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제주 여행 2일차 - 현옥식당, 한라산산행(성판악~관음사), 꼬닥꼬닥게스트하우스, 용이식당



용두암해수랜드에서의 악몽같은 하룻밤이 지났습니다.


크억... 크억... 푸우... 푸우...

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일부러 한적하고 구석진 자리에 자리를 잡아서 잠을 청했는데

아주 가까이서 들려온 엄청난 코골이소리에 놀라 새벽에 잠을 깨고 말았습니다.


역시 잠자리는 편안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제주 여행 2일차 오늘의 주요일정은

성판악에서 관음사까지 한라산 산행입니다.


잠도 설쳤는데 산행을 위해선 아침만큼은 든든하게 먹어야 합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나의 제주 단골집인 현옥식당은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왼쪽 뒤편 제주주경기장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백반)정식이 4,000원입니다.

그외 찌개류는 5,000원이고 인기메뉴인 두루치기는 6,000원입니다.

계절음식인 물회(자리, 한치)는 8,000원입니다.

현옥식당은 두루치기가 유명합니다.


아침에 주로 먹는 (백반)정식은

 1밥, 1국, 4찬의 음식이 나오며, 세상에나... 밥은 무한리필입니다





제주에는 수없이 많은 맛집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절대로 착하지는 않습니다.


가격대비 맛에 만족을 하는 거니까요

가격이 싸면서 맛도 좋은 집은 흔하지 않습니다.





 제주에 올때마다 한라산은 꼭 가야만 하는 성지같은 곳입니다.


일기예보가 어떻든... 진짜 한라산 날씨가 어떻든... 상관하지 않고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성판악에서 시작하여 관음사로 하산을 할 예정입니다.


인고의 세월을 견디어 낸 이끼낀 돌담이 인상적입니다.





어느덧 조릿대로 가득한 등산로를 따라 진달래밭 대피소로 향하고 있습니다.


햇볕 한점없이 흐리고 추운 날입니다.

차가운 바람은 사방팔방으로 연신 불어대고 있습니다.


똑같은 컵라면이라도 이곳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먹는 컵라면이 가장 맛있습니다.

컵라면으로 체온도 올리고 허기도 달랬습니다.






울퉁불퉁 돌길의 등산로는 구름이 주변을 온통 감싸고 있습니다.

흰구름이 배경이 되어 고사된 구상나무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자연이 만들어낸 상고대의 아름다운 풍경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상고대는 서리가 나무나 풀 따위 물체에 들러붙어 눈처럼 된 것을 말합니다.

마치 5월의 봄날에 흰 벚꽃이 핀 것처럼 아름답게 보입니다.






마지막까지 힘을 내어 한라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백록담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찍기위해 줄을 서고 있습니다.


여전히 한라산 정상은 구름으로 뒤덮혀 있으며

엄청난 찬바람이 우리 몸을 제대로 못 가누게 만들고 있습니다.





바람아... 구름을 이동시켜라...

잠시동안 계속 주문을 외웠습니다.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고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9년동안 30여차례 한라산을 올랐는데도

제대로 몇번 구경하지 못했던 백록담을 아주 잠깐이나마 다시 보았습니다.


'흰 사슴이 못'이라는 백록담에는

하늘에만 산다는 하얀 사슴들이 내려와 목욕하는 터라서 그런 이름이 지어진 거라는 사연이 있습니다.

한라산 동능정상에서 백록담의 아름다운 경관을 내 두눈으로 다시 볼 수 있는 행운을 갖게 된 것입니다.





아름다운 백록담의 경관을 두 눈으로 직접 감상한 흥분때문인지
동능정상에서 관음사로 내려가는 발걸음은 다른 어느때보다도 가벼웠습니다.

이때 아주 가까이서 보게 된 까마귀의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한라산 구상나무 군락지만큼 아름다운 나무는 없을 것입니다.

구상나무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분포하고 있는 특산종입니다.





관음사코스가 힘들다고 하는 첫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급경사지의 돌계단이 끝없이 이어져 있고 호흡을 잘 못하면 숨이 '꼴가닥'하고 넘어갈지 모릅니다. 

하지만, 장구목오름과 민오름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삼각봉대피소와 탐라계곡을 지나 관음사 탐방로 입구에 도착을 했습니다.






하산후에 우연히 만난 진여화 셰르파와 함께

관음사휴게소에서 해물파전에 막걸리를 먹으면서 산행 뒷풀이를 했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진여화 셰르파는 제주공항으로

우리는 781번(516-중문고속화) 버스를 타고 서귀포시내 숙소로 이동을 했습니다.





