

 

'늘 조용한 것은 아니군'

여느 일본식당 같지 않게 대화소리가 컸습니다.

 

소음에 익숙해지자

하이볼과 생맥주를 각각 한모금씩 마셨습니다.

 

일본쇼유

 

식탁에 놓여진 것들을 살펴봤습니다.

쇼유(醤油)만 세가지 였는데 뭔지 몰라서 물어봤습니다.

 

튀김(덴프라), 초밥(스시), 회(사시미)를 찍어먹는다고 합니다. 

쇼유는 단순히 살짝 뿌리거나 찍어먹는 용도로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오늘의 메뉴 2, 3

 

사실 어느것이 오늘의 메뉴

2번인지 3번인지 모르겠습니다.

 

위 사진은 생선튀김인데

연어와 농어(??)인데 짭짤하면서도 술안주로 그만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제가 좋아하는 뿔소라 회인데

얇게 썰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꼬득하니 씹는 맛이 좋았습니다.

 

안주가 좋으니 자연스레 술을 마시게 됩니다.

 

초밥

 

10가지 다른 종류의 생선으로

큼직한 초밥을 만들어져 나왔습니다.

 

어떤 것을 먼저 먹을 지

고민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먹방

 

점심에는

주로 카이센동(해산물덮밥) 등 식사메뉴

 

저녁에는

술 종류와 그에 따른 간단한 요리를 제공하는

이자캬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마시자. 마시자.

빈비루(병맥주)와 하이볼을 또 주문했습니다.

 

덴프라(튀김)
초밥, 뿔소라 회, 튀김

 

야나기바시 시장의 食堂 光

식당 바로 앞에 생선가게(仲西鮮魚店)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일 새벽에 들어오는 생선이라 신선하며

생선가게를 직접 운영하여 가격저렴합니다.

 

카드는 아직 받고 있지 않아서

현금으로 6,900엔을 계산했습니다.

 

'우와... 너무 싼거 아닌가'

 

'여행중 절대로 2번 이상 같은 식당을 가지 않는다'

라는 소신을 지켜야 했기에 재방문은 다음여행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다음에는 점심시간에

신선한 카이센동(해산물덮밥)을 먹고 싶습니다.

2022. 11. 30(수) ~ 12. 06(화) / 6박 7일 

북규슈(후쿠오카, 나가사키, 쿠마모토, 모지코, 시모노세키 등)를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구글지도

 

스이젠지 공원을 다녀온 후

카세(KASE) 강을 따라 산책하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간 곳입니다.

 

히가시하마야(Higashihamaya)는

민물장어 요리 전문식당입니다.

 

히가시하마야(Higashihamaya)

 

주소

1 Chome-8-27 Izumi, Chuo Ward, Kumamoto, 862-0941 일본

〒862-0941 熊本県熊本市中央区出水1丁目8−27

 

전화번호

+81963817241

 

홈페이지

https://suizenjihigashihamaya.com/

 

영업시간

 

영업시간

오전 11:30 ~ 오후 3:00

오후 5:00 ~ 오후 9:00

수요일은 휴무입니다.

 

테이크아웃 메뉴

 

입구에 메뉴판이 있습니다.

 

장어정식

장어덮밥

여성메뉴

어린이 메뉴

 

뭐... 일본어를 모르니

사진과 가격만 확인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식당내부

 

식당내부에 들어섰는데

너무 조용해서 순간 당황했습니다.

 

오전 11:30분

오픈시간에 맞춰 왔는데도불구하고

안쪽 테이블에 두분만이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메뉴판이 있었지만

일본어를 전혀 모르기에

추천메뉴를 부탁했습니다.

 

민물장어 도시락

 

따뜻한 말차를 음미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7분쯤 지났을때

음식이 우리 앞에 놓였습니다.

 

밥과 그 위에 장어가

2단 도시락 형태로 나왔습니다.

 

うな重, 4,070엔

 

쟁반위에

2단 도시락을 분리했습니다.

 

장어가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살이 두툼했습니다.

 

밥, 장어, 샐러드, 국

보기엔 소박해보여도 진수성찬이었습니다.

 

민물장어 먹방 전

 

나중에 계산서를 보고 알았는데

우리가 먹은 음식은 うな重이었습니다.

 

4,070엔

장어 4분의 3의 보통사이즈

 

제가 앉은 자리 뒤편으로

카세(KASE) 강의 지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참으로 운치있는 자리에 앉았습니다.

 

민물장어 먹방

 

갓지은 흰쌀밥에

민물장어를 올렸습니다.

 

민물장어라고 흙냄새가 날 거란 생각은

크게 한입 입에 문 순간 기우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달달한 소스에 적당히 잘 익은 민물장어

장어 간(liver)으로 만들었다는 국물도 최고였습니다.

 

흰쌀밥은 리필을 해 줍니다.

양은 적지만 샐러드도 맛있었습니다.

 

8,140엔을 하나머니 트래블카드로 결제를 했습니다.

영수증을 받을때 종이로 옷모양을 만들어 이쑤시개를 넣어줘서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한국에서 절대 먹을 수 없는 맛의 민물장어였습니다.

구마모토에 가신다면 한번쯤 들려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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