오늘 숙소는 서귀포시내 아랑조을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옛날 여관을 리모델링하여 게스트하우스로 바꾼 듯한 꼬닥꼬닥게스트하우스입니다.


게스트하우스라고 4-6인용 도미토리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2인실 온돌방을 아고다앱을 이용하여 30,000원에 예약했습니다.


시설은 낡았지만 하룻밤 지내기엔 주변여건이 아주 좋은 장소였습니다.


다음은 아고답앱에 올린 이용후기입니다.


여관 또는 여인숙을 게하로 바꾼 듯...

시설은 많이 낡았고 깨끗하지 않음.

가격대비시에는 그럭저럭 만족.

아랑조을거리에 위치해서 좋음.

조식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음.





숙소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는

흑돼지 자투리구이 식당과 용이식당을 놓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나의 단골집인 용이식당 두루치기를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용이식당은 주류는 절대로 팔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근 슈퍼에서 좋아하는 주류를 사 가지고 가서 먹을 수 있습니다.
단골이라면 이정도 상식은 기본입니다.

우리는 한라산 소주 3병을 사 가지고 갔습니다.





용이식당 돼지고기 두루치기 굽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고기를 적당히 굽습니다.
2. 구어진 고기에 제공된 반찬(무채, 콩나물, 김치, 마늘, 파채)를 모두 부어 같이 볶습니다.
3. 볶음밥을 드실 분은 고기와 야채를 충분히 남기신 후 볶아 드시면 됩니다.

      

이 모든 것은 셀프입니다.(물과 추가밥 셀프)
처음 제공되는 밥은 고기가 익고 야채가 올라가면 제공됩니다.





상추에 잘 읽은 고기와 콩나물, 파채, 생채무침 등을 올리고
쌈장에 찍은 마늘과 고추를 함께 싸서 먹으면... 그 맛이 죽입니다.~!!!


일반적인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다르지만
제주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이기에 너무도 좋습니다.

마지막에는 꼭 밥까지 볶아 먹어야 제대로 먹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두루치기 3인분을 시켰더니 양이 많을 거라면서 고개를 가웃거리십니다.

한라산 산행을 해서 배가 고팠던 것보다는 저나 서정필 셰르파나 원래 많이 먹습니다.


Clear... 두루치기...


결국 소주 3병, 고기 3인분, 공깃밥 3개를 먹고

조금 아쉬워서 공깃밥(무한리필)을 추가해서 남은 음식과 잘 볶아서 모두 다 먹었습니다.


내일도 영실애서 어리목까지 한라산 산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신명나게 서귀포시내를 배회하다가 맥주를 사들고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또다른 내일의 제주여행을 위해서 오늘은 여기까지...

[제주여행제주 여행 1일차 - 용연구름다리, 용두암, 용두암 해수랜드



제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여행계획은 정말 잘 세우는 듯 합니다.


일단 여행 장소가 결정이 되면

기간에 상관없이 아주 저렴한 교통편을 제일 먼저 예약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남들은 주말끼고도 2박 3일 여행조차도 힘든데

저는 항상 최소 일주일 이상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올 겨울에 제주 갈까"


지난해 10월, 아주 단순한 이 말 한마디를 듣고

요금이 저렴한 날에 맞춰 제주행 왕복 항공권을 구매했습니다.


청주~제주간 진에어 왕복 항공요금 34,000원으로

2016년 11월 30일~12월 7일, 7박 8일동안의 제주 여행은 이렇게 시작된 것입니다.


게스트하우스 숙박 or 호텔 숙박

대중교통 이용 or 렌트카 이용


교통편(왕복 항공권)이 해결되었으니

가고싶은 장소를 고려해서 여행 동선계획을 세우면 됩니다.






7박 8일동안 우리가 가고싶은 장소는

한라산 등산, 제주 오름, 서귀포 치유의 숲, 제주 올레 등 입니다.


숙박은 아고다앱을 이용하여

여행동선에 따라 호텔(평균 3만 5천원 정도)을 예약했으며

한라산 등산 일정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그 이후부터 제주패스렌트카를 이용하여

탐라렌트카[스파크(휘)-78시간 57,400원(완전자차 포함)]를 예약했습니다.


제주를 혼자올때는 게스트하우스와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지만

두명 이상이 올때는 호텔과 렌트카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고 가격 또한 훨씬 저렴합니다.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고

땅거미가 살짝 내려앉은 제주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어딘가에 첫 발을 디딜때면

나도 모르는 사이 가슴 한쪽에서 찌릿 찌릿 거립니다.

여행의 흥분감때문일 겁니다.


버스를 타고 용두암사거리에서 하차를 했습니다.


저녁을 편안하고 배부르게 먹기엔 용두암기사식당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겁니다.

8가지 정갈한 반찬과 홍합, 바지락, 큼직한 두부가 들어간 해물 된장찌개가 한라산 소주에게 손짓합니다.


어여와!! 어여 내 입으로 들어오라니까~


일반 된장찌개가 아닌 해물 된장찌개의 국물맛은

음... 말로 설명 안할겨... 기회되면 직접 드셔봐~

갑자기 소주가 땡기는 날입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낮보다는 밤의 야경이 아름다운 곳인 용연구름다리를 지나

칠흙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를 걸어서 용두암에 왔습니다.


용두암에 소원을 빌러 온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바다를 보면서 맥주 먹기엔 이보다 더 좋은 곳은 또 없습니다.




인적이 끊긴 제주바다와 제주하늘에

희미하게 떠 다니는 불빛들이 만들어내는 묘한 분위기를 말없이 바라보며

캔맥주 한모금을 꿀꺽... 꿀꺽... 삼켜습니다.

비릿한 제주바다 내음과 차가운 바닷바람을 안주삼아서...





2015년 10월, 5박 6일 울릉도 백패킹

2016년 5월, 2박 3일 일본 대마도 백패킹

2016년 7월, 8박 9일 제주도 백패킹

2016년 10월, 8박 9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여행 및 키나발루산 등정

등 그외 다수


이번 제주여행에도 어김없이

저와 함께 동행한 블랙야크 서정필 셰르파입니다.


그러고 보니 참으로 많은 곳을 같이 다녔습니다.

2013년부터 블랙야크 셰르파로 활동해 오면서 알게된 소중한 인연입니다.

2017년 4월 19일 ~ 26일, 7박 8일동안 일본 오키나와 백캠핑도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용두암 해수랜드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호텔에서 숙박하지 않고 단돈 8,000원으로 찜질방에서 자기로 했습니다.


또한 못처럼 묵은때를 벗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온천으로 유명한 유성에 사는 내가 제주도까지 와서 목욕을 할 줄은... 허허...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신명나는 제주여행을 위해서 오늘은 여기까지...

[제주오름]백약이오름



앞오름을 다녀온 후에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백약이오름을 찾았습니다.


오늘 오름투어의 마지막 장소이기도 합니다.






아침하고 다르게 오후에 접어드니

확연하게 미세먼지가 한층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백약이오름 기슭에는 삼나무가 조림된 숲이 있고,

그 외 사면에는 개량 초지 등으로 된 풀밭을 이루고 있습니다.





백약이오름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1번지에

름 군락지인 송당 산간에 위치하고 있는 오름입니다.


도로변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어서

일반인과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오름 중의 하나입니다. 

대중교통을 타고 오기에는 상당히 불편한 곳입니다.





백약이오름 입구의 주차장에 렌트카를 주차했습니다.


백약이오름의 북동쪽으로는 문세기 오름과 동검은이 오름이 있고,

동남쪽으로는 조보미오름, 서남쪽으로는 돌리미오름과 개오름이 있습니다.






삼나무 가지아래로 펼쳐지는

백약이 오름 입구는 목재계단으로 이어지는 오름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목재계단을 밟고 걸어가는 것이 약간 불편지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을 만큼 아주 편안한 길입니다.






사진을 찍는 바로 옆에는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 주홍서나물이 있었습니다.


주홍서나물의 잎과 어린순을

다른 나물과 같이 데쳐서 무쳐 먹거나 따로 무쳐 먹기도 합니다.







백약이오름을 조금씩 올라갈때마다

눈으로 보여지는 풍경이 아주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저 멀리 오름군락지의 풍광이 미세먼지에 가려 희미하게 보입니다.

맑은 날에는 성산일출봉, 우도 그리고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천천히 걷다보니

어느새 백약이오름 능선에 올라섰습니다.


머리칼을 휘날리게 불어대는 겨울바람이

나를 공중으로 띄워버린 것같이 힘차게 발을 굴러 뛰어 올랐습니다.






백약이오름 분화구도 역시나 원형입니다.


분화구안에는 약용으로 쓰이는

복분자딸기, 층층이꽃, 향유, 방아풀, 꿀풀, ·쇠무릎 등과 같은 약초가 산재해 있습니다.








분화구는 잔디가 곱게 깔린 운동장 같이 보이고

한쪽 사면에 해송으로 조림된 숲이 둘러쳐져 있습니다.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똥이 산재해 있는 분화구는

겨울이지만 제주의 야생화와 이름모를 작은 꽃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부터 오름에 자생하는 약초의 종류가

백가지가 넘는다 하여 백약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게 되었습니다.


백 가지의 약초를 보기 위해서라도

꽃이 피는 봄에 다시한번 올라야 할 오름입니다. 

[제주여행]서귀포 치유의 숲



어제 서귀포시내 제주R호텔에서 숙박한 우리는

월요일 이른 아침에 서귀포 치유의 숲을 방문했습니다.


숲은 생명이 숨쉬는 삶의 터전이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과 기름진 흙은 숲에서 얻어지고,

온 생명의 활력도 건강하고 다양하고 아름다운 숲에서 비롯된다.

꿈과 미래가 있는 민족만이 숲을 지키고 가꾼다.


- 산림헌장 중에서 -





서귀포 치유의 숲은 승용차로

서귀포 시내에서 15분, 중문관광단지에서 20분, 제주공항에서 50분 정도 걸립니다.






방문자센터 앞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2016년 12월 5일에는 무료로 개방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사를 살펴보니 2017년 1월 1일부터

산림치유프로그램과 숲길탐방을 사전예약제와 유료로 전화하여 운영한다고 합니다.


문의: 064-760-3773∼3777






서귀포 치유의 숲은 호근동 산1번지

해발 320m~760m의 시오름 일대 산림청 국유림 174ha에 조성되었습니다.

난대림, 온대림, 한대림의 다양한 식생이 고루 분포하고 있습니다.


장성 치유의 숲에 이은 국내 두번째 규모입니다.

특히 평균수령 60년 이상의 전국 최고의 편백숲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귀포 치유의 숲의 입구는

제주 특유의 대문인 정낭으로 되어 있습니다.


기둥이 모두 내려져 있으면 주인이 집에 있음을,

두 개 걸쳐져 있으면 저녁때쯤 돌아옴을 알리는 표시이고,

모두 걸쳐 있으며 장기간 외출했다는 뜻입니다.





정낭을 지나 천천히 걸었습니다.


숲길 초입부터 양쪽으로 펼쳐진 숲에는

아름드리 삼나무가 숲을 이루어 나를 반갑게 맞아주고 있습니다.






 

숲 이곳저곳에는 쉼팡이 있습니다.


숲그늘 아래 이곳저곳에 펼쳐진 침대나 의자에서

몸을 편안히 맡기고 숨을 고르면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산림치유는 숲에 존재하는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활동입니다.





숲 입구에서 힐링센터까지 이어지는

가멍오멍(가면서 오면서) 숲길에서 가베또롱(가뿐한, 가벼운) 숲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잣성을 옆에 두고 따라 걷는 이 길은

제주의 옛이야기가 솔솔 들려오는 길입니다.





가베또롱(가뿐한, 가벼운) 숲길에서 숨비소리 숲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숨비소리는 해녀가 물질하다가 물 밖으로 나와서 내뱉는 숨소리를 일컫는 말입니다.


붉가시나무 군락이 있는 숨비소리 숲길에는

봄에는 숲 바닥에 떨어진 상록수의 낙엽을 볼 수 있고 가을과 겨울에는 도토리를 주워 만져볼 수도 있습니다.

 





숨비소리 숲길에서 하늘바라기 숲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푹신하고 완만한 경사로로 낙엽수림과 삼나무, 편백숲의 다양한 경관을 느낄 수 있는 길입니다.


하지만, 이곳저곳에 넘어진 아름드리 삼나무의 흔적들이

2016년 10월 6일 태풍 차바의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늘바라기 숲길 양쪽으로는

초록빛 이끼로 뒤덮힌 돌담들이 많이 있습니다.


돌담은 오래전에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으로

거센바람으로부터 농작물과 집을 보호하려고 만든 것입니다.

제주의 옛 이야기가 숨어있는 길입니다.







하늘바라기 숲길에서

시오름 등반 초반부인 놀멍(놀면서) 숲길에 접어들었습니다.

급경사지의 원주목계단을 힘겹게 올라야 합니다.


시오름은 화구가 없고 남북으로 다소 긴 등성마루를 이루고 있으며

가운데에 봉우리가 솟아 있는 원추형 화산체로서 전사면으로 자연림의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시오름 정상에서는 백록담 남벽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오름에서 힐링센터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놀멍(놀면서) 숲길은

스트레칭, 맨발 걷기, 피톤치드를 만끽할 수 있는 편백숲이 있습니다.





힐리센터는 건강측정실(혈압체크, 스트레스 측정기를 이용한 간단한 건강체크 가능)과

치유실(편백열치유실, 차를 마시며 나눔과 마무리를 하는 공간) 등에서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는 땀이 날정도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도 좋겠지만

숲길 곳곳에 조성된 치유공간이나 쉼팡을 이용하면서 여유 있게 숲을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몸을 이완한 상태로 숲이 주는 에너지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치유의 숲을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서는

편안한 복장과 운동화 또는 등산화를 갖추고

새 소리, 바람을 따라 나뭇가지와 잎사귀가 내는 소리 등

숲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식당이나 매점도 없고

물을 제외한 음식물의 반입이 금지되어 있는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사전예약을 통해서만 맛을 볼 수 있는호근마을 노인·부녀회에서 만든 치유도시락을

먹어보지 못하고 가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다시 방문자센터로 돌아와서는

인근 숲에 위치한 치유샘에서 가볍게 목을 축였습니다.


졸졸 흘러내리는 치유샘의 물소리를 들으며

주변 나무들을 벗삼아 스트레칭을 하면서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마무리 운동을 했습니다.






제주에 오시면

제주만이 갖고 있는 명품 숲에서

제주의 자연, 문화, 사람의 가치를 담은

서귀포 치유의 숲을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제주오름]노꼬메오름



이틀동안 계속된 한라산 산행을 마치고

오늘은 한가롭게 레트카를 타고 제주 오름투어를 나섰습니다.


제일 먼저 새별오름을 방문한 다음

인근의 위치하고 있는 노꼬메오름을 찾았습니다.





새별오름에서 제주시 방향으로

도로(평화로)를 타고 어음 1교차로에서 산록도로 우회전한 후

2.2km쯤 더 가면 노꼬메 입구임을 알리는 표지석을 만나게 됩니다. 






표지석에서 우회전하여

소길동공동목장안 도로를 따라가면 오름주차장이 나옵니다.


겨울이지만 햇살이 따뜻한 날이라서

노꼬메오름을 찾은 많은 사람들의 차들이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습니다.






오름주차장에서 오름 정상까지는 2.32km입니다.

왕복 4.64km이고 2시간이면 여유있게 노꼬메오름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목장안으로 연결되는 등산로출입문을 통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는 화장실을 잠시 들렀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온 후

목장안 포장도로를 따라 노꼬메오름을 쳐다보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노꼬메는 떨어진 두개의 오름으로 되어 있는데

좀 높고 큰 오름을 "큰노꼬메", 좀 낮고 작은 오름을 "족은노꼬메"라 부릅니다.





청명한 하늘을 배경삼아

얼굴을 살짝 스치고 지나가는 싱그러운 바람을 느끼며

말똥내음이 배어있는 목장길을 따라 숲길에 접어들었습니다.





초록의 해송숲이 빽빽하게 자리하고 있는 숲에는

야자매트가 깔려진 숲길이 만들어낸 여백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은 틀림없는 겨울인데

봄이나 가을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두명이 걷기에 아주 딱 적당한 숲길에는

재잘재잘 소리를 내는 이름모를 새가 우리를 반겨주기도 합니다.


쑥부쟁이, 개여뀌, 한라꽃향유 등이 만개한 가을에

이길을 꼭 다시 걸어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습니다.





완만한 숲길이 끝나는 부분에 제1쉼터가 있습니다.

제1쉼터를 지나면 경사는 갑자기 가파라지고 돌계단을 힘겹게 올라야 합니다.

중간에 제2쉼터도 있으니 벅찬 숨을 고르고 쉬었다 천천히 가면 됩니다.


어느새 초록의 해송숲은 사라지고

마른 잎을 떨구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서어나무, 단풍나무, 산딸나무, 사람주나무, 때죽나무, 참꽃나무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 순간에

숲에 가려졌던 시야가 확 뚫리면서 완만한 오름능성길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살랑살랑 흔들어대는 억새의 물결뒤로

한라산 서남쪽 능선과 주변 오름들이 눈앞에 장관을 이루며 펼쳐집니다.







완만한 능선으로 연결된 두개의 봉우리는

은빛억새의 물결로 마치 수를 놓은 듯한 환상의 길입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억새꽃이 졌어도...


제가 왜 가을에 다시 오고싶어하는지 아시겠죠??





큰노꼬메로 향하는 억새길에는

북동쪽에 이웃한 족은노꼬메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족은노꼬메는 경사가 낮지만 가시덤불을 비롯한 자연림으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고

오름정상은 가운데가 우묵하고 남북으로 두 봉우리가 마주보는 형태의 말굽형 화구를 이루고 있습니다.






표고 833m 큰노꼬메오름에 올랐습니다.


큰노꼬메오름은 상당한 높이와 가파른 사면을 이루며

남/북 양쪽에 두개의 봉우리를 품고 있는 큰 화산채입니다.


노꼬메오름은 오름이 갖고 있는 규모, 경사, 분화구 등

제주도에 분포하고 있는 오름들 중에서 화산지형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오름입니다.





큰노꼬메오름 정상에 서 있으면

제주 바닷바람의 시원함과 상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날씨도 맑아서

주변오름들과 비양도를 비롯한 제주 서부지역과

제주시내까지 아주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어제는 만세동산에서 이곳을 바라봤는데

오늘은 큰노꼬메오름에서 한라산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라산은 보는 장소에 따라 천태만상으로 보입니다.

제주쪽에서 보면 멀리 양 어깨를 길게 펼치고 앉아 있는 위용이

장엄하고 아득하게 먼 나라의 산으로 보입니다.


가슴이 탁 트이게 만드는 아름다운 한라산의 풍광은

오늘도 내가 한라산 어느곳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제주맛집]만덕식당 - 흑돼지숙성근고기



7박 8일간의 제주여행 마지막날 오후입니다.

오늘 숙박할 호텔에 짐을 놓고나서 렌트카를 반납했습니다.


여행을 오기전에는 길게만 느껴졌던 시간이

여행이 끝나가는 시점에선 왜 이렇게 짧게만 느껴질까요??





저녁을 먹기에 너무 이른시간이라

제주시청 방향인 도남동으로 천천히 걸었습니다.


코코분식에서 칼국수를 먹자니

저녁으로는 조금 아닌 듯 하고 해서 만덕식당으로 향했습니다.

결국엔 만덕식당에서 고기를 먹은 후 코코분식에서 칼국수도 먹었습니다.





만덕식당 제주시청점

숯불구이 전문점 '굽다'에서 '만덕식당'으로 상호가 변경된 식당입니다.


2016년 6월 13일 저녁,

새롭게 제주돼지고기와 숯불 닭갈비 전문점으로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오후 4시 30분

만덕식당 문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저녁식사 시간이 아니기에 만덕식당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식당안의 테이블을 보는 순간

고기를 먹으면서 소주를 마시기엔 아주 좋은 식당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우리는 한적한 식당벽면쪽 테이블에 앉은 후

35,000원 하는 흑돼지숙성근고기 600g을 주문했습니다.


물론... 한라산 소주와 맥주도 주문했습니다.





테이블 위, 천장에 매달려 있는 연통에는

만덕식당을 sns 홍보하기 위한 인스타그램 모형창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만덕식당을 맛있게 담아주세요!!

만덕식당 관련 헤시태그 세가지와 함께 올려주시면 맛잇는 찌개를 서비스로 줍니다.

현재는 서비스차원에서 째개를 모두에게 주고 있습니다.





만덕식당의 제주 돼지고기는

냉수침지숙성 ACE WATER AGING 한 후 매장에서 드라이 에이징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냉수침지숙성은 진공 포장된 고기를 -1℃~2℃얼음물(염수) 수조 안에서 보관하는 방법입니다.

교차 숙성은 호기섬유질을 서서히 분해시켜 육질을 부드럽게 해 연도와 맛을 향상시키고, 풍미를 더합니다.






테이블 중간에 숯불이 올려졌습니다.

붉그스름한 불빛이 뜨거운 열기와 함께 불판을 달구고 있습니다.


기본반찬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파채무침

명이나물, 마늘쫑과 양파절임

멜젓

달걀찜과 김치찌개



묵은지,

마늘과 쌈장,

고추냉이,

무쌈,

양파 절임

이 나왔습니다.


깔끔하고 정갈한 반찬들입니다.






새송이버섯과 함께

흑돼지숙성근고기가 나왔습니다.


고품질 제주돼지고기를

워터에이징(저온수중숙성)과 드라이이에이징(건조숙성)의

교차숙성 과정을 거쳐서 그런지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럽습니다.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하는 휴가에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음식은 바로 '고기'입니다.


오늘 우리는 만덕식당 제주시청점에서

껍질의 검은털이 제주흑돼지임을 말해주고 있고

엄청난 두께의 흑돼지숙성근고기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만덕식당에서는

흑돼지숙성근고기가 다 익을때까지

직접 고기를 구워주시고 조각으로 나눠주십니다.


이거 좋네~~ 그려...


그리고 어떻게 먹어야 맛있는지

흑돼지숙성근고기 제대로 먹는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잘익은 흑돼지숙성근고기 조각을 고추냉이를 살짝올려 먹어봅니다.

잘익은 흑돼지숙성근고기 조각을 명이나물에 싸서 먹어봅니다.

잘익은 흑돼지숙성근고기 조각을 멜젯에 듬뿍 찍어 먹어봅니다.

잘익은 흑돼지숙성근고기 조각을 묵은에 싸서 먹어봅니다.

.

.

.


어떻게 먹든 그 맛이 아주 기가막힙니다.


정말로 잘 먹었습니다.

Clear  만덕식당 제주시청점...


제주에 가시면...

더더욱 제주시나 제주시청에 가시면...

흑돼지숙성근고기 맛집인 만덕식당 제주시청점을 적극추천합니다.

한라산 산행 - 영실매표소에서 어리목까지



어제는 성판악에서 관음사로 산행하면서

멀리 양 어깨를 길게 펼치고 앉아 있는 위용이 장엄한 한라산과

동능정상에서 백록담의 아름다움을 아주 잠깐이지만 구경했습니다.






전날 서귀포에서 숙박한 우리는

숙소인근의 천년맛집에서 시래기국으로 아침식사를 한 후

130번 버스를 타고 중문초등학교에 왔습니다.


중문초등학교에서 교차로 방향으로 200m 걸어가면 1100도로입구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740번(중문사거리-제주터미널)을 타고 영실매표소로 가면 됩니다.





영실매표소에서는

도로옆 목재테크로드를 따라 걷게 됩니다.


2.5km 목재테크로드는 지루할수도 있지만

도로 주변의 숲을 감상하면서 걷다보면 어느덧 영실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 구간을 걷기 싫으시다면

영실매표소에서 택시를 타고 영실까지 가면 됩니다.





영실의 해발고도는 1,280m이고

윗세오름을 오르기 위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영실은 윗세오름에 도달하기 위한 최단코스의 시작점입니다.


산행이 시작되면 우거진 소나무 숲이 나타납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울창하게 잘 자라서 솔숲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소나무가 울창한 솔숲 옆에는 아름다운 계곡도 흐릅니다.

여름이면 시원한 물소리가 산속 에어컨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영실기암과 비폭포 - 2013년 6월]

[2016년 12월]



한여름 폭우가 내리고 난 후에는

영실 기암절벽 사이로 폭포가 흘러내려 장관을 이루기도 합니다.


영주십경의 하나로 널리 알려진 영실 기암은

한라산의 원시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곳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늘보다 더 청명한 날은 없을 듯 싶습니다.

주변풍광이 선명하고 아주 또렷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데크계단을 따라 걷고 있는 발걸음에

미지의 힘이 작용하여 새로운 기운이 저절로 솟아나고 있습니다.


가만히 쳐다만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야... 좋다!!!



[병풍바위]

[오백나한]



한라산 정상의 남서쪽 산허리에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들이 하늘로 솟아 있는 모습을 병풍바위라 부릅니다.


석가여래가 설법하던 영산과 흡사하다 하여 영실이라고 일컫는데

병풍바위위 능선으로는 오백나한(오백장군)상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춘화, 녹음, 단풍, 설경 등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모습과

울창한 수림이 어울려 빼어난 경치를 보여주는 명승지입니다.





2012년 훼손된 등산로를 정비하여

새롭게 목재데크 계단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용공간과 보존공간의 명확한 구분은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영실기암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영실기암의 아름다움과 견줄만한 것이

주변 이곳저곳에 솟아오른 세계 최대의 오름 군락지입니다.


오름은 제주어로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작은 화산체를 말합니다.

제주에는 360여개의 크고 작은 오름이 있으며 한라산천연보호구역 내에는 46개의 오름이 있습니다.





구상나무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분포하고 있는 특산종입니다.


한라산 해발 1300m 이상 고지대에 구상나무 숲이 있으나

현재는 나무의 활력이 저하되어 말라 죽는 현상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구상나무 숲이 살아 있을 때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오랫동안 한라산을 아름답게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구상나무 숲의 아름다움에 취해 걷다보니

어느덧 선작지왓이라고 부르는 초원지대가 나타났습니다.


'서 있다',

작지'돌',

은 제주 사투리로서 '밭'을 뜻합니다.





저멀리 백록담 화구벽도 보입니다.


봄에는 돌 틈사이로 피어나는 산철쭉과 털진달래가 붉게 꽃의 바다를 이루고,

여름에는 하얀 뭉게구름과 함께 녹색의 물결을 이루어 산상의 정원을 연출하고,

가을에는 작은 나무들이 단풍을 만들어내고,

겨울에는 눈부신 아름다운 설경을 만들어내는 장소입니다.






시원한 한라산의 물맛을 느끼면서 노루샘을 지났습니다.

노루샘은 사제비샘과 더불어 영실-어리목 코스의 오아시스 그 자체입니다.


위세오름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시야에는 윗세오름 대피소가 들어왔습니다.





12월초순이지만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고 있습니다.


바람막이 점퍼차림에

목에는 니트워머를 착용하고

선글라스까지 끼고...

윗세오름에서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남자

넌 누구냐???






산행이 시작되고 처음으로 배낭을 벗었습니다.


윗세오름에 올랐으니

대피소에서 컵라면(1,500원)을 사서 꼭 먹고 하산을 해야 합니다.

컵라면을 들고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라산 산행의 묘미는 언제나 컵라면입니다.






컵라면도 먹으면서 충분히 휴식을 취했습니다.


위세오름 주변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천천히 둘러보고 어리목으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윗세오름에서 만세동산까지는 목재데크를 따라 걸어가면 됩니다.

 





만세동산은 예전에 한라산에 우,마를 방목했을 때

높은 곳에서 말이나 소들을 감시했다고 하여 망동산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고도차가 거의 없는 고산평원으로

노루의 출현 빈도가 높은 편이라고 하지만 오늘은 노루가 목격되지 않았습니다.





제주시내와 바다, 오름 풍경을 구경하면서

돌계단을 따라 하산을 하면 사제비동산을 지나게 됩니다.

사제비동산은 원래 아름다운 숲길과 산철쭉, 털진달래가 장관을 이루는 초원입니다.

 

2012년 4월 24일 발생한 산불의 흔적은

지금은 다행이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조릿대 등 하층식생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사시사철 그 물줄기가 그칠줄 모르는 사제비샘은

노루샘과 더불어 영실-어리목 코스의 오아시스 그 자체입니다


사제비동산부터는 경사지의 하산길이 시작됩니다.

경사지의 하산길에는 웅장한 서어나무도 만나게 되고 신갈나무 숲도 지나게 됩니다.





이 숲은 녹음이 짙을때는 청량함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낙엽이 지고 겨울이 되면 또다른 것을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우리에게 주고 있습니다.


신갈나무, 서어나무 등 키 큰 나무의 가지에 붙어 사는 반기생식물인 겨우살이는

숲이 겨울잠에 빠져 있을 때 빨강, 노랑의 신비한 보석같은 열매를 맺어 겨울을 나는 새들의 좋은 먹이가 됩니다.





경사진 등산로가 끝나가고 어리목이 가까우면

한밝천 Y계곡에 난 어리목 목교를 만나게 됩니다.


한밝천 목교 개통으로 등산객의 안전한 산행과

갑작스런 호우로 인하여  하산도중 고립 방지와 아울러

인적단절로 하천의 생태자원보호와 동물의 이동통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목교를 지나면

어리목은 지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영실과 더불어 길목이라는 뜻의 어리목은

한라산을 찾는 탐방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입니다.





어리목에서도 도로옆 목재데크를 따라

약 1km 걸어서 내려가면 1100도로 어리목버스정류장을 만나게 됩니다.

시작과 끝 그리고...



지난 3월 27일(일요일) 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으며

충청지역 셰르파가 진행하는 "대청호둘레길 걷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풍광이 바뀌어도...

그 길을 걷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충청셰르파는 모두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12월 18일(일요일)

마지막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충청셰르파 서로가 너무나도 잘 알기에

시원섭섭한 지금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끝까지 많은 도전단과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그 때문에 어쩌면 더욱 값진 의미가 있었던 도전이라 생각합니다.





땀과 눈물없는 도전은

절대로 감동과 추억을 주지 않습니다.


이번에 충청셰르파 모두는

슬픔과 고독이 주는 고통의 참맛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그러하기에 우리 충청셰르파는

진짜 셰르파로 거듭 태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상류의 높은 산에서부터

모여 이루어진 수만, 수십만 아니 수십억개의 물방울이 만들어낸 대청호가

우리 주변으로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말라 비틀어진 나뭇가지,

아무렇게나 놓여진 돌멩이,

햇빛에 반사되어 그 고운 자태를 대청호에 투영시킨 자연의 모습,

이곳에 멍하니 서 있던 우리 충청셰르파


흐름을 멈춘 대청호처럼 보이지만

그 흐름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입니다.

마치 충청셰르파처럼...






산이 없이는 대청호에 물이 흐르지 않고

대청호의 물이 없이는 산의 수목을 키울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블랙야크 셰르파란 존재없이는 충청셰르파가 있을 수 없고

충청셰르파가 없다면 블랙야크 셰르파는 더더욱 빛을 발휘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내년에 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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